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아...!"

"이거 꿈이 아니겠지"

"하하 진짜 밖에 있는거야"

"저기 봐 호수에 오리가 많아 저기도!"

"너무 날뛰지 마 떨어질라"

"흥...알고있어"


얼굴을 붉히며 창가에서 조금 떨어지는 카토.

나도 창 밖을 내다본다.

기차가 달리고 있다. 

아직 쌀쌀한 초 봄.

매캐한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동화 속같은 언덕 사이를 가르지르는 중이다. 

호수의 윤슬때문에 눈이 아프다.

하지만 그 빛을 계속 바라보고싶은 느낌이 들었다.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착각. 

꿈만 같이 비현실 적인 풍경.

고개를 돌려 카토를 찾는다.

하지만 이건 현실이다.

순식간에 기분이 내려앉았다.

그래 현실이다.

...현실........

여동생 카토의 병세가 갑자기 악화 된 것도.

의사가 마음의 준비를 통보한 것도.

마음대로 그녀를 병원에서 데리고 나온 것도. 

전부, 꿈이 아닌 현실이다.


"무슨 일 있어?"


걱정스러운지 카토가 내 안색을 살핀다.

바보같이 착한 아이다.

자기 걱정이나 할 것이지.


"아니...기대되네. 드디어 그 섬에 가는거니까 말야."

"애도 아니고 들뜨기는. 그치만 뭐 이해해줄게."

"세상이 이렇게나 아름다우니깐!"  


평소에 좀처럼 표정변화가 없는 카토가 함박웃음을 짓는다.

순간 그녀를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

고개를 숙인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

................일주일..........

내 여동생에게 남겨진 시간은 너무나도 짧다....................!



역에서 내렸다.

섬에 가기 위해서 일단 항구에 도착해야만 했다.

"조금 걸을 수밖에 없나." 

비틀비틀

걸음걸이가 위태롭다.

자꾸 휘청이는 카토.

"꺄악"

"어이쿠"

결국 넘어졌다.

치료를 받느라 다리 힘이 약해진 카토는 혼자서 힘껏 일어나지 못하고 내 몸에서 바동거린다. 

장난을 쳐본다.

와락 껴안아본다.

따듯하다.

"히이익 뭐하는거야 이 바보야 변태냐고 일으켜줘 일으켜줘"

"하하 알았어"

빠져나가는 그녀의 온기.

나도 모르게 다시 강하게 껴안았다.

"오빠ㅡ 아파, 장난치지말고..."

시야가 흐려진다. 

손을 놓기 싫었다. 

온기가 사라지는게 무섭다. 

여동생이 살아있다는 증거를 원했다.

결국 참아 왔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오빠...울어...?"

정적

"왜 오빠가 우는거야"

"어쩔 수 없네"

카토가 가슴을 내밀고 나의 머리를 껴안는다.

부드러운 감촉과 향기와 함께 미약한 심장박동이, 희미하게 들려온다.

두근 두근 두근

"난 아직 살아있어. 들려..?"

"...응....!"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전화는?"

"꺼놨어. 켜놓으면 분명 찾으러 올거같으니까"

"카드도 쓰면 기록이 남으니까 현금만 갖고 왔어"

"영화를 너무 많이 본거아냐? 요즘에 그런 조회는 본인밖에 못한다고"

"...그래?"

"그래서 지갑에 있던 카드들은 어쨌어?"

"다 버렸어"

"야..."



면시하다가 느낌왓어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