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 후붕이와 동료 겸 히로인 후순이


후붕이는 그저 사람들이 우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아서+ 자신을 구해준 선대 라이더에 대한 동경으로 괴인들과 싸우는  열혈캐 가면라이더


후순이는 과거 괴인들의 손에 가족 전부가 잔인하게 살해당한 이후로 복수심에 불타서&자기와 같은 사람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싸우는 2호 라이더(이지만 직접적인 전투보다 치유나 버프같은 서포트 계열이 주특기인 라이더)


우연찮게 만난 둘은 괴인을 쓰러트린다는 공동의 목표 때문에 동료가 되어 함께 싸우게 되고,그 과정에서 천천히 서로에 대한 마음을 열고 연인 관계로 발전함


전투중이 아닐 때도 함께 지내며 눈짓만으로도 서로의 의사를 파악하는 정도가 된 둘의 협공에 괴인들은 서서히 무너져 내려 갔음


다만 한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그건 후순이가 괴인이랑 엮이는 일이라면 물불 안가리고 달려든다는 것


어릴적의 트라우마 때문에 거의 강박증 수준으로 괴인들을 무찌르려 해 후순이 본인이 다치거나 위기에 빠지는 경우가 잦았음


물론 그때마다 후붕이가 후순이를 구해주고,후순이도 정신적으로 성장해가며 이런 문제도 점차 해결되는 듯 했지만 사건이 하나 터져버림


어느날 후순이의 고향집 근방에서 괴인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출동한 둘은 도망치는 괴인을 쫓아 제압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한 가족이 살해당하는걸 막지 못함


그리고 그 광경을 본 후순이가 그자리에 쓰러짐


후순이의 집에서 한골목만 건너면는 되는,멀지않은 곳에 위치한 집


그때와 이상하리만치 비슷한 잔인한 수법


우연인지 살해당한 후순이의 가족과 똑같았던 가족 구성원들


그날의 일을 복사해놓은 듯한 현장의 모습을 보며 후순이의 트라우마가 폭발해버리고 말았음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던 후순이는 이 일 이후로 강박증이 더욱 강하게 재발해 괴인이 감지됐다 하면 전국 어디든 달려가서 싸우려 들었음


그런 상황에 가장 고통받는건 후붕이 였음


후순이 본인의 무력이 보잘것없는 탓에 간부급 이상의 괴인과의 전투는 전부 후붕이가 맡는 터라 누적되는 데미지가 무시못할 수준 이었는데 후순이가 무리해서 전투를 감행하니 후붕이는 점점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피폐해져 가기 시작함


그렇지만 후붕이는 후순이가 트라우마로 얼마나 고통받는지를 알고 있었기에 차마 후순이를 말리지 못했고, 애초에 후붕이가 라이더 활동을 시작한 것도 타인의 괴로움을 두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 였을 만큼 이타적인 성격을 지닌 그였기에 자기가  고생해서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걸로 괜찮다고 스스로를 독려하며 괴인과의 전투를 이어나감


사람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언제나 밝은 미소와 쾌활한 성격을 보여주면서 싸워갔지만 정작 속은 점점 썩어갔고, 그게 최종보스와의 결전에서 터져버림


그간 싸워왔던 적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인 힘에 무릎을 꿇은 후붕이가 변신조차 풀린 채로 땅에 나뒹굴면서도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 하자 그를 바라보던 최종보스가 


'지금까지 홀로 싸워와놓고 또다시 싸우려 하는거냐


네가 그렇게 희생해도 저들이 무얼 알아준다고 그러는거냐' 등등 회유하는 멘트를 내뱉으며 후붕이의 의지를 꺾으려 함


원래라면 그 말에 반박하며 다시 일어나 싸웠을 후붕이 였지만 그동안 힐링 이벤트 하나없이 달려오며 지칠대로 지친 후붕이는 최종보스의 말대로 이만하면 됐다고,자신이 더 싸울 이유가 없다고 말하면서 손에 쥔 최종폼 트리거를 떨어트리려 함


사실 후붕이는 이미 한참 전에 최종폼을 각성한 상태였지만 변신하는 순간 막대한 힘을 얻는 대신 목숨을 잃는다는 리스크 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놓고 있었음


만일 후붕이가 최종폼을 사용한다면 그 누구보다도 강력해 지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그걸 눈치챈 최종보스가 후붕이가 최총폼으로 변신하기 전에 마음을 꺾어놓으려고 입을 턴 것


그러나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든 후붕이의 눈에 말로 다하기 끔찍한 몰골로 파괴된 도시의 모습이 비침


얼마나 수많은 사람이 그저 한 존재의 목표를 위해 희생당했을까


그런 생각을 하던 후붕이에게 어릴적 자신을 구해줬던 선대 라이더의 모습이 비침


괴인에게 습격당해 쓰러져있던 자신을 구해주고 손을 내밀던 '히어로'를 바라보던 후붕이는 이윽고 미소지으며 다시 일어남


어째서 다시 일어난 거냐는 최종보스의 말에


"히어로...가면라이더니까. 가면라이더는 사람들의 희망이 되어줘야 하니까!!!!"


같은 멘트를 치면서 최종폼 트리거를 장착함


기본폼의 푸르렀던 슈트가 마치 녹이 슬듯이 붉게 변하며 최종폼으로 변신하고, 최종폼의 힘으로 보스를 쓰러트린 후붕이는 이윽고 자신도 장렬하게 산화함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후붕이의 장례식을 치른 후 후붕이의 물건을 정리하던 후순이가 후붕이의 일기장을 발견함


거기에는 항상 밝았던 후붕이의 어두운 일면, 점점 피폐해지며 무너져가는 후붕이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고 그걸 읽은 후순이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함


후붕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줄도 모르고 계속 그를 전투에 끌어들였다고, 연인이라고 하는 주제에 후붕이가 점점 멘탈이 터져가는걸 알아차리지고 위로해 주지도 못했다고 후회함


그렇게 끅끅대다가 문득 옆에 놓여있던 후붕이 핸드폰에 알람이 울려 폰을 켜는데 배경화면이 둘이 함께 찍은 사진으로 되어있는게 눈에 들어옴


어딘가 느껴지는 위화감에 빤히 그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어느새 자신이 후붕이의 맨얼굴보다 라이더로 변신한 모습을 더 익숙하게 느끼고 있었다는 걸 알고 통곡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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챈에서 마법소녀 후회물을 보다가 문득 마법소녀의 대척점(?) 이라고 할 수 있는 가면라이더는 후회물이 별로 없다고 생각해서 끄적여본 글


쇼와 시리즈는 거의 모르고 헤이세이 시리즈도 덴오,위자드,고스트,에그제이드,빌드 정도만 봐서 쓰는데 좀 빡셌음


혹시라도 가면라이더 찐팬이 본다면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 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