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소설은 Nurinaki님의 그림을 보고 영감을 받은 뒤 데카레인저&파워레인저S.P.D의 설정을 차용하여 작성했습니다. 더 원활한 내용 이해를 위해서는 해당 작품들의 설정을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위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성인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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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존경을 한 몸에 받던 아누비스 레인저... 죽다.






챕터 1. 손아귀


푸른 살결의 아누비스는 어두운 공간에서 깨어났다. 침잠될뻔한 정신을 되찾는 대신 강한 고통도 함께였다. 결국 그는 신음했다. 신음에는 어느 정도의 비명이 섞여 있었다. 도기 크루거. 그의 운명은 얇게 얼은 살얼음판 위 두려움을 느끼는 개와 같았다. 하지만 그는 겨우 그 사실을 부정하고 있었다.


도기 크루거는 겨우 초점을 맞췄다. 시야와 정신의 초점을 말이다. 그런 뒤 자신이 갇혀 있는 공간을 둘러 보았다. 공간에는 수상쩍은 기계 장치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 주변으로는 얽히고 섥힌 줄들로 어지러웠다. 고의적으로 어두운 환경을 조성한것인지 공간은 확실히 어두었으며, 기계 장치에서 나오는 오묘한 보랏빛만이 겨우 주변을 밝게 비추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도기 크루거의 정면에는 그들이 있었다. 도기 크루거는 그들을 발견하곤 눈살을 찌푸렸다.



"너희들, 이게 뭐하는 짓이냐!"


도기 크루거는 소리쳤다. 그의 외침은 속박 당한 채 바닥에 쓰려져 있는 자신을 사악하게 쳐다보고 있던 적들을 향한 것이었다. 하지만 적들은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 단 한명만 빼고. 도기 크루거는 적들의 지휘관 정도로 보이는 그의 이름을 굳이 알아낼 필요가 없었다.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잠 주무실 땐 언제고 이렇게나 시끄럽게 구시다니. 우릴 쓰러뜨린 덕분에 진급도 하셨다 들었는데 너무 경거망동 하신거 아닙니까? 총사령관님?" 


적들의 지휘관은 도기 크루거를 비웃었다. 도기 크루거는 그의 태도를 보곤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날카로운 이빨을 아득 갈며 자신을 비웃는 지휘관의 이름을 저주하듯 외쳤다.


"브루드윙!"


도기 크루거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브루드윙이라 불린 적의 지휘관은 만족스러운듯 미소 지었다. '우주 최강의 사나이라 불리우는 도기 크루거가 내 손아귀에 놀아나고 있다'는 생각이 그를 흡족하게 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었다. 지금 브루드윙은, 도기 크루거를, 완전히 죽일 생각이었다.






챕터 2. 서프라이즈


도기 크루거는 자신을 옭아 맨 지금의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원래 그는 그 몫의 작은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가고 있던 참이었다. 우주 범죄 조직 트루비안에 의해 고향 행성을 잃은 도기 크루거에게 지구는 아주 각별한 행성이었다. 도기 크루거에게 지구는 레인저로서 지켜야 할 행성이자, 제 2의 고향이자, 새로운 가족들이 있는 집이다. 총사령관으로 진급한 후 오랜 기간동안 격무에 시달리던 그가 오랜만의 휴가를 지구에서 보내려 한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 도기 크루거는 휴가를 만끽하기는 커녕 트루비안의 전함에 납치되어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도기 크루거가 믿기 힘든 건 이 뿐만이 아니었다.


도기 크루거는 브루드윙에게 물었다. 어떻게 여기 있는거냐고. 너는 분명 그때 지구의 레인저들에 의해 봉인되어 감옥에 갇힌 것이 아니였냐고. 


하지만 브루드윙은 답하지 않았다. 마치 알아 맞춰 보라는 듯 도기 크루거의 무지를 비꼬며. 주변의 휘황찬란한 기계 장치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외침의 답이 돌아오지 않자 도기 크루거는 생각했다. '브루드윙이 어떻게 감옥에서 풀려났는지는 당장의 중요한 일이 아니야. 그건 언젠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일 뿐, 지금 중요한 건 이곳에서 어떻게 탈출하느냐다'. 라고 말이다. 그리고 도기 크루거는 그의 우주선이 그와 함께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한편, 전함 어딘가에 보관된 도기 크루거의 우주선 내부엔 어떤 붉은 신호가 깜빡이고 있었다. 그 깜빡이는 불빛은 도기 크루거의 유일한 믿을 구석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절망에 빠져있던 도기 크루거는 겨우 마음을 다잡았다. 여전히 브루드윙이 왜 자신을 납치했는지, 왜 아직 자신을 살려두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아내지 못했지만, 이곳에서 빠져나가기만 한다면 그런 문제들의 답을 찾는 건 일도 아닐 것이다. 도기 크루거의 표정은 꽤나 단단해졌고 브루드윙 역시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포기하는게 좋을거다. 네가 여기서 빠져 나갈 확률은 제로니까."


브루드윙은 도기 크루거를 내려다보며 그의 마음 속에서 싹 트는 희망을 경계했다. 하지만 상대는 도기 크루거. 쉽게 짓밟히기엔 너무나 강한 영혼이었다.


"...그건 두고 보면 알겠지. 내가 여기서 탈출한다면, 그땐 감옥에 봉인되는걸로 끝나지 않을거다. 브루드윙."


도기 크루거는 브루드윙의 도발을 여유롭게 받아쳤다. 브루드윙의 표정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조금전까지만 하더라도 완벽하게 의지를 꺾어 놓았다고 생각했던 자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하니 화가 났던 것이다. 브루드윙은 두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아무래도, 지금의 상황을 인지시켜줘야 할 것 같군." 그리고 브루드윙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브루드윙의 뒤에 있던 도기 크루거의 적들, 트루비안의 전투원들이 움직였다.


"컥!"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 재빠른 두 명의 전투원들이 도기 크루거의 육체에 타격을 입히기 까지는 2초도 채 걸리지 않는 순간이 소모됐다. 그야말로 갑작스러운 공격이었기 때문에 도기 크루거는 완전히 무방비한 상태로 타격을 입고 말았다. 하지만 전투원들은 단 한번의 주먹질로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브루드윙이 멈추라고 신호를 보내기 전까지 계속해서, 도기 크루거를 때렸다. 일종의 고문이나 다를 바 없었다.


"그만."


브루드윙이 말하자 전투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도기 크루거를 때리다 말고 그 자리에 멈춰섰다. 도기 크루거는 아픈지 괴로워하다가 조금 전까지 자신을 때리던 두 전투원들을 노려보았다.



"이 자식들...!"


그러나 전투원들은 도기 크루거의 날 선 반응에 조금의 미동조차 보이지 않았다. 직립으로 우뚝 서 멍하니 허공을 바라볼 뿐이었다. 검은 타이즈 복장의 전투원들은 마치 명령만을 따르는 로봇처럼 자의식이 없는 듯 했다. 도기 크루거들은 그런 그들에게서 왜 인지 모를 위화감을 느꼈다. 그런데 그런 도기 크루거에게 갑자기 브루드윙이 뜻밖의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어떻게 봉인에서 풀려날 수 있었을까?"


도기 크루거는 브루드윙의 말에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봤다. 갑자기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러는지, 도기 크루거 또한 들을 필요가 있다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어떻게 이런 큰 전함을 얻을 수 있었을까?"

"내가 어떻게 이 정도의 전투원들을 다시 모을 수 있었을까?"

"내가 어떻게! 너!  도기 크루거를 납치할 수 있었을까!"


그런데 브루드윙은 되물을 뿐 답은 주지 않으며 괜히 흥분만 하는 것이었다. 마치 폭발 전의 활화산처럼. 브루드윙은 도기 크루거에게 잠재된 위험처럼 다가가 씨익 웃었다. 그리고는 물었다. "궁금하지 않아?" 


도기 크루거는 광기 어린 브루드윙의 모습을 보며 섬뜩했다. 브루드윙이 미친 악당이라는 사실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었다. 온 우주의 혼란과 자신의 부를 위해 무기상을 자처하며 무기 거래를 한 죄는 강한 처벌로 다스려야 마땅했다. 그래서 브루드윙은 단순 처벌이 아닌 봉인을 당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브루드윙은 봉인 전의 모습과 확연히 달라 보였다. 뭐랄까. 더 미쳐있다고 해야 할까.


"궁금하지 않냐고!"


브루드윙은 소리 질렀다. 귀가 아플 정도의 괴성이었다. 자신의 물음에 대답해주지 않는 도기 크루거가 답답한 모양이었다. '미리 생각해두었던 쇼의 시나리오대로라면 너가 궁금해줘야 다음으로 넘어가는데!'라며 궁시렁대던 브루드윙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듯 전투원들에게 말했다.


"나의 사랑스러운 전투원들아! 어서 가면을 벗어서 도기 크루거에게 네 녀석들이 누군지 보여줘!"


지나치게 흥분한 탓인지 브루드윙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렸으나 전투원들의 곧잘 알아듣고 그의 명령대로 가면을 벗기 시작했다. 도기 크루거는 브루드윙이 왜 그들의 가면을 벗기려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가면을 벗은 전투원들의 얼굴이 드러났을 때, 도기 크루거는 브루드윙의 의도를 완벽하게 읽을 수 있었다. 엄청난 번개가 도기 크루거의 뒷통수에서 강하게 내리쳤다.


"...어떻게... 이런..."


도기 크루거는 눈을 크게 뜨며 그의 양 옆에 선 절망적인 현실을 이해해보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는 정말 멍청한 개처럼, 도무지 아무런 생각도 할수 없었다.


브루드윙은 그런 도기 크루거의 모습을 즐기며 외쳤다. "서프라이즈-!" 


지금 이 쇼와 서프라이즈는 오직, 도기 크루거를 위한 것이었다.






챕터 3. 점검 시간


(1) 브루드윙이 봉인된지 780일째 되던 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1평 남짓한 감옥에서, 브루드윙은 전투에서 패배한 악당의 클리셰를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스페셜 폴리스 본부의 교도관들이 아니라면 대화를 할 상대도 없었다. 


트루비안은 패배했다. 브루드윙과 그룸 황제를 비롯한 주요 간부들은 스페셜 폴리스의 감옥에 봉인되었고 트루비안의 주인인 옴니는 죽었다. 옴니의 죽음은 곧 트루비안의 해체를 의미했다. 스페셜 폴리스는 한동안 축제 분위기였다. 오랜 숙적이었던 범죄 단체를 소탕했으니 그런 분위기는 당연했다. 하지만 정의의 수호자들이 기뻐하는 동안, 브루드윙은 그 좁디 좁은 감옥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었다. 그는 어두운 방안에서 이빨로 자신의 팔 한쪽의 살을 물어 뜯었다. 비릿한 피맛이 입안 전체를 맴도는 동안에도 아브렐라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그건 자해와도 같았지만, 단순한 자해가 아니었다. 그건 보물을 발견하기 위한 도굴꾼의 삽질같은 것이었다. 스스로를 해친다는 점에서도 유사하고 잘하면 스스로를 구할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사했다. 


'찾았다.'


브루드윙은 아프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팔에 박혀 있는 보물을 완전히 꺼냈다. 그건 그냥 보물이 아니었다. 자신의 왕인 옴니가 남긴, 단 한 번의 기회였다.

브루드윙은, 지구 침공 하루 전에 옴니가 했던 말을 기억해냈다.




"브루드윙, 너는 내가 가장 믿는 나의 부하다. 최악의 상황이 와서 다른 부하들이 다 나를 져버릴지라도 너만큼은 여전히 나를 따를 것이다. 그러므로 이걸 주마. 이건 나의 힘이 집약된 보석이다. 보석의 원재료는 내 육체를 만들 때 쓰이는 악의 자원을 사용했지. 그래, 우주의 악한 기운을 통해 생성된다는 악의 자원 말이다. 원래는 한계를 가진 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여지껏 불안정해서 사용한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너에게 맡기겠다. 모든 게 실패로 돌아갔을 때, 그때 사용해야 한다.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


...그렇게 하고. 우선은 스페셜 폴리스 놈들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숨기도록 해라. 신체 어딘가에, 너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곳에."




브루드윙은 옴니와의 기억을 회상하며 손에 들린 보석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자해를 한 탓 인지, 아니면 감정 때문인지, 브루드윙은 온 몸을 떨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순간에 감옥의 문이 열리며 브루드윙을 향한 목소리가 들렸다.


"너 지금 뭐하는거야!"


교도관들이었다. 하필 이런 때에, 라고 브루드윙은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건 기회였다. 교도관들은 두 명씩 짝을 이뤄 감옥을 돌아다닌다. 게다가 그들은 레인저들 만큼은 아니어도 그들 정도의 힘과 정의감을 가진 자들이었다. 즉, 당시의 브루드윙이 그들과 싸우는건 무리였다. 하지만 옴니가 자신에게 남긴 보물의 힘이라면, 브루드윙은 싸우지 않고도 충분히 그들을 상대할 수 있었다. 옴니는 씨익, 하고 사악하게 웃었다.


"뭐하는거냐니까? 어디 아프기라도 한건가?"

"제가 가서 보겠습니다."


브루드윙은 교도관들이 감옥의 문을 닫고 자신에게 가까이 오기까지 기다렸다. 그러다 그들이 브루드윙의 뒤에 다다르자 그제서야 그는 고개를 돌려 교도관들을 바라보았다. 온 몸이 피 범벅인 채로. 광기에 휩싸인 미소를 지으며. 그는 말했다.


"이걸......... 봐아아..........키이익킥킥......."


경악스러운 브루드윙의 모습에 교도관들이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브루드윙은 자신의 손에 소중히 들려진 보물을 그들에게 보였다. 그리고, 빛을 발했다. 미칠듯이 사람스럽고도 아름다운 보랏빛을.




(2) 브루드윙이 봉인된지 787일째 되던 날


교도관들은 매일 죄수를 찾는다. 한 죄수를 담당하는 교도관들은 매일 달라지지만 순번은 돌아오기 마련. 브루드윙은 자신을 자해한 날 이후를 기점으로 한동안은 조용한 죄수 생활을 지속했다. 물론 그건 연기였다. 브루드윙은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에게 기쁜 소식을 들고 올 두 짐승들의 차례가 오기를.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드디어 순번이 찾아왔다.


"브루드윙. 점검 시간이다."


익숙한 목소리. 브루드윙은 살짝 고개를 돌렸다. 아직 덜 닫힌 문 틈으로 빛이 있었지만 문이 닫히면 닫힐수록 점점, 모든게, 어두워졌다. 브루드윙의 입꼬리는 감옥이 어두워질수록 점점 올라갔다. 마침내 감옥의 문이 완전히 닫히고 완전한 어둠이 왔을 때 브루드윙은 비로소 기형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점검이라. 뭘 점검하겠다는 거지?"


브루드윙은 그렇게 말하며 교도관들을 향해 완전히 뒤돌았다. 브루드윙의 시선이 닿은 곳에는 일주일 전, 브루드윙이 자해를 하던 날, 그를 찾아왔던 교도관 둘이 서있었다. 한 명은 스물을 겨우 넘은듯한 라쿤족 수인이 '페르'였고 다른 한 명은 서른 후반으로 보이는 여우족 '릭'이었다. 두 수인 모두 스페셜 폴리스가 차출한 교도관 답게 단련된 몸을 가지고 있었고 강해보였다. 브루드윙 같은 죄수가 난동을 부린다하더라도 단숨에 제압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들이 브루드윙을 제압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들의 멋드러진 몸은 더 이상 그런 식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들이 알지 못했던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이제 막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다른 게 아니었다. 오직 그 존재 이유에 충실해지는 것만이 삶의 전부였다. 그래서, 그런 이유로, 그들은 지금 당장 브루드윙 앞에 서서 '바지를 벗어야 했다'. 


'큭큭...' 


브루드윙은 별안간 바지를 벗기 시작하는 두 교도관의 추태를 보며 사악하게 웃었다. 그렇게 완전히 바지를 벗은 교도관들의 아랫도리에는 한껏 발기된 성기가 국물을 흘리고 있었다. 둘 모두 속옷을 입지 않고 출근했던 것이었다. 그때 그들 중 먼저 바지를 완전히 벗은 릭이 나서서 말하기 시작했다.


"경과 보고 드립니다. 일주일동안 저희는 브루드윙님께서 내려주신 임무를 최우선으로 삼으며 활동했습니다. 매일 최소 열 번 자위하기, 하루종일 발기한 상태 유지하기, 서로의 몸에 삽입하기 등, 저희가 브루드윙님만의 짐승으로써 본분을 다할 수 있도록 내려주신 모든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릭이 말을 끝맺자 뒤늦게 바지를 벗은 페르가 말을 이었다.


"네. 그리고 저희는 이번 점검때까지 절대 사정하지 말라는 브루드윙님의 명령 또한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부디 발기된 저희의 자지를 봐주십시오."


브루드윙은 페르의 부탁대로 그들의 물건을 보았다. 일주일 동안 사정을 하지 않은 채로 발기된 탓인지 그들의 것은 외관상으로도 어떤 한계치에 임박했음을 보이고 있었다. 거기에 얼마나 많은 자위를 한 것인지 좁은 감옥이 그들이 밤꽃향으로 가득했다. 게다가, 옴니가 브루드윙에게 준 보석의 영향으로 그들의 물건은 일주일전 브루드윙이 처음 그들 것을 보았을 때보다 확연히 커져 있었다. 브루드윙은 그런 그들의 물건을 양 손에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러자 두 교도관들은 온 몸을 움찔거리며 어쩔 줄 몰라했다.


"히익...!"

"앗.... 브루드윙님...! 아ㅏ...!"


브루드윙은 릭과 페르의 교성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그들 것을 쓰다듬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성공이다. 옴니님께서 주신 보석이 효과가 있었어'. 라고.


옴니가 브루드윙에게 넘긴 보석. 그것은 불완전한 몸을 가진 옴니가 자신의 육체를 만들기 위해 찾아 다니던 악의 자원 일부를 떼어내서 만든 것이다. 악의 자원은 악한 자의 힘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선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는 자의 마음을 악하게 만드는 능력까지 가지고 있는 위험한 자원이었는데, 옴니는 그런 자원의 특성을 이용하여 자신의 고유 능력인 '정신 지배' 능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원래 옴니는 자신의 세포를 분자 형태로 바꾼 뒤 상대에게 주입하는 방식으로 정신 지배 능력을 사용했었지만 정신력이 강한 자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것이 바로 브루드윙이 가지고 있는 보석인 것이다. 


보석에는 옴니의 세포가 응축되어 있으며 가동시 빛의 형태로 뿜어져나와 상대를 지배한다. 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상대일지라도 옴니의 힘과 악의 자원이 결합된 보석 앞에서는 무력하게 지배될 수 밖에 없다. 마치 브루드윙에게 농락당하는 릭과 페르처럼 말이다. 이들 역시 처음에는 정의롭고 용감한 스페셜 폴리스의 일원이었지만 보석의 빛에 노출되고 난 후에는 그저 악에 복종하는 두 마리의 짐승일 뿐이게 되었다. 그들은 빛에 노출된 즉시 브루드윙에게 복종했으며 사악한 힘이 주는 성적 쾌락에 시달렸다. 


"하아아! 브루드윙님 쌀 것같아요... 제발... 제발..."


 "끅... 흐아앗...!"


애달픈 두 마리 짐승의 교성에도 불구하고 브루드윙은 '그걸' 허락할 생각이 없어보였다. 아직 '때'가 아닌데다가, 무엇보다도 하필 이 두 명은 브루드윙이 감옥에 봉인된 후 그에게 가장 많은 치욕을 주었던 교도관들이었다. 특히 릭은 브루드윙을 패배자라 부르며 하대해왔고 브루드윙은 그에게 복수하고 싶었다. 그런데 마침 좋은 생각이 났다. 브루드윙은 그들의 것에 손을 떼며 말했다.


"좋아. 쌀 수 있게 해주지."


브루드윙의 말에 이미 쿠퍼액을 잔뜩 흘렸던 두 짐승은 기뻐했다. 하지만 브루드윙은 그들에게 순순히 쾌락을 선사하려하지 않았다.


"대신 조건이 있다. 거기 라쿤 너."


"네! 브루드윙님!"


브루드윙이 자신을 지목하자 페르는 발기한채 차렷 자세로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런 그에게 브루드윙은 말했다.


"이제부터는 네가 저 더러운 여우의 상관이다. 알았어?"


"네?... 하지만..."


페르는 브루드윙의 명령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건 브루드윙에게도 뜻밖이었다. 아직 자신의 말에 저항할 의지가 남아있다는 사실 뿐 아니라 이미 서로 발기하여 관계까지 한 사이면서도 위계를 지키려는 모습이 어이가 없었다. 아무래도 이미 텅 빈 표정으로 정신을 잃기 직전인 릭쪽에 비해선 페르가 더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아마 그는 교도관으로 경력을 쌓았다가 레인저에 지원하려던게 틀림 없다.


브루드윙이 말했다. "지금 내 말에 저항하는 건가?" 


그러자 페르가  말했다. "그... 그게 아니라... 어라... 내가 왜 수용자의 말을..."


브루드윙은 페르에게 걸어두었던 지배 능력에 뭔가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다. 능력이 풀리기 전에 조치를 취야 했던 브루드윙은 결국 다시 보석을 꺼내들어 빛을 발했다. "여길 봐라, 교도관. 이번에는 조금 더 확실히 심어주지."


보석의 빛에 노출된 페르는 소리 없이 괴로워하다 그만 털썩하고 아브렐라 앞에 무릎 꿇고 말았다. 눈은 뜨고 있었지만 고개를 푹 숙인 채 미동이 없는 그에게, 브루드윙은 다가가 속삭였다.


"잘 들어. 평상시에는 저 녀석이 네 상관일지 몰라도 서로의 자지가 발기되어 드러나있는 동안에 너는 저 녀석의 상관이다. 너는 나의 부하로써 저 버릇 없는 여우 녀석을 길들여야 할 의무가 있다. 사나운 짐승을 다루듯 거칠게 다루는거야. 알았어? 지금 당장 시작해라. 저 녀석의 뒷구멍에다 네 걸 박아. 거칠기만 하다면 방식은 아무래도 좋다."


브루드윙의 악마같은 속삭임이 끝나자 페르는 푹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올렸다. 브루드윙에 의해 다시 지배된 그는 잠시 멍하게 무릎을 꿇고 있다가 이윽고 정신을 차리고는 악마같이 웃으며 말했다. "네! 브루드윙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페르는 침을 질질 흘리며 정신을 잃어가는 릭을 곧바로 덮쳤다. 릭은 순간적으로 저항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페르가 뺨을 때리자 저항을 멈추고 그에 휘둘림 당했다. 페르는 한땐 믿고 따랐던 릭을 물건 다루듯이 다루며 거칠게 애무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엉덩이에 자신의 거근을 사정없이 내리 꽂아버렸다.


"흐아아악! 으읍...!"


릭은 고통스러워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페르에 의해 저지 당하고 만다. "다른 교도관들이 오잖아. 뭐하는거야."


릭은 페르의 태도에 겁을 먹은 듯 보였다.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더 이상 소리지르지 않았으며 저항하지 않았다. 그저 페르의 것을 받아내며 조용한 신음을 낼 따름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받아내다보니 릭도 비로소 페르의 방식에 의해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하아...아ㅏ..아아..."


브루드윙은 의자에 앉아 두 짐승이 바닥에서 관계하는 장면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어느새 브루드윙의 물건도 발기되어 있었지만 적어도 지금은 브루드윙이 즐길 시간이 아니었다. 브루드윙은 두 교도관의 관계가 절정에 다다르려 하자 그제서야 침묵을 깨고 말을 꺼냈다. 지금이야말로 '그것'을 하기에 적절하다고, 브루드윙은 생각했던 것이다.


"멈춰."


브루드윙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두 짐승은 곧 바로 자신이 하던 행동을 멈췄다. 그리고 그들을 자신에게 명령한 브루드윙을 바라보았다. 그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었다. 브루드윙은 자신에게 집중하는 두 교도관들에게 말했다.


"네놈들에게 기회를 주지. 여기서 사정하면 너희들은 스페셜 폴리스의 일원이 아니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너희는 더 이상 원래의 평범한 수인으로 살 수 없어. 옴니님의 힘이 너희의 몸 안에 있던 원래의 영혼을 몸 밖으로 밀어낼 것이고 그럼 너희는 옴니님의 사악한 힘만이 남은, 완전히 다른 생명체가 될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가 사정해야 겠다면 해도 좋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여기서 멈춰야 할거야." 


브루드윙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한편으로는 정말로 그들을 만류하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진짜 의도는 그게 아니었다. 만약 그가 정말 가련한 두 짐승을 만류하려 했던거라면 어째서 손에 쥔 보석의 빛이 감옥을 가득 채우도록 그냥 놔두었을까. 그는, 브루드윙은 그저 그들을 가지고 노는 것이었다. 튼튼한줄로만 알았던 정의가 스스로 더럽혀지고 찢겨지고 무너져가는 걸 즐기는 것이었다. 


그리고 짐승들은 그런 브루드윙을 만족시켰다. 그들은 브루드윙의 경로에 잠시 멈추지도 않았다. 대신 브레이크가 고장난 내연기관차처럼 좁디 좁은 브루드윙의 방을 열기로 데우며 미친듯이 허리를 움직였다. 어느새 그들은 그나마 입고 있던 상의 마저 풀어헤치고 온 힘을 다해 서로를 끌어 안으며 옴니의 힘이 자신들의 몸을 차지하도록 도왔다. 그 결과 그들의 정의로운 영혼은 각자의 거대한 자지에 몰려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지금이었다.


"그게 너희들의 선택이라면 존중하지. 싸라."


"하ㅏ 감사합니다! 으으으으아아앗!!!!!"

"하아하ㅏ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브루드윙님!!!!!!! 아아ㅏ아아ㅏㅏ!"


릭과 페르는 브루드윙의 명령에 일제히 자신의 정액을, 영혼을, 바깥으로 분출했다. 옅은 소리와 함께 뿜어져나온 그들은 커다란 소란의 시작이기도 했다.


"일어나라."


브루드윙은 사정 후 정신을 잃은 릭과 페르에게 명령했다. 그들은 정액으로 흠뻑 젖은 바닥위에 나체로 쓰러져 있었다. 하지만 브루드윙의 명령이 떨어지자릭과 페르는 언제 쓰러졌었냐는듯 금세 정신을 차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은 텅빈 보랏빛 눈동자를 하고 브루드윙의 다음 명령을 기다렸다.






챕터 4. 고통


브루드윙은 릭과 페르를 시작으로 스페셜 폴리스 본부의 직원들 절반을 변화시키는데 성공한다. 이러한 변화는 다른 직원들이나 레인저들이 알아차릴 수 없게끔 조용히 이루어졌다. 브루드윙에 의해 변화된 직원들은 더 이상 자신을 스페셜 폴리스의 일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평화를 위하지도 않았고 정의를 위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심지어 원래의 존재로부터 한참 떨어진 다른 존재로 변질된 듯 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중요한건 그들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자신의 상관을 위해 해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들은 브루드윙의 계획을 도왔다. 아이디어를 제시했으며, 동료를 팔아 넘겼고, 필요한 모든 물건들을 가져다 바쳤다. 그렇게 브루드윙은 트루비안을 재건하기 위한 대부분의 준비를 마무리 했다. 단 한 가지를 제외하고.


"옴니님이 없다면 그건 트루비안이 아니야."


옴니의 충실한 종, 브루드윙은 자신의 주인을 영원한 잠에서 깨우고 싶어 했다. 그분께서 깨어난다면 내가 한 일들에 대해 칭찬해주시겠지, 설레하면서.


"미쳤군. 완전히 미쳤어. 그게 가능할거라고 생각하나?"


브루드윙의 말을 듣고 있던 도기 크루거가 말했다. 그는 릭과 페르를 포함해 스페셜 폴리스 내부에서 일하는 직원 절반이 브루드윙에 의해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심했다. 브루드윙이 가진 보석이란게 뭔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것의 힘이 레인저들에게 미치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옴니를 부활시키겠다는 브루드윙의 목표는 확실히 위험했다. 죽은 자를 살리겠다니.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이야기기는 하지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건가?"


브루드윙은 도기 크루거의 말을 듣고 그의 말을 되물었다. 그리고는 그것을 꺼냈다. 말로만 들었던, 옴니가 브루드윙에게 남기고 갔다던 바로 그 보석을.


보석의 실물을 처음 본 도기 크루거는 경계하며 말했다. "그게..." 


그리고 브루드윙은 마치 자랑하듯 보석을 손에 들고 말했다. "그래. 이게 바로 내가 말한 보석이다." 


도기 크루거는 본능적으로 보석을 보고 위험하다 판단했다. 브루드윙의 이야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도기 크루거에게도 느껴졌던 것이다. 마치 옴니가 가졌던 것처럼 거대한 힘이 자신을 위협하는 듯한 압박감이 들었다. 


"이 보석에 옴니님의 세포가 담겨져 있다는 사실은 미리 말했었지. 하지만 내가 말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여기에 담겨진 옴니님의 세포는 무한 증식 중이야. 옴니님의 육체를 구성했던 악의 자원이 옴니님의 세포가 증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고 있는거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이 정도로 많은 세포양을 확보할 수 있다면, 옴니님의 부활도 가능하겠다고."


"뭐?" 


"그래. 이제야 계산이 되나 보군. 나는 온 우주에 있는 악의 자원들을 긁어 모아 육체를 만들고 거기에 옴니님의 세포를 주입할거다. 옴니님의 세포는 단순한 세포가 아니야. 거기에는 옴니님의 힘, 옴니님의 악, 그리고 옴니님의 생명이 깃들어있다. 너희같은 하등한 생명체와는 다르게 이런 식의 부활도 가능한거야. 어때, 이제야 상황 파악이 되나? 스페셜 폴리스의 개?"


도기 크루거는 브루드윙의 말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브루드윙의 말로 그의 계획이 생각보다 실현 가능한, 성공 확률이 높은 계획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애초에 옴니는 우주의 어떤 생명체와 비교해보아도 구조부터 다른 존재였고 도기 크루거는 그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편으로 도기 크루거는 생각했다. 저 보석을 바라보면 안된다고. 도기 크루거는 릭과 페르가 빛에 의해 정신을 지배됐다는 브루드윙의 말을 떠올렸다. 그래서 그는 고개를 돌려 최대한 보석을 보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보석을 보지 않으려는 도기 크루거의 노력은 실패로 끝났다. 왜냐하면 도기 크루거의 양옆에 있던 릭과 페르가 강제로 그의 얼굴을 잡은 채 놓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눈을 감으려해도, 발버둥쳐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쓸데없는 반항은 삼가줬으면 좋겠는 걸. 옴니님의 부활을 위해선 한 시라도 빨리 네 도움을 받아야 하는 내 입장도 있거든."


브루드윙의 말에 도기 크루거는 발악했다.


"내 도움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냐!"


"아~ 옴니님의 부활을 위해선 악의 자원이 꽤나 많이 필요한데, 너네 본부에서 빼돌린 양으로는 보석들을 만드는걸로도 벅차거든. 악의 자원을 얻으려면 행성들을 침략해야하고, 행성들을 침략하려면 강한 전력이 필요해서 말야. 네가 그 전력이 되어줬으면 해서."


"이 자식이! 내가 우주의 평화를 해치려는 네 계획에 가담할 것 같으냐! 나는 스페셜 폴리스의 레인저! 너같은 악당에게 내 도움은 어림도 없다!"


브루드윙은 자신의 보석을 도기 크루거의 시선에 맞춰 들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네가 언제까지 그런 태도일 수 있을지 기대되는걸. 여길 봐."


브루드윙의 말에 도기 크루거는 위험을 직감했지만, 피하지 못하고 보고 말았다. 보석으로부터 뿜여져 나오는, 작렬하는 보랏빛을. 그것은 순식간에 뻗어나가며 도기 크루거의 피부를 감쌌고, 눈을 매혹했으며, 그의 모든 것에 침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잠시동안의 '고통'을 동반했다.


"끄아아아아아악!!!!!!!!"



도기 크루거가 겪는 고통은 그의 저항심으로 인해 팔생하는 필연적인 순서였다. 도기 크루거가 본래 가지고 있던 성질과 그에게 침투한 옴니의 힘이 그 속에서 거세게 맞부딪히며 그런 고통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맞서 싸울 힘이 부족했기 때문에 빛을 보자마자 순응했던 릭과 페르와는 다른 경우였다. 그리고 브루드윙은 이런 과정을 거칠거라는 사실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저항하지 않으면 괴롭지도 않을텐데."


브루드윙은 따스하면서도 달콤한 말투로 도기 크루거에게 말했다. 그건 도기 크루거를 매혹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도기 크루거는 이를 꽉 물며 버텼다.


"이깟 보석으로 날 어찌할 수 있을거란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거다... 나는 버틸거니까..."


실로 놀라운 정신력이었다. 도기 크루거가 스페셜 폴리스의 레인저들 가운데서도 가장 강하다고 칭송받는데엔 다 이유가 있다고, 브루드윙은 생각했다. 다른 자들이었다면 벌써 흥분감에 사로잡혀 정액을 싸지르고 싶었을 거다.


그러나 한편으로 브루드윙은, 보석이 가진 한계를 실감하고 고민했다. 그는 옴니가 일전에 왜 보석을 가리키며 불안정하다고 했었는지 알 것 같았다. 도기 크루거가 가진 유별난 강함도 이유지만, 레인저들에게 영향을 미칠 정도로 완벽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보석에도 이유가 있었다.


사실 브루드윙은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스페셜 폴리스를 잠식하는 과정에서 보석의 힘이 여전히 레인저같이 정신력이 강한 자들에겐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브루드윙은 스페셜 폴리스의 연구원들을 자신의 부하로 전락시켜 그들에게 문제를 해결하게끔 명령했다. 그리고 그들은 브루드윙의 충실한 부하로서 브루드윙이 만족할만한 답을 내놓았다. 리스크가 있긴 했지만.


'아무래도 그 방법밖에는 없겠군.'


브루드윙은 결심한 듯 도기 크루거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도기 크루거는 그 순간에도 보석의 힘과 싸우며 씨름하고 있었고 당장에라도 그 앞에 있는 브루드윙을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브루드윙은 그런 그의 태도를 더 이상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시간 문제다.


브루드윙은 보석을 매달고 있던 줄로부터 보석을 빼내며 말했다.


"지금까지보다 훨씬 고통스러울거다. 하지만 너라면 충분히 버티겠지."


도기 크루거는 보석을 손에 쥐고 점점 자신에게 가까이 오는 브루드윙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또 뭐가 남았단 말인가. 


그러나 그런 의문을 가지는 건 도기 크루거에게 사치였다.


도기 크루거는 도망쳐야 했다. 


브루드윙이 그의 이마에 보석을 박아 넣기전에.


푹.


"...!


.....!!!!!


!!!!!!!!!!!!!!!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엄청난 비명이 전함 전체에 울려 퍼졌다.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브루드윙마저 인상을 찌푸릴 정도였다. 하지만 도기 크루거가 내지른 비명의 끝은 공허한 좌절일 뿐이었다. 적어도 도기 크루거가 타고 있던 전함엔 그를 구하러 올 이가 아무도 없었다. 전함에는 도기 크루거와 브루드윙, 그리고 전투원화 된 타락한 스페셜 폴리스의 직원들 뿐이었다. 그런 현실에도 도기 크루거의 비명은 한동안 계속되었다. 그의 고통이 알맞게 변질될 때 까지 말이다.






챕터 5. 저항

 

얼마나 지났을까. 도기 크루거의 비명은 순식간에 잦아들었다. 태풍의 눈에 진입한 것처럼 소란 끝 고요함과 닮은 정적이 이어졌다. 브루드윙은 그런 도기 크루거의 모습을 조금은 측은하게 바라보아주었다. 


"가엾어라."


브루드윙의 눈에 도기 크루거는 땀을 흠뻑 흘리며 헐떡이고 있었다. 잔뜩 지친 모습이었고 사실이 그러했다. 도기 크루거는 완전히 지쳐 있었다. 그리고 보석에 담겨진 악의 자원과 옴니의 힘은 그런 도기 크루거의 빈틈을 노렸다. 도기 크루거는 더 이상 고통을 느끼지 않았다. 이 말의 뜻은 도기 크루거가 더 이상 그들의 힘에 저항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도기 크루거의 눈은 어느새 그의 이마에 박힌 보석처럼 보라색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타락한 스페셜 폴리스의 연구원들이 옳았다. 그들은 브루드윙에게 명령을 받은 즉시 어떻게 하면 레인저들 또한 보석의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지 연구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동료 직원들과 레인저 연습생들이 타락하거나 심지어는 희생됐지만 더 이상 연구원들에게 그런건 중요하지 않은 사항이었다. 그들에게 중요했던건 자신을 지배한 브루드윙과 옴니의 사념이지 동료나 생명 따위가 아니게 되었으니까. 그들은 그들의 상관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누군가를 죽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진행한 연구였기 때문이었는지, 연구로 얻어낸 해결책도 그들만큼이 잔인했다.


"전두엽에 해당하는 부분에 보석을 박아 넣음으로써 악의 자원과 옴니님의 힘을 뇌에서 직접 증식하게 한다라..."


브루드윙은 타락한 연구원들이 밝혀낸 방법을 무식할정도로 터프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꽤나 마음에 들어했다. 잔인한게 아주 그의 취향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저항력이 낮아질수록 도기 크루거의 변화에는 가속도가 붙었다. 조금전까지만 하더라도 엄청난 적개심을 분출하던 도기 크루거였지만, 지금은 얼굴의 긴장을 풀고 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의 묘한 표정에는 다 이유가 있는데, 그건 바로 보석이 마침내 도기 크루거로 하여금 성적 쾌락을 느끼도록 정신 지배를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도기 크루거는 레인저가 된 이후로는 단 한번도 이러한 느낌에 흥미를 붙여본 적이 없었다. 스페셜 폴리스의 레인저로서는 금욕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도기 크루거는 자신이 애써 외면했던 그 느낌에 완전히 빠져들어 허우적대고 있었다.


"흐으음......."


고통이 떠난 빈 자리엔 오직 쾌락뿐이었다. 보석은 밝게 빛나며 도기 크루거의 육체가 가진 몸을 읽었다. 그리고는 그 몸에 있는 성감대를 모두 찾아내 강한 자극을 주었다. 그 덕분일까. 도기 크루거는 어느새 스페셜 폴리스의 총사령관이라는 직책이 우스워질만큼 우스꽝스러운 꼴이 되었다. 허리 천이 제껴질만큼 단단하게 발기해버리고 만 것이었다.



"하하하! 드디어!"


브루드윙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얼마나 사랑스러운 추태인가, 하고 브루드윙은 도기 크루거의 거근이 가진 윤곽을 보며 혀로 입술을 쓸었다. 도기 크루거의 거근은 보석의 힘에 의해 자극받을 때마다 조금씩 꿈틀 거렸고 그럴때마다 도기 크루거 역시 흔들렸다. 몸도, 마음도. 하지만 그것이 도기 크루거의 완전 투항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브루드윙은 도기 크루거의 입에서 들리는 작은 소리가 들렸다.


"안돼......... 안돼......... 제발 이러지 마.... 너무 좋아.......... 그만해..............."


그건 본능적인 저항이었다. 잘려나가도 꿈틀대는 분리된 신체의 근육같은. 브루드윙의 입장에서는 끔찍하고 징그러울 정도의 정신력이었다. 아마 레인저로 살아온 그 오랜 세월이 그의 조그만 부분까지 외부의 자극에 저항할 수 있도록 만든 듯 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건 지나치게 굉장하잖아'. 브루드윙은 생각했지만 한편으론 그래서 가지고 싶었다. 도기 크루거를. 


브루드윙이 다른 레인저들보다 브루드윙을 먼저 노린 이유는 그가 가진 계급적 위치와 압도적인 실력 때문이었다. 도기 크루거의 계급적 위치와 능력으로 아직 지배되지 않은 직원들과 레인저들을 빠르게 세뇌시켜서 스페셜 폴리스를 장악하는 것. 다시 말해 '스페셜 폴리스의 트루비안화'가 브루드윙이 도기 크루거를 노리는 첫번째 이유였던 것이다. 하지만 브루드윙은 지금 또 다른 이유로 그를 가지고 싶었다. 우주의 정의와 평화에 강박적이기까지한 저 마음을 완전히 굴복시킬수만 있다면. 그의 포커스를 오직 트루비안의 번영과 옴니의 부활, 그리고 자신과의 '유희'에 맞출 수만 있다면!


브루드윙은 괴상쩍은 소리를 내며 웃기 시작했다. 그러곤 릭과 페르에게 명령했다.


"크크큭... 더 이상 못참겠어... 아무래도 안되겠다. 전투원! 녀석의 바지를 찢어버려! 속옷까지 전부 다! 녀석의 자지와 엉덩이를 내게 보이란 말이다!"


"네. 브루드윙님."

"네. 브루드윙님."


브루드윙의 명령을 전투원화 된 릭과 페르는 거리낌 없이 이행했다. 그들은 도기 크루거의 하의에 손을 대고는 힘을 주어 그것을 무참히 찢어버렸다. 도기 크루거의 하의를 찢는 릭과 페르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표정이 보였다. 그들은 아주 더럽고 추악한,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환희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 안돼...!" 


도기 크루거는 잘 들리지도 않는 소리로 중얼거리며 저항했지만 발기되어 우뚝 선 그의 거근은 그의 말과 다른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한편, 적나라해진 도기 크루거의 모습에서 눈을 때지 못하는 브루드윙의 행도도 심상치 않았다.


"걱정 마라 도기 크루거... 내가 너를 반드시 죽여주마!"


브루드윙은 미쳐 있었다. 원래 미친 악당이었지만 도기 크루거의 적나라함을 본 뒤로는 더욱 그런 모습이었다. 그는 정말, 정말,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옷을 한꺼풀씩 벗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밝혀지는 브루드윙의 은밀한 모습. 도기 크루거 안의 아주 작은 저항심은 그걸 보고 생각했다. '혐오스러워! 제발 치워! 그 더러운 몸뚱이 치우란 말이다! 대체 나에게 뭘 하려는 거야!'.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도기 크루거는 곧 자기 안에 있던 아주 작은 저항심마저 점차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왜냐하면, 자신의 허벅지를 쓰다듬는 브루드윙의 손길이, 그를 브루드윙처럼 미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저항은 무용지물이다. 빠져들어갈 뿐이었다. 브루드윙이 이끄는, 죽음을 향해.






챕터 6. 죽음


브루드윙은 그의 커다란 손으로 도기 크루거의 양 허벅지를 능숙하게 쓰다듬었다. 도기 크루거는 그런 브루드윙의 행동에 흰자를 보일 만큼 좋은 기분을 느꼈다. 매우 기본적인 애무였음에도 브루드윙에 압도당한 것이다.


저항이 사라진 도기 크루거의 사고는 순식간에 다시 쓰여지기 시작했다. 그는 조금전까지만 하더라도 혐오스럽다고 생각했던 브루드윙의 나체를 미학적으로도 성적으로도 아름답다고 여기게 되었고 또 덕분에 발정하고 있었다. 도기 크루거는 브루드윙이 당장이라도 그 육체로 자신을 덮친 다음 그가 경험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알려주길 원했다. 그건 보석의 힘으로 인해 만들어진 도기 크루거의 새로운 본능이었다. 


브루드윙은 그런 도기 크루거의 마음을 파악이라도 한 듯 다음 진도로 넘어갔다. 그는 말했다. "자,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


브루드윙은 그렇게 선언하고는 도기 크루거의 물건을 햝기 시작했다. 갇혀있던 터라 몇 일동안 씻지 않은 도기 크루거의 물건에는 그 답지 않은 악취가 풍겼다. 하지만 그건 오히려 브루드윙의 취향이었다. "봐, 너도 이런 악취를 낼 수 있는 녀석이었잖아. 조금 남아 있는 그 고결함도 곧 있으면 끝이다." 브루드윙의 말에 도기 크루거는 화내는 대신 오히려 기쁜 것 처럼 보였다. 도기 크루거는 브루드윙의 말에 선생님의 칭찬을 받은 학생마냥 얼굴에 홍조를 띄우며 생각했다. '더... 더... 악취나고 싶어... 악당한테.... 브루드윙한테 칭찬받는거 기분 좋아......'라고.


그런데 그 순간, 어디선가 강한 악취가 풍겨왔다. 코를 찌르다 못해 마비시킬듯한 엄청난 악취였다. 도기 크루거는 그 악취가 나는 곳을 찾기 위해 동공이 풀리는 눈으로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도기 크루거는 그 악취의 근원지를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바로 릭과 페르였다.


"으으음....."

"하아...으읍......."


도기 크루거는 그제서야 잔뜩 발기한채 쿠퍼액을 흘리고 있는 릭과 페르의 성기를 보았다. 라텍스 수트에 감싸진 그들의 성기는 쿠퍼액에 의해 매끈하게 보였고 도기 크루거는 자신도 모르게 그것들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하아아.... 냄새....... 먹고 싶어.......'


도기 크루거의 욕망은 점점 더러워져만 갔다. 브루드윙의 펠라치오와 릭과 페르의 성기 냄새가 여러모로 그를 미치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도기 크루거의 본질은 옴니의 힘에 의해 점차 밀리며 그 자신의 성기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폭발 직전의 상황. 그런데 브루드윙은 도기 크루거가 그렇게 쉽게 절정을 맛보는 걸 원하지 않았다. 브루드윙은 열심히 빨던 도기 크루거의 물건에서 입을 뗐다. 그러자 도기 크루거는 조바심을 느꼈다.


"왜.....? 왜.....! 어서 다시.... 어서 다시.....!!!"


도기 크루거의 그런 모습은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정의니, 평화니 하던 모습은 어디가고 하던 큰 일좀 마무리 못지었다고 징징대다니.


"너무 추하잖아♫"


브루드윙은 정말이지 기뻤다. 트루비안이 패배한 이후로, 이렇게 살아있는 기분은 처음이랄까. 복수도 이런 완벽한 복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복수는 끝나지 않았다. 도기 크루거가 그의 검을 트루비안이 아닌 자신이 지키려고 했던 것들에 들이밀때, 그때가 복수의 완전한 끝. 그리고 그 순간까지는 앞으로 얼마걸리지 않을 것이다. 이미 도기 크루거는 '죽음에 다다랐다'.


"제발.... 제발 부탁이야...... 그만두지 말아줘.... 어서... 어서!!!!!!!!!!"


성욕에 울부짖는 도기 크루거의 모습은 점점 사나워져만 갔다. 언젠가부터인가 정의로운 스페셜 폴리스의 레인저 도기 크루거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그 자리에는 괴물같이 변질되어가는 도기 크루거만 남아 있었다. 릭과 페르처럼 이미 전투원화 된 이들과 마찬가지로 도기 크루거의 신체 변형은 이미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것 처럼 보였다. 다소 온순했던 모습은 짐승처럼 불안정하면서도 사나워져버렸고, 원래도 다부진 몸은 보석에 다긴 복합적인 악의 힘으로 인해 더욱 커지고 단단해져갔으며, 안그래도 컸던 성기는 기형적일 정도로 크고 굵어진 모습이었다. 그는 다소 브루드윙 같은 괴물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런 그의 변화를 눈치채고, 브루드윙은 도기 크루거에게 말했다.


"기다려. 나는 너에게 기회를 주려고 하는거다."


"기회?"


"그래." 


브루드윙은 씨익 웃었다. 아무래도 또 다시 악취미를 할 모양이었다.


"잘 들어, 도기 크루거. 지금 네가 여기서 사정하면 너는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해. 파괴된 아누비스성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우주의 평화와 질서를 지키는 스페셜 폴리스의 총사령관이자 레인저였던, 모든 우주인들의 영웅이자 레인저들의 우상이었던 너는 죽고 만다. 그런 도기 크루거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거야. 대신 그 자리에는 새로운 네가 태어날거다. 네가 그토록 싫어했던 우주에 혼란을 가져오는 자, 무고한 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모든 이들의 평화를 저해하는, 그런 간악 무도한 '악', 도기 크루거가 탄생하는거야. 너의 능력이 그런 곳에 쓰인다면 우주는 순식간에 전멸하고 말거다. 그래도 좋다면... 네가 절정을 맛보도록 도와주지. 그러나 그런걸 원하지 않는다면 끝까지 저항하는게 좋을거야. 자, 어떻게 할거지? 선택권은 너에게 있다."


브루드윙의 말에 도기 크루거의 눈동자는 흔들렸다. 이미 모두 짓밟힌줄 알았던 도기 크루거의 본능적 저항심이 브루드윙에 의해 다시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도기 크루거는 자신의 심연에서 깊은 고뇌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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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잘못되어가고 있어. 나는 이런 걸 원하지 않아..... 내가 왜 이러고 있는 거지?"


도기 크루거는 평상시의 모습이지만 대신 나체인채로 스스로의 심연에서 자신이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인지했다. 하지만 보석의 힘에 의해 그게 무엇인지, 왜 잘못되어가고 있는지 생각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건, 아직 버틸 수 있다는 좋은 징조였다. 하지만...


"도기 크루거."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른 그 순간이었다. 어두운 공간 여기저기서 갑자기 촉수가 날아오더니 그의 사지를 낚아채는 것이었다.


"헉!"


도기 크루거는 놀라 발버둥쳐보지만 그는 자신의 심연이었음에도 불구하도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이 보석의 힘 때문이라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도기 크루거는 그저 허공에 자신을 묶은 자의 신원을 물을 뿐이었다.


"누구냐! 누가 이런 짓을...!"


"저런... 내가 보이지 않느냐?"


도기 크루거는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런데 마침 그곳에는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흉측한 '괴물'이 있었다. 도기 크루거는 그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옴니!"


흉측하고 거대한 뇌에 외눈이 달린 트루비안의 왕, 옴니가 나타나자 도기 크루거는 엄청난 공포를 느꼈다. 원래라면 당당히 맞서 싸웠겠지만 보석의 힘이 도기 크루거의 감정을 조작하고 드는 것이었다. 공포심 때문일까. 도기 크루거의 심장은 빠르게 뛰며 그를 괴롭게 했다. 온 몸이 떨리는건 덤이었다.


옴니는 촉수로 잡고 있던 도기 크루거의 사지를 더 꽉 쥐었다. 도기 크루거가 고통을 느낄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는 말했다. "너는 절대 빠져나가지 못해."

그 말은 도기 크루거에게 굉장히 절망적인 말이었다.


"그게 무슨 소리냐!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도기 크루거는 절규했다. 소리지르고 몸부림치며 어떻게든 옴니의 촉수로부터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도기 크루거가 빠져나가려 하면 할 수록 옴니의 촉수는 그를 더 세게 조여왔다. 그때 옴니가 말했다.


"나를 죽인 자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복수와 최고의 보상을 너에게 주려 함이다..... 거부하지 마라....."


"뭐? 잠깐만...... 으악!"


옴니는 무언가를 말하려던 도기 크루거를 갑작스레 거꾸로 들기 시작했다. 도기 크루거는 머리가 땅으로 향하게 매달려 굉장히 두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문득 내려다 본 땅쪽에는 옴니의 수 많은 촉수가 도기 크루거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


도기 크루거는 점액이 묻어있는 징그러운 촉수들을 보고 기겁한다. 하지만 도기 크루거그 그것들을 막아낼 방법은 없었다. 촉수들은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도기 크루거의 머리, 목, 겨드랑이, 가슴, 배, 다리, 손과 발.... 그리고 성기와 엉덩이를 만지기 시작했다.


"흐으으아앗....!!!"


도기 크루거는 자신의 신음이 입 밖으로 새어나오는 걸 참을 수 없었다. 매끈한 점액이 나오는 옴니의 촉수가 도기 크루거의 온몸에 그의 점액을 마구 묻히며 쓰다듬자 엄청난 쾌감이 도기 크루거를 어지럽게 했기 때문이다. 곧 도기 크루거의 온 몸은 점액으로 인해 매끈해졌고 옴니는 다음 진도로 향했다.


"어...어...? 안돼! 거기는!"


도기 크루거가 다음 진도를 인지했을 땐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옴니의 촉수는 도기 크루거에게 예고조차 주지 않고 곧 바로 도기 크루거의 매끈해진 엉덩이에 내리꽂혔다.


"아아악!"


옴니는 자신의 촉수로 도기 크루거의 엉덩이 구멍을 마구 쑤셨다. 철퍽, 철퍽... 옴니의 촉수는 도기 크루거의 구멍을 쑤셨다 빼며 야릇한 소리를 만들어냈고 실제로도 도기 크루거에게 야릇한 기분을 만들어주었다. 그건 도기 크루거에게 있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엉덩이를 쑤셔지다니. 도기 크루거는 수치심이 들었다. 그때 옴니가 자신의 얼굴에 달린 커다란 외눈을 도기 크루거의 눈높이에 맞추며 말했다.


"부끄러워 하지 마라. 너는 이걸 즐긴다. 나의 촉수와 같은 크고 길다란 것에, 마구마구 박히며 전립선이 따이는걸, 너는 즐긴다. 그리고 원한다. 그 무엇보다 원한다. 남자들과의 격렬한 성관계는 너에게 가장 큰 쾌락을 주는 행위이며 그를 통해 쾌락을 느낄때마다 너는 그런 쾌락을 느끼게 해준 나에게 감사한다. 그것은 당연하다. 부끄러운 일도 이상한 일도 아니다. 너는 이걸 즐긴다. 이걸 즐기고 나에게 복종하며 사는 것만이 너의 사명이다."


옴니는 무거운 목소리로 도기 크루거에게 말하며 자신의 몸에서 입자들을 방출했다. 그 입자들은 상대를 지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세포로써 그것들을 방출하는건 옴니의 고유 능력이었다. 그런데 옴니의 능력은 보석의 힘과 맞물려, 본래 가지고 있었던 '정신력이 강한 자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한계를 극복하고 도기 크루거에게 제대로 작용될만큼 강한 힘을 내고 있었다. 


"흐....흐아아........"


옴니의 능력으로 인해 도기 크루거가 느끼는 성감대의 감도는 배가 되었다. 한편 옴니는 촉수로 꾸준하게 도기 크루거의 엉덩이를 박으며 다른 촉수로는 그의 점액이 잔뜩 묻은 성기를 쓰다듬고 있었다. 도기 크루거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심연속의 그마저도 점점 죽어가게 되는 것이었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심연 속 도기 크루거의 눈동자 또한 점점 보랏빛으로 변하고 있었다.


옴니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옴니는 순간적으로 그의 눈을 보랏빛으로 환하게 비추었다. 그건 정말이지 강력한 빛이었다. 마치에 머리에 총을 맞은 것처럼, 옴니의 얼굴은 일순간에 텅 비게 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에도 도기 크루거는 옴니의 촉수에 의해 박히는 신세였다. 옴니는 그런 그에게 말했다.


"자,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따라해라. 너 '도기 크루거'는 지금 이 순간부터 '다시 태어난다'."

도기 크루거는 옴니의 말을 들었다. 그리고 따라했다. "나 '도기 크루거'는 지금 이 순간부터 '다시 태어난다'."


"너 '도기 크루거'는 이제부터 나 트루비안의 위대한 왕이자 온 우주의 주인이 될 '옴니'에게 절대복종한다."

"나 '도기 크루거'는 이제부터... 트루비안의 위대한 왕이자... 온 우주의 주인이 될 '옴니'님께 절대...복종한........"


도기 크루거가 불편해하며 말을 버벅이기 시작하자 옴니는 인상을 찡그리곤 명령했다.


"조금 전 너를 방해했던 '도기 크루거의  마음 속 찌꺼기'를 마음 속에서 모두 제거해라."

"조금 전 나를 방해했던 '도기 크루거의 마음 속 찌꺼기'를... 모두 제거했습니다."


옴니의 명령을 이행한 도기 크루거는 다시 텅 빈 표정을 지었고 그것을 확인한 옴니는 하던 일을 계속 해나갔다.


"너 '도기 크루거'는 이제부터 나 트루비안의 위대한 왕이자 온 우주의 주인이 될 '옴니'에게  절대복종한다."

"나 '도기 크루거'는 이제부터 트루비안의 위대한 왕이시자 온 우주의 주인이 되실 '옴니'님께 절대복종한다."


"너 '도기 크루거'는 더 이상 아누비스성 출신의 스페셜 포스 레인저 따위가 아니다. 너 '도기 크루거'는 지금부터 나 '옴니'의 충직한 부하가 된다."

"나 '도기 크루거'는 더 이상 아누비스성 출신의 스페셜 포스 레인저 따위가 아니다. 나 '도기 크루거'는 지금부터 '옴니'님의 충직한 부하가 된다."


도기 크루거는 옴니가 말할 때 마다 복창하는 것으로 그의 말을 따랐다. 하지만 그건 단순한 복창이 아니었다. 도기 크루거가 옴니의 말을 복창할 때 마다 도기 크루거의 사고는 완전히 다시 쓰여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이다.


"''원래의 도기 크루거'는 지금 이 순간 이후로 '죽는다'. 영원히."


옴니는 도기 크루거로 하여금 그가 그 자신의 죽음을 선언하도록 했다. 만약 도기 크루거가 이것마저 복창한다면, 이젠 정말 끝이었다.


하지만, 도기 크루거는 망설임이 없었다.


"'원래의 도기 크루거'는 지금 이 순간 이후로 '죽는다'."


"영원히."


도기 크루거의 마지막 복창을 드른 옴니는 사악하게 웃었다. 그와 동시에 도기 크루거가 만든 심연도 서서히 붕괴되었다. 마치 스스로 심연을 만드는 것 조차 그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것 처럼. 하지만 도기 크루거는 저항하지 않았다. 도기 크루거는 그저 옴니의 촉수에 박힐 뿐이었다. 그의 모든게 사라지는 걸 무력하게 바라보며 '죽음'을 기다릴 뿐이었다. 그리고 심연이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 옴니는 새로운 자신의 부하를 위한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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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드디어 깨어난건가?"


고개를 숙인 채 아주 얇게 눈을 뜬 도기 크루거를 보고 브루드윙이 말했다. 브루드윙은 도기 크루거가 쓰러진 사이 그의 엉덩이를 가지고 교미하고 있었다. 브루드윙은 도기 크루거가 다시 깨어나면 앞으로 완전히 다른 역사가 펼쳐질거라 확신했다. 하지만 그전에, 도기 크루거는 브루드윙의 질문에 답해야 했다.


"오랫동안 기다렸다. 이제는 답해줄 때도 되지 않았나? 어떻게 할거지? 사정을 참고 모든 걸 지킬거냐, 아니면, 사정하고 모든 걸... 잃을거냐?"


브루드윙은 도기 크루거의 답을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도기 크루거가 입을 때기 시작했다.


"......당연히..."


"당연히?" 예상외의 첫 마디에 브루드윙은 살짝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설마 보석에 저항이라도 한건가,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건... 단순한 기우였다.


"당연히...


사정합니다! 사정하고 원래의 나를 완전히 죽여버리겠습니다! 지긋지긋하고 역겨운 도기 크루거의 삶 따위 끝내버리겠습니다!!!!!"


도기 크루거의 말을 들은 브루드윙의 표정을 본 도기 크루거 외엔 아무도 없다. 하지만 브루드윙은 한동안 몸을 꿈틀대며 도기 크루거의 눈을 하염없이 바라보았고 이내 온 우주가 떠나갈 정도로 크게 폭소하기 시작했다. 


"아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 드디어!!!!! 드디어!!!!!!!!"


그리고 브루드윙은 말했다.


"내가 도와주지!"


브루드윙은 곧 바로 도기 크루거에 꽂혀 있던 자신의 성기를 다시 마구 잡이로 쑤셔 넣기 시작했다. 브루드윙은 완전히 광기에 지배당한 모습이었다. 그는 악당, 아니 악마에 더 가까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악마가 타락시킨 불쌍한 레인저의 상태로 그에 못지 않았다.


"하아... 흐아아아아!!! 더!!! 더!!!!!"


도기 크루거는 두 눈의 백안만 보인 채 브루드윙의 허리 놀림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오르가즘에 자신의 영혼을 팔았다. 엄청난 행복감, 배덕감... 도기 크루거는 입이 찢어질듯한 미소를 지으며 죽어갔다. 그리고...


"싼다...... 싼다.............!!!!! 지긋지긋했던 도기 크루거도 이젠 안녕이다!"


"하아아ㅏㅇ... 으ㅏ아아ㅏㅏ..으아아아아아아앗♥!" 




그렇게 도기 크루거와 브루드윙은 사정했다. 그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교미를 지켜보고 있던 릭과 페르 역시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하여 사정해버리고 말았다. 그곳에 있던 넷이 동시에 사정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가장 마지막으로 사정을 끝마친건 도기 크루거였는데, 그 이유는 도기 크루거의 선한 본질이 그의 정액과 함께 모두 방출되는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었다. 도기 크루거는 온 몸을 떨며 뷰릇, 뷰릇... 원래의 자신을 모두 뽑아냈다. 사정하는 과정에서 도기 크루거의 눈은 완전히 변했다. 백막은 사라지고 그 자리는 검게 채워졌다. 그건 신체 변화의 마지막 단계였다. 검게 채워진 바탕 위로 나타나는 보랏빛 눈동자는 그가 완전히 다시 태어났으며 더 이상 일반적인 존재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는 완전히 '괴물'이 되었다. 



마지막 사정이 끝난 직 후 도기 크루거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정신을 잃었다. 그건 죽음의 과정이었다. 하지만 도기 크루거는 오래 잠들어있을 수 없었다.


"일어나라. 도기 크루거."


'자신의 상관'이 그를 불렀기 때문이다.




도기 크루거는 눈을 뜨고 다시 고개를 들었다. 도기 크루거는 완전히 괴물같은 눈으로 자신을 부른 자신의 상관, '브루드윙'을 응시했다. 그리고는 말했다.


"네. 브루드윙님!"


도기 크루거는 브루드윙에게 존칭을 쓰며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런 그의 모습은 완전히... '개' 같았다. 도기 크루거가 브루드윙에게 가지고 있던 적의는 완전히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대신 그 자리에는 브루드윙에 대한 존경심과 뒤틀린 사랑이 자리하고 있었다. 브루드윙 역시 그 사실을 느끼고 있었다.


"크흐흐..."


브루드윙은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성공이다. 도기 크루거는 이제 우리거야'. 그런 생각을 하고 있고 있자니 웃음이 멈출 리 없었다. 도기 크루거 역시 자신의 상관이 웃는 모습에 기분이 좋았던건지 꼬리를 흔들며 웃어보였다. 단 한번도 도기 크루거에게서 볼 수 없는 아주 '악한 웃음' 이었다.


브루드윙은 그런 도기 크루거를 보며 말했다.


"어디 신참의 자기 소개를 한 번 들어볼까. 너는 누구지?"


브루드윙의 말에 도기 크루거는 주저 없이 자기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저는 크룰 도기(Cruel Doggie)! 옴니님의 충직한 부하이자 트루비안의 우주 범죄자입니다! 제 임무는 상관이신 브루드윙님의 명령에 복종하며 옴니님의 부활과 트루비안의 재건을 돕는 것! 방해되는 이들은 모두 도륙내어 죽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옴니님과 우리 트루비안의 최종 복표인 우주 정복에 이바지는 것이 저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사명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도기 크루거는... 아니, 크룰 도기는 그렇게 말하며 별안간 오줌을 싸지르기 시작했다. 완전히 개처럼 행동하여 브루드윙에게 충성심을 보이는 것이었다.


만족스러웠던 브루드윙은 물었다.


"캬하하! 아주 좋아! 그런데... 방해되는 이들은 모두 도륙내 죽이겠다니? 그럼 한 때 네가 가르쳤던 지구 행성의 스페셜 폴리스 레인저들도 죽일 수 있나?"


브루드윙의 민감한 질문에도 크룰 도기는 거리낌 없었다. 


"스페셜 폴리스의 레인저들이라니... 당연합니다! 그들은 우리 조직을 파괴한 숙적! 단순 도륙이 아니라 가장 처절하고 잔인하게 죽여버리겠습니다!"


브루드윙은 크룰 도기의 말을 듣고 또 한번 깔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한때는 죽어서도 지키겠다던 자신의 제자들을 저렇게 쉽게 죽여버리겠다고 선언하다니. 보석의 힘을 실감하면서도 조금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크룰 도기가 어이없게까지 느껴지던 브루드윙이었다.


그런데 그때, 이번에는 크룰 도기가 먼저 브루드윙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브루드윙님. 사실 제가 미처 말씀드리지 못한 제 사명이 하나 더 있습니다."


"뭐지?"


브루드윙이 자신의 말을 되묻자 크룰 도기는 미처 자신이 하지 못한 말을 할 준비를 했다. 그 준비는 두 다리를 있는 힘껏 번쩍 들어올려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커다란 엉덩이 구멍을 브루드윙에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고 있으니 크룰 도기는 완전한 변태 애완 동물 그 자체였다.


"제 또 다른 사명은 트루비안의 일원들을 위해 성 봉사하는겁니다! 우리의 왕이신 옴니님께서 저에게 특별히 부여하신 임무입니다! 다시 태어난 후로는 아직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으니 저에게 기회를 주시지 않겠습니까? 만족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브루드윙은 크룰 도기의 깜짝 서프라이즈에 놀라워하면서도 두 다리 벌린 채 이용자를 기다리고 있는 그 탐스러운 구멍을 견딜 수 없었다.


"하하하하하! 좋아! 마음껏 이용해주지!"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


"둘보다는 넷이 낫겠지."


"!!!"


브루드윙의 말에 크룰 도기는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황홀하기는 옆에서 대기하던 릭과 페르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이미 준비됐다는 듯 크룰 도기에게 자신들의 발기한 성기를 들이 밀었다. 브루드윙은 자신이 만들어낸 일그러진 짐승들을 바라보며 원대한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음을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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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지치지 않았다. 보석의 힘은 그들의 체력을 증진시켰고 그 결과 아무리 교미해도 지치지 않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어느새 크룰 도기는 상의마저 벗겨진채 완전히 헐벗고 있었다. 교미를 하다가 흥분한 브루드윙이 찢어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크룰 도기는 자신의 옷이 찢겨진 것에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다. 오히려 벗은 몸으로 브루드윙과 전투원들의 정액을 받아낼 수 있는 것이 그에게는 오히려 성스럽운 의식같이 느껴졌다. 그의 온 몸은 그를 사용한 세 명의 정액으로 범벅이 되었으며 그의 성기와 구멍 또한 마찬가지였다. 덕분에 엄청난 악취가 진동했지만 그건 오히려 크룰 도기에게 포상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전함의 비상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교미하고 있던 넷은 하던 걸 멈춘채 상황을 파악하려 했고 마침 그들이 있던 곳으로 다른 전투원들이 들어왔다. 그들 역시 한때는 스페셜 폴리스의 직원들이었던 자들이었다. 그런 이유로 크룰 도기 역시 그들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더 이상 그들의 존재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게다가 오히려, 같은 트루비안으로써의 더 깊은 유대감을 느끼고 있었다.


방금 막 들어온 전투원들에게 브루드윙이 물었다. "무슨 일이냐!" 


그러자 전투원들 중 하나가 답했다. "전방에서 지구의 레인저들이 탑승한 것으로 식별되는 전투기 하나가 빠르게 돌진하고 있습니다!"


"뭐라고?"


브루드윙은 갑작스러운 지구 레인저들의 등장에 당황했다. 불가능한 일이었다. 전함은 지금 인비저블 모드를 사용하고 있어서 다른 이들에게 식별되지 않는다. 그런 전함의 위치를 어떻게 알고 접근하는 것이며 게다가, 무슨 명목으로 접근하는건지...!


"저... 브루드윙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브루드윙은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건 다름 아닌 크룰 도기였다. 브루드윙은 그에게 물었다.


"뭐지?"


크룰 도기는 어딘가 불안한 기색으로 브루드윙에게 말했다.


"레인저들이 오는 이유... 아무래도 저 때문인 것 같습니다."


"뭐라고?"


"저와 함께 전함에 납치됐던 우주 비행선에는 위치 추적 장치가 있습니다. 총사령관이 우주 비행 중 오랫동안 신호가 없으면 상황을 비상사태로 전환하고 우주선의 위치 추적 장치를 통해 총사령관의 위치를 파악, 가장 가까운 레인저들에게 신호를 보내 도움을 요청하는 식으로 메뉴얼이 짜여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런 이유 때문에 레인저들이 이곳의 위치를 알고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


브루드윙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낭패다. 그래서 도기 크루거가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도 버티려 했던건가'. 


브루드윙은 크룰 도기는 노려보았다. '죽어버린' 도기 크루거가 끝까지 자신을 괴롭힌다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나서였다. 그러자 크룰 도기는 혼나는 개마냥 어쩔 줄 몰라하며 자신을 책망했다. 도기 크루거 였을 때의 잘못된 저항심으로 인해 상관을 곤란하게 만들었으니, 크룰 도기 입장에서 자신은 죽어도 싼 부하였던 셈이다. 그는 그가 과거 저질렀던 잘못들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침울해하는 크룰 도기의 모습을 보고 있던 브루드윙에게 갑자기 번쩍이는 생각이 떠오른 것이었다.


'"가만, 이건 '기회'다."


브루드윙의 중얼거림에 크룰 도기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브루드윙은 그런 크룰 도기에게 씨익 웃으며 말했다.


"네가 나의 부하인 상황에서 내가 무슨 걱정을 했던거지?'


크룰 도기는 브루드윙이 자신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다시 화색이 되어 꼬리를 살랑거렸다. 그런 크룰 도기에게 브루드윙은 웃으며 다가가 자신이 떠올린 작전을 설명했다. 그건 아주 중요한 작전이었다. 크룰 도기는 자신의 상관인 브루드윙의 작전을 전적으로 지지했다.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브루드윙님!


그렇게 맹세하는 크룰 도기의 얼굴에는 브루드윙 만큼이나 더 악마같은 표정이 드리워지고 있었다.







챕터 7. 퍼펙트 타이밍


스페셜 폴리스 지구본부의 레인저들은 도기 크루거가 위험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자마자 곧장 출동했다. 도기 크루거가 탔었던 우주 비행선의 위치 추적 장치를 통해 그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려 했고 그를 토대로 그들은 곧 도기 크루거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전함으로 진입했다.


레인저들은 전함으로 들어서자마자 수 많은 전투원들의 기습을 받았다. 이미 궤멸한 트루비안의 전투복을 입은 그들은 레인저들이 한 보 앞으로 나아가는 것 조차 쉽지 않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지구본부의 레인저들은 도기 크루거의 제자들. 그 어떤 적들에게도 승리할 수 있을 정도로 특훈을 받은 우주의 영웅들이었다. 다만 그런 그들 조차도 그들을 기습한 전투원들의 정체가 스페셜 폴리스 본부의 직원들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땐 큰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레인저들은 그제서야 아주 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적들의 기습이 어느 정도 잦아지자 레인저들은 팀을 나누어 전함을 수색하기로 결정했다. 전함이 실은 스페셜 폴리스 소유의 것이었다는 걸 알아차린 뒤로는 주변 구조를 파악하는 데엔 어렵지 않았다. 전함이 어째서 적들의 손에 넘어갔느냐는 어째서 본부의 직원들이 트루비안의 전투원복을 입고 그들을 기습한것인가와 같이 반드시 알아내야 할 미스터리로 남았지만 말이다. 어쨌든, 팀은 나눠졌고 레드와 그린이 1팀, 블루와 옐로우, 핑크가 2팀이 되었다.


1팀으로 묶인 레드와 그린은 정밀 수색을 하며 도기 크루거를 찾았다. 그린은 "이게 우리 본부의 전함이라고?"라고 놀라워하며 전함의 기괴한 분위기를 심상치 않아 했다. 레드도 마찬가지였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확실히 알아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때, 신호가 울리기 시작했다. 우주 비행선에서 보내는 위치 신호였다. 신호는 점점 강한 소리를 내며 주변에 자신이 있다는 사실을 레드와 그린에게 알리고 있었다.


"여기다." 레드는 신호가 강해지는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레드의 손 끝에는 어딘다로 통하는 어두운 복도가 이어져 있었다. 레드와 그린은 서로 마주보더니 침을 꿀걱 삼키고는 한 걸음씩 복도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들은 여러 우주 비행선들이 대기되어 있는 커다른 규모의 격납고를 발견했다.


많은 우주 비행선들이 있었지만 도기 크루거의 것을 추려내기는 어렵지 않았다. 검소하지만 단단한, 그의 주인과 닮은 우주 비행선이 바로 도기 크루거의 것이었다. 레드와 그린은 문이 잠겨 있는 우주 비행선의 문을 뜯어내며 결국 그 안으로 들어갔다. 가능성은 낮지만 이곳에 도기 크루거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니나다를까 우주선에는 누군가 있었다. 레드와 그린은 거리를 유지하고 조종석에 앉은 그를 라이트로 비추며 물었다. 익숙한 뒷 모습이었다.


"도기?"


레드는 스승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조종석에 앉아 있던 신원 미상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모습을 드러냈다. 가면 속 레드와 그린의 얼굴은 화색이 됐다.


조종석에 있던 신원 미상자는, 도기 크루거였다.


"역시 도우러 와줬구나." 도기 크루거는 웃으며 자신의 가족같은 제자들을 반겼다. 


반갑기는 레드와 그린도 마찬가지였다. "도기!" 


레드와 그린은 신원 미상자가 도기 크루거인 것을 확인하자마자 바로 그에게 다가갔다. 어떤 이들이 뒤에서 자신들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


공격을 받고 먼저 쓰러진건 그린이었다. 레드는 화들짝 놀라며 외쳤다.


"그린!"


레드는 쓰러진 그린을 보며 이것이 함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대처하기에는 늦었다. 이미 레드의 몸은 전투원화 된 페르에 의해 속박되어 꼼짝할 수 없었고 레드의 눈은, 찢어지는 비명처럼 끝없이 펼쳐지는 보석의 환한 빛에 노출되고 만 상태였다. 보석을 들고 있던건 다름 아닌 도기 크루거 였다.


"퍼펙트 타이밍."


도기 크루거는 사악하게 웃었다. 레드는 그런 도기 크루거의 모습을 흐릿한 의식 속에서 의구심을 가지고 바라보다가 서서히 정신을 잃고 말았다. 




-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건 그린이었다. 깨어난 그린은 신체의 자유를 구속당한 상태로 한 쪽 벽에 방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린에게 자신이 처한 위험은 전혀 중요한게 아니었다. 깨어나자마자 본 충격적인 장면 때문이었다. 그린은 그의 앞에서 기이한 행동을 하고 있던 자에게 물었다.


"지금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거죠? 도기?'


그린은 그의 앞에 앉아 있던 도기 크루거에게 물었다. 그런데 도기 크루거의 행동은 정말이지 기이했다. 


"어째서 레드를 그런식으로 만지고 있는거냐구요!"


그린은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 두렵지 않을 수 없었다. 고결한 전사이자 가장 위대한 레인저였던 자신의 스승이 동료 제자를 추행하는 모습을 보고 어떤 이가 두렵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린은 도기 크루거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적어도 그린에게 도기 크루거는 제자를 추행하는 그런 인물이 아니었다. 분명 자신이 모르는 어떤 상황이 있었더라고 믿으면서도, 그린은 당장 레드의 성기를 만지는 도기 크루거의 음흉한 손을 멈추고 싶었다.


"그만! 그만하세요!"


그린은 외쳤지만 도기 크루거에게 닿지 않았다. 도기 크루거는 이제 막 깨어난 그린을 아랑곳 하지 않았다. 오히려 도기 크루거는 그린의 간절한 부탁과 정반대로 더 깊숙하게 레드의 은밀한 분위를 탐닉했다. 레드가 깨어난 것도 바로 그 무렵이었다.


"으으으..." 


레드가 괴로운 듯 신음하자 그린이 외쳤다.


"레드! 괜찮아? 어서 일어나! 이상해! 도기가 이상하다구!"


"그... 그린..."


하지만 레드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건 자신을 깔고 앉아 있는 도기 크루거 때문만은 아니었다. 온 몸이 가위에 눌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니까, 레드는 지금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없는 어떤 문제 때문에 스스로의 몸 조차 가눌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움직일 수가 없어... 도기... 대체 뭐 하시는 거에요..."


레드까지 깨어난 것을 확인한 도기 크루거는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그의 말은 뜻밖이었다.


"트루비안이 돌아왔다."


도기 크루거의 말에 레드와 그린은 심장이 덜컥했다.


"뭐가 돌아왔다구요?" 그린이 믿기 어렵다는 듯 도기 크루거에게 되물었다. 그러자 도기 크루거가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트루비안이 돌아왔다. 온 우주를 지배하기 위해 범죄와 침략을 일삼았던, 트루비안이 돌아왔다."


도기 크루거가 쐐기를 박았음에도 여전히 레드와 그린은 그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트루비안은 이미 궤멸했잖아요... 대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레드는 도기 크루거에게 추행 당하며 자신의 몸에 이상이 생겼음을 느꼈지만 겨우 그 이상을 견디며 자신의 스승이 한 이상한 말에 대해 반박했다. 그런데 레드의 스승은 갑자기 크고 호탕하게 웃기 시작하더니 조울증 환자처럼 일순간에 표정을 변하고는 그에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 '우리'가 궤멸시켰었지. 하지만 그들은 '부활'했다. 아주 성공적으로 세력을 확장하여 스페셜 폴리스 본부까지 장악하는 중이야."


"본부가 장악되고 있다구요?"


"그래. 아주 강하고 아름다운 힘에 하나둘씩 장악되기 시작했다. 매료된 자들은 강한 운명에 이끌리듯 트루비안의 전투원이 되었지. 처음에는 소수였어. 하지만 점점 번져갔다. 마치 전염병처럼 말이야. 결국 지금은 스페셜 폴리스 본부의 절반이 트루비안의 전투원이 되어 트루비안의 스파이 일을 하고 있다. 그들은 은밀하게 움직이며 스페셜 폴리스 본부를 장악중이지."


레드와 그린은 도기 크루거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동시에 드는 의문이 있었다.


"도기는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거죠...?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요. 설마...!"


"......크큭, 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도기 크루거는 그린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대신 웃었다. 미친듯이 웃었다. 그의 웃음은 예전부터 레인저들이 상대해왔던 악랄한 악당들과 다르지 않았다.


"크크크... 그래... 나도 당했다. 나는 더 이상 스페셜 폴리스가 아니야. 나는 트루비안의 크룰 도기. 더 이상 너희들의 스승 따위가 아니다!"


도기 크루거가 말하자 레드와 그린은 절망과 섬뜩함을 느꼈다. 현실을 부정했고 이것 또한 적들이 만들어낸 함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도기 크루거가 그들에게 보석을 보이기고 나서는 모든게 달라졌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우리는 다시 함께할 수 있을테니까. 여길 봐."



도기 크루거는 손에 보석을 들고 레드와 그린에게 보였다. 레드의 정신을 잃게 한 그 보석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던 레드가 그린에게 외쳤다.


"그린...! 크윽...조심해! 저 보석이 내는 빛에 뭔가 있어!"


"뭐?"


레드의 말에 그린은 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그런 경계는 소용 없었다. 보석의 힘은 이미 빛에 노출된 레드의 영혼을 침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건 그린도 마찬가지였다. 레드와 그린은 알지 못했다. 전함을 비추는 불빛의 정체도 실은 보석이 내는 힘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들은 전함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미 옴니의 힘에 노출되어 있었다. 악의 자원과 옴니의 힘이 결합한 보석이 아니라면 강력한 정신력을 가진 레인저를 지배하기엔 부족하지만, 육체 변화를 일으키기엔 충분한 빛이었다.


"동료를 걱정하기에 이미 네 몸은 반응하고 있지 않은가, 레드."


"!"


도기 크루거의 말에 레드는 자신의 아랫 부분을 쳐다보았다. 그제서야 레드의 눈에는 자신의 성가기 점차 팽창하는 것이 보였다. 그런 부적절한 현상을 히어로 수트가 겨우 막아주고 있다는 사실도 말이다. 그리고 그건 레드에게만 보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그린도 마찬가지였다.


"아니야! 보지 마! 이건 도기가 계속 만져서..."


"흐음, 내가 계속 만져서 커졌다고? 아무리 그렇지만 나도, 너도, 우리 모두 남자인데 '발기'하는건 너무하지 않나? 설마 이런 취향이었던가, 레드?"


도기 크루거는 레드가 발기했다는 이유로 조롱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도기 크루거는 레드의 성기를 만지는걸 멈추지 않았다. 게다가,


"그건 제가 묻고 싶은 말입니다... 어째서... 어째서 제 성기를 만지면서 발기하고 계신겁니까...!"


그린은 레드의 말에 도기 크루거의 성기 부분을 보았다. 그리고 그곳에는 레드의 말대로 발기 된 도기 크루거의 성기가 그의 옷을 찢으려 하고 있었다.



"아, 들켜버렸군. 미안하다. 하지만 트루비안이 된 이후로는 오직 교미 생각밖에 들지 않아서 어쩔 수 없겠는 걸. 게다가 레드의 성기, 깆고 싶어서 말야."


도기 크루거는 능청스러운 말투로 천박한 말을 해대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말에 레드와 그린은 조금이나마 남아 있던 희망마저 박살나는 기분이었다. 


"그만두세요 도기! 이건 당신이 아니야! 트루비안이 당신한테 뭔가를 한게 틀림 없어요! 정신을... 정신 차리세요 도기! 도기!!!"


그린은 울먹이며 크룰 도기에게 외쳤다. 존경하는 스승이자 가족. 그랬던 도기 크루거가 발정난 개처럼 발기한 채 부끄러움도 없이 구는 꼴을, 그린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그린의 반응에도 도기 크루거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 아무리 소리 질러도 소용없어 그린. 미안하지만 네가 알고 있는 나는 이미 죽었거든."


도기 크루거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전혀 슬프지 않은 얼굴이었다. 왜냐하면 지금의 도기 크루거는 과거의 도기 크루거를 죽임으로써 얻은 새 삶에 크게 만족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신을 차리라느니, 이건 그 자신이 아니라느니, 하는 멀울 멍청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도기 크루거는 괜찮았다. 무지는 죄가 아니니까. 레드와 그린은 알지 못한다. 보석의 힘에 의해 지배되어 트루비안이 되는 기분을, 인생을 통째로 옴니님께 바치고 그분을 위해 우주의 평화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기분을 말이다. 그건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었다. 저 슬픈 눈빛들을 보라. 도기 크루거는 일을 서두르기로 했다. 더 이상 레드와 그린이 히어로 놀이 따위에 그들의 삶을 낭비하게 둘 순 없었다.


"내가 도와주겠다." 


도기 크루거는 그 말을 끝으로 자신의 새로운 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무시무시한 악의 에너지가 도기 크루거의 몸으로부터 흘러나오며 레드와 그린 두 레인저들을 기함하게 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도기 크루거의 이마에서 무언가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다. 그건 분명, 도기 크루거가 손에 들고 있는 것과 동일한 보석이었다. 도기 크루거의 이마에서 완전히 드러난 보석은 박힌채로 보라색 빛을 발하였다.


"저건!"

"...!"


하지만 아직 놀라긴 일렀다. 도기 크루거의 이마에 박힌 보석이 빛을 발하자 그가 손에 쥐고 있던 보석도 빛나기 시작했다. 그건 일종의 공명처럼 보였다. 


한편 도기 크루거의 변화는 어느 덧 마무리 되고 있었다. 레드와 그린은 그 모습을 믿기 힘들었다. 인자하면서도 강인했던 스페셜 폴리스의 총사령관 도기 크루거는 온데 간데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괴물같은 눈, 괴물같은 이빨, 그리고 옷을 뚫고 나올 정도로 괴물같은 거근을 가진 크룰 도기만 존재했다.


"어서 너희도 '죽음'을 맞이 해라. 그리고... 다시 태어나는거다. 도기 크루거가 죽고... 나, 크룰 도기가 된 것 처럼!"


크룰 도기는 사냥감을 탐스러운 노려보듯 레드와 그린을 바라보며 광기 어린 웃음을 지었다. 그의 뒤에는 어느샌가 다가온 두 명의 전투원들도 있었다.


"안돼...! 이러지 마세요 도기!"


레드는 소리 질렀다. 도기 크루거에 의해 또 다시 보석의 힘에 노출되어버린 레드는 또 다시 정신을 잃을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 거기에 더 나아가, 이번에는 절대 항거할 수 없것만 같은 엄청난 쾌감까지 느껴졌다. 크룰 도기의 손길도 더욱 노골적으로 변했다. 레드는 순식간에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레드는 이 모든게 보석 때문이라 확신하고 최대한 그것에서 눈을 떼려고 했지만 도기 크루거의 뒤에 있던 전투원들에게 저지 당하고 만다.


"그래. 어서 리더로써의 본보기를 보여라. 가장 먼저 죽음을 맞이하는거다."


크룰 도기는 자신의 제자였었던 레드의 죽음을 독촉했다. 그의 고환을 주사위 굴리듯 어루만지며, 그가 어서 자신과 같은 운명에 휩싸이기를 바랬다. 그리고 그건 분명 시간 문제였다. 레드는 저항하고 있었지만 크룰 도기의 손길이 주는 모든 감각과 쾌락이 자신의 뇌를 개편하려 드는 걸 막을 수 없었다. 레드는 점점 빠져 들고 있었다. 크룰 도기의 손길과 보석의 힘에 말이다. 그러는 사이 레드의 성기는 완전히 발기하고 있었다.



"레드 너 까지 왜 그래! 정신 차려!"


"그린... 도망쳐... 이건... 이건.....! 이길 수 없...... 끄아아아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아.... 아......................................."


아.....


레드는 하려던 말을 채 하기도 전에 외마디 비명을 끝으로 그만 정신을 놓치고 말았다. 그건 단순히 정신을 잃은 것과는 달랐다. 레드는 여전히 눈을 뜬 채로 깨어있다. 하지만 그의 정신은 아득히 어두운 곳으로 침식 중이다. 그건 늪에 빠지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이래로라면 레드는 곧 그의 육체와 영혼 모두를 잃고 말 것이다.그건 도기 크루거가 겪은 경험과 같은 것이었고 그래서 크룰 도기는 흥분했다. 그는 어서 레드가 죽어주고 다시 태어나길 기다렸다. 크룰 도기가 바라본 레드의 눈에는 더 이상 빛이 없었다.


한편, 그린 또한 점점 보석의 힘에 의해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는 크룰 도기와 레드, 그리고 두 명의 전투원들이 발기한 모습을 보며 괴로울 정도의 성욕을 느끼고 있었다. 그건 분명 그린의 자유 의지가 아니었다. 보석의 힘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린은 보석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거기에는 그 어떤 누구의 압력이 존재하지 않았다. 단지 그린은 보석의 빛을 바라보는게 자신이 느끼는 괴로움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따름이었다. 그린은 지금,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픈 욕망만큼이나 자신의 영혼을 잠식하는 그 거대한 성욕에 사로잡히고 싶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신이 느끼는 성욕에 저항했다.


"이러면... 이러면 안되는데........ 제발 누가....... 도와줘......."


그린은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 그는 혹시나 주변에 있을지도 모르는 2팀에게 소리쳤지만 그마저도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지금 그린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버티는 것 뿐이었다. 어떻게든 2팀이 그들을 발견할 때 까지, 자신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너무 버거웠다. 지금 그린 앞에 닥친 상황은 그가 버틸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린의 정신을 완전히 꺾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으윽..."


어디선가 들리는 고통에 젖은 소리. 레드의 신음이었다. 겨우 보석의 힘과 맞서 싸우고 있던 그린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그는 기뻐하며 레드를 불렀다.


"레드...! 레드...! 괜찮아? 정신 차린거야?"


하지만 정신을 차린 레드를 보고 기분이 좋았던건 그린만이 아니었다. 크룰 도기도 마찬가지였다.그린과는 조금 다른 이유에서, 그는 기뻐하고 있었다.

크룰 도기는 레드과 자신과 연결되었음을 느꼈다. 마치 서로 공명하는 보석들처럼 그들의 에너지는 같은 성질을 띄며 서로 영향을 주고 있었다.


크룰 도기는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 채 레드를 부르는 그린의 시끄러운 외침을 뚫고 레드에게 말을 걸었다. 


"깨어났느냐, 레드?" 


그러자 레드는 말했다. "...네."


그때 레드의 눈은 순식간에 보랏색으로 차올랐다. 그건 처음으로 드러난 레드의 변화였다. 레드의 변화는 그의 태도에도 영향을 주었다. 정신을 차리고 난 뒤 레드의 태도는 아주 차분했다. 조금 전까지 그린에게 도망치라 외치며 온 몸을 덜덜 떨었던 레드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런 레드에게 가장 격한 반응을 보였던 건 그린이었다. 그린은 자신의 말에 반응하지 않았던 레드가 크룰 도기의 말엔 반응하는 걸 보고 더 크게 소리쳤다.


"레드...? 레드 왜 대답해주지 않는거야! 어서 벗어나! 할 수 있어!"


하지만 레드는 그린에게 반응하지 않았다. 심지어 무관심한 것 처럼 보였다. 레드의 시선은 오직 크룰 도기를 응시하고 있었고 크룰 도기는 그런 레드의 발기한 성기를 강하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 스페셜 폴리스의 '레드 레인저'는 확실히 죽었겠지?"


크룰 도기는 찢어질듯 미소 지으며 레드에게 물었다. 그러자 무표정했던 레드의 얼굴도 점차 일그러지며 어색하고 괴상한 웃음을 띄었다. 


레드는 말했다. "네. 레드는...... 죽었습니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그린이 소리쳤다. 


"레드! 무슨 소리야 죽다니! 너까지 왜 그런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러자 크룰 도기가 말했다. "레드. 아무래도 그린에게 설명이 필요한 것 같다. 아무래도 전 지더로써 네가 설명을 해줘야 겠는걸."


"네, 알겠습니다."


크룰 도기의 명령에 레드는 누운 채로 그린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린. 나는 죽었다. 정확히는, 예전의 내가 죽은거다. 더 이상 스페셜 폴리스의 레드 레인저는 없어. 그 녀석은 옴니님에 의해 완전히 죽어버렸다. 그 녀석이 가지고 있던 정의, 희망, 선의 따위는 더 이상 이 몸과 영혼에 존재하지 않아."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 그럼 내 눈 앞에 너는 대체 뭐란 말이야! 사람들을 보호하고 온 우주의 평화를 지켜내겠다던 레드가 아니면 대체 뭐란 말야!"


그린은 목이 갈 정도로 발악하며 레드에게 소리 질렀다. 그건 정말이지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간절한 외침이었다. 하지만 레드는 그런 그린에 궤념치 않았다. 다만 그는 그린에게 자신을 다시 소개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슬슬 그린이 자신을 예전의 레드로 받아들이는게 '싫었기 때문'이다.


"그린. 포기해. 네가 아무리 그런식으로 울어봤자 그 한심한 놈은 돌아오지 않아. 네 눈 앞에 있는 나는 그보다 더 큰 사명을 가지고 있어. 그건 바로' 나의 유일한 왕이신 옴니님께 이 온 우주를 통째로 가져다 바치는 것'이다. 사람들이나 우주의 평화 따위는 필요 없어. 그것들은 옴니님의 위대한 목표에 방해될 뿐. 옴니님께 방해되는 건 모두 죽인다.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을 하는 사람이 바로 나, 트루비안의 전투원인 레드다."


레드의 말에 그린은 울먹이며 호소했다.


"제발... 장난이지? 레드 그러지 마... 레드.... 레드....!"


하지만 그린의 호소는 레드에게 닿지 않았다. 대신 레드는 다시 크룰 도기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말했다.


"크룰 도기님, 부탁입니다. 어서 과거의 제 찌꺼기들을 모두 방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옴니님과 트루비안에 저항했던 과거의 제 자신이 아직 제 몸에 있다는 사실이 소름끼치도록 싫습니다."


레드의 말에 크룰 도기는 사악하게 웃으며 말했다.


"좋아. 마침 나도 싸고 싶었던 참이다. 다시 가족이 된 기념으로 한 발 뽑아볼까."


크룰 도기는 그렇게 말하며 레드와 자신의 발기된 성기를 한 손으로 모두 잡더니 미친듯이 흔들기 시작했다. 레드는 더 이상 자신이 크룰 도기의 손길에 흥분하는걸 숨기지 않았다.


'아아! 크룰 도기님의 손으로 추행당하는거 기분 좋아요! 으으읏... 아! 아!"


흥분한건 크룰 도기도 마찬가지였다. 교미에 미친 크룰 도기는 자신의 제자였던 레드를 자신의 손으로 타락시켰다는 생각에 굉장한 오르가즘을 느꼈다.


"흐아..... 나도 네가 굴복하고 트루비안이 되어서 기쁘다....  브루드윙님께서도 기뻐하시겠지...... 아마 상을 주실거야..... 마구 박아주셨으면 좋겠는데..."


찌꺽찌꺽. 새어 나온 쿠퍼액으로 코팅 된 둘의 발기된 성기가 서로 부벼지며 야릇한 소리가 만들어졌다. 그린은 그 모든 모습을 보며 이성을 완전히 잃었다. 아직 죽음을 겪기 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대신 그린은 미친 사람처럼 실소하며 스스로 자신의 성기를 조금씩 만지작 거렸다.


"하하하.......나도 할래..... 나도............. 어서 나도 레드 처럼................."


그러는 사이 도기 크루거와 레드는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도기 크루거가 말했다.


"레드! 이제 너의 한심했던 옛날과 작별할 시간이다!!!! 준비는 됐겠지?!"


그러자 레드가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네! 어서 사정 시켜주세요! 저에게 남아있는 한심했던 레드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모두 쥐어짜 주세요!!!!!!!!!!"


"좋아! 간다! 으아아아아아아앗!!!!"


'하아.... 하아...... 트루비안 만세!!!!! 트루비안 만세!!!!!!!!!!!!"



도기 크루거와 레드의 사정은 동시에 벌어졌다. 그들의 커다란 성기에서 솟구친 정액은 각자 만나 뒤섞이며 서로의 몸에 낙하했다. 보석에 담긴 옴니의 능력으로 인해 그들의 정액에는 엄청나게 비린 밤꽃향이 났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본 그린은 드디어 완전히 미쳐버렸다.


"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다 끝났어!!!!!!! 다 끝났다고!!!!!!! 제발 나도... 나도 죽여줘 제발!!!!!!!"


그린의 간절함이 통한걸까. 그린은 그렇게 소리지른 후 몇 초만에 무서울 정도로 조용해졌다. 그가 원한대로 그 역시 죽음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크룰 도기가 말했다. "그린도 곧 있으면 죽음을 겪겠군. 너도, 그린도, 신체에 보석을 이식할 필요가 없어서 다행인걸."


크룰 도기의 말에 레드가 답했다. "네. 아무래도 스승님께서 먼저 지배당하신 덕분에 저희의 정신력이 크게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크룰 도기와 레드는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그린을 바라보며 사악하게 웃었다. 그들은 그린이 '다시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레드가 말했다.


"크룰 도기님. 이렇게 기다리는 것도 좋지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 있지 않겠습니까?"


레드의 말에 크룰 도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아, 그렇지. 하마터면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낼 뻔 했는 걸."


크룰 도기는 그렇게 말하면서 그들 옆에 있던 전투원들에게 눈길을 주었다. 그건 일종의 신호였다. 그러자 전투원들은 어느새 발기된 성기를 덜렁거리며 크룰 도기와 레드에게 다가갔다. 그 두 전투원들이 스페셜 폴리스 본부의 교도관이었던 릭과 페르였다는 사실을, 레드는 한참 뒤에야 알게 되었지만, 그건 그때나 나중에나 딱히 중요한 사실이 아니었다. 그건 그냥, 죽어버린 옛 삶일 뿐이었다.




-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크룰 도기와 레드, 전투원들은 모두 뒤엉키며 자신의 온 몸에 서로의 정액을 뭍혔다. 레드는 다시 드러누운채로 크룰 도기의 기형적인 성기를 받아내었으며 전투원들은 계속 자위하며 교미하는 크룰 도기와 레드 위에 정액을 뿌렸다. 그리고 그러던 중, 그린이 깨어났다.


"....."


그린이 깨어나자마자 본 것은 정액 범벅이 되어 깨어난 자신을 바라보는 네 마리의 짐승들이었다. 그린의 속박은 어느샌가 풀려 있었고 그래서 그는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그들에게 닿으려고 간 그 짧은 거리를, 그린은 짐승처럼 손과 무릎을 써서 마치 네 발 짐승이 된 것 마냥 기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에게 도달하자, 두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조용히 손으로 자신의 발기된 페니스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자위였다.


"흐응......하아아......"


그린은 자위하는 동안에도 신음 외의 말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크룰 도기도 레드도. 심지어는 전투원들도 그린이 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었다. 그들은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할만큼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렇게 그린은 결국, 자신의 찌꺽거리는 자위하는 소리외엔 들리지 않는 무섭도록 고요한 방 안에서, 자신의 페니스로부터 정액을 분출했다. 분출된 정액은 눈높이에 있던 크룰 도기와 그의 아래서 농락 당하던 레드를 더럽혔다. 


크룰 도기는 아무 말과 행동 없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린이 자신의 얼굴에 정액을 뿌리고 나서도. 하지만 그런 일이 있은 직후 그린의 눈이 보랏빛으로 차오르는걸 확인하고 나서는 그 역시 행동을 보였다. 그린이 자신의 입가에 뿌린 정액을 사악하게 웃으며 혀로 햝아 먹는 것이었다. 그리고...


"...크큭........"


새어나오는 웃음. 그런 크룰 도기 몫의 웃음이었다. 그게 처음이었다. 크룰 도기의 웃음을 시작으로 방 안에 있던 다섯명은 서로를 바라보며 키득거리다가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돌풍처럼 다 함께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다.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흫....."

"키킥....킥.....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들은 터져나온 웃음을 그칠 줄 모르는 것처럼 웃었다. 그들이 왜 그렇게 서로 웃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들의 웃음은 마치 원한을 가진 악령의 웃음 같은 것이었다. 사실 그들이 웃은건지도 확실치 않았다. 단지 그것이 웃음과 닮았기에, 웃는 것이라고 표현했을 따름이다.


그들의 웃음은 2팀이 그들이 있는 곳을 발견했을 때 까지 계속되었다.


"찾았다! 여기야 여기! 도기! 얘들아!...... 어? 이게 대체....."


블루와 옐로우, 그리고 핑크는 겨우 발견한 동료들의 모습에서 이질감을 느꼈다.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엄청난 악취와 불길한 예감. 그리고 언뜻봐도 엉망진창인 동료들이 그들에게 가장 먼저 보인 장면들이었다.


한편, 크룰 도기를 비롯한 트루비안의 새로운 가족들은 언제 그랬냐는듯 웃음을 멈추고 일제히 자신들을 동료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한심한 모습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들에게도 반드시 죽음을 경험하게 해주리라. 그들에게도 반드시 새로운 삶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리라. 


크룰 도기는 놓고 있던 보석을 다시 들었다. 보석은 끈적한 액체에 의해 잔뜩 더러워졌지만 그것대로 꽤나 어울리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레드와 그린은 크룰 도기가 취할 다음 행동을 알고 있었다. 전투원복을 입은 릭과 페르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분명 크룰 도기를 아주 잘 서포트해 줄 것이다. 이번 일이 끝나면 크룰 도기는 아마, 자신이 원하던 대로 그가 존경하는 상관에게 큰 상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 행성 여러분들 안녕하십니까. 뉴스 속보입니다.


조금 전 지구가 함락되었습니다. 지구의 함락 소식은 우주 전파를 타고 주변 행성에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정보를 살펴본다면...


지구를 함락시킨 자들은 바로 트루비안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스페셜 폴리스 본부의 감옥에서 탈출한 브루드윙이 일을 주도했다는 사실도 확인되었습니다.


현재 우주의 모든 종족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영원할 것 같던 평화가 조금 전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


한편, 지구 함락 소식이 전파되며 첨부 된 한장의 사진이 하나의 논란으로 부상했습니다.


논란이 된 사진이 담은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진을 잘 보시면... 스페셜 폴리스의 로고가 새겨진 전함 앞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사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논란이 된 내용이 아닙니다.


정말 논란이 되었던 건 사진 속 인물들이 마치 우주 방위대 스페셜 폴리스의 레인저들과 유사하다는 주장에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논란이기 때문에 진위 여부가 파악된 것은 아니라는 점 확인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추가 정보가 전파되는 즉시 재보도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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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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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대피하세요!!!!!!!! 안돼....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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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송출에 이상이 있었던 점 양해 말씀 드립니다.


계속해서 전달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저항하지 마십시오. 


제 목소리를 들으며 화면의 보라색을 계속 봐주십시오.


곧 우리가 찾아갈겁니다. 


여러분들은 곧 모두 죽을겁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존재로 재탄생 될겁니다.


그러니 저항하지 마시고 화면을 계속 봐주십시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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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4만 5천자를 바라고 쓴 소설은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그런데 아주 계획없이 쓴 소설은 아닙니다.


적었다 지웠다 적었다 지웠다


그러다가 인터넷이 갑자기 꺼져서 다 날려먹기도 하고...


아예 포기할까 하다가 오기가 생겨서 결국 이렇게 다 적었습니다.


이 소설이 여러분들께 어떤식으로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는데


제 망상을 총망라해서 적었다고 보시면 그나마 이해하실 수 있을겁니다.


혹시 그림 관련 문제가 있다면 바로 지우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래 퍼리채널에만 올리려고 그랬는데 사람도 나와서... 여기에도 올립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작성했으므로 내용상 오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발견시 말씀해주세요. 고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