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학교와 관련된 꿈을 자주 꾸곤 한다. 저번에는 다같이 관광버스를 타고 수학여행 가는 꿈이었다.
중학생 이었을 무렵 세월호 참사로 놀러가지 못했던게 조금은 한이 있었던 걸까. 친구들이랑 노는 꿈은 나도 좋아했다.
지금은 못보는 친구들이랑 싱글생글 장난도 치고 사진도 찍고 하는게 즐겁긴 한데 왜 버스가 하늘을 나는걸까 조금은 이상하네 하고 생각할 무렵, 유튜브에서 "평소에 중지를 손 뒤로 꺾어보세요. 중지가 손 뒤로 180도 꺾일 수 있다면 꿈인겁니다." 라는 말이 떠올라 손가락을 천천히 뒤로 당겼다.
내 중지 끝은 손등에 닿았다. '하긴, 손가락 좀 유연하고 길면 컨디션 따라 꺾일 수 있는거 아니겠어?'
나는 즐거운 수학여행을 즐겼다.
아침이 되어 눈을 떠보니 꿈이라는 걸 그제서야 알게 됐다. 나는 중지를 꺾어봤지만 절대로 손등에 닿지 않았다.
다들 알고 있지 않은가? 꿈이란게 원래 두루뭉실 하니 그런게 잘 안먹히지 않는거다.
오늘은 야자시간에 친구들이랑 수다를 떨고 있었다. 수학 선생의 줄무늬 와이셔츠에 대한 악담으로 다들 재미있게 놀고 있는 와중, 무의식적으로 난 중지를 꺾었다. 한 번 꿈에서 그랬던 기억에 스트레칭이라도 하는 겸, 요즘 자주 손가락을 꺾곤 했다.
내 중지 끝은 뒤로 꺾여 손등에 닿이고 있었다.
식은 땀이 흐른다.
뒤를 돌아봤다.
친구들이 한 두명 날 바라봤다.
"무슨 일 있어?"
"응? 아니야. 그냥 누가 불렀나 해서."
난 다시 앞을 봤다.
앞에 있는 모든 학우들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갑자기 왜이렇게 긴장해?"
"아니 그냥 쌤 온줄 알았어. 암것도 아니야."
뒤에서 누군가가 내 어깨를 잡는다.
"너 손가락 왜그래?"
난 분명 꺾이는 중지를 보고 놀라서 책상 아래로 내 손을 숨겼다. 절대로 친구들은 알아차리지 못했을 터였다.
내 왼손은 중지가 꺾인 채 돌아오지 않는다.
"너 눈치 챘구나."
머리가 새하얗게 질린다
친구였던 것들은 애초에 누구였는지 모를 이목구비도 없는 무언가였음을 이제 자각한다.
난 이제껏 이 이상한 형상들과 소풍도 가고 밥도 먹고 수다도 떤건가..?
모두가 일어서고 나에게로 목을 꺾어 바라본다.
나는 그들에게 솔직히 말했다.
"맞아,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그렇게 긴 잠에서 깼다.
그날 이후로 꿈은 꿈대로 흘러가는걸 즐기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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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몽/루시드드림
꿈은 흘러가는대로 두는게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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