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정정 공지는 중립적이고 올바른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이전 성명문에 이어 추가로 작성하게 되었음.




성명문 발표 이후 뒤늦게 연구자가 해당 성명문을 확인하고, 우리에게 사과문 및 정식적인 연구 요청을 보내 왔음.

이 때 연구자와 질의응답을 가질 시간이 있었고, 이하 내용은 응답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의 요약임.


1. 해당 연구의 목적은 다음과 같음 (이 부분은 혹시라도 왜곡을 피하기 위해 답변 원문을 그대로 전제함)


'저는 VR에서의 온라인 경험을 '신체를 경유한 경험'으로 의미화하고자 합니다. '아바타'라는 것은 기존의 이미지나 텍스트 기반의 인터넷 경험과는 조금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바타가 가진 '신체성'을 현상학과 포스트휴먼의 이론을 빌려 의미화하고자 하고, 이 신체성을 보여 줄 수 있는 대표적인 경험이 VR 공간에서의 성적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VR 공간에서 행해지는 성적 행위가 얼마나 현실의 그것과 유사하고 VR 아바타가 얼마나 현실의 신체와 연동되는지를 보여 줄 수 있는 경험이 '브야스'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출발점으로 삼는 선행연구와 논의 지형이 ‘디지털 경험을 이미지, 음성, 텍스트를 경유한 경험으로만 규정 해 왔던 기존의 디지털 성폭력 논의 지형’이기 때문에 "국내 디지털 성폭력 논의 지형을 확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라는 설명을 연구참여자 모집 링크의 연구 상세 설명에 써 두었습니다. 즉 지금까지 디지털 성폭력 논의는 '이미지 기반 성폭력', '정서적 괴롭힘' 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이것은 디지털 경험에서의 신체의 중요성을 간과한 논의이고 이것에 지적 개입을 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의 논문은 정책이나 법제에 관한 논문 이라기보다는 다소 인문학적 성향이 짙은 논문입니다. 해당 논문에서 법적, 정책적 제언을 하지는 않을 것이며 다소 현상학적이며 개념적인 내용들을 다룰 예정입니다.'


요약하자면, VR 공간에서는 신체적 접촉 또한 중요한 요소이며, 현재까지의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논의는 이런 요소를 간과하고 있으므로 연구를 통해 그 필요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임.


2. 인터넷 공간에서 청소년에게 접근하여 현실로 꾀어내는 등, 그루밍 형식의 성범죄는 이미 과거부터 존재했고 근절되어야 함이 마땅하나, 이러한 범죄를 특정 기술, 게임, 사이트 명을 언급하며 마치 새로운 현상으로 보도하는 것은 VR과 메타버스에 대한 낮은 이해도 및 그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함.


3. 본 연구는 상호 동의 하에 이뤄지는 ERP(Erotic Role Play), 브야스, 과몰입 등으로 일컬어지는 행위까지 디지털 성폭력의 범주에 넣으려는 것이 아니며, 애초에 명백히 성폭력이 아닌 부분까지 그렇다고 호도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성폭력 근절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함. 서로가 만족하는 경험을 가진 경우에 대해서는 '성적 실천'이라는 표현으로 정의하고자 함. 물론 가상공간에서도 상대의 허락 없이 중요 부위를 만지는 시늉을 한다면 이는 경중의 문제일 뿐 성폭행이 맞겠지만, 제페토 등의 Non-VR 컨텐츠에서는 이런 세세한 상호작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고, VRChat에서도 퍼스널 스페이스나 차단 기능 등으로 그런 일이 발생하기 힘든 환경이라고 인지하고 있음.


4. 연구자 본인은 온라인에서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는 일 없이 상호간에 교류하고 컨텐츠를 즐기고 있는 것에 대해 혐오스럽다는 이유만으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오히려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함.


5. 본 연구로 작성될 논문은 석사학위 논문으로, 공신력이나 파급력 부분에서 크게 우려할 부분은 없을 것임.




이상과 같으며, 해당 내용에서 미루어 볼 때 '특정 강경 집단이 유리한 부분만을 취사선택하기 위한 인터뷰', 또는 'VR 유저들에게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는 연구 또는 보도' 등 기존에 우려했던 강경/왜곡 요소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라고 판단함.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의심의 정황이 있었다고는 하나, 서둘러 조치하는 과정에서 정확히 사실 관계를 파악하지 않고 이를 단순히 공격적 행위일 것이라 지레짐작한 것에 대해 연구자께 이 자리를 빌어 사과드리고자 함.


다만, 해당 연구의 취지와 방향성에는 동의함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다수가 동의한 '연구/보도를 위한 채널 이용 금지' 내용을 번복할 수는 없다고 생각함.

왜냐하면 위에서 판단한 내용들은 내 개인의 생각일 뿐 이용자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으며, (비록 본인의 성급한 판단에서 비롯되었지만) 이미 해당 연구를 부정적으로 보고 어떤 해명도 받아들이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여기는 이용자가 있을 것이라 예상하기 때문임.

그리고 그렇게 각자가 스스로의 가치 판단으로 정한 내용을 완장이 정정하고 돌려 세우려는 행동은 일개 관리자로서 이용자의 여론을 무시하는 부적절한 행동일 것임.


그러므로 이 정정 발표는 기존 공지의 철회가 목적이 아닌, 사실 관계를 중립적이고 명확하게 전달하여 각자의 판단에 맡기고자 하려는 것이며, 이에 대해 연구자도 '결정을 이해하며 오해를 풀 수 있다면 그것으로 다행'이라는 답장을 남김.


우리는 여전히 많은 우려사항을 남길 수 있는 '연구/보도를 위한 채널 이용 금지'에 대해서는 그 방침을 유지할 것이며, 다만 본 정정 공지를 통해 개인의 판단에 따라 해당 연구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타 커뮤니티, SNS 등에서 동일한 인터뷰 요청을 발견했을 때 이에 참여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라고 안내하고자 함.


기존 성명문은 운영탭으로 옮겼으며, 곧 내용을 온건하게 조정한 성명문을 재작성할 예정.

항상 부족한 완장이라 미안하고 더 노력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