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인 채널

주괴 "히에에, 아니, 저, 저기, 여러분의 식사를 방해할 생각은 없었는데요, 그으......"


강자들에게 둘러싸여, 주괴는 조금씩 뒷걸음질친다.


심사위원들 "......"

주괴 "......그러니까......안녕히계시길!!"


퐁.


다시 주괴의 몸이 검은 연기에 싸여──.


주괴 "어, 어리?"

미니 나사라 "도망칠 수 없어."

미리암 "나와 미니 나사라짱이 결계를 세웠으니까. 이제 이 가게에서 전이 마법은 쓸 수 없어!"

주괴 "크, 크읏......"


주괴는 출입구로 눈을 돌리지만, 그쪽은 프랜시스나 아키 같은 실력자가 지키고 있다.


주괴 "제, 젠자아아앙! ......함정이구나!? 함정이었구나!?"

나 "이제야 눈치챘나. 네 덕에 여기저기 계약이 끊겨서 애를 먹었어."

주괴 "우오오오옷!! 맛있을 것 같은 계약 마법의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면 또 이거냐!!!"


겨우 상황을 깨달은 주괴는 카운터 위에 뜬 채로 한탄하기 시작했다.


주괴 "이번에야말로 최상의 맛의 계약을 따낼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야!!"

나 "이번에야말로?"

주노 "아, 생각났다. 요전에도 유인당해 혹사당했었지. 아하하 얼간이."

엠프사 "그때는 주노 님도 성실하셨지요."

타마모 "즉 꽤 옛날 이야기라는 것이군요♪"


오래 살아온 주노 일행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타마모 씨는 20대일 테지만) 책에 실려 있던 아가씨 이야기일까.


그렇지 않아도, 이 주괴라는 녀석은 몇 번이고 밥이 걸린 계약에 초대 받았겠지.


아세라의 작전은 정답이었던 셈이다.


아스타로트 "시답잖은 얘기는 거기까지. 리필이 식어버려. 빨리 태워죽이고 식사하러 돌아갈 거야."


아스타로트가 손에 옥염을 소환하는 것을 보고, 시즈루 씨가 달려왔다.


시즈루 "아스타로트 씨! 요미하라에서 불은 금제야! 애당초 여기서 사용하면 요리도 불타버려!"

아스타로트 "음......그랬네."


아스타로트가 불길을 가라앉힌다.


그러자 주괴는 그 틈을 노려, 가게의 출구로 돌진한다.


하지만 거기에는 프랜시스와 아키가 버티고 있었다.


프란시스 "어이쿠. 놓칠까 보냐."

주괴 "젠장!!! 해주겠다고!!!"


자포자기한 주괴는 가로막은 프랜시스에게 주먹질을 한다.


프랜시스 "오우야! 꽤 치는데! 손이 네 개라서 편리하겠어!!"


손이 네 개인 주괴는 민첩한 공격으로 괴력의 프랜시스와 막상막하.


주괴 "썩어도 신족, 말 많은 오니에게는 지지 않아!!"

프란시스 "썩었다니 스스로 말하면 안 되잖아!"

주괴 "시끄러워! ! ! 받아라, 사완류 주전강철권(呪纏鋼鉄拳)!!!"


두두두두두!!


프란시스 "어, 뭐야?"


네 개의 팔에서 눈으로 쫓을 수 없는 펀치가 반복되지만, 프랜시스는 가볍게 받아넘긴다.


프랜시스 "음, 별 거 아니지만 이쪽의 펀치를 날릴 틈이 없네."


프랜시스는 여유롭게 막고 있지만, 공격으로 돌아설 틈을 찾지 못하는 것 같다.


주노 일행은 디저트를 우물거리며 그것을 관전하고 있다.


주노 "쟤 은근히 강하다?"

앰프사 "그러고보니 격투의 달인이라고 들었어요"

주노 "흐응. 뭐야 그게. 주괴라면 마술계잖아, 보통."

앰프사 "틈틈이 인간계의 무술 만화를 보고, 연구하고 있었다든가 뭐라든가."

주노 "정말 한가로운가 보구나."


나 (귀중한 마력을 소비하지 않으려, 격투 기술을 연마한 건가......?)


그렇다면 의외로 훌륭하지만, 이쪽에는 프랜시스 못지 않은 맹자가 많다.


아키 "흐응, 재미있는 승부인걸."

아키 "하지만, 너무 날뛰면 미니 나사라짱의 밥에 먼지가 들어가 버려."


주괴의 안쪽 테이블에서 식후의 한잔을 걸치고 있던 아키 누나는, 거하게 취한 채 주괴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키 "이거면 충분하려나. 에잇."


아키 누나는 주괴의 등을 향해 칼을 가볍게 내던진다.


주괴 "아팟!? 갑자기 무슨 짓을......"

아키 "이쪽을 봤구나. 사열의 사안."


아키 누나의 눈동자가 기이하게 빛난다.


평소에는 이렇게 느슨한 사람이지만, 아키 누나는 "사열의 사안"이라는 강력한 사안을 지니고 있다.


그 효과는──.


주괴 "으아아아악!? 아파!! 아파앗!! 뭐야!? 뭘 던진 거야!?"


아무리 작은 상처라도, 마치 치명상과 같은 아픔을 느끼게 한다는 것.


주괴는 칼로 다친 찰과상에서, 살을 찢는 듯한 아픔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주괴 "아파, 아파!!"

아키 "아프다고 생각하면 더 아파진다~."


"사열의 사안"에 당한 자는, 감각에 이끌려 육체에 정말로 큰 데미지를 입고 마는데, 하위존재라고는 하지만 신의 힘을 가진 주괴는 아슬아슬하게 거기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 같다.


그렇다고 해도 통증은 상당한지, 땅바닥에 나뒹굴며 괴로워한다.


주괴 "머, 멈춰줘! 살려만다오!! 그럼 뭐든 하겠다!!!"


주괴가 간청하자 아키 누나는 순순히 사안의 효과를 풀었다.


아키 "좋아."

주괴 "허억......머, 멈췄다......살았어......"

아키 "뭐든지 한다고 했지."

주괴 "뭐? 멍청아!!! 그럴 리 있겠냐! 아픔이 사라지면 이쪽의 턴이라고!!!"


주괴는 당연히 말을 듣지 않고, 아키 누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면서 출구로 날아가지만──.


주괴 "크악!?"


그러나 출구에 도달하지 못하고, 다시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주괴 "크아!? 이번에는 뭐야?! 모, 몸 속으로 뭔가가!?"

아세라 "걸렸네. 너는 지금 서약을 어기려고 했어."

주괴 "서약!? 나는 그런 것......"

아세라 "네가 먹은 계약서. 거기에는 나의 '고리'이 박혀 있거든."

주괴 "고, 고리......"


그렇구나, 그 마법진 같은 무늬.

저것은 아세라가 미리 들여다 놓은 서약의 고리였나.


아세라 "나는 네가 그 다음에 한 약속이 『서약』이 되도록 했지."

아세라 "그리고 너는 말했다. 살려주면 뭐든 하겠다고."

아세라 "이로써 서약은 이루어졌다. 어기면 견딜 수 없는 아픔이 너를 덮쳐, 곧 죽음에 이를 거야."

주괴 "웃기지 마! 큿, 아파아아아아아."


주괴는 안쪽에서 찔리는 듯한 통증에 시달렸다.

이젠 일어나지도 못할 것 같다.


아세라 "자, 각오는 되었으려나."

리나 "드디어 내 차례가 온 모양이군. 요미하라의 치안을 어지럽히는 자, 이 마계기사 리나가 혼쭐을 내주마."

오렐리아 "아니요, 여기선 제가. 중요한 계약을 빼앗긴 보답을 해드리겠습니다."

슌타오 "그렇다면 센센의 계약서의 몫도 있어!"

네이스 "그건 저희도 당사자죠."


아스타로트 "약한 놈에게는 관심 없지만, 식사를 방해한 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보상을 받아야겠어."

주노 "주노도 때리게 해줘. 요즘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스트레스 만땅이거든~."

엠프사 "일......했었던가요."

주노 "시끄러워."

오보로 "나는 특별히 원한 같은 건 없지만, 고문에는 조금 자신이 있어서 말야."

오보 고양이 "오보오......오......"

주괴 "히익, 사, 살려줘......"


땅바닥에 구르고 있는 주괴에 신과 사디스트와 강자들이 다가간다.


미노리 "저, 저기! 여러분, 잠깐만요."

주괴 "에......?"


몇십 분 뒤.


주괴 "으윽, 맛있어, 이렇게 맛있는 건 처음이야."


주괴는 객석의 테이블에 앉아 미노리 씨 특제 요리를 게걸스럽게 먹고 있었다.


미노리 "배가 안 부르면, 보상할 것도 할 수 없으니까!"


미노리 씨는 "괴물이라도, 배고픈 아이를 내버려 둘 수 없다"며 특별히 식사를 내준 것이다.


나 (확실히, 녀석의 태도로 보아서는 배고팠을 뿐, 악의는 없었달까......태도는 최악이었지만.)


주괴는 이후 요리 대결에서 나온 설거지를 돕기로 약속했다.


주괴 "네, 넷! ......맛있다, 맛있어......"

주괴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더 이상 계약을 먹을 수 없어."


그런 주괴의 얼굴은 밝았고, 사악한 기운은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아세라 "일단, 서약을 하게 했지만 저 모습으로 보아, 더 이상 나쁜 짓은 하지 않을 거야."

시즈루 "처음으로 진정한 만족을 알았구나. 정크 푸드만 먹던 아이가 제대로 된 식사의 맛을 알게 된 것처럼."

나 "시즈루 선생님, 쟤 어떻게 할 거에요? 개심했다고는 하지만 가게에 둘 수도......"

시즈루 "그렇네......어디 적당한 곳에 맡겨야겠어."


한편 손님들은 식사를 마치고 속속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오렐리아 "리나 씨, 여러분, 감사합니다."

리나 "감사까지 할 필요는 없어! 그보다, 넌 이제 어떻게 할 거지?"

리나 "만약 갈 곳이 없다면, 노마드에 와도 되는데......"

오렐리아 "아니요. 저는 극장으로 돌아가서 고용주와 다시 계약을 맺겠습니다."

리나 "엣, 모처럼 자유의 몸이 되었는데, 다시 인질로 돌아가는 거야?"

오렐리아 "네. 제가 그 무대에 서는 것만이, 일족의 안전을 약속받을 수 있으니까요."

리나 "음......네가 그걸로 좋다면 괜찮겠지만, 왠지 찜찜하네."

오렐리아 "후후, 감사합니다. 당신의 도움은 잊지 않겠습니다......그럼."


오렐리아는 리나에게 미소를 지으며 춤추는 듯한 발걸음으로 가게를 빠져나갔다.


아세라 "그럼, 나도 실례할까."

미노리 "어머, 아세라 씨, 감사의 요리를 아직 대접하지 않았는데요."

아세라 "아, 그거 말인데."

아세라 "미노리, 슌타오, 당신들의 요리는 상상을 초월한 미식이었어. 나 혼자 맛보기는 아까워."

아세라 "그래서 말인데. 마계에 같이 가지 않을래? 미식가 귀족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어. 마음에 들면 전속 요리사가 될 수도 있어."


미노리 "에엣?! 아니, 그건......"

아스타로트 "어머 그건 안 돼. 그녀들은 내 전속 요리사로 데려갈 거야♪"

라그나로크 "아뇨, 두 사람이 우리 서리의 오니신 밑에서 요리 교사를 해주길 바라는데요."

미노리 "마음은 기쁘지만 곤란해요!"

슌타오 "나는 가게가 있어서 무리야......!"


나 (이런 미노리 씨가 고민한 메뉴를, 매일 학교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우리들은 행복하구나......)


그리고 슌타오의 가게에는 또 단골이 늘어나게 될 것 같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조용히 정리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