베스트 라이브


좆됐다. 내 인생은 끝장이다. 


ysun97kim : 동창사진이랍시고 올려놓고 자랑질하는거 ㅈㄴ 웃기네ㅋㅋ

ysun97kim : 야

ysun97kim : 너 어디사냐?


업계에서는 그녀의 욕을 듣는 걸 엄청난 포상으로라도 여기는 모양인데, 난 그런 취미 없다. 당장 그녀에게서 DM이 날아온 지금 내 손은 부들부들 떨렸고 손가락을 꽉 깨물어도 진정이 되지 않았다.

설마 이렇게 김얀순 본인에게서 직접 연락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는 데다가 도도하고 신비적인 그녀의 이미지와 전혀 다른 말투에 당황할 틈도 없이 내가 얀갤에 올려놓았던 소설마냥 쓰잘데기없이 과장된 학교 썰들을 그녀가 직접 한 문장 한 문장 복붙해서 나에게 다시 보여줄 때마다 수치심이 치밀어올라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까 전부터 떨리는 손으로 폰을 붙잡고 한 자 한 자씩 장문의 사과문을 쓰고는 있다지만, 그동안 그녀에게서 날아온 DM들의 내용은 극단적으로 치달은 상태였다. 


ysun97kim : 이제 아예 읽씹하네?

ysun97kim : 스샷이랑 pdf 따놨다ㅎㅎ  

ysun97kim : ㅅㄱ해라 동창이라서 넘어갈래다가 너무 역겨워서 고소한다^^


급기야 그녀가 '고소'라는 단어를 담게 되자 부리나케 사과문을 마무리짓고 그녀에게 보내게 되었다. 그동안 다른 놈들이 사과문이랍시고 삐질삐질 써놓은 4과문들을 인터넷에서 보며 비웃던 나였지만, 이렇게 직접 그 상황을 마주하게 되니 너무 나 자신이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hyojayanbunbun : 안녕하세요. 김얀순님, 저는 경기도 얀산시 얀평구에 사는 김얀붕이라고 합니다. 우선 김얀순 님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그동안 '김얀순 마이너 갤러리'라는 팬사이트에 올려놓은 부적절한 작성글과 댓글들로 엄청난 분노를 느끼시는 줄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저 재밌고 관심을 끈다는 이유만으로 김얀순 님과 같은 학교를 나왔다는 사실과 팬을 사랑하는 마음에 함께 찍어주신 사진을 제 마음대로 악용하였습니다. 정말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여태껏 김얀순 마이너 갤러리에 제가 써놓았던 글들은 김얀순 님의 DM을 읽은 후 즉시 삭제하였고, 추가적으로 갤러리의 주딱(운영자)와 1대1 대화를 나눠 제가 올린 글과 내용에 대한 언급이 금지되도록 요청하였습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도 어릴 때부터 항상 잘못한 것이 있다면 먼저 고개를 숙이라고 하셨습니다. 정말 부모님께 부끄러운 아들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부디 법적으로 선처해 주신다면 앞으로 다시는 이와같은 잘못된 일로 불미스러운 이야기들이 떠돌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김얀순 님께 죄송합니다. 



오랜만에 대학생 때나 쓰던 장문의 글을 쓰니 착잡한 기분이었다. 이렇게 진심을 담아 DM을 보낸다 해도 고소를 하네마네 하는 것은 그녀의 몫이었고, 나는 그냥 손톱이나 물어뜯으면서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잠시 장문의 사과문을 읽고 잠잠하더니만 무심하게 다시 DM을 보내왔다. 


ysun97kim : ㅋㅋㅋ뭐임?

ysun97kim : 개쫄보새끼 고소한다니까 바로 사과문 쓰는거 봐라ㅋ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그녀는 꼬랑지를 내리고 두 손이 앞발이 되도록 빌어대는 나의 태도를 조롱하며 비아냥댔고 나는 이미 한강 마포대교 앞에서 유서를 남겨놓고 신발을 벗은 듯한 기분이었다.   


고개를 축 젖힌 채로 얼룩진 천장만 올려다보았다. 

벌금이니 합의금이니 하는 건 충분히 내 수준에서 감당할 수 있는 문제지만 세상에 어떤 엄마가 아들놈이 인터넷에서 헛짓거리하다가 경찰서 들락날락거리는 걸 오냐오냐 해주겠냐고, 분명 나는 이제 자취방과 컴퓨터는 압수되고 또다시 아빠 치킨집에서 무보수로 치킨이나 튀겨야하는 처지가 될 것이다.


"씨발...조졌다..."


그때였다.


한참 그녀의 욕설 섞인 DM을 받느라 웅웅대던 내 핸드폰이 다시 한번 울렸다.     


ysun97kim : 야 ㅅㅂㅋㅋ

ysun97kim : 학교에서 보던 놈이 존댓말하는거 보니까 ㅈㄴ웃긴다ㅋㅋㅋ

ysun97kim : 문과라서 취업도 안될거아냐 


그녀의 뜬금없는 물음에 순간 당황한 나는 홀린 듯 그녀에게 대답했다. 


hyojayanbunbun : 그래도 취업준비하고 있습니다... 

hyojayanbunbun : 가끔식 부모님 일 거들고 

ysun97kim : ㅋㅋㅋㅋㅋㅋㅋㅄ 

ysun97kim : 보니까 니 러얀과 나왔더니만 취업은 무슨ㅋㅋㅋㅋㅋ

ysun97kim : 때려치고 기술이나 배웤ㅋㅋㅋㅋ


그녀의 말대로 내가 졸업한 얀남대학교 러얀과(러시아 얀데레학과)는 취업은 개풀 뜯어먹는 소리고 고졸 취준생들과도 별반 스펙으로 내세울 만한 게 전무한 학과였다. 실제로 배운 것도 그닥 많지 않았고. 

 

비교적 인서울에 가까운 얀남대학교라는 스펙은 면접관들의 눈에 그럴싸하게 보였겠지만, 듣도보도 못한 괴팍스런 학과까지 확인하고서 나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면접관들은 그닥 많지 않았다. 물론 그녀는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고 유학생까지 온다는 의류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탁월한 인재였으니 나랑 같은 학번임에도 졸업 후에는 그 대우가 천지차이였다.     



아무튼 그렇게 그날은 그녀와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면서, 물론 일방적으로 내가 들어주었지만 꽤나 많은 시간을 DM을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처음엔 어떻게든 그녀의 용서를 얻으려는 마음 뿐이었지만 점차 꿈에서도 만나지 못할 줄 알았던 그녀와 이렇게 평범한 친구들처럼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는 생각에 웃음이 절로 가시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그녀와 가까워졌다는 생각까지 들자 이런 일을 두고 새옹지마라는 말을 쓰는 것 같았다.  


ysun97kim : ㅋㅋㅋ그래서 그 머머리가

ysun97kim : 지는 암말 안했다곸ㅋㅋㅋㅋ

ysun97kim : 존내 웃겨서 정수리에다 스파이크 조질라다가 참았다ㅋㅋ 🤣🤣🤣

hyojayanbunbun : 재밌네요ㅋㅋ  

ysun97kim : 아 근데 벌써 12시네 

ysun97kim : 나 일정있는데 자야긋다 

hyojayanbunbun : 네 편히 주무십쇼!!

ysun97kim : ㅈㄹ옘병 고소당한다고 벌벌기는놈 말 좀 붙여줬다고 눈에 뵈는게 없네?ㅋ

hyojayanbunbun : ...아닙니다...

ysun97kim : 이제부터 띠꺼우면 고소장 날라간다^^(∩^o^)⊃━☆

ysun97kim : 낼부터 폰 붙들고 칼답해라ㅋㅋㅋㅋㅋㄹㅃㅃ 

ysun97kim : ㅅㄱ


이불을 덮고 자리에 누운 지금까지도 그녀와 나눴던 DM들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재생되고 있었다. 

세간에 떠도는 차가운 이미지와 달리 동갑내기 친구들 대하듯이 편하고 가벼운 어투를 쓰는 그녀, 쿨하고 인간 관계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것처럼 하지만 매사에 불만 가득하고 넘치는 자존감을 뿜어대는 그녀, 이 짧다면 짧은 대화 속에서 김얀순의 또다른 모습을 보게 되어 너무 기뻤다.  


무엇보다도, 그녀가 꺼낸 '이제부터'라는 말. 나중에도 그녀에게서 DM이 온다는 소리였다. 

현실인지 아닌지 분간이 안 가는 호재에 말똥말똥한 눈으로 이불을 돌돌 감고 한참을 잠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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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촬영은 끝났고요, 사진은 아마 내일 오후나 모레 아침에 나올 것 같아요. 이메일로 일단 수정본을 드릴 테니까 필요한게 있으시면 연락해주세요!"

"네, 고생하셨어요."

"..."


공기좋고 물좋은 강원도 산간에 자리잡은 한 사진관. 

자연과 하나되어 말 그대로 '레전드 사진'을 찍어내는 유명한 핫플레이스이기도 한 그곳에 1228만 팔로워를 자랑하는 유명 모델, 김얀순과 그녀의 남자친구인 김얀붕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주변에 있던 몇몇 사람들이 폰을 치켜들고 그녀를 찍기 바빴지만 정작 그녀의 시선과 관심은 단 하나, 그녀의 남자친구였던 김얀붕에게 향하고 있었다. 

         

"얀붕아, 얀붕아! 어때~? 여기 진짜 괜찮지?! 언제 한번 데리고 가나, 싶었는데."

"그러게. 진짜 좋다."

"마침 일정도 없구, 휴가도 썼는데 언제 이런데 와보겠어~? 아, 이제 12신데 밥 먹을까."


두 사람은 촬영을 끝내고 주차되어있던 차 안에 몸을 실었다. 최근 얀붕이는 여자친구 덕분에 팔자에도 없던 포르쉐 911을 몰게 되어 운전석에 앉을 때마다 살짝 들뜬 기분이었다. 

그가 시동을 걸고 잠시 기다리는 사이, 얀순은 잠시 폰을 보는가 싶다가 다시 그에게 시선을 옮겼다. 

      

 

한달전, 그녀가 충격적인 폭탄 선언을 하고나서부터 많은 변화가 있었다. 


소속사 YMC는 갑작스레 나타난 김얀순의 남자친구에 당혹스러워하다가 그가 평범한 일반인이라는 사실을 알고나서는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다시 원활해진 상태였고, 일부 극단적이고 병적인 팬들을 제외하면 그녀가 재벌 3세에게 팔리듯 연애하는 것과, 다른 남자 연예인과 만나며 그쪽 팬덤과 죽일 것처럼 치고받는 것보다야 훨씬 낫다는 게 팬들의 반응이었다.        

     

게다가 김얀순이 본계정 'kYANs'에 이따금씩 둘이서 찍은 사진을 업로드하며 다정한 커플의 이미지를 쌓아놓았기 때문에 대중들에겐 영락없는 일반인-연예인 커플로 인식되고 있었다. 물론 여전히 몇몇 사람들이 조롱섞인 야유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보내왔지만, 번번이 법의 철퇴를 맞고 입을 다물었다.



다만 연애사실 발표 이후 여태까지 뽑아도 뽑아도 나오는 잔디처럼 그런 반응들이 튀어나오는 것을 보며 얀순은 한참 고심하고 고심했다. 


어제 올렸던 사진에서 좀 덜 붙어있었나?


바라보고 찍을 때 조금만 더 환하게 웃을걸.


아예 침대 위에서 라이브방송을 할까?

   

그녀가 이런저런 고민에 빠져있는 사이, 차는 주차장을 빠져나와 다음 목적지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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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스키장에서 구른 뒤 나는 너덜너덜해진 채로 침대에 드러누웠다. 

얀순이를 따라간답시고 열심히 따라가긴 했다만, 역시 초보의 스키 실력으로는 숙련된 그녀의 꽁무니를 쫓는 것도 힘든 일이었다. 


진작에 그녀가 "에이, 얀붕이는 처음이니까 저기서 애들이랑 같이 연습해~."라고 했을 때 따랐어야 했다. 꼴에 자존심이 있어 처음부터 숙련자 코스로 올라갔던 나는 그야말로 눈의 쓴맛을 본 것이다.


"...하아..."


결국 그녀에게 걱정만 왕창 안겨주고 쓸쓸히 10살 꼬맹이들과 V자로 엉거주춤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또 나와 그녀 사이에 엄청난 갭이 있다는 사실을 또 인정해야만 했다.  

  


솔직히 그녀와 사귀고 나서 한 달 동안은 거부감이 너무 심했다. 

말만 안 했을 뿐이지, 그녀는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하여 협박해 반강제적으로 나를 남자친구로 만들었고, 내 사생활을 불필요하게 마구잡이로 헤집어 놓은 걸로도 모자라, 가끔씩 내가 반항 아닌 반항으로 대시하는 얀순이를 슬며시 밀어낼 때마다 그녀는 나를 과격하게 자기 코앞으로 당겨놓기 일쑤였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하는 생물인지라 지금은 변덕스런 그녀와 사귀는 것에 어느정도 익숙해진 상태였다. 

말그대로 그녀와 함께 데이트를 즐기고, 멀리 여행도 다니는 것들에 부담이 덜했다. 때때로 밝게 웃으며 "얀붕아~!"를 외치는 그녀를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다만, 나는 여태까지 얀순이가 나와 사귀게 된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동료 남배우들이나 모델들에 비해 외형은 압도적으로 처참했고, 대신 마음씨가 좋냐고 하면 내가 그럭저럭 바른생활을 하긴 했어도 그렇게 티가 날 정도로, 이성에게 점수를 딸 정도로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집엔 돈 한 푼 없었고, 숨겨둔 출생의 비밀 따윈 전무했고, 결정적으로 내가 얀순이에게 대놓고 호감을 드러낸 적도 없었다.


얀순이에게 직접 물어봐도 "그냥? 왜에~, 알잖아? 이 사람이다~, 싶은거." 같은 애매모호한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나도 최대한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 보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답답한 물음과 이따금 감정적으로 나를 밀어붙이는 그녀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내 귓가에 솨아-하는 물소리와 인기척이 느껴지며 눈이 떠졌다. 문득 아직 옷도 벗지 않은 채로 침대에 뻗었다는 사실을 알고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주변을 살피며 허둥지둥 웃옷을 풀어헤쳤다. 


"어머, 얀붕아. 일어났어?"

"아, 어어. 일어났지..."


때마침 샤워를 마치고 튀어나온 그녀를 보고 흠칫 놀라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얀순이는 으레 남자들이라면 기대하는 샤워 가운 차림은 아니었지만, 물기에 흠뻑 젖은 머리와 드러낸 부분은 적어도 몸의 굴곡진 부분을 뽐내는 편한 옷차림이었다. 

방을 확 메우는 그녀의 샴푸 냄새와 죄책감까지 느껴지는 그녀의 복장에 고개를 홱 돌린 채로 선 나는 우물쭈물 그녀에게 말했다. 

  

"야, 얀순아. 나도 좀 씻ㅇ"

"왜에~? 앉아 있어."


그러나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이리 오라는 듯이 자기 옆자리를 팡팡 두드렸다. 

한달 가량 지내오면서 자기 말을 무시하면 감정적이고 공격적인 언행을 저지르는 그녀의 성향을 알고 있었던터라 차마 다른 의견조차 내지 못하고 나는 다시 앉을 수 밖에 없었다. 


"히히, 착하지~."


얀순이는 강아지 다루듯이 내 머리를 쓰다듬고는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치켜들고는 눈을 감았다. 


"..."


이런 식으로 그녀가 막무가내식으로 일을 저지르다 보니 첫 키스는 진작에 치룬 지 오래였다. 

그러면서 5년 가까이 저 멀리 인스타에서나 보던 그녀와 키스를 한다는 두근거림보다, 시도때도 없이 입술을 들이밀며 스킨십을 재촉하는 그녀에게 느끼는 부담감이 더 심해졌다. 

아직 그녀와 일선을 넘진 못했지만 이대로 간다면 분명 석 달 안에 섹스까지 할 지도 모르겠다. 



아니지, 당장 오늘이 그 날인 지도 모르겠다.

내가 평소처럼 아주 짧게 입술을 맞닿았다가 떼자 그녀가 불만족스러웠는 지 내 입술을 깨물며 다시 입을 맞추는 것이었다. 게다가 점점 자기 몸을 내 쪽으로 옮기더니만 홱 나를 끌어안기까지 했다. 


깜짝 놀란 내가 뒤로 물러섰지만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벽에 밀착된 채로 퇴로가 막혀버렸고, 그녀는 그와중에도 내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내 입술 사이로 혀를 굴리기 시작했다. 

      

"허억...흐윽, 얀순ㅇ""하아...츄읍..."


숨이 막히기 일보직전에 가까스로 그녀를 떼내어도 곧바로 그녀는 다시 입을 맞추었고, 내가 저항할 틈도 없이 내 옷들을 슬며시 벗기기 시작했다. 

능숙한 그녀에게 놀아나듯 한참을 붙잡혀 있다가 다시 내가 본 것은 다름아닌 그녀의 새까만 속옷.    


분명 폰허브나 히토미를 통해 몇 십, 몇 백, 몇 천번이고 여성의 나체를 봐왔지만, 아무런 필터 없이 내 눈 앞에 펼쳐진 그녀의 속옷 차림에 심장이 미친듯이 날뛰며 그쪽 혈관에다 마구잡이로 피를 집어넣고 있었다.


"어, 커졌네...♡ 그렇게 좋았어?"

"아니, 그게..."

"체, 칭찬해주면 어디 덧나나? 이거 엄청 고민해서 샀는데."

"예, 예뻐. 어, 어! 엄청!"


그녀는 쑥맥같은 내 대답에 만족했는 지 슬며시 미소를 짓고는 내 옆에 누웠다. 

지금 내 표정이 어떤 진 잘 모르겠지만, 분명 꼴사나운 표정으로 그녀의 몸과 얼굴을 훑어대고 있겠지. 

얀순이는 나를 한참이고 바라보더니 씨익 웃으며 도발하듯이 나에게 말했다.


"얀붕아,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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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발 야스 잘 쓰는 글쟁이들 부럽다 이거야


요새 많이 늦어서 미안하고 담편은 내일 바로 올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