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용서와 가해자에게 후회를 넘이 피폐와 절망을 안겨주는 걸

그리고 죽음보다 죽지 못해 살아가며 괴로워하는 걸 더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다 썼습니다. 재밌게 봐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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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사라졌다.

희망은 없어졌다...


길거리를 지나도 이런 문구가 벽에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의 얼굴은 그늘만 져 있었다.

그런 그들을 한 여자가 역시 암울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제 갈길을 걸어갔다.


얼마 전만해도...이런 곳이 아니었다.

그 어떤 도시보다도 평화로운 곳이 이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 남아있는 건


"어이 아줌마! 자릿세를 못 내면 보따리 싸서 나가야지!"


"제..제발..조금만 더 기간을 주세ㅇ..꺄악!"


가게 여자의 머리채를 잡는 양아치들과


"야 이 씨발 것들아! 여기 우리 구역이라고 하지 않았냐?

 왜 니네 애새끼들이 우리 구역에서 지랄하냐고!"


"그걸 언제 정했는데! 니들이 뭐라고 얼마전까지만해도 

 우리 밑에서 기어다니던 것들이!"


"뭐가 어째!"


이전에 사라진 거대 범죄조직 라도스트(세르비아어로 희열을 뜻한다.)의 몰락과 함께

나타난 휘하 점조직들간의 세력다툼..그리고


삐뽀 삐뽀 


"이봐! 너희들 지금 뭐하느...억!"


"짭새새끼가 왜 와서 지랄이야! 

 마침 잘 됐다 기분도 더러운데 너나 좀 밟자!"


"아악! 억! 그만..그만하라고!"


이들의 난동에도 아무것도 못한 채 무력하게 당하기만 하는 공권력만이 남아있었다.

처음 라도스트가 몰락했을 때 히어로가 떠났을 때

시민들은 누구보다도 기뻐했었다.

이제 이 도시엔 평화만이 남아있다는 둥

이제 자신들을 지켜줄 히어로는 없어도 된다는 둥 떠들어댔다.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하지만 그녀는 그들을 비난하지 못했다.

그녀도 그 무리 중 하나였으니까...


"언론 놈들이 다 잘못한 거다!"


"너희 말을 믿었는데 그 믿음의 대가가 이거냐!"


"당장 문 열어! 어디 그 전부터 나불대던 그 주둥이 다시 나불대보라고!"


오늘도 도시 내 언론사에는 불만과 분노로 일그러진 일부 시민들이 입구를 애워싸고 있다.

이전에는 진정하라는 말이라도 하러 나오는 언론사 직원이라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 마저도 없었다.

나오는 족족 그 시민들에게 구타당했으니까.

지금보다 이전에 어떤 언론사 사장이 분노한 시위대에 모습에 도망을 치려다가 

죽창에 찔려 강변에 내다버려지기 까지 했다.

당시 그 사장은 도로변에 경찰차나 가까운 파출소에 가서 도움을 청했지만

경찰차는 떠났었고 파출소는 문을 열지 않았다.

그 사실에 절망한 채 죽음을 맞이했다.

이에 아직까지 정신 못 차린 일부 언론사가

시위대의 행동의 비판 및 시위대를 히어로의 나팔수라고 비난하는 기사를 올렸었지만

그 언론사는 시위대에 다음 타깃이 된 채 문을 닫게 되었다.

그 사건을 기점으로 시위대의 행위는 거칠어져만 갔다.


"다음 언론사가 얼마 안 남은 거리에 있습니다!

 여러분! 그들도 모두 죽여서 광장 한복판에 매달읍시다!"


"옳소! 옳소!"


그들의 분노는 이내 다른 곳으로 옮겨졌고

오늘도 그들에 의해 한 언론사가 문을 닫을 상황이 일어났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행위에도 경찰은 그들을 잡을 생각조차 없는지

움직이지 않았다.

사실 경찰도 시위대에 대해서는 이미 손을 대는 걸 포기한지 오래였다.

경찰들도 피하고 싶어진거 였다.

손을 대는 순간 자신들 역시도 자신들의 도시의 영웅이었던 한 남자...


라스카보스트(체코어로 친절한이라는 뜻입니다.)


그를 비난한 언론에 편을 들었던 걸 

시위대가 떠올리게 될 거라는 생각에..

경찰은 시위대에게 공격받는 언론에게서 

점조직으로 활동하는 범죄조직들에게 눈을 돌렸다.

어떻게 보면 자신들이 원래하던 일을 빌미로

이미 떠나버린 히어로를 비난한 무리에 있었다는 걸

지우려고 한 행위였다.

추하고 지저분했다.


정치인과 공무원들은 라스카보스트에 대한 

호의적인 정책과 그만을 위한 혜택을 만들기 바빴다.

그의 업적을 기린다면서 조형물을 만들거나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든 공원이나 산책길을 만드는 등 자기들 입장에서

우대의 의미를 다하고 있었고

그를 비난하는 기사를 올렸던 언론과 그를 잡아들이기 급급했던

경찰 및 공권력을 자신들의 아지트인 의회 안에서 비난하는 

탁상공론이나 내고 있었다.

원래라면 그들의 행동이 특혜논란이다라면서 떠들 시민들이 나올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일부 시민은 그게 맞다면서 박수치고 환호까지 하고 있었다.

마치 자기들이 이렇게까지 했으니 도시의 히어로가 돌아오겠지하는 기대까지 섞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그들의 모습은 

추하디 추한 꼴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멍청한 것들...그가 바라던 건 그런 게 아니었단 말이야...

 그리고 설령 바랬다고 해도...이제와서 그게 무슨 소용인데...."


그 말을 작게 내뱉으며 그녀는 또 어딘가로 걸어갔다.

그리고 이전의 도시의 모습을 떠올렸다.

겉으로는 청정하고 깨끗해보였지만

속으로는 뒤틀리고 썩어가기만하던 도시와

그들이 그렇게 찾아헤메고 있는 히어로 라스카보스트에 대한 존재를...


그녀는 그 누구보다 그를 잘 알고 있었다.

그를 고등학교 때부터 봐왔었으니까

그는 히어로가 되기 전 학교에서 유도 유망주였으며

지역 대회에도 나간 적이 있었을 정도로 장사였다.

그러던 중 그에게 히어로 유전자가 발견되었고

그는 히어로가 되었다.

그가 히어로가 된 이유는 너무나도 숭고했었다.

그 누구보다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살아온 도시를 위하는 일이라 생각했었고

자신이 히어로라는 것의 대한 자부심과

자신에게 올 이득을 위한다기보다는 

사람들을 구한다는 명예를 위해서 헌신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돈을 바라지도 혜택을 바라지도 않았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돌아온 건 그런 그에 대한 비난거리만 찾는 이들의 목소리 뿐이었다.

원인은 이 도시의 언론과 정치권력들 그리고 이들을 뒤에서 좌지우지 하던 범죄조직 라도스트였다.

그들은 히어로 라스카보스트에 활동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얼마전까지만해도 경찰과 언론, 정치행정을 이용해서 그를 내몰기 위한 계획은 준비중이었으며

거짓선동과 사소한 잘못을 가지고 부풀려서 언론사에 뇌물을 주고 기삿거리를 만들었다. 

도시의 범죄조직인 라도스트의 손에 놀아나는 것도 모르면서 말이다...

정치행정은 자기들이 얻을 이득은 생각도 않하고 그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명예만을 위해 움직이던 영웅에게서

흠집만 찾아내려고 혈안이 되어있었고

조금이라도 흠집을 찾아내서 깎아내리고 있지도 않은 잘못을 만들어내고

시민을 위한다는 이름으로 포장한 정책 및 법안으로 내세웠었다.

언론은 그걸 사소한 잘못까지도 부풀리고 키우고 자극적으로 써서 내보내 

시민들이 보도록 했었다.

경찰은 잡범만 잡아내는 주제에 언론을 통해 

라스카보스트가 대체 왜 필요하냐?

그가 있는데도 왜 이런 범죄자들은 왜 사라지지 않냐?

히어로 일도 못할 바에야 차라리 필요없다

라스카보스트 때문에 공권력이 할 일을 빼앗기고 있다.

경찰의 무능력은 라스카보스트 때문이다라는 둥 긍정은 없는 부정만을 언급했었다.

여기에 넘아간 일부 극우 시민들은 자기들끼리 협심해서 

도시의 영웅이었던 라스카보스트를 비난하고 있었다.

현재 앞장 서서 언론사에 테러를 저지르고 있는 시위대들이 과거 그를 비난하던

극우 시민들이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라도스트의 라스카보스트 죽이기는 더더욱 악랄해져만 갔었다.

그를 정신적으로 몰아가기 위해 사람들을 납치하고 각각 따로 다른 먼 곳에

가두고 제한 시간에 구하라는 식의 방식을 썼다.

아무리 그가 히어로라고 해도 그 모든 사람을 제 시간안에 구하는 것은 불가능했었다.

결국 희생자의 수가 늘어나면서 대부분의 시민들이 그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그런 이들 사이에서도 그녀는 곁에서 계속 그를 지키고 기대어주고 보듬어주었었다.

힘들어 할 때는 언젠가는 사람들이 알아줄것이라며 그를 다독여주었었다.

어쩌면 그녀가 계속 그렇게 했었으면...그랬었으면...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거다.

하지만 그녀 역시 그에게서 등을 돌리는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모든 건 하루만에 일어났다.

범죄조직 라도스트가 그녀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었다.

그 날은 그녀에게 있어서는 절망적이고 슬픈 날이었다

일을 끝내고 돌아오던 중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은 그녀가 들은 내용은

부모의 죽음이었다.

그녀는 병원에서 어쩌다가 일어난 일인지 듣게 되었다.

어느 폐건물에서 라도스트 일당이 또 인질들을 납치하고 

라스카보스트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했었다고 

17명을 납치했는데 15명과 2명으로 나누었다고

어딜 먼저 구할 것이냐고...

라스카보스트는 결국 15명이 있는 곳으로 갔고

결국 그녀의 부모가 죽고 말았다.

그 사실에 그녀는 그 자리에서 주저 앉고 말았다.

그렇게 그를 지키고 보듬어준 결과가 이런 거라는 사실에

절망감은 분노로 바뀌어갔다.

자신의 부모님이 돌아가신 게 그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부모를 납치한 라도스트가 아닌 그들을 구하지 못한 그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렸다.

이내 병원을 나오던 중 

자신의 연인이자 히어로인 라스카보스트...윤철을 만나게 되었다.


"저기..미래야..."


어쩌지도 못하는 모습에 그녀는 매정한 표정으로 답했다.


"다가오지마. 이 살인자."


"미래야..저..정말 몰랐어...그 두분이 너희 부모님이었을 ㅈ.."


"왜 구하지 않았거야? 그 잘나신 히어로로서의 사명감 때문에?"


"ㄴ...나도 어쩔 수 없었..."


"어쩔 수 없었어? 자기 히어로 아니야? 히어로라는 사람이, 사람 하나 못 구해놓고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이나 하는 게 맞아?"


"....미안해..."


그녀는 침울한 표정으로 가만히 선 그에게 울분을 토했다. 


"내가 대체 널 왜 지금까지 지키고 있었던 건데?

 내가 널 위해 힘쓰고 네가 비난 받는 소리를 무시하고 상처 받아온 삶의 대가가 이거였어?

 이럴 바에야 너 같은 거 그냥 무너지든지 죽든지 내버려뒀어야 했다고!"


그 울분을 그는 아무 말 없이 들으며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자신을 보듬어준 그녀였기에...

그런 그녀에게서 자신이 소중한 부모를 앗아갔기에...

그가 할 일이라고는 그저 지금 그녀가 자신을 매도하고 욕하는 걸 듣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러다가 결국 그녀의 입에서 이별의 말이 나왔다.


"이제 지쳤어...우리 그만 만나...넌 히어로 자격도 없어. 사람들도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놈이 무슨 히어로야.

 이 살인자."


그렇게 그녀는 차가운 말과 함께 떠나갔고

그녀의 마지막 말은 그의 가슴속에 깊숙히 박힌 대못처럼 남아돌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날 그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리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지금까지 제가 구하지 못한 사람들, 그리고 그 분들의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모두 제가 부족한 거였고...그 점에 대해서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습니다..."


그는 이미 무너져있었다. 이전의 당차던 표정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히어로로서 사람들 돕는다는 자부심도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런 그의 자기비하 섞인 사죄와 사과에도 돌아온 건

그가 기자회견한다는 장소를 알고 박차고 쳐들어온 희생자 유가족들의 비난 뿐이었었다.

그렇게 결국


"오늘부로...히어로 자리를 내려놓겠습니다...앞으로 두 번 다시 돌아올 일은 없을겁니다..."


라스카보스트....윤철은 은퇴선언을 끝으로 기자회견은 끝이났다.

그는 마지막에 침울하고 모든 걸 다 잃은 표정으로 자취를 감추었지만

그의 마지막을 기뻐하는 이들도 있었다.

바로 범죄조직 라도스트와 그 일당과 손잡은 정치관료 및 공무원, 경찰, 언론, 종교 측 인물들이었다.

그들은 라스카보스트가 떠난 날 라도스트의 수장인 김상배의 소유의 호텔에서 축배를 들며

부어라 마셔라하며 그 날을 즐겼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침입자에 대한 보고가 들려오더니 이내 그 소리에서

사람의 말은 사라지고 총성과 비명소리가 아래층부터 들려오는 걸로 바뀌어갔다.


"두...두목 도망치십시요! 여긴 제가 어떻게든 어...어어...아악!!!!"


"이..이봐...! 임수철이! 야! 대답해!"


이윽고 비명소리는 가까워지다가 이내...

그 소리마저 들리지 않게 되었다.

정황상 최상층까지의 길을 지키고 있던 이들 모두가 죽었다는 걸 김상배는 알게 되었다.

반면에 고요해진 최상층에서는 오직 뚜벅이는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져왔다.


"어...어쩌면 좋나?"


"에이~ 남성기 목사님 거 겁부터 먹지 마쇼 여기 최상층 문은 튼튼한 강ㅊ..."


강철로 만든 문이라고 안심을 하던 중 그 문은 정말 종이장처럼 뜯겨나갔다.

그리고 그 문을 뜯고 왠 후드 쓴 남성 하나가 들어왔다.


"여기 있었네? 김상배 씨."


그는 은퇴한 히어로 라스카보스트 윤철이었다.


"ㄴ...너..분명 히어로를 그만 두었다고..."


그의 정체가 알려지고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응. 그만뒀지. 이젠 그냥 평범한 일반인이야.

 미디어에 비춰질 일도 없을 그냥 일반인."


그렇게 말하고는 그는 한 손에 들고 있던 무언가를 김상배에게 던졌다.

그리고 이내 최상층에는 비명소리와 동요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김상배는 던져진 물건을 보고 경악했다.


"임...수...수철아..."


그건 김상배의 오른팔인 임수철의 머리였다.

이윽고 머리를 던진 윤철을 모두가 바라보았고

윤철은 입을 열었다.


"잘 봐도...너희도 다 이렇게 될거야."


겁에 질른 김상배는 재빨리 안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 방아쇠를 당겼지만

윤철은 방금 뜯어낸 문을 방패삼아 막아내며 구석부터 내달리기 시작했다.


"어..어억! 사..살려줘!"


그리고 그가 들고 있는 문에 해당 연회에 참가했던 고위직 인물들이 모두 

벽에 짓뭉개 지기 시작했다. 윤철은 그 와중에도 김상배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마지막은 너야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와중에 누군가는 그에게 되지도 않는 협박을 했고 도망을 치려고도 했고 현실도피를 하려고도 했었고

돈, 지휘, 명예, 권력을 내걸며 목숨을 구걸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 그가 들고 있던 문에 박힌채 벽에 짓눌리는 결말을 맞이했다.

그러던 중 마지막으로 남은 네 다섯명의 인물들이 보였었다.


"사..살려주게..제발 목숨만 살려줘.....우..우리도 이런 일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야..

 저...전부 저 김상배가 문제였다고! 저 놈이 우리르 꼬드겼단 말이네..."


"뭣! 야 조재경! 너 죽고 싶어서 작정했어! 네가 누구 덕분에 부장검사 앉았는데!"


이윽고 살아있는 그들의 서로 물어뜯고 비방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윤철은 문짝을 바닥에 세게 내리치고 말했다.


"살고 싶어?"


그 말에 그 곳에 일동이 고개를 끄덕였으며 

그러자 윤철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고 말했다.


"그럼 여기에 너희가 김상배랑 같이 해온 일들을 모두 불어."


그 말에 일동 망설였지만

거부한다면 돌아오는 건 벽에 짓뭉개진 시체가 될 자신들이었기에

하나둘 씩 불기 시작했다.

초반에 김상배가 배신을 한 이들에게 달려들었지만

이내 윤철의 주먹한 방에 나가떨어졌다.

이윽고 조재경이 자신이 라도스트와 김상배를 뒷배로 두고 저지를 짓을 전부 실토하는 순간


"자..ㄷ..다 말했네...이제 나는 살 수 있는 ㄱ..."


그는 문짝에 찍혀서 죽었다.


"조재경 부장검사..."


"이..이런 짓을 하다니...사..살려준다고 하지 않았는가! 시..신앞에 부끄럽지도 않는가!"


"신 앞이라...그걸 김상배같은 놈과 어울리는 놈이 할 말이라고 생각해?"


어억!


목사차림의 남성이 문짝에 목이 날라갔다.


"남성기 목사 겸 신학대 이사장."


"여....연락을...어서 지원 병력을 ㅃ...빨리 으악!"


뒤에서 몰래 핸드폰을 꺼내려던 경찰제복차림의 남자가 

문짝에 의해 세로로 쪼개졌다.


"윤구근 경찰청장."


"기...기사가 문제였나? 내...내가 바로 바꿔주겠네...

 내...내 힘이면 그런 거 문제도 아니야...미디어 따위 이용하면 

 자네는 얼마든지 다시 영웅이 될 수 있어!

 우..우리도 언론사 때문에 어쩔수가 없었어...전부 그 놈들이 나쁜 ㄱ..."


미디어를 들먹이던 방송국 국장도 목사옷의 남자와 함께 같이 절멸했다.


"이동철 tbc 국장..."


윤철은 그를 죽이고 어느 한 곳을 바라봤다.

그 곳엔 식은 땀을 흘리며 두려움에 떠는 한 중년 여성이 있었다.


"이..이게 지금 뭐하자는 거지? 날 죽이겠다고?

 그깟 명예 잃은 거 가지고 지금 이 도시 최고의 지도자들을 죽이겠다는 거야?

 히어로의 명예도 없는 것 같으니라고..."


그러나 윤철은 그녀의 손을 찍어서 눌르고 머리를 밝아 짓뭉갰다.


"권진영 장관."


"사....살려주게....나...날 살려주면...내 시의원의 힘으로 자네 명예를 회복시켜주겠네..."


"...그럼...내 선택에 지금까지 희생당한 사람들은 뭐로 포장할거지?"


"ㄱ...그거야 당연히 라도스트랑 김상배가 문제지! 자네는 일절 잘못이 없는 걸로 해줄것이네...

 그러라고 있는 게 시의워..."


"그 딴 건 다른 놈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이윽고 시의원 박정도 죽음을 맞이했다.


"박정 시의원...그리고....


윤철은 자신의 뒤에서 도망치려던 한 남자에게 문짝을 던져 맞추었다.

맞춰진 시체는 머리가 반이 날라간 채 벽에 박혀버렸다.


"이 호텔 오너이자 네 동생인 김상도... 다 죽었고 이제 너 하나 남았네.."


윤철은 문짝을 다시 들고 천천히 김상배에게 전진했다.

김상배는 두려움에 권총을 들고 쐈지만 총알은 모두 문짝에 박히거나

설령 윤철에게 맞았다고 해도 권총만으로 윤철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을리가 만무했다.


"네...네놈....! 네 놈...히어로이지 않느냐! 설령 그만 뒀다고 해도

 히어로 였던 사람이 이런 짓을 해도 되는 거냐!"


"날 히어로 일 하는 걸 제일 배알 꼴려한 주제에 이제와서 그런다고?"


말이 통하지 않는 윤철의 모습에 김상배는 외쳤다.


"50억! 5...50억을 주겠다....그...그거면 네..피해에 대한 대가면 충분하지 않나! 제..제발 목숨만은!"


김상배는 돈까지 외치며 목숨을 구걸했지만 윤철은 그 말이 들리지 않는지 자신의 말을 계속 이어갔다.


"너 네가 히어로이면서 이런 식의 행위를 하는 게 말이 되냐고 했었지?

 오히려...그 반대야. 난 지금 히어로가 아니니까 말이야. 네가 날 히어로에서 내려오게 했잖아?

 그건 고맙다. 덕분에 짊어질 필요도 없는 의무감을 덜게 되었으니까.

 그 보답으로 왜 내가 히어로도 아닌데 이러는지 알려줄게. 

 히어로가 되면 말이야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 생겨. 

 그건 히어로로서 절대 하면 안되는 금기라서 말이야. 

 바로 사적재재지. 

 근데..."


이어서 윤철은 김상배의 목윽 잡아 올리고 말을 이어갔다.


"너는 그래도 돼. 너 같은 짐승 인간말종은 말이야."


이윽고 김상배의 머리가 척추채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라도스트의 수장 김상배....이걸로 끝."


윤철을 모든 일을 끝내고 김상배의 금고에서 김상배가 지금까지 착복한 돈과

증겨 영상으로 찍은 카메라를 챙겼고 윤구근의 핸드폰으로 신고를 한 후 

그 자리를 벗어났다.

다음날 아침 누군가의 신고를 받아 출동한 누군가의 신고에 

정확히는 윤구근의 전화에 출동한 경찰은 끔직한 참상을 목격하게 되었다.

호텔의 바닥, 벽, 천장할거 없이 모두 검붉게 물들어있었고

생존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단 한 곳 비교적 깨끗한 곳이 있었다면 바로 최상층 스위트룸이었는데

겁에 질린 호텔 지기 오너인 김상도의 시체가 벽에 박혀있는 거랑 

호텔 뷰 창가에 몸과 척추 달린 머리가 분리 된 채 죽어있는 김상배의 시체와 

그의 것으로 추정되는 

피로 쓰여진 글씨를 제외하면 더럽혀진 것은 없었다.

언론사들은 벽에 쓰여진 글씨와 함께 호텔 대량 살인 사건에 대한 기사들을 앞다투어 보고 했다.

새하얀 스위트룸에 벽에는 시간이 흘러 검붉어진 글씨가 커다랗게 쓰여 있었다.


'Vendetta'


이에 사람들 중 일부는 라스카보스트가 복수를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리고 비교적 멀쩡한 두 구의 시체가 라도스트의 수장인 김상배와

그의 소유 호텔의 호텔지기 오너이자 그의 동생인 김상도의 시신이라는 게 밝혀졌다.

사실상 범죄조직 라도스트의 궤멸 그것이 히어로 라스카보스트의 마지막 일이었다.

당시 시민들은 이제 이 도시는 누구보다 청렴한 도시가 되었다고 환호했다.

누군가가 띄운 영상이 나오기 전까지

그 영상에는 김상배와 라도스트와 손을 잡은 이 도시의 고위 인물들이 자신들이

라도스트와 손 잡고 도시에서 벌여온 악행들을 나열하는 영상이었고

라스카보스트역시 자신들의 일에 방해가 된다면서 라도스트의 악행에 자신들도 동참했다고 밝히는 내용도 공개되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분노했고 도시는 지금의 모습이 되어갔다.

그리고 그 도시의 진실을 밝힌 누군가는 바로 윤철이었다.


본디 히어로가 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다.

사적제재...

그러나 라도스트가 궤멸 했을 당시 이미 그는 더 이상 히어로 라스카보스트가 아니었다.

그저 증오와 원한만을 품은 채 도시를 지킨다는 명예도 포기한 한 강한 힘을 가진 인간이 되어있을 뿐이었다.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황폐한 도시가 눈 앞에 보였었다.

그렇게 어딘가로 걸아가던 중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 곳에는


"저기...철아..."


한 때 자신의 연인이자 이 도시의 영웅이었던 윤철이 눈앞에 있었다.

이 장소는 지금 윤철이 살아가는 낡은 주택이었다.


"...오랜만이네...서미래.."


"왜...왜그래..남 보듯이..우리.."


"남 맞지 않아? 네 입으로 그랬잖아?

 이제 남이라고."


"아니야..아니라고...제발 그렇게 말하지만...아니야..."


이윽고 자신앞에서 울먹이는 미래를 보며 무덤덤하게 윤철은

잠시 이야기 좀 하자는 그녀의 부탁에 근처 카페로 향했다.


윤철은 모든 진실이 밝혀진 이후

도시의 몰락을 바라보며 일상을 살아갔다.

범죄율은 늘어갔고 치안은 점차 안 좋아져 갔다.

급기야 시민들은 라스카보스트의 복귀를 바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에 희생자 유가족들이 이전처럼 들고 일어났지만

이제 그들을 위해주는 이들은 한 명도 없었고

대부분이 다수의 압박과 폭력에 쓰러져갔다.

하지만 윤철은 그저 그들의 말들과 행동들을 무시한 채 일상을 살아갔다.

한 번은 시청 쪽 공무원이 찾아온 적이 있었다.

그는 시청장의 긴밀한 부탁을 전하러 왔었다.

라스카보스트의 죄에 대한 완전 사면 및 복귀를 청했지만

보란 듯이 거절하고 그를 내쫒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시청장이 직접 찾아왔었다.

제 입 발린 말이 듣기 싫어서 그냥 집어던져버렸다.

그 다음 날에는 시의 의원들이 찾아왔었다.

또 명예 운운하면서 떠벌이길래 몇몇의 다리를 분지르고 난 후


"지랄하고 있네. 니들이 그만두라며? 게다가

 라도스트 밑이나 닦고 살던 새끼들 밑에 다시들어가라고?

 내가 등신이냐?

 좋게 말할 때 꺼져라. 돌아갈 마음 없으니까.

 이번에는 니들이 해결해보지 그래?

 히어로 따위 필요없다고 니들 입으로 보란듯이 떠들어 댔잖아?

 그럼 나 같은 거 없어도 되겠네~ 안 그래?"


결국 부상과 팩트담긴 말 밖에 듣지 못한 채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부상당한 시의원들은 그에게 책임을 물지도 못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날 밤 분노한 시위대에게 라스카보스트를 다시 불러오지도 못했다며

길거리에서 맞아죽었다.

그렇게 아무도 찾아오는 이 없이 김상배에게서 가져온 돈으로 소박하게 살아가던 중

잊고 지냈던 이와 윤철은 다시 재회했다.

자신을 비난했던 전 연인 서미래를 말이다.

그리고 그녀의 부탁에 한 카페에 들어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 한 잔을 앞에 둔 채

윤철은 서미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빨리 말해. 지금 너 보는 것도 역하니까."


"저...그게..."


"할 말 없으면 일어나고.."


"기..기다려! 잠깐...잠깐만...그..."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윤철을 불러세운 서미래는 곧바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미안해...정말로...미안해...모든 게 다..."


"...."


윤철은 그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내려다보았고 서미래는 사과를 이어나갔다.


"너한테 심한 말을 했었어..우리 부모님을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그거..네 잘못도 아니었는데...

 너한테....히어로의 자격이 없다는 말을 해버렸어...."


"이럴 시간에 네 부모 성묘나 가라. 나 같은 살인마 만나지 말고."


"아니...그 딴 것들 성묘보다 너한테 사과하는 게 더 중요해."


그 말에 순간 윤철은 흠칫했다.

그래도 그녀에게 소중한 부모였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눈에는

윤철 한 명 밖에 없었다.

그녀의 부모님은 이미 피폐해진 그녀의 머리속에서는 

자신과 윤철을 갈라놓게 만든 원흉으로 보일 뿐이었다.


"애초에 철이 네 잘못이 아니잖아...너는 히어로로서 행동한 거였어..

 우리 부모님은 괜히 밖에 싸돌아다니다가 바보같이 그런 놈들한테 걸린 거일 뿐이야.

 네 잘못이 아니야.....내가 그 때 왜 그랬나 몰라...그냥 우리 부모님이 잘못한 거라고 

 말하고 널 위로했어야 했어...나한테는 애초에 너 하나 뿐이었는데 말이야..."


"야 서미래 너 적당히 해라...지금 너 네가 무슨 말 하는 지 알기나 해?

 너 지금 정신 이상해. 아무리 그래도 자기 부모한테 그딴 말 하는 사람이 어디있어?"


"아니 난 지금 몇 번이고 이렇게 말할 거야.

 그 인간들이 나쁜거야 철이 넌 나쁘지 않아.

 그러니 제발 날 떠나지 말아줘...다시 내 곁에 있어줘

 이제 두번 다시는 널 떠나지 않을게

 누가 널 욕하고 널 다시 히어로로 되돌리려고 해도 곁에 있을게.

 아니...네가 히어로이든 아니든 상관없어.

 나는 윤철 너만 있으면 돼...너만 있으면 다른 건 아무것도 필요없어.

 그러니....다시 나랑."


"적당히 하라고!"


윤철은 결국 서미래에게 소리를 질렀다.


"하아...내가 지금까지 지냈던 게 이런 추잡한 년이었다니.."


"처..철아 잠깐만...철아!"


윤철은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카페를 나갔다.

서미래가 그를 따라나가려 했지만

윤철은 멈춘 채 말을 했다.


"너..내가 히어로 자격이 없다고 했었지?"


"어..어어...그..그 때 그 말은 내가 미쳐서 그랬어.

 너 히어로 맞아..희생이야 어쩔 수 없는 ㄱ..."


"그 말대로야."


"어?"


윤철의 대답에 어떻게든 그가 좋게 들리도록 변명하려고 했던 서미래였으나

의외의 대답에 서미래는 당황하며 그를 쳐다봤다. 

이윽고 윤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무덤덤하게 그녀에게 고개를 돌려 말했다.


"네 말대로 난 히어로 자격이 없었어. 사람들 하나 제대로 구하지 못했으니까."


"처..철아...그건.."


"한 가지는 고맙다. 덕분에 난 내가 히어로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어."


"아..아니야..아니라고! 그건.!"


"그러니까 너무 미안해 하지도 날 이렇게 붙잡으려고 애 쓰지도 마.

 난 지금 오히려 행복하고 너한테 감사하니까 말이야."


"....아..아아..."


말문이 막혀가는 그녀에게 윤철은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고마워. 나한테 히어로가 맞지 않다는 걸 알려줘서."


"그러지마 철아..."


"고마워. 히어로라는 이름의 미련을 버리게 해줘서."


"철아 제발..."


"고마워..더 이상 남을 돕는 일에 내 인생을 허비하지 않게 해줘서..."


한마디 한마디가 서미래 그녀에게 독이 발려진 부메랑처럼 돌아와

쐐기처럼 박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말했다.

모든 걸 놔버린 채 변해버린 그를 보며 다시 울기 시작한 그녀에게

마지막 쐐기를 박듯이 그는 말했다.


"고마워. 네 덕분에 히어로를 그만둘 수 있었어."


"하지만....이제 앞으로 다시 만나지는 말자.

 너도 거북할 거 아냐? 자기 부모 죽게 만든 살인자 얼굴 보는 것도 그렇고

 나도....모든 거라고 생각한 네 얼굴 보기가 역하니까 말이야."


그 말을 끝으로 그는 떠나갔고 

그녀는 괴로움 속에 절규했다.

다시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그러부터 윤철은 이전처럼 평범한 일상을 살아갔다.

주변에서 양아치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이들이 보였지만

이제 히어로가 아닌 윤철에게는 그저 남 일일 뿐이었다.

그로부터 정말 서미래의 연락이 사라졌다는 걸 알았지만

이내 그 마저도 지워버렸다.


자신이 망가뜨린 남자에 대한 죄책감과 

그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 채

부모의 묘를 망가뜨리고 자살한 그녀의 소식은

그에게 전해지지 못 한채 그녀는 그의 삶에서 잊혀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