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2편

3편



1.


분주한 분위기.


딱히 특별한 일이 있는 건 아니다. 그저 이 저택의 분위기 자체가 본래부터 이랬다.


거대한 영지, 커다란 저택.


제국 제일, 어쩌면 황가의 그것과도 비교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한  부지.


이를 관리하려면 수많은 사람이 필요했고, 그 사람을 관리하는 사람 또한 요구됐다.


사용인들이 생활하는 공간은 소란스럽고 북적거릴 수밖에.


나는 그 한 가운데 우두커니 서서 한 손에 구겨진 편지를 들고 있었다. 낯익은 내용의 서편이었다. 엄청난 규모의 도적 떼가 들이쳐 영지가 함락되었다는 내용.


딱히 관심이 가진 않았다.


그보다 더 눈길이 가는 메시지가 눈앞에 떠 있었으니까.


['Bad Ending - 9:필연' 시나리오 클리어 특전으로 '회귀'가 사용되었습니다.]


[시스템이 개방되어 지금까지의 플레이 경험을 바탕으로 권능을 개화합니다.]


['권능 - 찬탈'이 개방되었습니다.]


일순 시야를 가득 채운 메시지 창. 그리고 그로부터 도출되는 갖가지 정보들.


지금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 인지. 딱히 조사하려 들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언젠간 일어나지 않을까, 하며 틈만 나면 망상하던 내용이었으니까. 실현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지만.


그래서일까, 난 아직도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정말 과거로 돌아온 게 맞나?


그것도 시스템과 성좌의 힘까지 각성하면서?


이 모든 게 단순히 낙관적인 상상인 게 아닐까. 어쩌면 연속되는 고난에 지쳐 스스로 만들어낸 환각이 아닐까.


그렇지 않은가?


여직 해온 모든 시도들이 실패로 끝났다. 실낱같은 희망으로 보이던 가능성 조차 막상 까고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억지로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모든 게 의심스럽다.


좋아하기엔 이르다.


이 모든 게 단순 환상이라는 게 증명된다면 그 낙차는 너무나 버티기 힘들 거다. 무책임하게 낙관에 취하면 안 된다.


그런 상념들이 무색하게도.


나는 실감 할 수 있었다.


'돌아왔다.'


그 어떤 실패도 겪지 않은 과거로.


허나 나는 그 이상의 감동을 만끽할 수 없었다.


"저기요."


메시지 창 너머에서 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기에.


그래 뭐. 감상에 빠져 시간을 버리는 건 좋지 않다.


나는 금세 정신을 차리곤 정면을 주시했다.


그곳에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날 노려보고 있는 여인이 있었다.


눈빛에 불쾌함과 약간의 기대감이 서려 있는 걸 보아하니 그다지 호의적인 목적이 아님은 분명해 보였다.


정작 기억에 있는 인물은 아니기에 그 적대감이 분명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허나 오해는 아니리라.


그녀의 뒤, 혹은 주변에 드문드문 보이는 이들이 낄낄 거리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으니까.


그 이유가 단지 내가 멀뚱히 서 있었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이번에 새로 왔다던 신입. 맞죠?"


기억났다.


오늘이 무슨 날이었는지.


와일디브 가가 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침울해져 있던 차였을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나고 자라온 장소인데 애착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테니까.


물론 그보다 더 앞선 것은 앞날에 대한 걱정이었지만.


그러던 차, 이 저택에 도착했을 것이다.


미리 알려진 나에 대한 정보와 기존부터 존재했던 전통에 의해, 신고식을 거하게 당했었고.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았던 나는 한동안 좀 심하게 앓았다.


본래 인간관계나 조직 생활엔 첫 단추가 중요하다.


생각해보면 이때 첫 단추를 잘못 끼워 한동안의 삶이 고달팠던 것 같기도 하다.


"혹시 신고식인가요? 딱히 관심 없는 행사인데."


"하! 알면서 개기는 건가요?"


"네. 뭐…비슷하죠."


물론 그렇다고 그들에게 잘 보일 생각은 없다.


고개 굽히고 들어가는 것도, 결국 쥐어짜 낼 이득이 있는 상태한테나 해야 하는 법이다.


아니나 다를까, 내 반응이 시원찮자 그녀는 주변의 눈치를 살폈다.


나름 조직 내에서 위치가 높기 때문이겠지. 여기서 내 기강을 제대로 잡지 않는다면 조직 내 위계질서가 제대로 살지 않을 것이다.


어디선가 날 선 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건방진 년이…"


아무튼 난 그 시답잖은 놀이의 희생양으로 점지된 것이다.


"잘 몰라서 그러나 본 데. 처음에 밉보이면 나중에 귀찮아진다고요? 그게 지금 당장일 수도 있고."


"마음대로 하세요."


나도 귀찮은 일은 질색이다.


그러나 난 이 일이 크게 번지지 않으리란 걸 알고 있었다.


여기서 내게 손찌검했다간 미리 준비해둔 수작이 물거품이 될 테니까.


이들은 다혈질적이지만, 그보다 음습함이 더 앞섰다.


미래를 위해 당장의 기회를 포기할 줄 아는 위인이라는 뜻이다. 그 품성을 자기 개발도 아니고 남 괴롭히는 데 쓰고 있다는 게 문제지만.


"뭐…됐어요."


그녀는 그리 중얼거리며 품에서 열쇠 하나를 꺼내 내게 건네주었다.


"당신 방 열쇠랍니다. 원래는 안내까지 해주려고 했는데, 잘 한번 찾아보든가 하시죠."


과하게 속이 보이는 행위였다.


당장이라도 둘러 모여서 사람 하나 담글 분위기였는데, 손바닥 뒤집듯이 태도를 바꿔버린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낌새가 있는 건 분명했다.


당시의 나는 싸함을 느끼면서도 그녀들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 저택에 대해.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으므로.


"네, 고마워요."


나는 그 미묘한 분위기를 아랑곳하지 않고 열쇠를 받아 품속에 넣었다.


2.


곧바로 방으로 향하기에는 날씨가 너무나 좋았다.


두둑이 부풀어 오른 짐가방이 행색을 추레하게 만들고 행동을 불편하게 하였으나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짐 정리는 나중가면 알아서 처리될 문제. 그럼 지금 당장에만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처리하는 게 옳지 않겠는가.


나는 조경이 아름다운 연못가를 걸으며 태양 빛에 열쇠를 비추었다.


순금과 스피넬이 장식된 아름다운 열쇠였다.


이 넓은 저택에서 길이라도 잃지 말라는 듯, 고급스러운 보석 안에서 은은한 빛이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고작 시녀 하나의 방 열쇠라기엔, 말이 안 되지.'


일반 상식이 결부되었거나, 강제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게 아니라면 그 누구도 믿지 않을만한 뻔한 사기극.


당시의 나는 후자에 속했다.


그녀들이 억지로 나를 끌고 가 그 방 안에 처넣었으니까. 그 뒤는 뭐, 일을 꾸민 이들이나 재미 좀 보고 말았다.


그 누가 제 방에 쳐들어온 불청객에게 상냥하게 대해주겠는가?


다만 그때는 좀 심하게 깨지긴 했다. 그럴 만도 하다.


어째서 그들이 굳이 이런 방식을 취했겠는가.


'이 방 주인이 자기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성질 더러운 악녀라는 뜻.'


실제로 이 근방 귀족 사회에서 그녀의 심성은 고약하기로 유명했다.


"지금 누가 악녀라는 건가요?"


자못 신경질적인 음성이 귀를 찔렀다.


입에 담은 말 자체는 고상하기 짝이 없으나 그 말을 내뱉는 어투에 숨길 수 없는 짜증이 흘러나오고 있었으니.


그곳에는 날카로운 인상의 여인이 서 있었다.


태양 빛이 스며든 잿빛 금발.


그 웨이브 진 머릿결에서 그녀가 얼마나 자신의 겉모습을 꾸미는데 열중 하는지 뻔히 보였다.


이 저택의 하인들은 그녀의 방에 들어가는 것을 질색하니까. 머리 손질도, 그 차림새도 전부 스스로 익혀 치장한 것들이겠지.


유펜트리아 오라토리오.


'이 가문의 아픈 손가락.'


그 홍옥 같은 눈동자가 나를 주시했다.


"…알 거 다 아실듯한 분이, 실례를 범하는 걸 주저하질 않는군요."


"후후. 죄송해요. 평소에 생각이 좀 많아서요."


"하아…."


유펜트리아는 무어라 설교하지도 못하고 뾰루퉁해져선 한숨을 푹 내셨다.


그녀도 많이 경험해봤으니 알고 있겠지.


말은 그저 입조심 하라는 경고로 막을 수 있지만, 생각을 통제하는 건 단순 쪼아대는 걸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걸.


전 회차에서 그녀를 만나본 건 딱 한 번뿐.


허나 그 만남에서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소문과는 달리 유펜트리아는 지극히 합리적인 인물이다.


"고생하시네요."


예컨대 그녀는 축복 때문에 인생이 망가진,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일 것이다.


'독심의 축복'


타인의 마음, 기억, 과거까지.

모든 것을 아무런 조건 없이 읽어낼 수 있는 고성능의 축복.


허나 모든 것이 그렇듯 오는 게 있다면 가는 게 있는 법이다.


아무런 조건이 없다.


즉, 발동 조건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유펜트리아는 관심을 가지는 대상의 모든 정보를 아무런 필터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게 뇌로 때려 박힌 정보는 없느니만 못하다.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막대한 양의 정보는 해석은커녕 뇌에 부담만 주기 마련이니까.


때문에 유펜트리아는 그 누구에게도 관심을 갖지 않으려 한다.


그 마저도 무의식적으로 상대의 생각을 읽어내는 것은 막을 수 없었고.


"처음 보는 사람한테 동정받고 싶진 않네요."


이 쌀쌀맞은 태도는,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가면일 터.


타인에게 관심을 주지 않기 위한 자기 세뇌이자,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인물이 없도록 하기 위한 방어 기제.


그렇다고 그 축복의 능력이 유펜트리아에게 실제로 이득으로 다가오는가?


그건 또 아니었다.


'오라토리오 가문의 장녀이자, 가주의 유일한 자식.'


그리고 승계에서 진즉 밀려나 버린 썩은 동아줄.


그것이 현재 그녀가 받는 취급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일개 시녀가 어찌 그녀의 방문 열쇠를 훔쳐 신입 괴롭히는 도구로 쓸 생각을 하겠는가.


나를 골려줌과 동시에 유펜트리아를 조롱하겠다는 심보겠지.


오라토리오 가는 기본적으로 무가(武家).


그녀가 가진 축복은 사용인이나 첩보원으로서는 유용할지 몰라도, 기사 가문의 가주가 되기에는 부적합했다.


"…"


참 기구한 삶이다.


비록 가문이 원하는 재능이 없다곤 하나 유일한 후계자였는데. 한순간 그 지위가 박탈당하다니.


"그래서, 당신은 어느 가문에서 오신 손님인가요?"


"손님은 아니고…사용인 쪽에 가까울 거예요."


유펜트리아는 예상 못했다는 듯 날 위아래로 훑었다.


하긴, 금방 고용된 사용인이 주인과 아무렇지도 않게. 어쩌면 무례까지 저질러가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는 건 좀 이상한 일이긴 하다.


"평민인 것 같진 않고…시녀인가요?"


"네. 이번에 저택에 등용된 하와 와일디브라고 해요."


내 이름을 듣자 유펜트리아는 인상을 찌푸렸다. 마치 무언가 떠오른 게 있다는 듯.


"하와 와…"


와일디브, 라고 그녀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잠시간의 침묵이 그녀의 입을 막았다.


"당신이군요. ...동생에게 얘기는 많이 들었답니다."


동생.


가주의 유일한 자식인 그녀에게, 동생이 있을 리는 없었다. 현 가주에겐 첩 따위 존재하지 않으니까.


유펜트리아가 후계자 자리에서 밀려나게 된 이유.


얼마 전 입양된 재능 넘치는 수양딸.


"레아 공녀님이요?"


이 화재에는 나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레아 오라토리오.


분명 나와도 연관 있는 인물이다. 허나 전 회차에서도 그녀는 딱히 내게 관심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런 그녀가 남에게 내 얘기를 했다고?


반응을 보니 딱히 험담을 한 것도 아닌 듯했다.


"…"


뭐 됐다. 차차 알아내면 될 정보다.


지금 중요한 건 눈앞에 있는 이 여자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잃어버린 물건 찾아야 해서요."


유펜트리아는 내 이름을 듣곤 마치 도망치려는 듯이 이곳을 떠나려 하고 있었다.


더 이상 나와 대화한다면 필연적으로 내게 관심을 갖게 될 테니까.


허나 그게 내가 바라는 것이었다.


"혹시 이걸 찾으시나요?"


나는 유펜트리아가 등을 돌리기도 전에 품속에서 열쇠를 꺼내 들었다.


"그걸… 왜 당신이 갖고 있는 건가요?"


"굳이 물어볼 필요는 없을 텐데요."


유펜트리아는 내 의중을 금세 파악하고는 내 손에서 열쇠를 건네받았다.


"멍청한 짓을…."


이내 그녀의 표정이 구겨졌다.


축복을 사용해 내게서 이 열쇠와 관련 된 기억을 읽어낸 것이다.


"하아…혹시 원하는 보상이 있나요?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라면 도와드릴 수 있답니다."


유펜트리아의 눈에 측은함이 감돌았다.


그녀 또한 축복이라는 주제에 의해 많은 고통을 겪어온 인물이다.


여태 내가 겪어온 고난과 태생적인 아픔 따위에 공감하고 있는 거겠지.


내 삶에 대해선, 동생에게 들었을테니까.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그 실낱 같은 공감은 얼마 가지 않아 빛을 잃을 거라는 걸.


그녀가 이렇게 낙심하고 고심하고 있는 건, 후일 자신이 벌일 일을 예견하지 못하기 때문이겠지.


가주 따위, 이 가문의 실세가 아니다.


평의회라는 조직이 그 꼭두각시 가주를 조종하고 있으니까.


"글쎄요. 이 정도 고난은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 테니까요."


저번 회차. 미래에서 유펜트리아는 그 평의회 중 일각으로 올라선 인물이다. 누구의 조력도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뒷배가 없었던 것인지, 다른 의원에게 반하는 정책을 펼쳤다가 제거당했지만 말이다.


원작에선 변변찮은 활약은커녕 분량조차 없던 그녀가 어찌 그 자리까지 올라갔는지, 자세한 사정은 모른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유펜트리아에겐 그만한 능력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거래 관계를 트든, 어떻게든 신도로 휘하에 들이든. 투자해서 나쁜 일은 없을 거다.


물론 지금의 유펜트리아는 평의회가 뭔지도 모른다.


그녀라면 멋대로 이 의념을 읽어버려 곤혹스러운 상황에 부닥칠 수도 있지만….


[격의 차이에 의해 축복이 차단되었습니다.]


지금의 나는 성좌다.


시전자가 필멸자인 한, 의식이나 영혼을 건드는 축복은 단숨에 파훼 된다.


따라서 나는 내가 원하는 생각만을 그녀가 읽을 수 있도록 제한했다.


'결국 최선을 다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테니까.'


그 이후로 넘어가기 위해선 조력이 필요하겠지만.


"동생이 말한 것 보다는, 미련한 분이네요. 뭐,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제가 끼어들 일은 없을 거랍니다."


유펜트리아는 내 말과 생각에 담긴 중의적인 뜻을 이해했을까.


모를 일이다.


나는 그녀처럼 속 마음을 읽는 재주는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까. 단지 그 '미련하다'에 담긴 의미가 부정적인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대상이 플레이어에게 향하는 호감을 신앙으로 치환합니다.]


[확인된 감정은 '호기심' 입니다. 신앙과는 거리가 먼 감정이기에 변환에 따른 손실이 발생합니다.]


['유펜트리아 오라토리오'가 영입 가능한 신도 리스트에 추가되었습니다.]


미끼를 물었다는 뜻이다.


3.


직후 나는 유펜트리아와 헤어져 걸음을 옮겼다.


이 이상 이 빌어먹게 무거운 짐을 메고 있다간 다음 날 어깨가 뻐근해질 게 눈에 선하다.


내 방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당시 수백번은 들락날락 했을 장소니까.


익숙한 풍경. 허나 예상치 못한 인물이 문 앞에 서 있었다.


"여어. 오랜만이다."


거친 활동의 흔적이 남은 중후한 갑옷. 야성적이다 못해 무례하기 짝이 없는 언동. 누구였지, 하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떠오르는 이름이 있었다.


"리오넬?"


"그래. 흐. 기억 못하네 했네. 예전엔 널 꽤나 동경 했는데 말이지."


그는 뭐가 그리 웃긴 것인지 비릿한 웃음을 지은 채 내게로 다가왔다.


"꽤 웃긴 일이지 않아?"


그리고 짝!


전조도 없이 내 뺨을 향해 손이 휘둘러졌다.


"난 출세해서 기사까지 됐는데 넌 남 시중이나 들어야 하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