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비단 아날로그 호러 뿐이 아니라


원래부터 생명이란게 한나도 업ㅂ는 사물중에서도 특히 전자기기에 악령이나 미지의 무언가가 깃들어서


우당탕탕 대소동 벌여주는게 너무 좋아



몇 발자국 뒤에 서서 텅빈 맘으로 생각해보면 정말이지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

영화 링 의 비디오 귀신이나

예전 소설 퇴마록의 컴퓨터 바이러스 악령,

회상 회의를 소재로 하는 심령물들,

영화 온다 에서 계정주가 죽은 뒤에도 게시물이 계속 올라오는 블로그 등등

기술기반 귀신들림 세계관에 마음을 던지고 흠뻑 취하는게 정말 재밌음


이 영화는 2000년대 이전에나 썼을 법한


어색하지만 무서운 분장, 약간 허접해보이는 특수효과를 주 무대에 올려놓으면서도


불편한 구식 화면비, 노이즈 섞인 화면, 흑백 화면과 함께


옛날 시대의 배경과 등장인물이 담긴 비디오 매체를 찾아내 우리가 다시본다라는 세계관을 제시하는 것으로

그래요 저는 이 이야기에 같이 입장할게요 딱 표 끊는 순간부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쑤우욱 빠져들었음


영화는 생방송 tv쇼에서 심령 현상을 계속 보여주는데

후반부 시청률대폭발 이전까지는 냉소적인 상식인 캐릭터의 현상분석과 함께

심령 현상이 귀신인지 연출인지 긴가민가 헛갈리게 하면서 뇌와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들다

(여기까지 봤을때는 이 영화에서 벌어지는 대부분 이야기가 설명 가능한 이야기로 구성된 영화구나라고 생각함)

갑자기 그 상식인 아저씨가 비정상적인 술법을 보여주며 전자기기 호러 세계관에서는 이게 상식이잖아? 라는 해설을 제시하면서

시청률대폭발까지 폭주를 시작하는데

정신없이 흔들어대는 디스코심령팡팡속에 휩쓸려다니는 이 속도감이 기괴한 공포로 다가와서 맘에 들고 즐겁게 봤음


초반에는 앞부분부터 떡밥을 되게 많이 뿌리고 방송화면에 노이즈가 잠깐씩 낄때마다 !심령출현! 같은 느낌으로 연출되서

정답: 여기입니다

같은 분위기의 영화였는데 

뒷부분에선 뿌렸던 떡밥을 제대로 회수하거나 

영화가 펼쳐놓은 세계관 속에서만이라도 이야기의 매듭을 깔끔하게 짓지는 않고

전개를 알게뭐야 시밤쾅쿠콰과광 이러다보니

명확하고 설명이되는 이야기를 선호한다면 이 영화의 후반부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화면, 캐릭터, 전자기기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