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지하 300미터에 존재하는 어둠의 지하도시 요미하라.


수없이 많은 골목 중 하나를, 피부를 많이 드러낸 아름다운 마족이, 네 팔의 괴물을 쫓고 있었다.



오렐리아 "기다려! 계약서를 돌려줘!"


괴물의 한 손에 두루마리를 움켜쥐고 있다.



괴물 "켓! 뭐야 너는!?"

오렐리아 "나는 오렐리아. 달을 품는 바다의 오렐리아. 그것은 나의 일족이 지켜온 중요한 계약서야!!"

괴물 "케케케! 알까 보냐!! 잘 먹겠습니다!!"


괴물은 입을 벌리고 두루마리를 통째로 삼킨다.


그리고, 그 모습 그대로 검은 연기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오렐리아 "아앗!!"


오렐리아의 뒤에서 쿵쿵 쫓아오는 발소리가 났다.


오크 "오렐리아! 멋대로 무대에서 내려오다니"'

오렐리아 "죄송해요, 하지만......"

오크 "너는 지금 우리 가게의 간판이라고! 도망치려는 건 아니겠지!"

오레리아 "아니에요! 계약서를 빼앗겨서......!"

오크 "시답잖은 변명 하지 마. 이번 기회에 혼쭐을 내줘야......"


오크가 채찍을 치켜드는 때, 연분홍빛 바람이 끼어들었다.


리나 "잠깐! 뭘 하려는 거냐!?"

오크 "마계기사......!?"

리나 "뭐 불만이라도?"

오크 "아, 아니, 아무것도. 오렐리아, 빨리 돌아와."

오크 "쯧, 귀찮은 녀석에게 들켰어."


오크는 작은 소리로 투덜거리면서도 노마드에게 찍히면 곤란해, 허둥지둥 그 자리를 떠났다.


리나는 남겨진 오렐리아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건다.


리나 "아가씨, 괜찮나?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오레리아 "실은......"


오렐리아는 원래 마계의 바다에 사는 메듀 일족이라는 종족의 전사였다.


그러나, 메듀족이 가지고 있는 귀중한 물건들을 노린 범죄 조직이 일족의 토지를 침략.


오렐리아는 그들에게 교역을 독점하는 대신 동료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계약을 체결하고, 스스로 인질이 되어 범죄 조직에 몸을 맡겼다.


그 후에는 조직이 운영하는 스테이지에 서, 쇼 뒤편에서 행해지는 거래의 구실로 사용되고 있다.


그 오렐리아와 조직과의 계약서가, 갑자기 아까의 괴물에게 도둑맞은 것이다.


황급히 무대를 뛰쳐나온 그녀를 조직에선 도망쳤다고 착각한 것이었고.




리나 "흠. 최근 그런 트러블이 많지. 계약이 제멋대로 깨졌다느니, 사라졌다느니."

리나 "방치하면 요미하라의 치안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코우사카 시즈루 "무엇을 숨기랴, 우리도 곤란한 게 식자재를 운반하는 업자가, 호위와의 계약을 먹혀 한동안 매입을 할 수 없게 되어 버려서."

아세라 "계약서를 먹는 마물......아니, 정확하게는 계약에 걸린 마력 그 자체를 먹고 있는 것이겠지."

나 "저기요. 계약에 걸린 마력을 먹는다는 게 무슨 소리인가요?"


여기는 시즈루 선생님 가게 2층에 있는 개인실.

임무차 온 대마인이 머물거나 작전 회의에 사용하는 방이다.


거기에 시즈루 선생님과, 선생님이 초대한 아세라 씨, 오렐리아 씨를 데리고 온 리나, 그리고 내가 요리를 둘러싸고 있다.


그렇다고 할까, 내가 요리를 가져왔더니 "마침 잘됐다, 너도 참여해"라며 갑자기 착석하게 된 것이다.


시즈루 "요미하라에서는, 중요한 계약을 맺을 때에는 계약 마법이 자주 사용되는 건 알고 있지?"

나 "네. 여기저기 계약 마법사가 있죠"


계약 마법이란 마술로 계약에 강제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마법의 효과는 계약 위반을 즉시 전달한다는 것부터 위반자에게 죽음을 안겨다 주는 것까지 여러가지가 있다.


법률의 힘이 미치지 않는 요미하라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어, 계약 마법을 전문으로 하는 마술사도 많고, 요미하라에서는 「계약 마법 취급」이란 간판을 많이 볼 수 있다.


시즈루 "그 마법이 걸린 계약서를, 『먹어치우는』 마물이 출몰하고 있어."

나 "어? 잠깐만요. 계약서가 손상된 정도로는, 계약 마법 자체는 풀리지 않던데."


계약 마법은 계약자 양측에 거는 일종의 저주와 같다.


즉 마법의 대상은 계약자들이고, 계약서는 단지 증서일 뿐이다.


아세라 "이거 참. 너는 꽤 자세히 알고 있는 모양이군."


아세라 씨의 미소에 저도 모르게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다.


아세라 "하지만 실제로, 먹힌 계약은 무효화 되었어."

아세라 "즉 그 마물은, 계약서에 걸려 있는 마법 자체를 먹고 있다고 여겨지는 거야."

나 "그렇군요......"

나 "그런데, 이제 와서지만 아세라 씨는 누구세요?"


나는 큰맘 먹고 의문을 제기했다.


시즈루 선생님이 초대했다는 아세라.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마술사 같지만, 자세나 말투는 기사 같기도 하다.


시즈루 "아세라 씨는 『조정사(調停師)』. 계약에 관해서는 프로야."

시즈루 "마침 요미하라에 있다길래, 이번 사건에 대해 상담해 달라고 초대했어."

아세라 "그런 거지. 뭐, 내 전문은 계약보다는 『서약』이지만."

나 "서약......?"

아세라 "계약은 두 사람 이상이 동의를 가지고 체결하는 것이고, 『서약』은 자신에게 맹세하는 것."

아세라 "직접 해보는 게 이해가 빠를 거야. 알바 군, 잠깐 거기 서 있어."


아세라는 나를 자기 앞으로 불러들였다.


아세라 "좋아. 그럼, 뭐든 좋으니 1분 짜리 맹세를 해 봐. "

나 "맹세? 어디 보자......1분 동안, 말을 안한다던가?"

아세라 "좋아. 그럼 그렇게 하지."


아세라는 그렇게 말하고, 옷 사이로 뭔가 팔찌 같은 고리를 꺼내, 내 팔에 걸었다.


그러자, 아름다운 세공이 입혀진 고리는, 나의 팔에 빨려 들어가듯이 스르륵 사라진다.


나 "!? 뭔가요, 이거."

나 "앗......"


아차.

바로 맹세를 어기고 말았다.


그러자, 아까 고리를 걸었던 팔이 가시에 찔린 것처럼 아픔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나 "──읏! 아파!! 아파아아앗!!!"


극심한 통증은 아니지만, 피부 안쪽에서 밖으로 콕콕 찌르는 느낌이 매우 기분 나쁘다.


아세라 "하하, 바로 맹세를 깼네. ──지금 해주解呪를 하지."


아세라가 주문을 외우자, 통증이 확 가라앉았다.


나 "머, 멈췄다......지금 게 서약?"

아세라 "그래. 맹세를 어기면 『고리』가 극심한 통증을 초래해"

아세라 "지금 건 가벼운 편이야. 큰 서약을 했었다면 죽는 게 나은 고통이 몇 년씩 지속될 수도 있어."

나 "진짜냐......"


나는 자리로 돌아오면서, 아직도 근질근질한 팔을 주물렀다.



미쿠리야 미노리 "시즈루 씨! 실례합니다!"

시즈루 "미노리 씨, 무슨 일이야?"

미노리 "오더 스톱입니다. 식재료가 떨어졌어요."

나 "엣, 벌써?"

   

뛰어 들어온 것은, 가게의 조리를 담당하고 있던 미쿠리야 미노리씨다.


이래 보여도 오차 과학반에 소속되어 있는 어엿한 대마인으로, 학생 식당의 책임자를 겸임하고 있다.


미쿠리야 가문은 불로불사의 연단(錬丹)을 대대로 연구하고 있다든가 하는 유서깊은 일족이지만, 미노리 씨는 그 기술을 요리에 활용하고 있어, 우리들의 건강이나 능력향상에 공헌해 주고 있다.


나 (대마인으로서도 그럭저럭 베테랑이라고 들었는데......도대체 몇 살인 걸까.)


그런 미노리 씨지만, 오늘은 이 가게의 주방에 서 있었다.


임무를 맡은 김에, 가끔 이곳에서 메뉴를 고안하거나 조리를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지상에서는 볼 수 없는 재료가 있어, 재미있다나.


지금 이 테이블에 진열되어 있는 것도 미노리 씨의 요리였다.


아세라 "이 요리는 당신이 만든 건가? 훌륭해. 금방 매진되는 것도 당연해."

미노리 "감사합니다! 마음에 드셨다니 기쁘네요."

미노리 "하지만......매진 이유는 그것 뿐만이 아니라......"

시즈루 "아까도 말했듯이, 우리 가게에 식자재를 운반해 주고 있는 업자가 호위와의 계약을 먹혔어."

시즈루 "때문에 오늘은 매입을 할 수 없어서. 남아 있는 식재료만으로 버틴 거야."


그러고 보니, 오늘은 유난히 냉장고가 텅 비어 있었다.


나 "유통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면 과연 방치할 수 없네요."

시즈루 "그래. 후우마 군을 동석시킨 건, 그 조사를 부탁하고 싶어서야."

시즈루 "토벌에는 우리도 협력할게. 우선은 범인의 정체를 알아내, 붙잡을 방법을 찾아야지."

나 "알겠습니다."

시즈루 "아세라, 당신도 협력해 주었으면 해."

아세라 "물론 상관없어. 다만 사례는 받겠는데."

시즈루 "사례......얼마를 생각하고 왔어? 자질구레한 가게라서, 그렇게 많이는 낼 수 없는데......"


시즈루 선생님이 쭈뼛쭈뼛 눈을 내리깐다.

이 사람은, 이런 연기를 정말 잘한다.


아세라 "금전은 됐어. 충분히 벌고 있으니까. 그 대신, 또 그쪽 요리사의 요리를 대접받고 싶어."


아세라는 보랏빛 눈동자를 미노리 씨 쪽으로 돌렸다.


미노리 "어, 제 요리를? 물론 상관없어요! 한동안 요미하라에 있을 예정이고요."


보수로 지명되어 미노리 씨는 기뻐하는 것 같다.


아세라 "그런데, 어떻게 조사할 거지. 계약서가 먹힌 건, 흔적도 뭣도 없는데......"

시즈루 "그렇지. 후우마 군, 뭔가 생각난 거 없니?"

나 "음......"


먹혔을 때의 상황이나, 괴물의 모습 등의 정보는 오렐리아 씨가 이야기해 주었다.


그렇다면 남는 건 잡는 방법인데──.


나 "일단, 잘 알 만한 사람한테 가봅시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요미하라의 가장 안쪽, 마계의 문 기슭에 있는 루리의 방을 찾았다.


아세라 "여기는, 파수꾼 방이잖아."

나 "그렇죠......루리 씨, 실례하겠습니다."


나는 어두컴컴한 서고 같은 방에 발을 들여놓았다.



루리 "아, 너인가. 올 줄 알았다."


루리는 마계의 문의 문지기로서 치안의 유지를 맡고 있지만, 일 이외의 때는 언제나 책에 탐닉하고 있는 괴짜다.


나는 어쩐지 그런 성격이 마음에 들어, 여기서 움직일 수 없는 그를 위해 책을 나르거나, 변덕스러운 잔소리에 응하거나 하고 있다.


루리 "계약 마법이 먹히고 있다는 이야기겠지?"

나 "역시 잘 아시네요."

루리 "나도 곤란해 하고 있어. 그 녀석 때문에 다툼이 끊이지 않아서 말이야."

나 "아아......마계의 문은, 상거래가 활발했죠."

루리 "그래. 장사 관련 계약이 자꾸 무산되는 바람에."

루리 "작은 트러블이 끊임없이 들어와서 말야. 천천히 책을 읽을 수 없어 곤란하던 참이었지."


루리가 드물게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독서를 방해받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하는 것이다.


나 "저희도 시즈루 씨의 부탁을 받고 그 사건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루리 "아아, 나도 지금 그와 관련해 책을 찾고 있었는데."

루리 "아무래도 이 녀석 때문인 게 아닐까 싶어."


루리가 펼쳐보인 옛 일본풍 책에는, "주괴呪怪"라는 글자와 우키요에풍의 삽화가 있었다.


나 "오오, 오렐리아 씨에게 들은 모습과 같다. 역시 루리."


이 방대한 책 속에서 이걸 찾아내다니, 이럴 때의 루리는 정말로 의지가 된다.


루리 "이런 건 간단한 일이야."

나 "문제는 어떻게 대처하느냐인데요."

루리 "그것은 지금부터 조사해야지."


루리가 그렇게 말하고 책장에 손을 대자, 몇 권의 책이 저절로 떠올라 책상 위에 쌓였다.


루리 "눈에 띄는 책을 픽업했다. 자네들도 조사를 도와줘."


그리고 다 같이 책을 뒤지길 1시간 정도.


옛 문체로 쓰여진 읽기 힘든 책 속에서, 나는 겨우 "주괴"라는 문자를 발견했다.


나 "있다, 찾았어요. 주괴에 대한 기록."

아세라 "오야, 빠른걸. 뭐가 쓰여 있지?"

나 "어디 보자. ──주괴가 되는 괴물, 예로부터 유래한 주술로......"


주괴가 되는 괴물. 파괴와 혼돈의 신의 하위존재로, 주술을 먹고 부수는 괴물.


수백 년에 한 번씩, 안정되고 경직된 사회에 나타나서는, 계약을 먹고 세상에 혼란을 낳는다.


기본적으로는 악한 존재이지만, 사회를 변혁하는데 일조하기도 하고, 신앙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는 지역도 있다.


라는 말이 그 오래된 책에는 쓰여 있었다.


나 "그래도, 지금의 요미하라는 안정도 경직도 없다고 할까, 오히려 정반대인 것 같은데요."

루리 "뭐든 좋아. 민폐일 뿐이니. 빨리 퇴치해 줘."

아세라 "뭔가 붙잡을 만한 단서는 없나?"

나 "어디 보자......"


나는 페이지를 넘긴다.

다음 페이지부터는 주괴에 관한 에피소드가 열거되어 있었는데, 그 안에,


나 "먼 옛날, 연적으로부터 저주를 받았던 아가씨가, 주괴를 불러내어 그것을 풀고자 『맛있을 것 같은 약정의 술(術)』을 만들었다"


라는 것이 있었다.


아세라 "맛있을 것 같은 계약? 무슨 소리지?"

나 "글쎄......루리, 아시겠어요?"

루리 "......"


루리를 돌아보면, 턱을 괴고 가만히 책에 몰두하고 있다.


주괴를 알고 만족했는지, 아니면 다른 흥미가 생긴 것인지, 어쨌든 이렇게 되어 버리면, 아무리 불러도 소용없다.


나 "이런이런......일단 가게로 돌아가죠."

아세라 "저대로 방치할 건가?"

나 "저런 사람이라서. 독서를 방해하지 말죠."


이렇게 해서 우리들은 루리의 곁을 떠나, 시즈루 선생님의 가게로 돌아왔다.


시즈루 "과연, 맛있을 것 같은 계약이란 걸로 주괴를 끌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오렐리아 "괴물에게 있어서 맛있을 것 같은 계약이란 무엇일까요......"

리나 "이름난 마술사가 맺은 견고한 계약이라든가?"

나 "아니, 그렇다면 이미 큰 조직에 피해가 생겼을거야......"

시즈루 "계약자에게 있어서 『맛있다』......즉 어떻게 풀려도 이득이 되는 계약이라는 것도 생각할 수 있지."

나 "저도 그게 제일 말이 되는 것 같아요. 문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마련하느냐인데요."

시즈루 "그렇다면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겠네♪ 예를 들면......그렇지."

시즈루 "후우마 군이 영어 시험에서 만점을 받을 때까지, 여자가 되기로 하는 계약은 어때?"

나 "싫어요!"

나 "애당초 그거 저에게 있어서 아무런 이득도 없거든요!"

시즈루 "어머. 여자애가 될 수 있는 데다가, 성적도 올라서 좋을 거라 생각하는데."


선생님은 정색하고 엉뚱한 말을 한다.

진심인지, 놀리는 것인지 모르겠어서 두렵다.


아세라 "그런 계약 마법이라면 기꺼이 걸어주지."

오레리아 "귀여운 여자아이가 될 수 있도록, 특제 화장수를 선물할게요♪"

나 "필요 없거든!!"


이대로는 여자아이가 되고 만다. 나는 필사적으로 다른 방책을 생각했다.


나 "맛있을 것 같은 계약......맛있을 거라고는......"

미노리 "오야, 맛있는 거 얘기하고 있어?"


맛있다는 말에 반응해서인지, 미쿠리야 미노리 씨가 불쑥 나타났다.


나 "아, 아니, 그 맛있다는 게 아니라......"

아세라 "잠깐만. 그 맛있다는 건지도 몰라!"


아세라가 뭔가 생각난 듯이, 미노리 씨의 어깨를 잡았다.


미노리 "에, 뭔가요....?"

아세라 "우리는 너무 어렵게 생각했을지도 몰라. 문자 그대로 맛있는 음식을 이용한 계약을 준비해 보면 어떨까."

나 "과, 과연! 그거다!"


나는 약간 과장되게 감탄해 보였다.

여자아이가 되는 것만은 피하고 싶다.


나 "그걸 시험해 보죠! 모처럼 미노리 씨도 있고요!"

시즈루 "음, 너무 안일한 것 같지만, 시도할 수 있는 이상 해볼까."

미노리 "뭐야뭐야? 계약? 맛있는 음식 만들면 돼? 그렇다면 맡겨둬."

미노리 "──라고 말하고 싶지만, 오늘은 더 이상 식재료가 없는데......"

나 "앗......"


그랬다.

애당초 식재료를 입수할 수 없어서, 빨리 가게 문을 닫은 것이다.


시즈루 "아쉽네. 그럼 역시, 후우마 군을 여자아이로......"

나 "아니아니아니!"


그러자 끼익 문이 열리고, 두 여자가 들어왔다.



친 슌타오 "이야기는 들었어. 그런 거라면 우리도 협력할게."

후우마 아키 "코타로가 여자애가 되는 것도 보고 싶지만 말이야♪"


중국집 『미룡』의 간판 아가씨 친 슌타오와, 나의 친척이며, 지금은 요미하라에 머물고 있는 후우마 아키였다.


나 "아키 누나! 슌타오! 왜 둘이 같이?"

아키 "어이쿠 코타로, 셋이거든! 미니 나사라짱을 무시하지 마라!"


아키 누나가 콧김을 뿜으며 말하자 인형 크기의 미니 나사라짱이 나와 꾸벅 목례한다.


나 "아......안녕. 그런데, 왜 셋이 함께?"

아키 "일이지. 슌타오짱한테 계약서가 먹힌 건을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어."

나 "미룡도 피해를 입었어?"

슌타오 "그래, 귀곡과의 매입 계약서가 먹혀서 말이야."

슌타오 "귀곡과는 신뢰가 생겨, 계약이 먹혀도 거래에 지장은 없지만."

슌타오 "그건 센센이 맺어준 중요한 계약이야......!"

아세라 "센센?"

슌타오 "옛 종업원이지. 이미 죽었지만, 가게의 소중한 은인이야."


센센......이가와 센쥬.


아사기 선생의 고모뻘인데, 어머니를 따라 악행을 반복하고, 그 어머니에게도 배신을 당한 뒤 요미하라로 내려와, 우여곡절 끝에 『미룡』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때 미룡은, 오니족 마피아 "귀곡"에게 가게를 빼앗길 뻔했는데, 센쥬의 방책으로 "귀곡"의 고향에서 특산품을 구입하는 계약을 맺고, 가게를 지켰다고 한다.


슌타오 "계약은 센센의 중요한 선물. 그러니까 그걸 먹은 놈은 용서할 수 없어. 어떻게든 잡고 싶어."

슌타오 "......라고 생각해서, 탐정 사무소에 의뢰를 하러 간 거야."

아키 "그래서 내가 조사하고 있는데, 단서가 전혀 없단 말이지."

아키 "무슨 정보가 없나 하고, 시즈루 씨에게 물어보러 온 거야."


그래서 마음대로 들어와, 얘기를 엿들었다고.


슌타오 "요리 계약, 재밌는걸. 식재료가 필요하면 우리 것을 융통할게."

시즈루 "미룡은 매입에 영향 없어?"

슌타오 "없는 건 아니지만 『귀곡』 덕에 마계의 식재료가 들어오고 있어."

슌타오 "주괴인지 뭔지를 퇴치하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제공해 주겠어!"

시즈루 "그건 고맙지만, 당신 쪽도 장사를 해야 할 텐데."


아세라 "그럼, 이러면 어떨까. 슌타오 씨와 미노리 씨가 요리 대결을 벌여, 인기 있는 쪽이 매상을 전부 차지한다."

아세라 "그런 계약 내용이라면, 쌍방 『이득』 아닌가. 가게의 홍보도 되고."

미노리 "요리 대결이라! 그렇다면 질 것 같지 않아!"

슌타오 "미룡 전통의 맛을 보여주지!"

아세라 "립이구나. 그럼 계약서를 만들게. 양쪽 모두 여기에 사인해줘."


아세라는 원형 마법진 같은 것이 그려진 양피지를 꺼낸다.


그것을 손으로 한 번 쓰다듬자, 마법진 위에 계약문이 떠올랐다.


거기에 미노리 씨와 슌타오가 사인을 해, 「맛있을 것 같은 계약」이 성립되었다.


아세라 "흠. 조금 세공을 해둘까? 이제 이걸 실행하면 되는데......요리 대결을 한다면 심사위원이 필요해."

시즈루 "그렇네, 어떻게 할까. 주괴가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아무 손님이나 들여놓을 수도 없어."

나 "음. 주괴가 나와도 괜찮을 것 같은 사람인가......"

아키 "뭐야, 다 같이 아는 사람을 만나보면 금방 모이겠네!"


그래서 슌타오가 가게에 식자재를 가지러 간 사이, 우리는 심사위원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지인을 불러오기로 했다.


그리고 잠시 후──.


슌타오 "됐다!! 친 슌타오, 혼신의 일품이야!"

미노리 "이쪽도 완성! 영양만점, 애정만점 미노리 씨가 직접 만든 요리야."


드디어 두 사람의 요리가 완성되었다.


슌타오는 야채와 버섯과 생선을 걸쭉한 소스로 볶은 중국 요리.


미노리 씨는 생선을 튀겨 육수에 절인 일본식 요리다.


식재료는 모두 마계산인 듯, 좀 낯설다.


나 (이건, 평소에도 마계의 식재료를 쓰고 있는 슌타오가 유리할지도......)


그리고 그걸 먹는 심사위원들은──.



주노 "하음. 리필."

앰프사 "주노 님, 너무 먹으면 살쪄요. 안 그래도 운동 안 하시면서."



타마모 "이건 맛있네요......유부를 처음 먹었을 때 이후의 감동이에요."



프랜시스 "음, 둘 다 맛있어! 술이 엄청 잘 맞을 것 같아."

미리암 "오물오물......호와아, 삼키는 순간 마력이 돌아온 것 같아!"

아스타로트 "흐응, 보기 드문 식재료를 썼는걸. 마계 목이버섯이라니, 잘도 구했어."

오보로 "분하지만, 우리 쪽 셰프의 밥보다 맛있을지도."

오보 고양이 "오보, 오보."



라그나로크 "이거......우리 쪽 식재료였지. 그게 이렇게 되다니......"

네이스 "고향의 모두에게도 먹여주고 싶네요."


신에, 노마드의 전 대간부에, 마계의 족장. 그 외 기타등등.


주괴가 나와도 괜찮을 것 같은 사람을 모은 결과, 뭔가 쟁쟁한 멤버가 갖추어져 버렸다.


공정한 심사를 받기 위해, 심사위원에게는 「신작 메뉴의 전형회」라고 알렸다.


나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앰프사 "저, 부끄럽지만 저도 리필을......"

프랜시스 "이쪽도, 이쪽도!!!"


요리는 큰 호평을 받은 것 같고, 리필 소리가 여기저기 들려온다.


나 (승부는......호각이라고나 할까. 식재료가 식재료라서, 슌타오가 유리할 줄 알았는데. 역시 미노리 씨.)


나는 바쁘게 음식을 나르며, 주방과 객석을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그때.


덜컹덜컹......딸랑딸랑!!!!


카운터 선반에 늘어선 술과 잔이 흔들리고, 출입문의 벨이 격렬하게 울린다.


나 "지진!"

아세라 "아니 달라, 폴터가이스트야."


흔들림에 공명하듯, 카운터에 놓여 있던 요리대결의 계약서가 저절로 공중에 떠올랐다.


그리고, 공중에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주괴 "케케케!"


보라색 덩치에 코끼리 같은 얼굴, 분홍색 날개가 달린 괴물이 나타났다.


나 "주괴인가!"

주괴 "헤헤, 맛있을 것 같은 계약이다! 잘 먹을게."


주괴는 크게 찢어진 입으로 계약서를 덥석 먹어 치웠다.


오렐리아 "아! 저거예요! 제 계약서를 먹은 놈!!"

주괴 "누군가 했더니, 그때의 얼빠진 무희인가. 댁의 시시한 계약으로는, 배가 부르지 않는다고!"

주괴 "겨우 맛있는 계약 마법이──어?"


주괴는 거기까지 말하고, 문득 주위를 둘러싼 자들을 돌아본다.


주노 "뭐야. 호들갑을 떨면서 나타났으면서, 고작 하위존재인가."

아스타로트 "모처럼 미식을 맛보던 참이었는데, 흥이 깨지는걸."

프랜시스 "스프가 흘러버렸잖아. 한 방울도 빠짐없이 마시고 싶었는데 말야."

타마모 "정적한 미식의 시간을 방해하다니, 어떻게 해줄까나......"

오보 고양이 "오보오......"

주괴 "어......어?"

시즈루 "자, 각오하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