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나나에게 이상한 마왕터좀 리트윗 하지 말라고 하느라 진땀을 빼고, 아이카와 점심을 먹은 뒤 그녀가 건넨 말이었다.


"시저님이 주먹밥을 허겁지겁 먹었다구요."

"아아, 응. 시간이 조금 촉박해서 말이다 하핫."


시저는 페미니즘 글을 리트윗하던 나나의 모습을 회상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왜지? 보기 흉했나?"

"아니요, 힘조서 먹는 모습이 대견했어요."

"응?"


또다시 아이카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세계정복을 위해 힘내서 먹는 모습이 대견했답니다."

"아아, 그렇게 보였다면 다행이군."

아이카는 옅은 미소를 띄우며 시저를 바라보았지만 일정을 체크하는 시저는 그것을 캐치하지 못한 채 적당히 얼버무렸다.


"업무가 오조오억개... 정도 밀려있는 것 같은데요?"

"뭐?"

"업무가 오전오후로 밀려있는 것 같습니다."

"아아, 응 뭐. 난쟁이 왕국의 무기도 들어왔고, 이래저래 밀려있긴 하구만."

시저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핸드폰을 꺼내어 란에게 다음 무기 보급을 확인해달라는 메세지를 보냈다.


"시저님의 군무새는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응?"

우연의 일치일까? 또다시 아이카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어머, 근무태도가 참 좋다구요."

"하핫, 고맙다."

"혹시, 아이카의 부탁 조금...만 들어줄 수 있으실까요?"

아이카는 검지와 엄지로 뭔가 잡는듯하는 손모양을 만들며 시저를 바라보았다.


"..."

"어머? 왜 그런 표정을 지으시나요? 설마..."

"아, 아니 잠깐 오늘 일정에서 어떤 곳을 먼저 침략할지 생각하느라. 미안하군."

"아아, 그랬군요? 잠시 착각해 보력 지 뭐에요."

"뭐?"

다시금 아이카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잠시 착각해 버렸답니다. 그럼 업무를 보러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아, 응. 그래. 오늘 밤 침실에서 보지"


먼저 고개를 돌린 시저의 등 뒤에서 아이카가 미소를 지으며 손으로 어떤 모양을 만들었는지는 마왕터의 일부만 알게될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