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릴적 카논의 이 그림을 시작으로 이타루선생님의 그림을 보고 자랐고

현재는 그림을 그리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이분의 그림에 대해 논하는 것은

사뭇 불경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게 꿈을 갖게해주신 분이니까요




하지만 좋은 그림을 분석하고 

타인에게 피드백을 해야하는 제 직업의 특성상




그런 선생님의 그림에

학문적인 호기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업무를 하면서도 컨펌을 할 때 막연하게

'이런 부분이 좋지 않다' 라고 생각했던 내용들을

과연 어디까지 잘 풀어낼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도 궁금해졌거든요.




때문에, 가능하다면 새로 그리기보다는 원본을 토대로

비례와 위치, 표현의 디테일 등을 조정해보며

왜 이타루선생님의 그림은

우리가 익숙하게 느껴지는 범주에 들어오지 않는가를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그중, 특히 캐릭터의 첫인상을 크게 좌우하는 얼굴을 토대로 진행해보았습니다.





1. 입의 위치를 조정




다른 분들이 생각하시기에도 단연코 조정이 불가피한 부분이라면

역시 입의 위치라고 생각합니다.

양쪽 눈과, 입의 트라이앵글을 의식하며, 입의 위치를 조금 아래로 내려보았습니다.



2. 눈의 폭을 조정




두번째로, 눈을 조정해보려합니다.

우선, 눈의 외곽, 눈매를 형성하는 큰 실루엣부터 조정하기 위해 눈 전체의 폭을 좌우로 넓혔습니다.

기존의 그림은 아무래도 폭이 좁다보니, 눈이 상하로 길쭉하다는 인상이 강하게 들었기때문에
각각의 눈을 좌우로 늘려주며, 그와 함께 지나치게 벌어져있던 미간의 간격도 조정해줍니다.




눈의 폭을 조정했으면, 조정으로 인해 지나치게 커진 눈동자의 사이즈를 조정해줍니다.

이렇게 조정을 하여도, 눈동자는 여전히 긴 상태이기때문에

추가적으로 조정이 필요해보입니다.




3. 눈동자의 세부 형태 조정





기존 그림의 경우 눈동자의 하단 반사광이 크게 표현되어있다보니

시선이 아무래도 위로 쏠릴뿐 아니라, 눈동자를 위로 올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이 부분을 아래로 내리면서, 정중앙 동공 위치와 크기도 화면을 잘 바라보도록 시선처리를 정리합니다.




눈동자의 아랫 눈썹이 직선으로 표현되어있다보니

눈동자가 둥근 형태보다는, 직사각형의 느낌이 들었기때문에

이 부분도 깍아서 윗쪽의 눈썹과 둥근 실루엣으로 이어지도록, 수정하였습니다.




4. 눈썹의 위치를 조정




머리와 얼굴의 사이즈가 충분히 큼에도 불구하고

눈썹이 눈에 상당히 가까이 붙어있다보니

이목구비가 코를 중심으로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입의 위치를 아래로 옮겨주었듯, 눈썹도 위쪽으로 옮겨주어

눈동자의 형태와 확실하게 구분될 수 있도록 수정하였습니다.




5. 감추어진 뺨의 라인을 표현





이타루 선생님의 그림의 매력은 아무래도 통통한 뺨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 영향으로 아직도 뺨이 통통한 그림을 좋아하구요.


다만 이번 그림에서는 뺨의 부분에 착시를 불러오는 표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뺨이 올라가는 라인과, 옆머리카락의 라인이 겹쳐서

마치 머리카락 뒤에 뺨이 더 넓게 보이는 착시를 주고있기때문에

이 부분을 피하기 위해, 보조머리카락을 이용해

옆머리와 뺨의 라인이 구분되도록 조정해보았습니다.




6. 머리 실루엣의 조정




현재 캐릭터의 두상을 간단하게 선으로 카피하여, 나타내보았습니다.

두상이 왼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것을 확인 후,

제일 오른쪽의 그림처럼, 두상을 거의 정면에 맞도록 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이걸....




픽셀유동화 기능을 이용하여 라인에 맞추어 윗부분을 조금씩 늘려 조정해줍니다.






7. 결과 확인


어디까지나, 이타루선생님의 표현방식을 바꾸지 않고

원본의 소스를 활용해 수정해보는 것이 목적이었기때문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되어 조정은 여기서 마쳤습니다.


전후를 비교해보면 이렇게 조정되었습니다.

아래는 움짤






수정된 전신샷




마치며...


선생님의 그림을 조정 해보면서 

스스로가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나 그림을 조정 할 때 

중요하게 검토하는 포인트들을 되짚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벤트기간동안, 다른 분들의 눈으로 조정한 이타루선생님의 그림들도 꼭 보고 싶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항상 마음으로부터 존경하고 있습니다.

만수무강하세요.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