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특색이 적은 것 같아요.
요새 트렌드와 맞지 않는 내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것 같기도 하구요.
sf와 인공지능이라는 소재는 솔직히 이름만 갖다 쓴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이버펑크 세계관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는데, 전문 지식 없이 일단 집어 넣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뜬금없이 옛날 무협 소설에서나 나올 것 같은 인물이 초월적 존재인 것 같은데, 대체 왜 그런 건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단어 선정이나 문체가 좀 나이들어보이기도 하구요.

추상적으로 말하자면 상추에 초콜릿을 곁들인 것 같았습니다.
누구나 무난하게 좋아하는 재료지만 서로 어울리냐고 한다면 누구나 아니라고 할 겁니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소재를 충분한 뒷받침 없이 무작정 섞어놓는다면 쉬이 손이 가지 않을 겁니다.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여기저기 널렸으니까요.
상추를 먹는다면 쌈장이나 고추장, 초콜릿을 먹는다면 빵이나 비스킷을 곁들이는 게 더 나은 것처럼요.

재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울리는 재료끼리 엮어놓은 소설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재료들을 장인의 솜씨로 버무린 소설들과 경쟁하기엔 부족한 것 같습니다.
소재의 특색을 더 세밀하게 파악해서 잘 엮어낸다면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