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은 아님
나는 장산범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기분이 착잡하다
그 이야기가 정립되던 중에 가까이에 있었는데
지금의 장산범 이야기는 당시 쌓여가던 이야기와는 너무 거리가 먼 싸구려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언제였을까, 2010년 전후로 1년인가, 스레딕이라는 스레드 플로트형 사이트의 오컬트 게시판에 '범'이라는 크립티드(미확인 생물체)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있었다
잠밤기라는 사이트가 시초라고 하는데, 거긴 모르겠고
목격담과 토론을 많이 배출한곳이 스레딕 오컬트판이었기에, 실시간으로 보던 내가 가까이에 있었다고 표현했다
아마 이 범 이야기를 꺼낸 이는 2ch의 코토리바코 전설처럼, 익명 상태에서 진위를 알 수 없는, 아마도 지어냈을 목격담과 들은 바를 사람들이 공유하고 정리하면서 '범'이라는 새로운 크립티드에 대한 이야기를 창조하기를 바랬을 테지
대충 초반에 공유되던 목격담과 이야기속 요소를 말하자면
ㅡ범 이라고 전해지는 생물이 있으나 호랑이가 아니다
ㅡ부산 해운대구 장산 일대에서 목격담이 전해졌다
ㅡ희고 긴 털을 가졌다
ㅡ털이 덮여 정확한 생김새를 알 수 없는 머리, 또는 가면과 유사한 머리를 했다고 몇개의 이야기에서 차이가 있다
ㅡ개과동물, 나무늘보와 흡사한 느낌
ㅡ4족 보행으로 추정되며 2족 기립이 가능하다
ㅡ사람의 비명과 유사한 소리를 낸다는 이야기
ㅡ사람이 우는 소리와 유사한 소리를 내 유인한다는 이야기
ㅡ누군가의 할머니는 그것이 사람을 홀린다고 하였다
ㅡ누군가의 할아버지는 그것이 사람을 홀리는 방식을 창귀와 엮어서 설명했다(창귀는 호랑이 때문에 생기는 귀신이다) 여기서 창귀가 생전 지인에게 찾아가 그 사람의 이름을 3번까지 불러 유인한다는 이야기도 달린다
문제는 스레드 중간에 달린 한 댓글
'그럼 사람의 말을 해서 사람을 꾀어내는 것이냐' 정도의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확인해달라는 투의 댓글이었다
저 정보 내에서 조합해 봤을 때
ㅡ사람의 소리를 내는것은 울음소리와 비명 뿐
ㅡ누군가의 할머니가 말한 사람을 홀린다는 것은 위압이나 매혹, 또는 위의 울음소리로 사람을 꾀어내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현실적
ㅡ누군가의 할아버지가 말한 '창귀가 사람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창귀가 부르는 것이지 범이 부르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창귀는 크립티드가 아니라 판타지에 가까워 진지한 크립티드로 논의되던 당시 상황과 전혀 안어울린다
그런데 저 댓글 이후로
저 댓글대로 이해하는 이들이 늘어나버렸다
'범은 사람 성대모사를 해서 사람을 꾀어낸다'
무슨 창귀드립을 '전해들은 이야기 1' 이 아니라 존나 진지하게 받아들이더니
사람 울음소리 내던 미확인 생물체가, 순식간에 사람말 하는 요괴가 되었다
얼마 뒤 sbs에 장산범 이라는 이름으로 저녁정보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전국적으로 고로시 당하고
이름도 '장산범'으로 굳어버렸다
웹툰도 제목 장산범에 주 요소 성대모사
영화도 제목 장산범, 크립티드도 아니고 귀신행, 주 요소 성대모사
신비아파트에도 진출
역시 성대모사
창귀 뇌절과 난독 댓글, 그 난독에 공감한 사람들 때문에 크립티드에서 요괴로 추락한 것이 너무 안타깝다
초반에 재밌게 읽었는데
무너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니까 마음이 아프더라
한국산 크립티드가 더 잘난게 나올 것 같지도 않고
좋은 기회 하나 날려먹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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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티드·크리쳐
장산범 이야기 탄생의 가까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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