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I. 소련군의 단순화된 소부대 전술: https://arca.live/b/staytactical/97681228

Part II. 소련 제파식 전술: https://arca.live/b/staytactical/97682886

Part III. Active Defense (적극 방어): https://arca.live/b/staytactical/98263825

외전. 1980년의 한 시뮬레이션: https://arca.live/b/staytactical/98852005

Part IV. 공지전 (AirLand Battle) - 1: https://arca.live/b/staytactical/99199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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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전 교범 상 방어

 

https://www.youtube.com/watch?v=R7FMkFRrFLI



저번에 쓴 적극 방어 교범 상 방어랑 비교해서 보면 좋을 듯

Part III. Active Defense (적극 방어): https://arca.live/b/staytactical/98263825

 

 

 

우선 공지전에서 방어 구역은 Area of Influence라는 방어 면을 상정함

 

이 면에서도 적극 방어 시대처럼

A. 엄호 부대 지역

B. 주 전투 지역

C. 후방지역

이 있지만

 

0. 종심 전투 지역

이 추가되고

세부적인 디테일이 좀 달라짐

 

또한 METT-T (C는 아직 추가 안됨)를 고려해 상황에 맞는 적절한 작전을 짤 것을 요구함

 

0. 종심 전투 지역

 

공지전 교리의 핵심으로, 적 지휘소, 후속제파, 보급소 등이 타겟이 됨

종심 전투는 적들이 엄호부대 지역이나 주 저항선에 도착하기 이전에도, 도착하는 도중에도, 도착한 이후에도 계속되며

상위 제대 지휘관은 하위 제대들의 기동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적들이 한 목표에만 집중하지 못하게 적들의 응집성을 깎아 먹거나 적 작전을 방해, 혹은 지연시키는 작전을 실행할 것임

 



전 글에서 썼듯 적들이 멀리 있을수록 공군력의 비중이 높아지고

가까워질수록 지상군의 비중이 높아질 것임

 

A. 엄호 부대 지역

 

주 저항선보다 앞에 배치되어 적들과 우선 접촉할 것임

미리 앞에서 경고를 울려 적들의 기습 효과를 약화시키고

자신들 후방의 아군이 기동할 시간을 추가로 벌어주며

적 후속 제파(주공)이 너무 일찍, 그리고 원하는 방향으로 투입되도록 유도할 수도 있고

필요 시 적 선두 제파를 파괴할 수도 있음


또한 엄호 부대가 적들과 교전하는 동안 상위 제대는 종심의 적에 대해 공격을 할 수도 있고


 

이 엄호 부대는 METT-T를 감안해 편성될 수도 있지만

군단급에서는 엄호 부대 임무에 특화된 기병 연대를 배치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실제로 냉전기 서독의 군사 요충지였던 Fulda Gap(풀다 간격)의 전방은 제11기갑기병연대가 지키고 있었음

 

엄호 부대는 상호 간의 엄호가 가능한 전투 위치, 지형지물과 인공 장애물, 곡사화기 등의 도움을 받아 교전 후 신속 이탈해 생존성을 보장받고 

일부 적들이 이미 엄호 부대 지역을 돌파해 주 저항선에 도달하더라도 무조건 후퇴하는 대신 

적들의 후방을 정찰해 정보를 제공하거나 필요시에는 적 공격 제파의 후방을 타격할 수도 있음

 

이런 임무를 수행한 후 엄호 부대는 교차 후퇴하며 주 저항선 뒤로 물러남

이때 주 저항선 아군의 지휘 통제에 혼선을 주지 않도록 충분히 뒤로 물러나야 하고,

이렇게 후퇴한 엄호부대는 이후 적들의 종심 강습/공격에 대비하는 후방 전투 부대로 편성될 수도 있었음

 

B. 주 전투 지역

 

풀다 간격(Fulda Gap)의 FEBA 라인


무슨 작전이건 주된 전투가 벌어지는 곳

주로 FEBA에서 이뤄짐

 

주 전투 지역에선 예상되는 적 주공 방향에 아군 주력을 배치해야 하고

자연물이나 장애물 등의 도움으로 숫적 열세를 극복하며

방어계획은 급변하는 전투에 맞게 변화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짤 것이 요구됨

 

여기서 만일 적들이 돌파해도 주 전투 지역 부대들은 퇴각하지 않고 측후면을 방어하며 싸움을 이어가야 하며

거꾸로 적들의 측면에 대한 역공을 노릴 수 있음

 

이 단계서 이뤄지는 종심 전투의 목적은 

1. 적들의 주 전투 지역에 대한 우회 공격 시도

2. 숫적 우세로 밀어붙이려 병력을 집중하려는 시도

...를 최대한 방해하고 지연시켜 아군이 이에 대응하게 도와주는 것임

 

C. 후방지역

 

적극 방어 시대와 다르게 공지전 교리에선 후방지역 예비대는 반격을 통한 적들의 완전한 섬멸이라는 매우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음

교범이 병력의 1/3을 예비대로 둘 것을 요구하고, 예비대가 투입되면 남은 가용 병력들을 끌어와 새 예비대를 편성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

 

예비대는 이전의 여러 전투들로 응집성이 흩어져가고, 위치가 노출되고, 과하게 늘어져 가는 적들을 최종적인 반격 공세로 파괴함

이때 적의 정면이 아닌 취약한 측면이나 후방을 공격하고

특히 적들이 전면의 아군 방어선과 이미 접촉중인 상태에서 측후방을 공격하면 (망치와 모루) 그들의 계획을 완전히 망칠 수 있다고 봄

 

여기서 반격 시엔 적의 강점은 피하고 적의 약점을 공격하며

반격은 적들에게 돌격해서 들이받는 방식이 아니라 적들의 측후면을 공격하기 좋은 위치를 점령, 은엄폐 상태에서 사격하는 방법으로 이뤄짐

 

이런 반격 예비대는 지상군 기동부대로 이뤄질 수도 있으나

공격헬기나 강습부대 등 신속 대응이 가능한 부대들이 동원될 수도 있음

 

*추가: 후방 지역 방호

 

아군 후방에 대한 적들의 종심 공격은 공작원들의 사보타주부터 대규모 공수 강하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질 수 있음

이들에 대한 대응은 그 규모에 맞게 기지방호 병력~헌병대에게 임무가 내려갈 수도 있지만

대규모의 적들은 결국 전투부대로 방어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옴

 

따라서 아까 엄호 부대 지역에서 철수해온 기병 부대들이나 로테이션을 위해 대기 중인 병력, 이도저도 안된다면 파병을 요청한 동맹국/가맹국의 현지 병력을 전투부대로 동원할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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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82년 공지전 교범에서 소개된 방어작전임


적극 방어와 달리 화력보다 기동이 더 강조를 받은 게 보일 거임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동에 너무 편중하는 또 다른 실수를 하면서 

공지전 교리는 1986년에 다시 한번 개정됨


1986년 개정된 “공지전”: FM 100-5: Operations, 5 May 1986

 

 

적극 방어: 더 많은 화력! 개쩌는 살상력! 피의 신께 피를! 


 

General William Rowland Richardson (March 25, 1929 – November 15, 2023)

(....)

 

공지전(1982): 번개 같은 기동! 전장의 주도권은 우리의 것이다! 휘릭 휘리릭 끼요오옷!


 

...에휴

 


1976년 적극 방어는 화력을 너무 강조하고

1982년 공지전은 기동을 너무 강조했는데

 

뭐 사실 둘다 아주 틀린 접근법은 아니란 말이지

 

1986년 공지전 교리는 전체적으로 이 둘의 균형을 비롯해서 전체적으로 전략 전술의 균형 회복을 신경 쓴 흔적이 보임

 

1. 화력과 기동

 

기동화력의 지원이나 엄호를 받아서 이뤄질 수도 있음

그리고 86년 교범은 성공적인 기동을 위해선 화력이 필요하다 하고

여기서 기동은 작은 군대가 큰 군대를 이기기 위한 방법이니

미래의 전쟁에선 누구 하나가 우세한 게 아니라 둘 다 중요하다는 거지

 

2. 종심 작전과 근접 작전


82년 교범에선 종심 "전투"라는 용어로 내용을 서술해 나간 반면,

86년 교범부터는 종심 전투가 종심 "작전"으로 바뀌고 

여단이나 그 이하 전술적 제대는 대개 종심 작전을 수행하지 않는다고 적으며 종심 전투에 대해 더 조심스럽게 접근함


한편 근접 작전은 사격과 기동, 여러 병과들을 조율해서 치르는 작전으로 봄

좀 더 전술적 단위에 맞는 작전이란 말이지


3. 기동 방어와 지역 방어

 

 

 86년 교범에서는 기동방어를 하려면

[1. 적들보다 우수하거나 최소한 동등한 기동력]과

[2. 결정적 반격을 위한 예비대]가 요구된다고 말함



반면 지역 방어는 그런 기동력이나 예비대가 없는 비교적 가벼운 부대들(경보병/경기갑 등)도 수행할 수 있고

기동이 아니라 한정되고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의 십자 포화나 국소적 반격으로 이뤄진다고 함


다만 지역방어기동방 같이 적들의 완전한 파괴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하고


둘 중 하나가 방어의 정답인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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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86년 공지전 교범은 균형의 회복에 노력한 모습을 보여줌


그럼 미국, NATO 쪽에서 열심히 교리 연구하고 고치는 동안 철의 장막 너머 저쪽 동네 칭구들은 뭐 하고 있었을까?

 

공지전에 대한 소련 측의 반응

 

 

...조때따

 

원래 서구에서 공지전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던 학자들은 공지전의 "적 영토에 대한 지상군 종심 공격" 등이 소련 측을 더욱 자극할 거라 봤음

 

그래서 NATO군 측은 지상군이 국경을 넘어 작전하는 데에 정치적 제약이 걸렸고

전쟁이 발발한다면 초기에는 지상군보다는 공군 작전을 위주로 소련군을 저지하려 했을 것임

 

(전 글에서 공지전에 대한 통념이 아주 틀리지 않았다는 말이 이거임)

 

하지만 소련의 진짜 반응은 NATO의 공격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당혹감에 가까웠음


소련 붕괴 이후인 1992년의 한 저녁 식사장에서 과거 국가인민군(동독) 장성은 미국 외교관에게 공지전에 대한 공산 측의 반응을 털어놨는데,

연구를 통해 공지전 교리가 충분히 이해된 후에도 이에 대해 마땅히 대처할 방안이 없었다고 함

 

이는 공지전이 소련 측에 충분한 심리적 효과를 가져다 준 것이며,

이런 공지전 교리와 서방측의 교리에 맞는 기술 발전, 군비경쟁과 소련 경제의 취약성,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 등등이 겹쳐져 1985년엔 소련 교리가 다시 방어전 위주로 변경됨

 

그리고 동독에서 전쟁 나면 우리 영토가 박살 나는 게 아니라 바르샤바 조약기구 영토가 전쟁터가 되는 거니 사실 이 정도는 우리도 감수할 수 있어...

 

뭐라굽쇼?


 

오 쑤까

 

한편 1991년에 소련과 바르샤바 조약기구가 무너지며 유럽에서 대규모 전쟁의 위험이 사라지고

미군의 교리는 1993년에 네트워크 중심전으로 대체되며 공지전은 역사의 전면에서 물러나게 됨

 

그러면 여기서 중요한 떡밥: 공지전은 실제로 사용된 적이 있을까?

 

당연히 아시다시피 소련/바르샤바 조약기구가 유럽에 어택땅을 안 해봐서 모범적인 관련 사례를 찾기는 어려움


 

그래도 공지전의 시대(1982~1993)에 미군이 수행한 대규모 전면전을 보면 걸프전이 있긴 한데

걸프전 자체는 공지전이라고 보기 어려움


그러나 공지전을 위해 개발된 장비와 무기, 결정적으로 군사들의 마음가짐이 활약한 전쟁이기에 완전히 연관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음

 

근데 이 부분부터는 또 다음 글에서...


Reference

https://arca.live/b/staytactical/97618225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