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류노온=류가쿠루: 아마카노 시리즈 원안, 시나리오 담당

번역기+검수 작업본으로 오타나 오역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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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명, 고민하고 있는 소녀가 있다.

기말고사 전이기도 해서 방과후 도서관은 학생들이 책상을 점령중. 노트와 참고서를 짝으로 오로지 펜을 움직이고 있다.

그 중 펜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 바로 이 소녀-호시카와 코하루였다.

"우~응, 으~응...... 므믓...아우으...."

언제나 활기찬 표정은 미간을 찌푸린 고통스러운 얼굴로 바뀌어 있다.

"푸슈......"

힘이 빠진 소리를 내며 코하루가 책상에 쓰러진다. 책상 위에 얹혀있던 큰 가슴이 무너져내리는 그녀를 받쳐온다.

"어머, 코하쨩"

공부할 자리를 찾고 있던 미즈키가 코하루를 알아차리고 걸음을 멈춘다.

"괜찮아? 머리에서 김이 나는 같은데?"

그대로 머리를 쓰다듬자 코하루가 벌떡 고개를 든다.

"언~~~~니!"

"고전중?"

"패전중이에요..."

"아니, 아직 기말고사 시작도 안했잖아"

"이길 가망이 있으면 이렇게 흐느끼지도 않아요~"

"아하하......"

벌써 백기를 든 후배에겐 미즈키도 쓴웃음짓는다.

"흐~음, 어쩔수없네. 언니가 도와줄테니까 일어나."

"엣, 근데 언니 공부는 괜찮아요?"

"시험은 기본적으로 배운 부분에서만 나오니까, 평소 예습 복습 했으면 시험기간에 곤란하진 않으니까."

"으윽, 그럴 수만 있다면 고생 안해요~"

시원하게 말하는 미즈키에게 불룩 볼을 부풀리는 코하루.

"후훗, 화내지마~ 그럼, 옆자리 실례"

그런 태도의 후배도 귀여운걸까, 미즈키는 코하루의 뺨을 톡톡 건드리더니 옆에 자리잡는다.

"코하쨩이 고민하고 있는건...... 흠, 아아, 여기 계산문제인걸까?"

"후엣!? 어떻게 알았어요?"

노트를 보고 몇 초만에 내놓은 미즈키의 말에 코하루가 깜짝 놀란다.

"1학년 때 여기서 고전하는 애들이 많았거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야~"

"아와와.. 역시 발버둥쳐도 언니처럼 되진 못할 것 같아요......"

"후훗, 공부랑은 잘 안 맞는걸지도 모르겠...... 어라? 미코히메쨩~!"

미즈키가 손을 흔드는 쪽에는 무녀공주-사유키가 있다.

"칸바야시 선배와 코하루 씨. 안녕하세요, 공부중에 실례합니다"

"안녕~ 자리 찾고 있어?"

"네. 시험공부를 하려고 해서......"

'무녀공주' 라 불리는 소녀가 공손히 인사한다.

"그러면, 맞은편 자리가 비어있으니까 앉아."

"그래도 괜찮을까요?"
"응~ 어서와어서와!"

미즈키의 말에 코하루도 고개를 끄덕인다. 공부가 아니라면 웃는 얼굴이 가득한 코하루다.

"그럼, 호의를 받아......"

둘의 웃는 얼굴에 사유키도 입을 벌린다.

-이렇게 조금 기묘한 공부 모임이 시작되었다.


"저기, 언니. 여기 말인데요"

"응응, 어디려나?"

3명이 모여서 공부......라 해도, 모두 학년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서로의 공부를 개시. 물론 코하루는 미즈키가 자신의 공부를 하는 틈틈이 가르치고 있다.

어느쪽일까 하면, 질문을 받는 사이에 공부를 하는 쪽이었지만, 가르치는 미즈키는 즐거워보인다.

"아아, n진법이네"

"네...... 뭔가 감이 안와서요, 이거."

"뭐, 평소엔 10진법만 쓰니까."

"맞아요!"

"코하쨩은 목표가 있어야 하는 타입같네."

코하루는 언제나 감미처의 도움에 매상과 손님을 기쁘게 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목적이 애매한 '공부' 라는 것에 거부감이 있을지도 모른다.

"으~응, 그건말이야"

시험범위니까 공부해!......라고 말하면 간단하지만, 그러면 코하루가 의욕을 갖지 못한다. 어떻게 설명할까 생각에 잠긴 미즈키가 문득 사유키를 본다. 

시선을 받은 장본인은 손을 멈추고 코하루와 미즈키의 교환을 보고 있었다. 흥미가 있었던걸까.

"후후~...... 미코히메쨩은 어떻게 생각해?"

"엣, 저 말인가요?"

갑자기 말을 걸려 당황한 사유키지만, 진지한 면도 있어 곰곰히 생각한다."

"......그렇네요. 10진법을 사용하는 일이 많지만, 10진법 이외의 것을 사용하는 것도 있기 때문일까요?"

"네? 있었나요......?"

"네, 예를 들면 음료나 문구용품은 다스 단위로 계산할 때가 있는데, 그건 12진법이에요."

"앗, 반 다스라던가, 있네요! 그런가...... 당연한 듯 사용하고 있었네요"

코하루에겐 납득이 가는 이야기였는지 금방 이해한다.

"과연...... 다스 단위는 코하루비요리에서도 사용하고...... 응, 노력할게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관계가 있으면 의욕이 생기는지, 다시 노트를 잡는다.

"후후, 알기 쉬운 설명 고마워. 공부 중에 장난. 미안해."

"그런... 주제넘은 참견은 아니었을까요?"

"아뇨, 무녀공주님의 설명도 굉장히 납득갔어요!"

황송해하는 사유키에게 코하루가 한마디.

"그, 그런가요......"

수줍은 듯 사유키가 고개를 숙인다.

"제, 제가 다른 분과 함께 공부해서...... 면학을 도와드릴 수 있다니......!"

아무래도 수줍음 이상으로 감동한 듯 하다.

"후후......"

그런 한 살 아래의 후배의 반응을 미즈키가 흐뭇하게 바라본다.

"하아...... 그래도 공부, 조금 어떻게든 할 수 없을까요......"

"어라라, 의욕이 생긴 줄 알았는데"

"아하하..... 그, 코하루비요리를 생각하면, 공부보단 일을 도와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게의 딸은 일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다.

"뭔가 요령이 없을까요...... 시험에 나오는 부분을 점으로 쳐본다던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부적이라던가!"

사유키를 보면서 코하루가 먹먹한 듯 묻는다.

공부를 잘 못하기 때문에 다른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면!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아뇨, 부적으로 지금의 이익을 기원하는 건 있습니다만, 공부에 대해선 직접 할 수 있는 것을 하는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요......"

알고는 있었겠지만, 코하루가 어깨를 푹 숙인다.

"학문에 지름길은 없다...... 라는 거네. 자, 더 열심히 합시다"

"네에......"

각오를 다지고, 코하루가 공부로 돌아간다.

그런데,


꼬르륵~~


세 사람의 귀에 닿은 것은 애달픈 소리.

"지금 그건...... 무슨 소리였나요?"

너무나도 선명히 들렸는지 사유키가 주위를 둘러본다.

"저에요......우으...... 머리를 썼더니 배가 고파졌어요."

배를 누르며 코하루가 순순히 자백한다.

"머리를 쓰면 배고프고 단 게 먹고 싶어지지~ 잘 알아"

미즈키도 마찬가지로 배를 누르며 동의한다.

"아하하하......"

미즈키가 작게 쓴웃음짓는건, 배의 소리로 뭔가 짚이는 것이 있어서일까?

"그러면!"

그런 모습을 눈치채지 못하고, 코하루가 밝게 제안한 것은-


장소를 바꿔, 온천거리에 있는 감미처 '코하루비요리'.

"근질근질하고, 일하고 싶어요~"

코하루가 일하는 부모님을 아름다운 듯 쳐다본다.

"응응, 안 돼~. 부용정이 아니라 여기에 온 건, 코하쨩이 공부를 계속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니까"

오늘은 객석에 앉은 코하루를, 함께 앉아있는 미즈키가 억누른다.

코하루비요리의 간판 아가씨의 제안으로 공부 모임의 무대는 이쪽으로 옮겨졌다.

"뭘로 할까나~ 여기, 메뉴"

"아......감사합니다."

미즈키와 코하루가 말하자 함께 온 사유키가 메뉴판을 받아들고 팔랑팔랑 넘기며 고민한다.

"오늘의 추천 메뉴는 딸기 찹쌀떡 세트에요~!"

"세트는 어떤 것인가요?"

"딸기 찹쌀떡에, 일반 찹쌀떡에, 차와 입가심의 다시마 조림이에요!"

"오, 역시 지금 시기엔 딸기지. 코하루비요리의 딸기 찹쌀떡은 일품이고! 가격도... 응, 저렴하네"

"그렇죠~♪ 앗, 하지만 오늘은 밤이 들어간 도라야끼도 추천해요"

"호오, 도라야끼?"

코하루의 추가 영업에 미즈키가 흥미로운듯 눈을 반짝인다.

"네! 딸기 찹쌀떡의 신선한 단맛과는 다른 맛이기 때문에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맛이 돋보여요!"

"그 조합은 맛있을 것 같네요. 그럼, 저는 세트에 밤 도라야끼를 부탁드립니다."

"응응, 나도 그걸로 할까나~...... 아, 녹차 찹쌀떡도 추가해서."

"네~ 매번 감사합니다~♪"

코하루가 주문을 부모님께 전한다.

"아......많이 주문했을지도"

"훗후후~ 매번 감사합니다♪"

문득 깨달은 미즈키에게 코하루가 득의양양하게 웃는다. 장사꾼의 미소 그 자체다.

"정말, 몇번이고 이 간판 아가씨에게 당한다니까! 코하쨩, 머리 회전이 이렇게 빠르니까 공부도 금방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가요...... 으~응, 글자를 보면 우그그......"

머리 회전이 빨라도, 서투른 행위엔 어쩔 수 없는지 머리를 감싸쥔다.

"뭐... 그렇게 단순한 이야기는 아니려나"

미즈키도 미소지으며 차를 한모금.

"...어머, 미코히메쨩?"

주문한 뒤부터 사유키가 묵묵히 생각에 잠겨있다.

".......아니요, 그... 방과후에 학우와 함께 돌아오고...... 차 한잔...... 지금, 굉장히 학생다운 일을 하고 생각해서요."

눈을 반짝이며 사유키가 술회한다. 얼마 전까지 남들과 잘 교류하지 못했던 그녀에겐 신선한 일일 것이다.

"아하하...... 그렇네. 미코히메쨩, 좋은 의미로 상상한 것과 다르네"

"그, 그런가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으응, '좋은 의미로'니까! 무엇보다 청춘이라는 느낌이고! ......아, 그래도 학생답다라 한다면, 역시 연애도 필요할까?"

"연애 말인가요......?"

"응응, 생각해 본 적 없어?"

어리둥절해하는 사유키에게 미즈키가 거듭해서 물어본다.

"그건...... 여동생한테 빌린 연애 소설은 읽은 적이 있어요. 하지만 저와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앗, 저도 유즈카쨩한테 만화 빌렸어요~"

"코하루씨는, 유즈카와도 잘 지내고 있군요......감사합니다."

코하루 또래의 여동생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지 '언니'의 얼굴을 한 사유키가 기쁜 듯 고개를 끄덕인다.

"헤에, 나도 빌려볼까...... 잠깐, 이 이야기가 아니잖아."

무심코 넘어갈 뻔한 미즈키가 흐름을 멈춘다.

"사랑 이야기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 말이야......봐, 둘 다 '그'와는 사이 좋지?"

"후에?"

"그분 말인가요......?"

두 사람이 공통으로 알고 있는 남성...... 이라 하면, 미즈키와 동거하는 청년 한 명 밖에 없다.

그렇다 해도, 둘의 반응은 미즈키의 상상과는 거리가 멀다.

".....어라? 뜻밖의 반응이네."

"우~응, 선배는...... 근처에 사는 의지되는 오빠일까요?"

"저도...... 그분과는 친구......그걸로, 충분해요"

"......아, 그렇구나"

예전에 한 번 은연중에 '그'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지만 역시 아직 의식하는것 전의 문제인것 같다.

"언니야말로 어때요~?"

"글쎄, 나 누구랑 사귀어본 적도 없고."

"어, 그래요?"

"칸바야시 선배, 분명 그런 경험이 있다고......"

찰랑 하고 퍼지는 폭탄 발언에 코하루와 사유키의 눈이 동그라진다.

"으~응, 뭐, 나랄까, 작년까지 자타공인 시스콘이었으니까."

올해 봄에 졸업한 언니와 함께 있는 일이 많았던 미즈키에게 남녀관계는 그다지 흥미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칸바야시 선배의 언니 이야기는 저도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고......"

사유키도 칸바야시 자매의 사이가 좋다는 사실은 알고 있는 것 같다.

"뭐, 내 일은 제쳐두고, 그럼, 같이 있고 싶어...... 라고 한다면 누가 생각날까?"

"같이 있고 싶어.....말인가요?"

사유키가 조금 생각하고.

"음....그, 그건......"

이내 한 사람, 해당 인물이 생각났는지 뺨이 붉게 물든다.

"훗훗후~♪ 좋은 반응이네! 그럼, 코하쨩은?"

"무무뭇...... 내가 같이 있고 싶은건......"

"그 사람은......?"

"응, 화과자에요!!"

훌륭할 정도로 단언한다.

"아하하......뭐, 그것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렇네. 그럼, 함께 먹고 싶은 사람은?"

"먹고 싶은...... 인가요......?"

코하루도 잠시 생각하더니.

"하웃.....!?"

놀란 듯 눈을 돌리며 뺨을 붉게 물들인다.

"응응, 꿈 많은 젊은이에게 행복이 있으려나......♪"

둘의 반응을 만족스러운듯 지켜보며 미즈키가 차를 홀짝인다.

"칸바야시 선배는 어떤가요?"

"나......? 나는...... 함께 먹고 싶은 사람, 인가......"

미즈키가 잠시 생각한다.

".......없으려나..... 봐, 위기에 단 둘이! 같은 게 아니면 의식하지도 않을 것 같고."

"무읏, 언니 너무 여유로워요"

자신들은 부끄러워 했는데도 스륵하고 흘린 미즈키에게 코하루는 조금 불만스러운듯 보였다.

"그야 연상이니까 '그' 도 아직 후배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겠지요."

"엣, '그' 말인가요?"

띄엄띄엄 한 말을 사유키가 알아들은 듯 말한다.

"앗, 그래요! 이런 얘기로 떠올리는 사람은 있군요!"

"그, 그건......"

무심코 미즈키가 뺨을 누른다.

"와, 언니 빨개요!"

"정말, 연상인 사람을 놀리고! 곧 화과자도 올 테니, 공부! 여긴 공부하러 온 거니까!"

"아, 언니 얼버무렸어요~♪"

공부의 준비를 하는 미즈키를 보는 코하루는 기뻐보인다.

"후후...... 이게 학원 생활이군요......♪"

사유키도 약간 어긋난 듯 하지만 곱씹는다.

"뭐......이런 날이 계속된다면, 그건 그거대로 좋을지도 모르겠네."

뺨을 누른 채로 미즈키가 쓴웃음짓는다.

"그래도, 둘 다 모처럼의 청춘이니까, 연애도 해!"

"언니도요~?"

그런 미즈키에게 착실히 태클을 거는 코하루였다.


-그런 그녀들의 연애 상황...... 그건 또 다른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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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길어..............

그래도 잡은 날에는 마무리 짓겠지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