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깨고나서 리뷰 쓰려고 했는데 그때 살짝 슬럼프가 와서 포기했다가 다시 써보고싶어서 쓰는 글임


이게 사람 취향이라는게 뭐라 말하기 어려운 면이 있지만 난 대부분 캐러게를 좋아하는 편임

스토리게를 막 혐오한다거나 그런건 아닌데 괜히 쓸데없이 무거운 스토리로 분위기 초치는걸 굉장히 싫어함

게임이라면 게임에 맞는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하고 난 그런 게임의 분위기에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인데

그래서 내가 유독 페보겜을 좋아하는건가 싶기도 하더라. 일관된 분위기라는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

아무튼 캐러게라면 캐러게답게, 개그물이면 개그물답게 즐거운 분위기를 쭉 이어가는걸 선호하는 편인데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운 분위기로 쭉 가는 겜을 하고나면 되게 게임에 좋은 기억도 많이 남고 그러더라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엔 내가 최근 했던 겜 중 가장 재밌게 했던 게임, 트윙클 크루세이더즈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보려고 함


이 글은 게임의 스포일러가 들어있지 않은 순수 리뷰글이니, 

다들 부담없이 읽어주셔도 좋습니다!


트윙클 시리즈는 특이하게도 캐러게랑 턴제겜을 섞은 좀 특이한 형태의 겜임

흔히 미연시에 전투라던가 그런게 들어가있으면 피곤함을 느낄 수도 있는데....

내가 좀 놀랐던건 옛날겜인거 치고는 전투시스템이 굉장히 익숙하고 직관적이었음


게임 하고나서 튜토리얼마다 나오는 시스템도 이해하기 쉬웠던게


예를들어 기본적인 실시간 타임카드 방식에 때릴수록 넉백이 되는 턴제 전투 시스템은

이거고


겜 시작할때 자기 턴을 끌어오는 로켓스타트는

이거고


캐릭터끼리의 상성을 비교하는 속성 시스템은

이거고?


같은 타이밍에 행동할때 위력을 겨뤄서 진 쪽이 스턴상태가 되는 럼블은

이거고 


아군이랑 같이 협동공격을 하는 유니존 같은 경우에는

이거고 ㅇㅇ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턴제겜을 많이 해본 사람들이라면 익숙할만한 시스템으로 이루어져있음

이 게임이 2007년인가? 꽤 옛날 겜이고 요즘 게임에서도 자주 나오는 시스템이 보이는걸 생각하면 턴제배틀의 완성도 자체가 높다고 생각함

거기에 사람들에게 익숙한 시스템인만큼 내용도 꽤 직관적이고, 전투를 배우는 데에 있어서 진입장벽이 없었음

뭣보다 게임 자체가 성장 시스템이 없고, 전투는 미니게임 형식으로 중간중간 나오는 형태이기 때문에 성장과 육성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없었음


전투가 있는 게임을 기피하는 이유가 얕게 보면 노가다, 깊게 보면 스토리를 보고싶은데 다른 것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꽤 크게 다가오는데

트윙클 크루세이더즈같은 경우에는 어쨌든 미니게임 스타일이기 때문에 전투에 신경을 쓰느라 시나리오를 즐기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없었음

그리고 솔직히 전투자체가 재밌음

조작이 복잡하지 않은데도 이리저리 갖고노는 맛이 있고, 전투캐릭터 하나하나에 개성도 충분하고

또 외적인 것들도 중간중간 스킬시전 일러스트 나오는것도 되게 이쁘고 사운드도 빵빵해서 듣는 맛도 있고


들어보면 알겠지만 단순히 OST가 좋다는걸 넘어서 효과음같은걸 되게 잘 활용했는데

게임 시작할때 로켓스타트 보이스(레디~고!)나오는거랑 스킬 선택할때나 시전할때 보이스 나오는거

스킬의 효과음이나 적 캐릭터의 효과음 같은것도 되게 잘 활용해서 사운드가 빈다는 느낌이 안듬

턴제겜이 원래 전투가 지루할수도 있다는 문제점 때문에 사운드나 이펙트, 컷신 등 외부요소들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진화해왔는데

트윙클 크루세이더즈 또한 이 부분을 굉장히 잘 살린 게임이라고 생각함

그래서 게임을 하는 내내 전투가 지루하다는 생각이 별로 안들어

결국 처음엔 전투가 있다고 선입견 가지던 것과는 다르게, 

실제론 익숙한 내용+직관적인 시스템+부담없는 플레이난이도+화려한 시청각적 효과 덕분에 가면 갈수록 전투가 매력적으로 다가왔음

그래서 전투가 좀 부담스럽다고 해도 부담 가지지 말고 한번 도전해볼만 하다고 생각해

사실 스킵이 가능하기도 하고... 권장하진 않지만....

초반을 전투로 스타트를 끊어서 그렇지 사실 캐러게로 봐도 굉장히 매력적인 게임임

히로인들 하나하나를 활용해야하는 전투 시스템 답게 캐릭터 하나하나의 매력이 좋고

옛날 학원물 특유의 왁자지껄한 텐션과 즐거운 분위기는 게임에 몰입하기도 좋고 즐기기에도 좋음

물론 초반은 제작진도 이 미친 텐션을 주체하지 못해서 날뛰긴 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이 겜이 아무래도 숙성걸의 전작이다보니 숙성걸의 정신나간 개그센스가 재밌었다면 여기에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

숙성걸을 안해봤다면 약간 스미겜같은 텐션을 생각해도 좋음. 다만 스미겜에 비하면 이쪽이 더 활기찬 느낌이 있어

시나리오 자체가 활기차고 재밌는것도 있는데, 캐릭터 활용도 꽤 잘 했다고 생각함

내가 환장하는 귀여움상의 개허접 누나인 리아라던가, 맨날 당하고 사는 츤데레담당 미사라던가, 밝고 활기찬 소꿉이 나나카라던가, 순수한 표정으로 중간중간 핵폭탄을 날리는 로롯트라던가

그리고 중간중간 만나게 되는 마족 동료나 리아의 누나인 조력자 헬레나, 헬레나의 친구인 메릴로트 등 매력있는 캐릭터가 굉장히 많음

이 장점은 팬디를 가면 극대화되는데, 기존에 비공략이었던 포지션의 캐릭터들에게 루트를 싹다 만들어주고, 

외전이야기도 풍부하게 있어서 주조연 가릴것 없이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신나게 맛보고 즐길 수 있다

이벤트씬이 많은 캐러게라는게 이부분에서 빛을 발함 ㅇㅇ 먹어도 먹어도 질리질 않거든

그래 역시 이 게임하면 풍부한 분량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임


좋은 캐릭터+재밌는 시나리오+풍부한 분량=캐러게견 혼절


내가 생각하는 캐러게에 있어서 가장 이상적인 방향성이 이거임

본편과 팬디 포함해서 거의 100시간 가량 즐겨도 마냥 즐거운 게임은 잘 없었거든

그렇다보니 외전시나리오나 이벤트 하나하나도 공이 들어갔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 게임임 ㅋㅋ

개별루트의 시나리오도 퀄이 나름 높은 편

리아누나 루트는 스토리상으론 약간 아쉽지만 시나리오는 만족도 최상이었던게, 아니 허접귀염둥이연상눈나를어케참음?

걍 리아누나 여우짓하는거만 봐도 밥이 술술 넘어감ㅋㅋㅋㅋ 이유는 없는데 그냥 재밌음ㅋㅋㅋㅋㅋㅋㅋ

나나카루트같은 경우엔 나름 치트키 포지션인 소꿉이 포지션을 잘 살렸다고 생각함

아무래도 오래 알고 지낸 사이다보니 사이가 좋고 서로 합이 잘 맞음

밝고 털털한듯 하면서도 가끔씩 튀어나오는 데레데레가 정말 맛있는....

로롯트루트같은 경우엔 스토리부분에서 만족도 최상

캐러게에 스토리 사용하는걸 개인적으로 별로 안 좋아하지만

이정도로 적절한 무게감으로 깔끔한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게 베스트라 생각하거든

본편 4루트 중에서 가장 고점이 높고 연출도 좋아서 마지막엔 기립박수치고 끝냈다....

개그 측면에서는 역시 미사루트가 최고

얘도 리아누나 못지않게 만만찮은 허접이라 걍 귀여움ㅋㅋㅋㅋ

생각해보면 캐릭터 매력 활용은 타이틀히로인답게 미사가 정말 잘 챙겨갔다고 생각함

다만 아쉬운점이 아예 없는건 아니었는데, 

첫번째론 본편에선 서사가 불완전한 캐릭터가 하나 있는데 그 행적이 나는 잘 이해가 안되는 편이긴 했음

시나리오에 있어선 완벽하지만, 스토리는 약간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해야하나?

개별루트에서 특정 파트의 서사를 진행할때 맞물리지 않아서 어색하다 싶은 부분이 있긴 했음

그래도 팬디에서 깔끔하게 완결내고 어쨌든 잘 풀어갔으니까 오케이~


두번째론 본편의 후반부 전투 난이도가 좀 이상함

분명 중반부까지는 가볍게 즐길 정도의 전투였는데 후반부엔 알고있는 모든걸 다 쏟아부어야 겨우겨우 깰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인 전투가 하나 있었음

이게 단순히 어렵다고 하기엔 약간 불합리한 느낌에 가까웠는데.... 전투에 있어서 다른건 다 칭찬하지만 이부분 하나는 개인적으로 아쉬움

그래도 이 부분 역시 팬디에서 전투에서 활용 가능한 빌드를 늘리고 팬디 보스전은 난이도조정을 확실하게 해서 팬디에선 정말 재밌는 전투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럼 팬디가 기존 본편의 단점을 해결해줬다는 말이 나온 김에, 팬디는 어떨까?


팬디는 안그래도 맛있는 본편에 반찬을 12첩반상으로 왕창 쌓아서 만든 희대의 고봉밥이다

공략캐릭터 두명과 메인스토리 추가, 외전 시나리오 수십개 추가, 본편 비공략 캐릭터 루트 추가, 콜라보, SBX로 가면 추가전투까지....

아주그냥 니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추가해봤어! 같은 느낌이다

ㄹㅇ 먹어도먹어도 질리지가 않았음

그만큼 즐길거리도 많고 시나리오나 캐릭터도 풍성한 훌륭한 팬디스크

본편 뛰어넘는 후속작 없다는 얘기를 다들 많이 하지만 이 겜에 한해선 팬디도 훌륭하게 잘 나온 예시라 생각함

그 콘으로 유명한 루루셰랑 후방탭을 달지않은 유붕이를 죽여버리는 이레아도 여기서 나온다

본편을 재밌게 했다면 팬디스크의 메인시나리오인 비너스엠브리오도 재밌게 할 수 있을 것임

3년만에 나온 팬디스크라 그런지 이를 갈고 내서 이런저런 팬서비스도 확실하다

외전 중에선 개그에 몰빵된 루트도 있고, 야스만 죽어라 하는 루트도 있고

외전시나리오도 하나하나 컨셉과 개성이 확실해서 재밌게 했던 기억이 남

만약 게임을 다 즐기고도 뭔가가 부족한 사람이 있다면, 아예 전투쪽만 즐길 수 있는 팬디스크인 SBX도 있다

신기하게도 오만데랑 콜라보해서 데려온 캐릭터들이라던가, 본편에선 사용하지 못했던 캐릭터도 조작할 수 있다

예를들자면 적으로 나오는 잡몹부터 본편과 팬디의 최종보스, 엑스트라 캐릭터까지 전부 갖고놀 수 있음

이렇게까지 게임 내,외적으로 혜자인 경우는 ㄹㅇ 드물다고 생각해 ㅋㅋㅋㅋ

아무튼 이렇게 오늘은 트윙클 크루세이더즈에 대해 후기라고 말하긴 좀 그렇고 리뷰를 간단하게 써봤음

처음엔 진짜 각잡고 길게 쓸 생각이었는데 막상 써보니까 영업글이라 그런가 분량이 그렇게 많진 않았네


내가 캐러게견이다보니 캐러게에 대해선 되게 깐깐한 편인데, 내가 생각하기에 트윙클 시리즈 정도면 캐러게 중에서도 최상위티어에 올라갈만한 게임이라고 생각함

좋은 캐릭터성, 재밌는 시나리오, 의외로 재밌는 전투, 풍부한 분량 등등 캐러게에 있어서 좋은 요소를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음

내 개인적인 평가기준에 따르면 아오카나, 아마카노2, 긴하루랑도 충분히 비빌 수 있는 걸작 캐러게임

지금까지 해본 캐러게 중 탑5안에 들어갈 정도로 만족했던 게임이야


사실 재밌는 캐러게는 많지만, 이렇게까지 특이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게임은 또 드물어

나도 이 게임을 했을 때에는 시간이 없어서 게임을 많이 못 하기도 했고....

취향에 안 맞는 게임을 하고 후유증에 고통받은적도 있었는데

이 게임 하고나서 한동안 면자타임이 싹 사라졌던 기억이 남

그만큼 재밌게 즐긴 게임이니까, 다들 한번쯤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

그리고 난 이 게임 때문에 처음으로 벽돌도 지르고 처음으로 DMM에 납치도 당해봤다....

그래도 후회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