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에 첫 달은 시리도록 추웠다. 라디에이터가 탁탁 돌아가는 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지고 있고 거실 조명이 태양이라도 된듯이 미간을 찡그린 남자는 아무 말 없이 담배 연기를 뿜어댔다. 침대 시트에는 내 체액과 욕망이 뿜어져나와 생명의 꽃들이 흩어져있었다.

아내는 여전히 돌부석처럼 누워서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규칙적인 신음소리와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는 눈빛을 보면 항상 얼굴에 침을 뱉고 싶어졌지만 그리 좋지 못한 결말이 될 것이다. 적어도 누구에게는 말이다 





아내는 자신의 고간에 흘러나온 정액을 손으로 찍어서 냄새를 맡아보고 바닥에 있는 내 베게에 문지르며 닦았고 그걸 본 나는 굴욕과 수치심을 한번에 받았다. 그리고 공상 속에서 도자기같은 얼굴을 한 투명한 아내의 목을 조르며 그녀를 강간하며 흥분하였다. 이건 지레짐작이지만 서로의 머릿 속을 들여다볼 수 있으면 가연이와 나는 계속 서로를 강간하면서 쾌락에 젖어있을 것이다. 그로테스크하고 마치 동물과도 같은 먹이사슬에 갇힌 남녀 둘이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고 만족감에 젖어 마침내 고통의 굴레에서 탈출할수 있을지는 아내도 나도 알 수 없었다. 정확히는 알 길이 없었다



허리의 굴곡이 마치 산듬성이같이 휘몰아치는 아내의 몸놀림과 공기 중에 자신의 페로몬과 옅은 향기가 퍼져나가 내 콧구멍과 입술로 들어와 기어코 체내에서 뜨거운 피와 함께 전신을 돌아다닌다. 거기까지 알 수 없는 생각을 마치자 아내는 작은 체구을 일으켜 간이 화장실로 가 성기를 그대로 드러낸 채 오줌과 함께 정액을 긁어냈다. 얇고 흰 목 둘레를 따라 달걀형 얼굴 그리고 허리까지 길어진 머릿결과 오른쪽 젖가슴 밑에 새겨진 장미와 벌레 문신은 세월이 지나면서 마치 시간이 사라지는 공간으로 같이 빨려가듯 엷어져있었다. 



목제 흔들의자에서 일어나자 섹스의 고된 움직임때문에 어깨에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 가연이는 창틀로 가서 털가운을 걸치고 우울하게 내리는 진눈깨비를 스윽 쳐다보고 위스키 한잔을 들이켰다. 취기가 돌자 아내는 한 팔을 허리에 올린채 털이 수북히 난 성기를 만지작거렸고 한심스럽게도 내  페니스는  다시 단단해졌다. 


아내는 우스꽝스러운 나를 보고  큰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조소를 품었다. 한 동작만으로 꼭두각시처럼 사람을 조종하는 걸 재확인한 듯 만족스러워도 보였고 생물 개체가 이리도 쉽사리 무너지는 모습에 진화가 덜 된 완두콩을 관찰하는 연구자같기도 하였다.


멘델을 떠올리자 아내의 하복부를 헤집고 다니는 흰 정자들이 떠올랐고 은밀한 곳에 위치한 큰 세포덩어리가 이미 정복된 사실도 자연스럽게 뒤따라 떠올랐다. 눈송이가 소복히 덮인 사거리 아래 우리는 결혼관계로 묶여져있다. 서로를 식민지로 삼은 채 

주인과 노예의 역할을 주고 받으면서 삶이 계속되는 한 이 명함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난 말야 자기야, 항상 원수처럼 나를 보면서 그곳을 적시는 자기가 이해가 안가 "



조류동물처럼 긴 두 다리를 꼬아서 비웃는 아내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곰팡이가 번진 회색 벽지는 흐린 빛을 받아서 더욱 짙은 그늘을 만들어냈고 가연이의 얼굴과 코를 따라서 음영을 만들어냈다. 갈색 동공은 계속 단단히 세워진 페니스에 고정되어있었고

말하지 않아도 아내의 얇은 고기 덩어리 같은 육체는 이미 따뜻한 액체가 이미 흥건한 걸 알 수 있었다. 




" 우리 결혼 생활은 항상 순탄치 않았잖아 , 밥 하나 먹는 것도 쉽지가 않았고 서로 얼굴 보기 싫어서 피해다녔잖아 "






아내는 해바라기 조형물을 만지작거리며 영원스레 독백만 이어질 것 같았던 이 공간에 조심스럽게 하나의 음성을 얹었다.





" 서로 피해다니면서 음습하게 새벽에만 침실에 기어들어가서 그 짓거리만 해댔잖아. 그런데 뭘 더 바라는 거야 ...  "




"그래  정확히는 너가 바람피고 난 뒤부터 였지. "




" 이미 3년전 일이잖아. 용서한 거 아니었어? 매일 섹스하면서 그런 말 하는 건 반칙이야 "





탁자 위에 놓여진 만년원년의 풋볼이라는 책을 흘깃 보고 괜스레 딴청을 피웠다. 마치 활자 사이로 들어가 이 냄새나고 생리적으로 불순한 곳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 가연이는 관공서,  정확히는 지방 행정관서에 근무하는 공무원이었고 제작년에 들어온 새파란 신입과 밀정을 나누면서 스릴감 넘치는  불륜을 저질러왔다.  두 사람의 은신처 두 사람의 체온 정액 촉각을 느끼면서 서로 다른 육체를 왕래하는 아내는 부부의 침실로 그 놈을 끌여들여 생명체로써 가장 중요한 성채를 내어주고 들끓는 정욕을 푸짐하게 쌓아올렸다. 



그리고 어느 날 귀가를 하니 침대 매트릭스가 휘어져있었고 열기를 띈 아내의 그곳 냄새가 강렬히 풍겨져왔다. 아내와의 수많은 대화 지인들의 증언과 법무사의 상담등 이혼소송까지 갈뻔 했지만 법원에서 청구할 위자료와 다시 혼자로 돌아간다는 공허함이 두려워 발을 빼고 말았다.


그 날 이후 우린 서로를 보면서 증오심이 슬며시 생겨났고 자국처럼 묻은 감정에 혹해서 틈만 나면 섹스를 하고 또 했다. 

상대방을 마주하기 싫지만 예루살렘의 계시에 따른 야고보처럼 침실로 가는 순례길에 올랐고 완벽한 구체처럼 성기들의 요구에 따라 움직였다. 



하지만 요즘 들어 난 그것에도 이내 질려버렸다. 그래서  몸 담고 있는 기업 파트너사인 사무처 경리 한 명의 환심을 사서 만나고 있다. 물론 아직 아내는 모르지만 요즘 들어 페니스가 혈기왕성한 것은 그 여자일지도 모른다. (도톰한 입술 위의 애교점이 있는 다소 맹한 20대 후반 여자 ) 아내는 우월감에 가득 차서 젖가슴 냄새를 풍기고 맑은 침을 흘리지만 사실 나 또한 경리의 균형잡힌 알몸때문인지 경박한 아내의 욕구때문인지 무엇때문에 발기하는 지 알 수 없었다. 


알 수 없음이 가득한 세계가 돌면서 갑자기 두통을 일으켰고 아내는 페니스를 목구멍 깊숙히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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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결핍 후붕이 

후붕이를 갖고 노는 게 즐거운 후순이 ( 후붕이를 정말 사랑하는 걸 깨닫지 못한 후순이 )

후진이 ( 경리 ) 



치정물 하나 쓸까 싶어서 올려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