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양아치상인데 싹싹한 타입들

근데 솔직히 사회에서 보면 친해질리 없는 사람

군대는 그런 인간들이랑 친해질 수 있는 유일한 곳이자네?


근데 그 후임은 진짜 전입오자마자 A급으로 분류될 정도로 일 잘하는데다 솔직히 난 존나 얼타는 타입이란 말이야


안친해지겠거니 했음 솔직히

근데 얘가 같이 근무를 서고 나서부터 은근히 따르는거여

다른 선임들이랑 대하는게 다르단 건 동기가 보고 알아챘을 정도니까


그때는 와 세상에 이렇게 잘생긴애가 날 왜 따르지?

하고 여러가지 의구심...은 개뿔 그냥 좋아서 헤벌레 함 속으로 존나 좋아서 와씨 이거 일반이랑 하는 각?


근데 친해질수록 집사정이 안 좋고 엄청 독기가 찬 놈인거야


인생사가 엄청 고달픈데다 중대장이 얘 집사정 알고 어케든 의가사전역 시키고 싶어할 정도로

근데 얘는 지가 만기전역하고 싶어했어


그러면서 어느날 찾아와서 단둘이 얘기좀 하자대

그러더니 갑자기 자기는 전역한 다음이 너무 두렵다고


읭?;;;; 그걸 왜 나한테...?라고 했지만 사실

까놓고 말해서 중고딩시절부터 저런 상담을 하는 애들은 진짜 수도없이 많았어 이상하게 저런 부류가 많이 꼬이대?


암튼 그래서 이거저거 이야기 하다가 얘 피지컬도 좋겠다 생긴것도 훈훈한게 몸도 좋았고 피팅모델이나 옷 좋아하면 옷 만드는 거 해도 좋겠다 싶어서


걍 생각없이 이런건 생각 안해봤냐고 물어봄

그러니까 곰곰히 생각하더니 자기 그림 못그린대서 나 그래도 낙서정도는 할 줄 아니까 같이 해보자고 해서 엉겁결에 주말마다 이상한 공부가 시작됨


그러면서 더 많이 친해지고 얘가 날 많이 의지함

그러다 연애 이야기가 나왔는데 은근히 애인한테 잘할것 같다고 하길래 갑자기 툭 내뱉음


얘는 어디까지 날 받아줄 수 있지? 하는 심보도 한몫함


나 입대전엔 남자 사귀었어


라고 살짝 바이인것처럼

그러니까 당황하더라 살짝 아 여기서 아웃팅 당하면 어쩌지...하다가 어쩌긴 ㅅㅂ 그냥 의병전역으로 간다! 이런 생각도 있었음


근데 걔가 웃으면서 좀 당황하긴 했는데 남자도 꼬시는 마성의 남자라고 막 장난치는거 거기서

아 얘는 그냥 진짜 친한사람으로 생각했구나 함


한번은 전역하고도 계속 연락하고 지내고 싶은 사람이 몇 없는데 나는 꼭 연락하고 지내고 싶다고 하는거야

이거 솔직히 플러팅이잖아? 개설레서 철벽침

야 됐어 말뿐인 사람 딱 질색이야 했더니

자긴 나랑 연락 안되면 진짜 힘들것 같다고 계속 말하더라 기분 좋았는데 그러려니 함


어차피 인생사 인연은 왔다가 가는법이니까

그러고 전역할때 꼭 폰번 알려달라는거 안알려줌

내가 그때 얘를 진짜 좋아했어서 알려주고 연락하다보면 분명 내가 관계 망칠거란 확신이 든거임


애초에 전역 후엔 군대 있던 애들이랑 아예 연락 끊었었음 근데 내 맞후임이 보이스톡으로 연락온 거임

난 누군지도 모르고 받았는데


형 잘 지내? 하길래

누구세요??? 하니까


헐 맞후임 목소리도 잊어버렸어?? 하는거 그때서야 아~~~너구나? 했는데


솔직히 전역하고 5년이나 지나서 웬일인가 하다가


걔가 한 말이 좀 충격이었음

형 혹시 ㅇㅇ이 걔 기억나? 해서

ㅇㅇ 기억나지 당연히 했더니


걔가 형 수소문 하고 있대 라길래 거기서 진짜 암말도 못함 조금 멍때리다가 왜? 라고 물어보니까


걔가 형을 꼭 만나고 싶다고 형이랑 군복무 했던 사람들 다 수소문 하나본데? 나한테도 연락이 왔어

그래서?? 알려줬어?


ㄴㄴㄴ 나 형 번호 몰라 카톡만 저장돼서 모른다고

그래서 나도 뭔가 뭉클해서 물어봄


걔 뭐하고 지낸대?

걔 원래 막노동 하던 애잖아 근데 전역하고 공부해서 지금 디자이너 됐대 자기 브랜드도 열었다던디? 신기하지???


거기서 진짜 이상한 감정이 느껴짐


걔는 진짜 진심으로 나랑 친하고 싶었나 했는데

그 후로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연락 안하고 있음

내가 끊어놓고 무슨 염치로 연락을 하겠나 ㅋㅋㅋ

멀리서 그냥 잘되깃 기도하는 중


오늘 군입대때 사진 보고 생각나서 씨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