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가, 하준이 자취방이..



“바쁜 나를 왜 물고 늘어져서 이 난리냐..”



여기에 내가 왜 왔는가 하면, 내 동생 하준이 때문이다. 학교 따윈 집어치우고 이리 저리 다니면서 사는 나랑 다르게 대학도 들어간 놈이니까 잘할텐데 우리 엄만 뭐가 불만인지 날 이곳으로 보냈다.


하준이한테서 연락이 없다는 참 이상한 이유였다.


아니, 하준이도 성인인데 뭔 연락이 필요해? 성인이면 지 알아서 다 할텐데. 하긴, 학교 때려치우고 공사장이나 택배 일용직 다니면서 살아가는 큰아들 따윈 상관도 안 한다 이거겠지.



“정말 지독한 모성이야. 여분의 키까지 만들어서 나한테 건네주다니.”



어디 보자, 호수가 여기니까.. 초인종도 귀찮으니 자물쇠를 열고 들어가자.



“어우 씨발, 이게 뭐야..”



문을 열고나니까 홀애비 새끼 냄세가 진동을 했다. 그럴 나이가 됐기는 했지만 이건 좀 너무하지 않냐?



“하, 새끼가 야동을 얼마나 봤길래..”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킨 뒤, 불을 켜보니 내가 온 곳이 하준이 자취방이 아니라 그냥 개판이었다.

곳곳에 휴지랑 술병에.. 새끼 며칠 전이 생일이라고 아주 퍼마셨구만.


정리를 하려면 좀 걸리...



“오오옷! 호옥! 아아앙!”



뭐야, 옆집인가. 이 대낮에 야동을 대놓고 틀다니 무슨 강심장이야?

품번이 뭐지? 사운드 리얼감이 장난 아닌데.. 잠깐, 진짜 하는 건가?



“자지! 조아, 앙, 아앙! 우성아! 너무 조아!”


“수민아, 저기 누워서 패배 딸이나 치는 하준이한테 반찬을 주자. ㅋㅋㅋ.”



뭐? 수민이? 하준이? 무슨 야동에서 그딴 이름이 나와?

잠깐, 수민이라면 우리집 근처에 있던 집의 하준이 소꿉친구 아니었나?


그 순간부터, 머리가 차가워졌다. 휴대전화를 들고 녹음을 시작하며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 자취방 방음이 형편없던 덕분에 아주, 좆같이 잘 들린다.


그렇게 확인한 결과, 그 하준이가 내 동생 하준이고 업소녀 같이 헐떡이는 년이 그 수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뭐랄까, 이거 한대 거하게 맞은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 씨발, 이럴려고 자취를 한 거야?


그 순간, 자연스럽게 이가 갈렸다. 내 동생이 대학에 붙었다고 할때 언제 크게 한번 쏘겠다 마음 먹었는데 흔히 말하는 알파 메일? 양아치 새끼한테 잘못 걸려서 소꿉친구를 빼앗기고 제대로 가스라이팅 당할 거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야, 하준아. 한발 쌌으면 치킨 값이나 내라. 곧 올텐데.”



하, 내 동생이 치킨 셔틀이냐? 이런 개 좆같은 새끼가..

들려오는 비웃음 소리의 주인은 아마도 수민이, 아니 씹창녀 새끼가 분명하다.

안 돼지, 안 돼. 내 동생이 네 새끼들 트로피 진열장이냐? 어림없다.


치킨 배달이라 했지?



“치킨 왔습.. 어?”


“아, 옆집 형인데요. 제가 받기로 했습니다. 여기 치킨 값이요.”


“아, 네. 감사합니다.”



들어가려는 배달기사에게 돈을 주고 치킨을 받아 방으로 들어갔다.

네 새끼한테 줄 치킨 따윈 없다. 내가 다 먹어주마.


분명히 맛 좋은 치킨일텐데.

왜 씹을 때마다 기름맛만 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벽 뒤에서 들려오는 교성 때문이겠지.

나 혼자 먹어치우려던 치킨을 4조각도 먹지 못하고 남겨버렸다.


그렇게 30분 동안 좆같은 실시간 섹방 스트리밍이나 들으면서 이를 갈던 끝에 마침내 치킨 이야기가 들려왔다.



“우성아, 치킨 언제 와?”


“올때 한참된 거 같은데..?”



이상하겠지. 내가 받았거든. 이제 움직일 때가 됐다.

문을 열고 나가 옆방의 벨을 눌렀다.



“치킨 왔습니다.”


“ㄴ,네.. 지금 가ㅇ…형?”


“잘한다 새끼야.”



목소리를 깔 것도 없다. 내가 왔을 거란 생각도 못할테니까.

문이 자연스럽게 열렸다. 돈을 쥐고 있는 내 동생의 모습이 나타났다.


얼굴을 붉힌 상태로 눈물을 글썽이며 수치심에 떨고 있는 한심한 모습이 내 동생 하준이라니. 나도 모르는 사이, 하준이의 얼굴에 주먹이 날아갔다.



“윽!”


“어, 어?! 뭐야?!”


“치킨 왔어요. 씨발 것들아.”



먹다남은 치킨을 방에 던지고 안에서 뒹굴던 두 쌍것들을 확인했다.

옷하나 입지 못하고 허둥대는 꼬라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오우, 시간 참 빨라. 쭉쭉빵빵 해졌네. 근데 왜 내 동생을 가지고 노는 거야?



“어…안준이 오빠..?”


“수민이 몸 봐라, 오피로 뛰면 겁나 벌겠는데?”


“어, 어..?”


“하준아, 일어나라. 한방 맞고 뻗으면 어쩌겠냐. 그 전에 확인 좀 하자.”



팩트 앞에 할 말도 없겠지. 그래도 네가 창백하게 질릴 자격이 어디있겠냐?

그보다 하준이 휴대전화를 통해 확인할 내용이 있다.


분명히 이 지경에 이르는데 증거가 있겠지. 곧장 드러나겠지. 싶었는데 진짜 드러나면 어쩌란 거냐..


메신저를 통해 저 창녀가 내 동생에게 보낸 메세지를 전부 확인했다.

저 우성이란 새끼랑 떡을 치는 사진을 자랑스럽게 보내면서 딸깜이라고?


하... 내 동생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러는 거냐?



“너 이 씨발, 이 창녀 새끼가.. 이걸 딸깜이라고 보내?”


“어, 아니.. 오빠, 그게 아니라..”


“저기, 누구세요? 이거 주거침입인데? 당장..”



우성이라고 했나? 졸라 뻔뻔하네. 흔히 말하는 알파라는 새끼들은 다 저 모양인가?

괜히 상대해봤자 머리만 아프니까 하준이만 데리고 가자..



“나갈거니까 아가리 싸무세요. 내 동생이 씨발 네들 트로피 진열장이냐?”


“오빠! 그게 아니야, 나는 그저 하준이한테..”


“내 동생은 업소 창녀한테 이름을 불릴 정도로 가볍지 않으니까 주둥이 싸무세요. 네 꼬라지는 네 부모한테 그대로 말해줄게. 병신이 사진을 이렇게 보내놓고 잘한다..”



쓰러진 하준이를 끌고 가려는 순간,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긴, 네년도 입장이 있겠지. 설마 아줌마랑 아저씨가 너의 그 꼬라지를 상상이나 했을까? 아마 대성통곡을 하겠지.


근데 어쩌냐. 나한테는 하준이가 중요한데. 넌 하준이한테 하면 안될 짓을 제대로 했다.



“아, 안 돼! 그러지 마! 그러면 나 쫓겨난단 말이야!”


“내 알바냐? 그럼 내 동생은 무슨 죄로 너한테 시달린건데?”


“그, 그건..”



제대로 대답도 못하고 눈깔 굴리는 꼴을 보니까 더 말할 필요도 없겠다.

그렇게 하준이를 끌고 가려는 순간, 우성이라는 금태양 새끼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 이 새끼가 뭔데 갑자기 나타나서 지ㄹ...크헉!”


“뭐하세요 알파 허접새끼야.”


“우, 우성아!”



알파니 뭐니 할 거 없이 몇년 동안 공사판과 일용직 사이클로 누적된 근육의 힘을 빌려 주제도 모르고 날뛰려는 금태양의 반반한 면상에 주먹도장을 찍었다.


아아, 그래, 수민이 너는 끝까지 그 금태양의 전용 허벌이란 말이지?



“그럼 잘 있어라. 금태양이랑 떡을 치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 그 전에 네 집에서 아줌마랑 아저씨 연락이 먼저 올거 같으니까 조심하는게... 아, 맞아!”



그렇게 떠나려는 내 눈앞으로 널브러진 치킨 상자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래, 떠나기 전에 선물 하나 정돈 괜찮겠지?

치킨 상자를 주워 쌍년의 면상에 던지고 널브러진 하준이를 등에 업었다.



“꺅!”


“이 치킨은 내가 산 거니까 많이들 처먹어라. ㅋㅋㅋㅋㅋㅋㅋ”



사고가 따라가지 못했던 것인지, 날 붙잡는 소리 대신 금태양의 앓는 소리만 들려왔다.


하, 내가 뭔 죄를 지었길래 이 뒤처리를.. 앞으로 펼쳐질 시궁창을 생각하며 휴대폰을 꺼냈다.


그래, 그래도 내 동생이니까 형이 챙겨줘야겠지.. 



“엄마, 나 안준인데. 하준이 집으로 돌려 보내야겠어. 자취방 계약 취소시켜. 자세한 이야기는 가서 들려줄게. 그리고 수민이네 아줌마랑 아저씨한테 말좀 해줘. 이야기할 게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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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liberte 라는 스토리 좆망 새끼의 최근 만화를 참고하고 적은 2차 창작 글입니다.


이번에도 후편으로 나뉘어서 진행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