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pcrepair/89028641


이 글을 보고 떠올랐음.



컴퓨터 조립과 수리로 유명한 허 모 유튜버가 게시한 영상에 대해.


나는 회로설계 + 제품설계쟁이임.

컴퓨터 케이스를 디자인 할 수도 있고, PCI-e 카드도 디자인 할줄 암.

간단한 TPM 모듈이나 M.2 카드 형식변환 해주는건 직접 디자인하고 공장에 주문넣어 자작해서 사용함.

개인적인 보유 장비도 오실로스코프, 로직분석기, 전원공급기(PC용 아님), 멀티미터,

스테이션형 인두부터 휴대용 작업세트, 히트플레이트까지 다 갖추고 있음. 


일주일 전에 올라온 모 유튜버의 영상이 묘하게 심기에 거슬렸음.

그땐 할 말이 많아도 하지 않았는데, 잠도 안오는 김에 적어보기로 함.


영상이 궁금하면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찾아가서 보면 됨.



서론


이 유튜버는 예전부터 봐 왔지만, 무슨 컴퓨터 명장 달고 일하는 그런 사람이 아님.

컴퓨터에 대단한 전문성을 가지거나 관련 제품을 만드는 사람도 아님.


물론 전문성이 떨어지는건 이해 할 수 있음. 이사람이 전파사를 운영하는건 아니잖아 컴퓨터 고장 수리지.

이 글을 보고 누구는 "너는 그럼 왜 컴퓨터 수리 안하고 그러냐??" 할 수 있는데, 할 수 있어도 안하는거임.

내가 뭐 매장 차려서 재고 쌓아두고 컴퓨터 수리조립 하면 한달에 얼마씩 챙기겠다고 수리점을 하겠음.

동팔이들 왠만해서 요즘도 부품갈이 같은거 하면서 먹고 사는거 뻔히 아는데 거기 끼어들고 그럴 순 없잖아.


특히나 요즘은 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로 옮겨가고 있는데 전망이 밝아 보이지도 않았음.

대규모가 되어야 영위할 수 있는 문제를 나에게 적용할 수 없는 문제임. 결과론적인거지.

이 사람도 처음부터 윈도우 정품만 깔아주고 그랬겠음?



카드에 커넥터가 걸리는 문제는 그래픽 카드 제조사의 문제가 아님.

컴퓨터 케이스 제조사의 문제임.


대부분의 사람들이 컴퓨터 케이스에 그리 큰 돈을 들이지 않음.

돈을 들인다고 해도 외적인 디자인에 투자하는 정도지 컴퓨터 케이스의 자체 품질에 대해 그다지 고려하지 않음.

대부분의 컴퓨터 케이스는 정말 얇은 아연판 같은걸 이용해서 제작함. 뭐 철판을 쓰는지 뭔지는 모르는데

내가 재료공학 같은걸 전공한게 아니니 저가형 케이스 양산할 때 정확히 뭘 쓰는지는 모름. 


중요한건 케이스 자체의 뒤틀림이나 내구성 증가를 위해서 케이스 곳곳에 굴곡을 지게 만듬.

골판지 같은 원리임. 난 절삭가공만 해봤지 프레스 같은건 안해봐서 잘은 모르지만



케이스 곳곳에 굴곡이 져있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거임.


다른 케이스들은 어떨까?



프랙탈 디자인 디파인 R6

보면 알겠지만 플랫함. 튀어나온건 있어도 깊이있게 들어가진 않음.


AWD-IT Aura

이것도 플랫함. 깊이있게 들어가지 않음.


2008년형 맥 프로 케이스.


이 케이스들의 가지는 공통점이 뭘까? 전부 뒷부분이 평평하게 되어 있음.





근데 유튜브에 나온 이 영상이나 



챈에 올라온 이 영상들을 보면, 불필요한 살들이 추가되어 있어서 문제가 생긴다는것을 알 수 있음.

왜 비싼 케이스들이나 대기업 제조 케이스 등에서는 대개 이런 문제가 없고 저가형 케이스에서 문제가 생길까?


싼 케이스들은 가격을 문제로 표준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


컴퓨터 부품들이 모두 호환성을 가지는데에는 당연히 표준 규격이 존재함.

PCI Express 에서 제정한 CEM(Card Electromechanical Specification) 이라는 문서가 있음.

PCI-e 카드의 전기기계적인 규격을 정의하는 문서임.

당연히 모든 그래픽 카드는 이 규격을 반드시 따라 제작해야 함. 그래야 호환이 되니까.




이 서류에는 이런 PCI-e 카드에 필요한 다양한 규격에 대해 매우 상세히 나와있음.



그래서 나도 컴퓨터 케이스 등을 제조할 때, 이런 여러가지 표준 문서를 당연하게도 전부 참고하여 디자인을 진행함.

이 CEM 서류의 도면 중 하나에는 이런 내용이 있음.


바로 Connector Opening 이라고 써있는 부분임

당연히 저 부분에 커넥터가 위치해야 하니 저 부분이 비어 있어야 한다. 라는 의미임.



그리고 카드 제조사는 당연히 저 부분을 표준 규격에 맞춰서 비워둠.






그게 표준 임. 



난 그러니까 영상을 여기까지 본 입장에서

왜 대체 컴퓨터 케이스 제조사가 문제라는 생각을 못한거지??? 라는 의문이 들었음.



이 케이스도 잘 보면, 저부분이 저래 튀어나온걸 볼 수 있는데



아무도 그렇게 하라고 한 적 없음.

맥 프로 케이스야 맥 독자 규격이니 상관이 없음.

그럼 내가 올린 나머지 두개의 케이스 모습을 보자.


1번처럼 여유 공간도 있고

2번처럼 표준 문서에 맞게 안 막고 뚫어놨음.


벌써 이 시점이면 뭐가 문제인지를 깨달아야 하는거 아니었을까?



케이스가 문제인걸 왜 그래픽 카드 제조사랑 메인보드 제조사에 따지는지 모르겠음.



이건 대체 뭔소린지 모르겠음. 그럼 케이스 뚜껑은 왜 안말아뒀음..?



보면서 굉장히 불쾌했음.

소신발언) 달고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그냥 막말하는거 아님?

진짜 이거 보고 하고 싶은 많은 말들이 목구멍 바로 직전까지 올라왔는데도 참았음.

할라면 할 수 있음. 근데 내가 여기 질문글 올리는 사람한테 "그게 상식적으로 맞냐? 병신새끼야" 하고 말 안하는것도

컴퓨터를 모르니까 그런거잖아? 대놓고 나 컴맹이오 하면서 컴퓨터 수리 맡겨놓은거처럼 행동하는것도 아니고.


근데 이사람은 모르는데 당당해. 그래서 굉장히 불쾌했음.

컴퓨터 부품 디자인 하는 디자이너들이 책상 앞에 앉아서 오토캐드(아트워크에 오토캐드를 왜 씀??) 돌려서

디자인을 좀 하지 말고 직접 조립을 해 봐라..?


수십 년간 컴퓨터 조립을 해 오신 전문가분께서 남의 전문성에 대해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음

진짜 하고싶은 말 한트럭이 목구멍 앞에 쌓였는데 참도록 하겠음.

허 모 유튜버분꼐서는, 그런 케이스를 취급하지 않으시길 부탁드리겠음.


할 말 많음. 디자인하면 하루 왠종일 보는게 자료들임. 컴퓨터에 있는 pdf만 해도 수백 수천개임.

커넥터 2mm 내리는거? 부품만 있으면 어려운거 아님. 근데 그래픽 카드 제조사들이 커넥터도 제조함?

커넥터 제조사랑 보드 제조사는 다 표준 맞춰 내는데 케이스가 그지같은걸 누구 탓 하는지 모르겠음.


차 타고 다니다 교통법규 위반 걸려도 경찰한테 유도리 없다고 하는 논리랑 비슷하지 않음?

자기 가게에서 구입한거 아니면 수리도 안 해 주는데 왜 이런 문제가 있는 케이스를 갖다 쓰는건지는 진짜 모르겠음.

모르면 당당하지 말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