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김얀붕 28세, 이제 막 대학교를 졸업한 나는 취업준비에 열중하고 있었다.

꽤 이름있는 대학교를 차석으로 졸업한 나는, 어디든 붙을 수 있을거라고 자신만만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근 세 달 동안, 수십 군데의 회사에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봤지만 놀랍게도 전부 불합격이었다.

나보다 훨씬 뒤떨어지는 동기들조차, 붙은 회사에도 이력서를 냈지만 전부 다 묵묵부답으로 응답 할 뿐, 내 핸드폰에 합격 문자가 오는 일은 없었다.


결국 6 개월이 넘는 시간이 지나고, 나는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띠딩-!


"하... 이젠 쳐다보는 것도 지겹다 지겨워."


방 안에서 츄리닝 차림으로 혼자서 라면을 먹고 있던 나는, 당연히 불합격 통보일 거라 생각하고 스마트폰을 외면했다.


띠딩-! 띠딩-! 띠딩-!


"뭐... 뭐야...?"


쉬지않고 울리는 알림소리에 나는 결국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화면을 열었다.


# 김얀붕님이 보내주신 소중한 이력서는 잘 검토해봤습니다.

# 만약 지금도 구직 중이시라면, 위에 주소로 한번 면접을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허..."


문자의 내용은 매우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웠다. 

그리고 회사의 이름이...


"Y연구소라...."


예전에 졸업한 선배한테 들은 적이 있다. 국내에서 가장 거대한 제약회사의 신설부서가 따로 계열사를 차렸는데, 아마 그 이름이...


"Y뭐시기라 했던 거 같은데... 설마 여긴가..."


2달 넘게 문자 하나조차 보지 못한 나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다음날 정장을 차려 입고 면접장으로 향했다.


"여기라고 했던 거 같은데..."


나는 긴장된 마음으로, 커다란 빌딩 안으로 들어갔고 엘리베이터를 눌렀다.


"여기가... 면접장?"


목적지에 도착한 나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 면접장이 바로...


(사장실)                                 


"설마 사장이 직접 면접을 본다고?"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고 있던 찰나, 옆에서 어떤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 예정 시간보다 일찍 오셨네요?"


"헉-!"


삼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외모, 가볍게 헝클어진 갈색머리와 짝 달라붙는 정장치마와 와이셔츠 때문에 돋보여지는 굴곡진 몸매, 딱 봐도 명품으로 보이는 귀걸이와 각종 악세사리들, 그리고 값비싼 고급향수 냄새... 누가봐도 나 사장이오라고 하는 여자가 서 있었다. 


"아 네, 안녕하십니까 사장님!!"


나는 애써 놀란 기색을 감추며, 그녀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후후... 아주 씩씩한 분이 오셨네요. 자, 어서 안으로 들어가시죠."


"네, 감사합니다."


여자는 방 안쪽에 있는 커다란 소파 위에 다리를 꼬며 앉았다. 나는 그녀의 탄탄한 허벅지를 감싸고 있는 검은색 스타킹을 애써 못본 척 하며, 맞은 편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뭐하세요?"


"예?"


그녀는 미간을 살짝 찡그리며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왜 편한 자리를 놔두고, 그쪽에 앉으시죠?"


"그러면... 자리가 없..."


툭- 툭-


여사장은 엉덩이를 들어, 자신의 옆자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자리라면 여기 있네요. 그쵸?"


"엇..."


당황한 나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의자에서 일어났지만, 감히 그녀의 옆에 앉을 시도는 못하고 있었다.


"언제까지 서 계실거에요? 그냥 이대로 면접 진행할까요?"


그녀의 살짝 토라진 목소리에 나는 할 수 없이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흠... 학교랑 스펙도 괜찮고... 몸도 건강해 보이시고... 지금까지 취직을 못한 게 이상할 정도네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장의 긍정적인 답변에, 나는 드디어 취업할 수 있다는 부푼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후~ 이제 슬슬 여름이라 그런지, 날씨가 좀 덥네요."


"...??"


그녀는 자신의 와이셔츠 단추를 몇 개 풀며 팔을 들어 올려, 머리를 뒤로 묶었다.

그러자, 그녀의 검은색 브라 끝부분과 가슴골이 드러났고, 팔뚝 아래로는 매끈한 겨드랑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여긴 실내고, 에어컨도 빵빵한데... 대체... 아니야, 정신차려 김얀붕! 넌 지금 취업 문 앞까지 왔다고!!)


나는 애써 평정심을 찾으며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후후... 볼 거는 이제 다 본 거 같네요. 우리 회사의 식구가 된 걸 축하해요 얀붕씨."


"네...? 아... 아니, 감사합니다!"


채 3분도 안되서 끝나는 면접시간에 나는 의아함을 느꼈지만, 취직했다는 기쁨 때문에 당혹스러움은 곧 사라졌다.


"그럼, 우리 회사의 연구원이 됐으니 오늘부터 출근하도록 하세요."


"오늘부터요?"


"네. 숙식은 전부 우리 연구소에서 제공할테니 몸만 오시면 되요."


"하지만, 제 짐들이랑 집 계약이..."


"그건 걱정하지마세요. 이미 우리쪽 사람들이 전부 옮겼고, 계약이랑 전세금도 전부 해결했으니까요."


"네? 그걸 임차인이 아니라, 제 3자가 해결할 수 있다고요?"


"돈이면 안되는 일은 없답니다."


"엇.... 알겠습니다..."


과연 이래도 되는 건가 생각하고 있는 찰나, 그녀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입을 열었다.


"뭐해요? 어서 타세요."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불길한 기운에 나는 식은땀을 흘렸다. 왠지 저 엘리베이터를 타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고액연봉의 일자리를 마다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건 더 싫었다. 무엇보다, 감히 그녀의 심기를 거스르고 싶지 않았다.


"아, 죄송합니다."


"후후...///"


나는 서둘러 엘리베이터에 탔고, 그녀는 나를 쳐다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띵-! 드르륵-


"여기가..."


"우리 회사의 지하 연구실에 온 걸 환영해요."


주변엔 랩 가운을 입은 수많은 연구원들이 시설 안에서 연구를 하고 있었다.

현미경에서 눈을 붙이고 있는 사람, 서로의 보고서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사람들... 누가 봐도 일류 연구소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러면, 사장님. 저는 어느 부서로 이동하면 될까요?"


"어머! 제가 너무 재촉했나 보네요."


그녀는 은근슬쩍 나한테 팔짱을 끼며 말했다.


"걱정마요. 오늘부터 출근하라고는 했지만, 바로 일하라는 뜻은 아니었어요. 일단은, 제가 기숙사로 안내해줄게요."


"... 감사합니다... (보통 이런 거까지 사장이 직접 하나?)"


"후후... 뭘요~ 우리 사이에...///"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에서 나는 향기로운 냄새와 팔에서 느껴지는 가슴의 감촉을 참으며 나는 기숙사로 이동했다. 근데...


"이건 대체..."


"어때요? 확실히 대기업다운 복지 아닌가요?"


내부는 혼자 지내기엔 너무 컸다. 거의 100평 가까이 되는 넓이에, 기숙사보단 호텔에 가까운 인테리어,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눕기에는 지나치게 커보이는 킹사이즈 침대...


"진짜로 제 짐들을 다 옮겨주셨네요."


"당연하죠."


"이 곳에서 다른 연구원 분들이랑 같이 지내면 되는 건가요?"


"아뇨, 여긴 얀붕씨만의 개인 숙소에요."


"네? 하지만, 혼자 지내기엔 너무 넓은데..."


"에이~ 이 정도는 되야 대기업의 복지죠. 그리고 혼자 지낼 것도 아니고..."


"방금 뭐라고..."


"어머, 내 정신 좀 봐! 3시에 미팅이 있단 걸 까먹었네요. 죄송하지만 얘기는 나중에 해요."


.....................


그녀의 부자연스러운 행동에 나는 불안감만 점점 커졌다. 

또각또각 힐 소리를 내며 엘리베이터로 향하던 그녀가 갑자기 뒤로 돌며 말했다.


"오늘은 그냥 여기서 쉬어도 되고, 원한다면 주변을 둘러봐도 좋아요... 단!"


"단...?"


"맘대로 밖으로 나갈 수는 없어요. 기업 기밀의 보안유지 때문이니까, 그 정도는 이해 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때 당시에 나는, 이 말의 의미가 무슨 뜻인지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설마 평생 외부로 나갈 수 없을 줄은...


"그러면, 이따가 봐요~ 후후....♡"


"알겠습니다 사장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나는 배시시 웃는 그녀를 보내주며,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아무리 봐도 일반적인 기숙사랑은 너무나 다른 광경. 설마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연구원들도 이런 숙소에서 지내나?


"주변 사람들한테 눈도장 정도는 찍어도 괜찮겠지."


알 수 없는 불안감은 뒤로 하고, 나는 일찍부터 사회생활을 하고 싶어서 문을 열고 숙소에서 나왔다.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으로 씩씩하게 걸어나갔다.


"안녕하십니까! 이번에 새로 들어온 연구원 김얀붕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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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아무런 반응도 없는 사람들의 싸늘한 반응에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심지어 그 연구원들은 내 얼굴조차 쳐다보지 않고, 자기들 할 일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이 곳의 신입 길들이는 방법인가... 뭐, 좋아. 잘 적응해주겠어!)


나는 아랑곳 않고, 다시 주변을 돌아다니며 사람들한테 인사를 하고 다녔다.


"안녕하십니까!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나랑 눈길조차 마주치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그런데....


"응?"


"헉-!"


나랑 눈이 마주친  한 젊은 여자 연구원이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나를 측은지심하게 쳐다보고 있다가 고개를 돌리는 게 늦었다. 그리고 그때, 복도 너머에서부터 들려오는 묵직한 구두소리가 들려왔다.


뚜벅- 뚜벅- 뚜벅-


"김얀진 연구원님. 저희랑 잠시 이동하실까요."


"앗... 아..."


내 눈앞엔, 키가 족히 2미터는 되보이는 검은색 정장을 입은 떡대들이 갑자기 나타났다.


"죄송해요! 다시는 안그럴게요! 제가 일부러 그러려는 게 아니었어요!!"


"어서 가시죠."


"꺄아악-!! 안돼! 제발.... 용서해주세요-!!!"


처절한 절규를 내뱉는 그녀는, 거의 끌려가다시피 장정들한테 인솔 되었다.

그리고, 다른 연구원들은 잠시 이쪽을 봤다가 다시 곧 시선을 돌리고 자기 할 일에 열중했다.


(시발... 뭐지...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 너무 이상하잖아!)


나는 차라리, 이 곳에 오지 않는 게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숙소로 돌아갔다.


"하아... 오늘 완전히 기가 빨리는구만."


푹신한 침대에 눕자, 나는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아까 그 떡대들은 도대체 뭐지?)


(설마 나랑 눈 한번 마주쳤다고 그녀를 끌고간건가?)


(그 여자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사장이 돌아오면, 지금이라도 그만두겠다고 말해볼까)


오만가지 생각에 빠진 나는, 피곤함에 눈이 스르륵 감기기 시작했다.


-----------------------------------(20시간 후) 


"헉-!!!"


깊은 잠에 빠진 나는 황급히 일어나서 시계를 쳐다봤다.


[11시 30분]


"미친... 도대체 잠을 얼마나 잔거지? 시발... 첫날부터 지각이라니..."


나는 서둘러 목욕탕에서 세수랑 양치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에, 숙소 밖으로 나왔다.


"안그래도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던데..."


대충 헝클어진 머리를 뒤로 넘기며 시설이 있는 곳으로 달려나갔는데....


"뭐야, 다들 어디갔지?"


텅 빈 연구소 안에서 나는 두리번 거렸지만, 다른사람들의 숨소리조차, 들을 수 없었다.


"뭔가 일이 있는 거겠지... 하다못해 다 같이 워크숍이라도... 나만 빼고 말이지."


나는 슬픈 강아지처럼 어깨를 추욱 내리며 중얼거렸다. 그때,


또각- 또각- 또각-


(하이힐 소리?)


나는 익숙한 소리에 고개를 뒤로 돌렸고, 그 곳엔 여사장이 걸어오고 있었다.


"아... 어떡해... 지금 몹시 당황스럽죠? 어깨 쳐진 것 좀 봐..."


"사.... 사장님...?"


비에 젖은 강아지를 쳐다보듯이 나를 가엽게 쳐다보는 그녀는,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했다.


"얀붕아~"


"엇... 네, 사장님."


나는 그녀가 갑자기 친근하게 이름으로 부르자 놀랐지만, 애써 태연한 척을 했다.


"치이... 계속 딱딱하게 사장님으로 부를래? 나에 대해서 조금은 기억할 줄 알았는데..."


"네? 저희가 구면이었던가요?"


"하아... 이래서 둔한 남자란... 뭐, 이것도 나름대로 매력이긴 하지만."


그녀는 단정히 묶은 머리를 풀며 품 안에 있는 안경을 꺼내 썼다.


"이래도 못알아보겠어...?"


"잠깐... 어?"


"후후... 이제야 뭔가 깨달은 표정이네."


내가 그녀를 기억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녀의 이름은 김얀순. 꽤 늦은 나이에 입학하여, 나보다 3년 먼저 졸업한 제약공학과 선배.

항상 음침한 차림에, 눈까지 가리는 머리카락 아래로 안경을 쓰고 있던 그녀는 주변 사람들하고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고, 언제나 혼자 다녔다.


혼자 다니며 공부만 하던 그녀는, 항상 과 수석을 놓친 적이 없었고 제출한 논문은 교수들조차 놀라게 만들 정도였다.

나는 그런 그녀를 선배로써 존경하며 같이 어울리기 시작했다.


"함께 한 시간이 겨우 1년도 안되 가지고, 이 누나는 너무 슬펐단다? 하지만 걱정마. 이젠 그럴 일은 없을테니."


"얀순이 누... 아니, 사장님?"


내가 황급히 호칭을 바꾸자, 그녀는 안경을 벗어 던지며 나한테 다가오기 시작했다.


"칫, 뭐야! 자꾸 그런 딱딱한 호칭으로 부를래?"


"아... 아뇨 사... 누나..."


"후후... 이제야 우리 얀붕이 같네. 못 본 사이에 이렇게 늠름해져서는..."


그녀는 나를 껴안으며 몸 구석구석의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지금 뭐하시는..."


"마킹 하는거지. 이제 우리 얀붕이는 철저히 내 거니까. 아, 어제 갑자기 이상한 년이 쳐다봐서 불쾌했지? 걱정마. 이 누나가 제대로 처리해뒀으니까."


"처리라니..."


그녀에게 자초지종 얘기를 듣자, 한가지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어제 본 연구원들은 전부 그녀가 고용한 배우들이었고, 모든 게 나를 이 곳까지 끌어들이기 위한 장치였다. 그리고...


"그러면, 여태까지 면접에서 떨어진 이유도 뒤에서 누나가..."


"그래, 내가 그랬어. 대기업 손녀의 비호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뿌리치고, 다른 곳에나 지원하다니... 결국, 누나가 기다리다 못해 직접 나섰잖니!"


"뭐, 여튼 취직시켜줘서 고마워요. 근데 저는 어떤 일을 하면 될까요?"


"응? 우리 얀붕이는 이제 일 같은 거 할 필요가 없는데... 이 누나가 잘 보살펴 줄거니까~♡"


"에이~ 그래도, 사람을 무슨 우리 안에 가둬놓은 햄스터도 아니고... 농담은 이쯤..."


....................................


"누... 누나...?"


갑자기 미간을 찡그리며 어두워지는 그녀의 표정. 얀순이는 내 넥타이를 덥썩 잡고 자신의 얼굴쪽으로 끌어당겼다.


"후후... 우리 순진한 얀붕이... 아직은 이 누나의 조교가 필요한 거 같네?"


푹-


"어... 어...?"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향기롭고 매혹적인 냄새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을 때, 목에서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다.


"자... 잠깐, 정신이..."


"후후... 우리 강아지는 일단 온전히 누나의 소유물인 거부터 자각할 필요가 있을 거 같네."


"얀순이 누나..."


"쉬이... 잠깐 자고 있어 얀붕아. 여태까지 풀지 못한 회포는 같이 숙소에서 풀자?"


(아... 안돼... 정신이 점점 혼미해져....)


(이대로 쓰러지면, 난 다시는 바깥 빛은 보지 못하겠지...)


(시발... 다음달엔 예비군도 있는데... 안가면 어떻게 되는거지?)


쿵-!


나는 한 손에 주사기를 들고 쭈구려 앉아서 내 머리를 쓰다듬는 그녀의 검은색 팬티를 보며 정신을 잃었다.


"얀붕아... 이 누나가 우리들만의 파라다이스를 만드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니? 아, 이젠 애기 아빠라고 불러야 하나? 후후...♡"


그녀는 일어서서 내 한쪽 발을 잡고 숙소로 질질 끌고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