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학교들이 다 그렇듯 우리 대학 근처에 상점가가 있단 말이야

그런데 그 안에 미용실이 몇개 없고 다 술집, 음식점인거임

하도 이런 술집거리가 크다보니까 다른 미용실은 꽤 오래 걸어야 나오고

그러다보니까 미용실들이 배짱장사를 하기 시작함

가격이 다른데에 비해서 비용이 1.5배가량 비쌈

그런데 대학생들이 돈이 어디 있겠냐? 애들이랑 놀고 먹는데 다 쓰거나 그거 아니라도 하루하루 밥해먹고 실기도 쪼달리는데

나는 아싸라 압도적 후자라서 더 뼈아픔. 미용실 한번 갔다오면 며칠은 하루 한두끼로 지내야함

근데 애들이 뭐 어쩌겠음 다른데 가려면 한참 걸어야 하는데

그러니까 울며 겨자먹기로 계속 가까운데 비싸도 쓰다가 이번에 결심을 함

미용실 비용도 아깝고 배짱장사 하는 새끼들 손에다 돈 바치는것도 고깝고

'저 십새끼들 배 불려줄바엔 더러워서 안간다. 걍 확 길러서 묶고다녀버리자'

해서 지금 기르는 중인데

오늘 머리좀 다듬고 거울을 보니까 존나 이상한거임

거울 안에 내가 아니라 탈코 한녀가 보임

존나 어디 페미모임에서 부치라고하나? 왕 노릇하는 레즈 옆에 붙어가지고 알랑거리면서

마지막엔 따로 방잡고 후루룹 짭짭 후루룹 짭짭 맛좋은보지 하면서 보빨해줄것만 같은

그런 탈코한녀가 보임

내가 이미 연애나 야스는 포기하고 혼자 내몸 간수나 잘하면서 딸딸이치고 지내자 해서

남한테 무관심하고 시선 신경 거의 안쓰는데

겉보기에 성별이 갑자기 흔들려버리니까 남한테 이상하게 보일거 같아서 자괴감이 오진다 시발

일부러 여자처럼 하려고 저러나 하고 주변에서 수군댈까봐 무섭다

걍 평소대로 자르고 밥좀 굶으면서 지낼까 아님 좀 더 길러보고 결정할까 존나 고민된다

암튼 지금 자괴감 오짐 시발




한줄요약: 내가 이러려고 머리길렀나 자괴감들고 괴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