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면시 노래 플리를 늘리고 싶어서 잡게된 이번작. 진짜 아무것도 모른채로 잡았어서 세토구치 겜인걸 텍스트 고봉밥인거 보고야 알았다. 세토구치겜은 작년 히라히라히히루로 입문한 뒤로 이번이 두 번째인데, 아무래도 히히루 유니티 기번은 수많은 독백을 알아들을 수 없었기에 세토구치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게 된 첫번째 게임 / 2024. 2.18~23, 6일에 걸쳐 올클, 이렇게 스토리 하나에 빠져 끊임없이 키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스포주의


리뷰에 앞서

이 게임에서 가장 임팩트 있었고, 나중에도 자주 듣게 될 노래 하나 고르라 하면 결국 첫 번째 이 곡을 고를 것 같다

https://youtu.be/3_EEvRJTLAI?feature=shared

인게임 내에서도 초반 기대치 워낙 높여 놓아서 두근두근 대면서 노래를 접하게 되었는데, 이 곡은 처음 들었을 때부터 내 취향에 적중해버린 락이었다. 내가 평소에 락을 전혀 듣지 않지만 이 곡은 그럴만도 한게

https://youtu.be/NRRF8uqV9Wk?feature=shared

내가 고1 때 한창 학업 스트레스에 힘들어할 시절에 빠져있던 노래가 다름아닌 SPYAIR 'THIS IS HOW WE ROCK'이었다. 두 곡 동시에 들어보면 과하지도 그렇다고 덜하지도 않은 내 취향의 파워가 엇비슷하게 느껴지지더라아님말고. 아무튼 그 이후로 7년 넘게 잊고 있다가, 심지어 루트 중반에 가서야 예전에 내가 저 노래를 좋아했다는 걸 갑자기 깨달았다. 마치 잃어버렸던 보물을 되찾은 기분이라 그 뒤로 게임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이겜만의 장점

이런 고봉밥이 농담 아니라 진짜 큰 장점이었다. 특히나 각 등장인물마다 강한 개성으로 외치는 긴 대사들은 그들만의 가치관을 필터없이 드러냈고, 그걸 받아들이다 보면 락 뮤지션들의 매력에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게다가 겜 자체가 1인칭이다보니 주인공의 독백 또한 고봉밥이 되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런 긴 문장을 하나하나 집중하면 할수록 그 어떤 겜보다 세계관에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뮤지쿠스에 있었다. 초반이나 게임을 이제 막 킨 직후가 적응하기 어렵지 한 번 집중하면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을 가졌다



각 루트 별 후기는 루트 끝났을 때 각각 작성했음. 궁금하면 아래로

1. 학원제(오자키 야코) 루트 후기: https://arca.live/b/yuzusoft/99387092

2. 아사카와 슈(코사카 메구루) 루트 후기: https://arca.live/b/yuzusoft/99500262

3. 배드 엔딩(스미) 후기: https://arca.live/b/yuzusoft/99601372


앞서 본 여러 루트 감상을 각각 요약하자면 오자키 루트는 말 그래도 야간학교 모두가 뭉쳐 으쌰으쌰하는 청춘 감성, 메구루 루트는 메구루 스승에게 드리는 아름다운 선물이었고, 배드 엔딩은 인디밴드가 잘 안 되었을 때 겪는 적나라한 현실과 작곡에서의 절망을 그려낸 루트였다


그리고 대망의

4. 진엔딩(하나이 미카즈키) 후기

이 루트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낭만

마침내 좋은 기회를 얻어 메이저로 데뷔하고 잘 나가는 Dr. Flower

초중반이 다소 작위적인 전개로 보일 수 있었는데도 앞의 공통 루트에서 케이일행이 겪어온 수많은 고난과 특히 배드 엔딩에서 케이가 겪은 정신나간 고통은 이 루트에서의 성공에 충분한 신빙성을 보장한다


일본 최고의 밴드로 순항하던 중 겪게 된 미카즈키를 향한 테러 사건

이런 사건을 겪었음에도 포기하기 않으려던 미카즈키의 모습은 그 어느때보다 빛나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PTSD로 인해 미카즈키가 노래를 잃자 락을 포기하는 대신 둘은 약혼을 주고 받게 된다

(이전 루트들에서 CG만 잔뜩 나오고 노래는 엔딩이나 특정 순간 외에는 제대로 나오지도 않길래 이겜은 '뮤지쿠스'인데도 CG, 텍스트와 음성에 올인해서 아쉽다가도 이런 압도적인 미카즈키의 모습을 보고 생각을 고치기도 했다)

한동안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다가...

https://youtu.be/rObNGMkXNVA?feature=shared

이전까지 회사 대표로서의 모습으로만 기억되어온 야기하라씨의 전성기 시절 폼으로 부활한 락은 케이와 미카즈키의 열정에 불을 피우고

이 겜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말이다. 서로 한 가지에만 올인할 수 밖에 없는 타입이다보니 지금의 밴드만을 위해 약혼마저 포기하는 그 둘만의 열정은 내 마음에도 불을 피워주었다. 케이가 미카즈키를 미카짱이라 부를 날은 아직 멀은 듯하다, 아님 평생?

마침내 밴드의 부활과 함께 모든 서사를 마무리한다

https://youtu.be/_sCb0mbolPA?feature=shared

마지막 노래 'Magic Hour'는 극상의 연출과 함께 그간 다소 아쉬웠던 미카즈키 노래의 정점을 보여준 곡이다

엔딩의 최후반부 연출은 이겜으로 OVERDRIVE겜이 입문한 나조차 눈시울을 붉혀주었다


총평

개인적인 노래 TOP3: 흔들흔들, Happy Hour, 시작의 노래

루트 순위: 배드 엔딩 = 진엔딩 > 메구루 > 오자키

배드엔딩만의 세밀한 심리묘사와 엔딩곡이 특히 좋았어서

 '뮤지쿠스'는 일본에서 밴드맨으로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 중에서도 우연히 락에 눈떠버린 주인공 케이의 서사를 1인칭으로 표현한 작품이었고, 주인공 일행 뿐만 아니라 이겜에 등장한 여러 개성 넘치는 뮤지션과 라이브하우스는 락을 잘 모르는 나에게도 첫 곡 '흔들흔들'부터 락만의 매력에 금방 빠지게 만들어준다

 또한 각 루트만의 강렬한 개성은 내가 마치 4개의 게임을 플레이 한 것 같은 기분을 주었다. 각 루트마다 작가가 표현하려는 주제를 이렇게까지 살려낸 게임도 사쿠모유 이후로 오랜만이었는데, 학원제 청춘, 스승을 향한 존경과 헌사, 참혹한 밴드맨의 현실과 작곡을 향한 광기, 마지막으로 모든 밴드맨이 그리는 낭만을 보여줌으로써 지금까지 관심도 가지지 않았던 락의 세계로 발들이게 만든다

다만 아쉬운 점으로써 미카즈키 노래 중에서 Magic Hour, 시작의 노래 외에는 임팩트가 많이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고, 음악 연출 또한 각 루트의 엔딩 파트 외에는 풀 오토 독백으로 퉁쳤기에 큰 아쉬움이 있었다. 다만 이를 넘어서는 서사가 나를 충족시켜주었기에 행복한 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내 점수는 오로지 음악 연출에서만 5점 깎은 95점

세토구치신이라는 존재를 뮤지쿠스로 다시금 깨닫네


게다가 작년에 한국에서의 여러 그룹 라이브를 처음 겪은 뒤로 라이브 감성에 대한 동경이 생겼었는데, 당시 그 기분을 상기시켜주기도 해서 더더욱 좋았던 겜이었다

한국 라이브도 진짜 좋으니 기회가 된다면 가보는거 추천. 나는 메인으로 김장훈, 멜로망스 나오는 라이브에서 진짜 감동받았어


올해에도 일본 여행을 간다면 라이브하우스 하나는 알아보고 가야겠다

그전에 세토구치 키라키라도 반드시 해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