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차 리뷰신청 받습니다! - 웹소설 연재 채널 (arca.live)

여기서 신청을 받아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전지적 독자 시점 « 문피아 연재방 (munpia.com)

언젠가는 하게 될 줄 알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빠를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지만요.
이 소설을 안 읽어본 분은 계시겠지만, 이 작품을 모르는 분은 없을 거라 감히 예상해봅니다.
문피아 역사상 최대 흥행작. 거대한 팬덤을 보유한 웹소설계의 베스트셀러. <전지적 독자 시점>입니다.

꿈을 꾸는 듯한 소설입니다. 자각몽이라고나 할까요.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이라는 소설의 유일한 완독자인 주인공 김독자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한 편의 서사시죠.


세상이 멸망하고, 소설 속 세상이 현실이 되고, 등장인물들을 만나고, 독자만이 아는 소설의 엔딩에 다가서는.


초반부의 흡입력은 훌륭합니다. 지하철에서 웹소설을 읽다가, 도깨비가 나타나고, 아포칼립스가 도래합니다.


사람들의 대갈통이 터져 나가는 와중에 김독자는 자신이 읽은 소설의 내용이 지금 상황과 똑같다는 걸 알아채고선 명민하게 대응합니다.


미래를 알고, 가장 필요할 정보를 알기에 김독자는 남들보다 언제나 한 발자국 앞서나가게 됩니다. 지금에 와서는 거의 교과서에요.

한국사 운운하며 루즈한 부분을 버티고 난 다음의 중반부도 훌륭합니다. 떡밥은 계속 던져지고, 주인공은 계속 활약하고. 끊임없이 이득을 보고 장면을 만들고.


회귀자 유중혁과 주인공 김독자의 다음 이야기를 계속 궁금하게 만드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문제는, 중후반부서부터 '김독자'의 캐릭터가 조금씩 조금씩 개변되는 듯한 기분이 들기 시작하는 겁니다.


멸망한 세상을 아는 생존자가 아니라, 타인의 멸망을 막아야만 하는 피학주의자가 되어버렸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할까요.


소설이 점차 진행되면서 주인공의 캐릭터성이 바뀌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 '선택'할 줄 알던 캐릭터가 '희생'만을 고집하는 건 수 회독을 한 지금도 여전히 이질적이라고 느낍니다.

'구원튀'라는 게 일종의 밈으로 굳어질 정도면 말 다 한 거죠.

이러한 극중 문제가 깊어지고 깊어진 끝에 저를 두 번 하차시킨 파트가 '서유기' 파트입니다.


주인공이 숭고하고 숭고하고 숭고해서 인정받은 끝에 와, 행동성을 잃어버려요.


장편연재의 고통에 동병상련하면서도 이건 도저히 못 참겠다며 뛰쳐나간 후, 긴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졌던 기억이 있네요. 뭔가 말하고 보니 부끄러운 흑역사입니다.


더 비판을 하려고 하니까 머릿속에서 흑역사만 잔뜩 떠오르는 게, 제 이불이 넝마가 되기 전에 관둬야겠네요.

하지만, 이 소설은 분명 뛰어난 소설이고, 읽어서 후회하실 만한 소설은 아닙니다.

다양한 캐릭터가 다양한 반전을 선사하고, 조직적으로 쌓아올린 소설 속 세계관은 매력적입니다.

기승전결을 쌓아 클라이맥스에서 화려하게 터뜨릴 줄 알고, '이 다음이 어떻게 되는데?'라는 심정으로 한 화 한 화를 계속 넘기게 하는 마성도 있어요.


실시간으로 읽으면서 욕도 많이 했던 소설입니다.


독자X중혁 케미ㅠㅠ 이러는 놈들이 한둘이 아니라서 키배떴다 고생한 적도 있고, '이거 전독시 표절 아님?'하는 개새…아니, 조금 무례하신 독자분들이 아직까지도 연례행사마냥 제 작품을 물어뜯습니다.

어떻게 된 게 1년에 최소 한두 명씩은 꼭 제 작품 댓글창에 나타나서 기분을 잡쳐놓더라고요.


작품 외적으로는 여러 사건도 있었고, 미성숙하고 어른스럽지 못했던 작가의 대처가 불씨를 키운 감도 있습니다.
아마 <전지적 독자 시점>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BL이니 뭐니 하는 논란보다도 이 작품 외적의 논란이 가장 큰 이유일 거라고 봐요.


자신있게 추천이야 하겠지만, 전독시 팬덤의 피해자 중 한명인 입장으로서는 여러모로… 애증이 담긴 작품이었습니다.

욕을 참으려니 할 얘기가 없어지는 리뷰였습니다. 조금 더 재미있게 쓸까 싶었는데, 어둠의 전독시단이 제 글에 다시 나타날까 염려되므로 이쯤하겠습니다.


부족한 리뷰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리뷰신청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