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략결혼 후회물이 미친듯이 보고싶은데 별수있나, 목마른 사람이 우물 뜨러 가야지...



후붕이 시점


' 결혼 기간은 3년.. 아내의 집에서 같이 동거... '


떨리는 손을 간신히 참으하며 내 앞에 쌓여있는 서류들을 꼼꼼히 확인하고 싸인을 한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 내 앞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 회장의 딸 이후순씨가 있으니깐...


도대체 ㅈ소를 다니고 모아둔 돈 한푼 없는 직장인이랑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 회장의 딸이 왜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인가.


" 아시겠죠? 서류에서 봤다시피 저희는 그저 정략결혼입니다. 저한테 연인행세를 하지도 강요하지도 마시고 저를 속박하려 하지마세요. "


그녀가 나에게 말한다.


그래 방금 말처럼 우리는 곧 결혼, 아니 정확히는 정략결혼을 할 것이다.


시간은 조금 며칠 전 으로 돌아간다.



기나긴 야근을 끝내고 집으로 귀가하던 중 누군가 나를 불러세웠다.


" 저기 임후붕씨 되십니까? " 조금은 험상궂은 인상에 떡대가 있는 남자였다.


" 아 네..그런데요? "


" 다름 아니라 혹시 알바 하나 하실 생각 없으신가요? "


너무 갑자기 들어온 알바 스카웃에 조금은 혼란스러웠지만

최근에 돈이 부족해 허리띠를 꽉 조여야하는 상황이라 일단 긍정의 표현을 하였다.


" 아..일단 무슨 알바인지 부터.. "


" 아 별거 아닙니다. 그냥 정략결혼 한번 해주시면 됩니다. "


아니 겁나 별거인데요.


" 네? 아니 무슨 결혼을 하라는..아 이거 유튜브 몰카죠? 참 이런거에 시간 낭비나 하고.. 쯧 영상에 쓰실때 얼굴 모자이크랑 목소리 변조만 해주세요. "


돈을 벌 생각에 조금은 기뻤지만 터무니 없는 알바의 내용에 어이가 없어졌다. 시간만 낭비했네..


다시 귀가를 할려던 찰나.


" 1000억. " 그 남자가 내게 말했다.


1000억이라는 소리에 솔깃했지만 금세 그 생각을 접었다.

무슨 1000억이 뉘집 개 이름도 아니고. 저렇게 어그로를 끌다니 저 유튜버는 어그로만 끌다가 아마 망할 것 이다. 남자의 말을 무시하고 다시 앞을 향하던 중. 그 남자가 나에게 달려와 내 앞을 가로 막으며 말했다.


" 못 믿으시는 것 같은데 그럼 미리 보여드리겠습니다. " 남자는 방금전에는 어두워서 안 보였지만 가로등이 환하게 비추고있는 지금은 보인 가방을 들고 가방을 열었다.


그리고 가방 속에는 무수히 많은 오만원권 뭉치들이 있었다.

 

순간적인 상황 변환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던 도중 남자는 내게 다시 말을 하였다.


" 만약 위조지폐인것 같으시다면

직접 확인하셔도 좋습니다. "


남자의 말에 정신이 번뜩 차려졌다. 그래 요즘 기술이 얼마나 좋은데 이런 위조지폐 하나 못 만들까. 예전에 돈을 가리던 일을 한 적이 있어 그때에 일을 기억하며 돈을 확인했다.


얼마나의 시간이 지났을까. 가방의 있던 돈들을 전부 확인했다. 전부 위조지폐가 아니였다.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저 가방 속에 있는게 다 현금 그리고 그 돈들을 모아보면 1000억이라고? 진짜?


내가 아직 상황을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걸 알게된 눈치인 남자가 말했다.


" 정 싫으시면 안하셔도 됩니다. 따로 할 사람들이 줄을 섰거든요. "


남자가 답을 재촉하듯 이 곳을 떠날려는 행동을 취했다.


" 자, 잠시만요! 하겠, 하겠습니다 결혼! "


역시 사람은 돈에 미친 것인가. 결혼이 얼마나 중요한 선택인지 알고도 이런 행동을 취하다니.


내 말에 만족한듯 남자는 약간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잘 생각하셨습니다 그럼 약속 시간 때 보죠. "


남자는 그 말을 끝으로 나에게 만날 장소, 시간이 쓰여저있는 종이와 현금가방을 주고 사라졌다.


집으로 돌아와 방금 전 상황을 되돌려본다.


오랜 생각을 거친 후 생각하였다. 왜 굳이 나지? 1000억이라는 돈을 쉽게 줄 정도면 어마무시한 재력의 소유자 일텐데 왜 굳이 얼굴 잘생기고 돈 많은 남자를 내팽겨치고 ㅈ소 다니는 평범한 얼굴의 직장인을 선택한 것이지? 아니면 여자가 어마무시하게 못생긴건가? 많은 생각을 하였지만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약속의 시간이 찾아왔고 평소보다 열심히 꾸민 후 약속 장소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후순씨와 대면하게 된 것이다.


 

조금의 과거회상에 잠긴 뒤, 그날로 부터 지금까지 제일 궁금했던것을 그녀에게 물었다.


" 저기 후순씨, 실례가 안 된다면 왜 굳이 결혼 상대로 저를 뽑으신 건지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


내말에 핸드폰을 응시하던 후순씨가 자그만한 한숨을 쉬고 말했다.


" 하...그 쪽이 가장 쉽고 빠르게 결혼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요. 어차피 정략결혼 상대인데. "


아 그렇구나. 생각보다 너무 간단한 답에 작은 웃음이 나왔다. 어차피 정략결혼, 그저 눈보임으로만 부부로 보이기 위해 하는 일종의 계약, 몸도 마음도 안 줄거면 차라리 가장 영입하기 쉬운 사람을 찾는게 낫겠지.


마지막으로 서류에 싸인을 하고 눈을 돌려 후순씨를 보았다.

밤하늘 같은 눈, 오똑한 코, 앵두같은 입술, 갸름한 얼굴, 허리까지 내려오는 튀어나온 머리카락 한 올 없이 정갈한 긴 흑발, 들어 갈 곳 들어가고 나올 곳 나온 몸매, 그리고 나보다 2살 연상


나의 이상형의 딱 들어맞았다. 이런 이상형과 정략결혼을 하다니. 그녀는 아니겠지만 난 그녀에게 몸도 마음도 다 바칠 것 같다.


" ...뭘 봐요 "


너무 빤히 쳐다봤나, 그녀가 내게 시크하게 말했다. 예뻐서 그런지 그런 말투도 매력적이었다. 매우 신중하게 해야하는것이 결혼이라고 쭉 생각해왔지만 이런 여자와 결혼하는것은 그리 신중하지 않아도 될것같다. 후회 할 진 모르겠지만 난 이 상황을 만끽하기로 했다.



" 아,오셨어요 후순씨? 오늘도 일하느라 지치셨죠. 저녁먹고 얼른 쉬세요. "


" ..생각 없어요. "


후순씨는 그 말을 끝으로 자신의 방에 들어가 방문를 잠그었다.


시간은 좀 흘러 나와 그녀가 결혼 한지 5달이 되었다. 나는 후순씨의 집에서 함께 동거하고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사정이 있겠지..


5달 동안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후순씨는 마음이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부서져있는 사람이다. 우리나라 최고 기업 회장의 딸이 이렇게 무너진 사람이라니 조금은 놀랐다.


그녀가 이렇게 된 것을 알게된 이유는 후순이의 경호원이자 5달 전 나에게 알바 스카웃을 한 그 남자 김실장님이 말해주셨기 때문이다.


김실장님의 말을 토대로 하면 그녀의 마음이 부서진 이유는 어렸을때 그녀는 납치를 당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돈에 미쳐서 어린아이를 납치하는 천하의 몹쓸 놈들. 다행히 그녀는 별 탈 없이 구해졌지만 그 뒤로 사람에 대한 불신이 생긴것 같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했지만 어른이 된 이후 그녀는 사회생활을 하며 별의 별 인간을 만나고 원래도 없던 그녀의 인류애가 사라지고 사람과의 교류가 없어지자 그녀는 감정도 많이 없어진거같다.


그 말을 듣고 난 이후 나는 그녀에게 많은 사랑을 주었다. 방금과 같이 늘 그녀의 아침밥, 저녁밥을 차려주고, 그녀가 좋아한다고 들은 음악을 연습해 쳐주고, 장미를 좋아한다던 그녀를 위해 장미향이 많이 풍기는 장미를 선별해 꽃반지도 직접 만들어 선물해주고, 그녀가 잠을 청할려고할땐 늘 


" 좋은밤 되시고 좋은꿈 꾸길 바래요. 잘자요 "


라며 조금은 오글거리는 말을 하며 그녀의 마음을 열기위해 많은 공세를 하였다. 이러한 행동들을 하는 이유는 물론 후순씨가 남들처럼 감정이 풍부해지길 원해 하는것도 있지만 난 그녀에게 반했기 때문에 그녀에게 남편으로 인정받기위해 하는것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공세 끝에 얻는건 그녀의 무관심 뿐.


시간은 조금 흘러 12시, 후순씨는 12시 즈음이면 잠을 청하기에 그녀의 방문앞으로가 

" 좋은밤 되시고 좋은꿈 꾸길 바래요 잘자요 "라고 말한 뒤 집 앞에 마당으로 가 담배를 태웠다.


" 괜찮으시다면 라이터 좀 빌릴 수 있겠습니까. "


조금은 걸걸하지만 동굴같은 목소리. 김실장님이다.


" 물론이죠. "


김실장님에게 라이터를 건네고 김실장님은 어느새 내 옆에 와 담배를 태우고 자연스레 김실장님과 스몰토크를 하며 함께 담배를 피웠다. 


김실장님은 험악한 인상과 다르게 매우 좋으신 분이셨다.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게 말을 곱씹고 곱씹은 뒤 말하시고. 상대방에게 뭐라도 베풀어주시려는 착한 심성, 생각보다 겁도 많아 강아지나 고양이도 멀리서 볼때는 좋아하시지만 막상 실제로 마주하면 벌벌떠시며 또 남한테 해를 가하지도 못해(하지만 후순씨외 관련된거라면 물불 안 가리신다고 한다)떼어내지도 못하는, 그런 엄청난 갭모에를 부르시는 분이셨다.


저번에는 나의 사적인 고민도 자기 일 처럼 들어주셨기도 했다. 나중에는 해결책까지 자세하게 주셨는데 그 해결책을 따르자 거짓말처럼 고민이 해결되었지.


" 부서진 마음을 되돌리긴 쉽지 않네요. "


그러한 김실장님이 옆에 계셔서 그런지 미안하지만 또 그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


" 별건 아니고 후순씨가 정말 저에게 마음을 열지 않은 것 같아서요.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전 진짜로 후순씨가 좋거든요. 근데 후순씨는 그저 저를 비지니스 파트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요. "


" 뭐 후순아가씨가 후붕씨와 결혼한 이유도 그저 자신에게 들이대는 남자들을 쳐내기 위해서일테니 후순아가씨는 후붕씨를 그저 도구로 밖에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


뜨끔. 이 양반은 다 좋은데 너무 직설적이라니깐.


" 하하 그렇겠죠. 저는 그저 도구일 뿐이니. 그래도 후순씨에게 그저 도구가 아닌 가장 아끼는 물건이 되고싶은데 너무 제 욕심이겠죠? "


" 저는 후붕씨가 후순아가씨에게 지금과 같이 쭉 행동해주시면 후순아가씨가 후붕씨에게 마음을 여실거라고 생각합니다. 후붕씨는 엄청 고운 심성을 가지셨으니 말이죠. "


" 실장님도 너무 치켜세워주신다. 무슨 제가 고운 심성을 가졌습니까. 그냥 나 사회생활로 좋아 보이는 척 하는거지. "


" 아닙니다. 저는 후붕씨의 그 고운 심성을 잘 압니다. 후붕씨는 모르시겠지만 후붕씨는 늘 남들에게 많은 호의를 베풀었거든요. 심지어 저에게도요. "


" 네? 제가 실장님에게요? "


" 그렇습니다. 1년 전 이었을까요. 그날은 후순아가씨에게 폭언을 듣고 밖에 나와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어떻게 해야 후순씨의 마음을 돌려놓을수 있을까. 고민을 하던 중, 갑자기 비가 오더라고요. 작은 비도 아니고 너무 굵고 많이오는 비에 당황하고 있던 저에게 후붕씨가 나타나 저에게 후붕씨가 쓰시던 우산을 쥐여주시고 후붕씨는 가방으로 머리를 가리신 후 어딘가로 뛰쳐가더라고요.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고운 심성을 가지신 후붕씨라면 후순아가씨의 마음도 돌려놓을수있겠다고요. "


그때의 일은 기억난다. 집으로 귀가하던 중 어떤 떡대가 비를 맞으며 당황하는걸 보고 우산을 쒸어줬었지. 사실은 유튜브 실험카메란 줄 알고 그런 행동을 했던거지만, 그래도 진짜 동정심도 들어 줬던 마음도 있었지.


" 그리고 그때부터 후붕씨를 조금씩 미행했습니다. 만약 그때에 행동이 그저 갑자기 한 행동일수도 있어서요. 하지만 후붕씨는 아니였습니다. 길 잃은 아이의 부모님을 찾아주고. 길가에서 나물을 파시던 할머님의 나물을 전부 사신다던가. 버스카드에 잔액이 부족한 학생의 버스비를 대신 내주던가. 그런 호의가 몸에 스며든 후붕씨를 보고 후붕씨의 그런 심성이라면 후순아가씨의 마음도 돌려놓을수도 있다 생각해서 그때 정략혼 제의를 한 것입니다. "


좋게 봐준건 고마운데 미행을 한건 조금 소름이네. 누군가 미행을 한다고 생각은 하나도 못했는데 무서운 양반이야. 근데 별수있나 이미 지난 일인데.


" 후붕씨가 그 고운심성을 버리지 않는다면 후순아가씨도 달라지실 겁니다. "


김실장님이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 미소를 보면 왠지 모르게 편안해지고 안정된단 말이지.


" 조언 감사합니다 실장님. 덕분에 고민이 조금은 가신거 같네요. "


" 도움되셨다면 다행입니ㄷ..아 잠시만요 전화가.. "


나는 그에게 나는 신경쓰지 말고 전화를 받으라는 표정과 제스처를 취했고 김실장님은 전화를 받은뒤 조금은 급하게 나와 헤어지고 나는 집으로 돌아가 내 방 침대에  누웠다.


" 그래.. 내가 힘든건 후순씨에 비핸 아무것도 아니겠지.. 괜히 나까지 우울해지지 말자 후순씨에게 피해라도 끼치겠다. "


실장님의 말대로, 내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후순씨도 바뀔것이다.


' 내일 저녁은 후순씨가 좋아하는 것들로 차려볼까. '


김실장님께 후순씨가 좋아하는 반찬들이 뭐냐는 메세지를 보내고 잠에 들었다.








저번 글은 너무 짧게 써 제가 독자님들께 주고싶었던 감정이 안 전해진거 같아 이번엔 장편으로 조금은 길게 써보겠습니다. 연중튀 안할게요! 부족한 소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