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기간 : 2.11 ~ 2.17


중간에 아스세카랑 병행하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좀 걸렸음.

2020년 6월에 처음 금발겜을 플레이한 이후 약 3년 8개월만에 다시 금발겜을 잡았음.

애정이 있었던 작품이기에 그동안 머리 속에서 많이 미화가 됐는데 다시 하면서 

조금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이 게임을 평가할 수 있게 된 것 같음.

직전에 플레이한 비행기구름 너머랑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었음. (금발겜이랑 시나리오 라이터가 같음)


사실 금발겜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좋게 말하면 무난하고 나쁘게 말하면 평범함.

그랜드 루트인 리아 루트도 솔직히 말해서 전개 자체는 진부한 편임.

그러나 금발겜은 무엇보다도 기본에 충실한 게임이라고 말하고 싶음.

좋은 캐러게가 갖춰야 할 기본이 무엇일까? 바로 히로인의 매력과 이야기의 재미임.

2번째 플레이임에도 불구하고 히로인들은 여전히 귀여웠고 지루한 구간이 없었음.

사실 매력적인 히로인과 재미, 무난한 스토리를 다 갖추는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음.

그리고 무난하다는 것은 그만큼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함.


금발겜의 모든 루트는 깔끔한 기승전결을 갖추고 있고 '골든 타임'이라는 주제로 묶여 있음.

'골든 타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일관적으로 금발겜이라는 작품을 꿰뚫고 있고

개별 루트를 거치며 응축된 이 주제를 마지막에 터뜨리면서 이 작품을 더욱 인상적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함.


비행기구름 너머랑 비교해보자면 일상 및 개그신의 발전이 눈에 띄는 것 같음.

비행기구름 너머는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의 일상을 너무 자세하게 묘사해서 종종 지루하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금발겜은 필요 없는 장면은 과감히 내치고 필요한 부분만 간결하게 묘사해서 훨씬 템포가 좋아졌음.

다만 연애 감정 묘사는 비행기구름이 금발겜보다 조금 더 좋았던 것 같음.

한편 비행기구름이랑 금발겜이 비슷한 부분도 있음.

특정 히로인과 일관된 주제가 각 개별 루트에서 빌드업을 쌓고 에필로그에서 터뜨린다는 점이 비슷함.

레이나와 리아와의 연애 감정 묘사는 비행기구름 에이리의 연애 감정과 비슷한 면이 있음.

몸이 먼저인지 마음이 먼저인지가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는 것도 비행기구름이랑 비슷함. (이건 비행기구름이 더 심하긴 함)


아무튼 금발겜은 '대단한'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지루할 틈이 없는 재미와 관통력이 있는 주제를 가진

'캐러게의 모범과도 같은 작품'이라는 것은 틀림 없다고 생각함.

왜 금발겜이 면시 입문작으로 항상 추천되는 게임들 중 하나인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음.


총평 : 82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