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문서] 허벅지를 쓰다듬어지는 루비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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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에서 차를 타고 다시 트레센으로 돌아와, 이제 오늘의 일정을 끝내고 헤어지는 자리.



"...그럼 이만, 우린 가보도록 하지."


"트레이너 씨! 오늘 재밌었어어!"


"뭉! 내일 봬요!"


"...그래, 다들 잘가고..."



각자마다 다른 인사를 건네는 담당마들에게 답인사를 건네고, 이제 트레이너 룸으로 향할까--



--하던 찰나.


모두가 인사를 건네는 와중에, 단 한 사람이 인사를 건네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루비 양?"



그렇게 이름을 부르며 옆을 살짝 내려다보자. 다이이치 루비는 나와 눈을 살짝 마주치려는 듯이 곁눈질하더니 말했다.



"...저는, 트레이너 님과 따로 잠시 볼일이 있기에."


"...볼일이라니?"


"...."



루비는 내 되물음을 모른척하듯이 입을 잠시 닫더니, 이내 다른 이들에게 살짝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그럼, 다른 분들은 내일 또 다시 뵙겠습니다."


"...."



다른 담당마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마치 어서 돌아가라는 듯이 종용하는 듯한 모습.


그런 루비의 모습에, 나는 경기장에서의 일이 떠올라 불안해졌으나. 이내 다른 아이들 앞에서 내색하지 않으려 그 불안을 감출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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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너 룸으로 향하는 길.


앞서 걷는 내 발걸음 소리 뒤로, 작게 총총 걷는 듯한 발걸음 소리가 따라 울렸다.


루비는 내 옆으로 하여 뒤따르며, 마치 나를 감시하듯이 따라오고 있었다.



"저기, 루비 양? 그 볼일이라는 거. 지금 말해주면 안 될까?"


"...."



...그렇게 따라오면서도, 그 본인이 말한 볼일에 관해 묻는다거나 하는 것 외에도 다른 무슨 말에도 대답하지 않고서.


그런 루비의 모습에, 아까부터 느껴졌던 불안감은 감출 수 없을 정도로 점차 커졌다.



'....'



이대로 트레이너 룸까지 그대로 가버린다면, 마치 무언가 더 큰 일이 생길 것 같다는 직감이 머릿속에서 느껴졌다.


이전의 경기장에서 있었던 일. 그보다 더 큰 일이...



'어쩐다...'



차라리 무언가 다른 일 때문에 트레이너 룸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한다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러기도 마땅치 않았다.


모종의 일 때문에 트레이너 룸으로 향해야하기도 했고. 경기장에서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그리 일러둔 터라 다른 곳으로 빠지면 이상하게 보일 터였다.


...본래라면 이상하든, 이상치않든. 아무 상관 없이 내 뜻대로 해도 괜찮아 할 일이었겠으나. 모종의 직감으로 생각컨대 지금의 루비는 내가 트레이너 룸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한다면, 무언가 강제로라도 모종의 일을 벌일 것만 같다고 느껴졌다.



'....'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에도 발걸음은 멈출 수도 없어서, 계속해서 트레이너 룸으로 몰려가는 듯한 형국.


목줄에 매이지도 않았건만, 목줄에 매인 개가 주인의 앞길을 앞서 걷는 듯한 느낌이다.



'루비는....'



루비를 살짝 살펴볼까 해서 눈을 돌렸으나, 바로 옆이 아닌 한두 걸음 살짝 뒤에서 따라 걷고 있는지라. 무언가의 표정을 살핀다거나 하는 일도 할 수 없이.


나는 루비가 말한 [볼일]이 아까 경기장에서의 [그러한 일]과 같은 것이 아니길 바라며, 이내 반포기한 채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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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렇게만 써두고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보고싶다고 하겠지.




쿠쿠루삥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