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태양처럼 비춰주는 사람을 만나렴'

돌아가신 어머니가 나한테 항상 해주셨던
말이였다.

당시에 나는 너무나도 어렸기에 
그 의미를 몰랐었고

어머니한테 그 의미를 자세히 여쭸지만
그저 '나중에 알게 될거란다'라며 미소를 짓고만
말았다.

그렇게 의미도 모르는 말이 계속해서 내 머리를
맴돌았고

어머니를 보낸 그 날
태양처럼 빛나는
너를 만나고나서야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너는 나한테 태양이였고 한 없이 초라한 나를

비춰주는 사람이였다.

너는 나한테 항상 희망을 줬으며
날 계속 구원했다.

어머니의 부고로 지옥을 봤을때
넌 나를 끌어안고 울어줬다.
그때 느꼈던 온기는 아직도 잊지 못했다.

염세주의에 찌들어버린 나한테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었다.
내 손을 붙잡고 어디든 여행하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자기혐오에 미쳐있는 나를 위해
사소한것 하나하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기혐오는 낮은 자존감에서 발현되니까
자존감을 높여준다는 명목으로..

질척거리는 늪에서 날 구원해준 너는
너무나 눈부셨다.

너는 나같은 어두운 사람마저도 밝게 비추는
말 그대로 태양과도 같은 사람이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나는 너한테 태양일까?

항상 불안했었다 너는 날 그렇게 비춰주는데
난 널 비춰주긴 커녕 가리고만 있을까봐

하지만 나를 향해 밝게 웃어주는 너를 보곤
그런 생각을 지우곤 했다.

내가 널 밝게 비춰주고 있는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영원할것만 같았던 태양도 결국엔 지쳐버렸나
보다

언제부턴가 너는 나한테 웃어주지 않았다.

항상 미소짓던 너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텅빈 공허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고

내가 힘들어할때도 날 격려해주었던 너는
이젠 격려는 커녕 문제는 나한테 있다는듯이
질책했다.

너는 이제 나한테 미소를 지어주지 않았고

날 그저 귀찮음의 대상으로 보듯 항상 차갑게
대했다.

그제서야 알았다 
내 태양은 이제 사라졌다는걸

온기가 사라져버린 너의 한기는 너무나 차가워서
폐가 얼어붙은듯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결국 난 너를 놓아줘야 하나보다

아직도 정말 아주 많이, 아니 그 누구보다도
내 마음은 너를 위해 타오르고 있고
너만을 사랑하고 있고 
너가 없는 이 세상은
지옥일것이 분명하지만

지옥인걸 알면서도 너를 놓아줘야만 한다.

내가 곁에 있으면 너는 그게 지옥일테니까

나는 그저 너를 가려버리는 달이였던거다.

태양한테는 자신을 가리는 달 따윈 필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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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눈이 소복히 쌓인 길거리
그 길거리 카페안에 우리 둘은 앉아있었고
너는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야 당연했다.
바쁘다고 한 너를 내가 하염없이 빌어서
이 자리에 앉혀놨으니까 기분이 좋을리가 없겠지

헤어지자 말할거다. 그럴려고 빌었던거니까

"바쁘다고 했는데 그렇게 떼를 써가면서까지 
나를 부른 이유가 뭐야?"

아 그 눈이다. 
요즘들어 자주 봤던 텅 빈 공허한 눈
예전에는 날 보는 눈에서 밝은 빛이 보였었는데
이제는 빛 한점 찾아보기 힘들었다.

"분명 바쁘다고 말했는데 별거 아닌거면 정말
화낼거야"

그녀는 나를 노려보면서 말했다.
그래서 나도 본론을 이야기 할려했다.

"아...그게..."

말해야한다. 
놔주어야한다.

더 이상 이기적으로 굴수는 없었다.

너를 가려버리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너의 앞을 막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더 이상 태양을 가리고 싶지 않아

내가 우물쭈물 하는거에 정말 화가 났는지
너는 계속 말했다.

"정말 별것도 아닌걸로 부른거야?
그렇게 찡찡대가면서?
너 정말 왜 그래?"

"내가 바쁘다고 했잖아 근데 너가 꼭 와달라고
했잖아 근데 말도 제대로 못하고 뭐하자는거야?"

"너 그럴때마다 정말 정 떨어지는거 알아?
니 사정만 사정이야? 너 힘든거만 힘든거야?
그렇게 애같이 굴거야?"

"하... 갈게 연락하지 마"

너는 한숨을 내쉬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대로라면 이 말을 전하지 못할것 같다고
생각하니 입에서 말이 자동으로 나왔다.

"헤어지자"

아무래도 이 말은 효과가 있어나보다.
가던 길을 멈추고 우뚝선걸 보니

하지만 너는 더더욱 화가 났는지 그 자리에 서서
이야기 했다.

"겨우 쓴소리 한번 한걸로 그러는거야? 바쁘다고 말한 날 니가 불렀으면서?"

"너 진짜...사람 같지도 않구나?"

"그래 헤어지자"

"나도 너랑 만나기 지쳐 맨날 애같이 굴고
힘든 사정 한번 이해못해주고"

"그럴때마다 정 떨어졌는데 잘 됐네 다시는
보지말자"

너는 그렇게 가게를 나갔다.
너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찌르듯이 아프다
너의 뒷모습만 바라봐야 한다는게

"역시..나 같은게 너를 비출리가 없지.."

맞다 나는 너의 사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내 감정이 우선이였다 마치 아이처럼

아플건 예상했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다.
이래서 이별이 아프다는거구나

나는 카페에서 가슴을 부여잡고 소리 죽여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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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처음 만난건 어느 장례식장에서였다.

옛날부터 날 챙겨주신 옆집 아주머니의
장례식장에서
내 눈앞에 있던 너를 보고 
작게나마 입이 벌어졌다.

그 넓은 장례식장 안에서 아무도 없이
혼자만 있던 
너의 얼굴은 아직도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가뭄이 온것마냥 갈라진 입술

살아있는 사람인지 의심이 될 정도로
죽어버린 눈

그 눈에서 흐르던 한 줄기 눈물까지

앞에 있던 너는 세상 모든 절망을 맛본듯
무너져가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너는 모든걸 잃은거라고

그때봤던 너는 잠시라도 눈을 떼버리면
죽어버릴것만 같았다.

그런 표정을 짓고있는 너가 너무 안쓰럽고
안타까워서

보는 내가 더 슬프고

내 가슴이 너무 아려와서

일면식도 없는 너를 그냥 냅다 껴안고
울어버렸다.

그때의 너는 처음엔 영문을 모르겠는
표정을 짓더니 결국 내 품에서 오열했다.

그렇게 한참을 껴안고 울던 우리는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는

그 날을 처음으로 인연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너는 보면 볼수록 위태로운 사람이였다.

자기에 대한 혐오가 가득하며
항상 비관적인 생각만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남을 생각하는 너의 마음씨는
너무나도 따뜻해서

보는 나마저도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게했다.

힘들어하는 사람을 지나치지 않았다.

항상 남한테 밝게 웃어줬다.
남의 말을 경청해서 들어줬다.

정작 자기는 썩어들어가고 있었으면서

너의 염세적이고 자기혐오적인 모습을
나한테 들켰을때 너는 무척이나 당황한듯
보였다.

나도 그랬다.
항상 밝은 모습만 보여주던 너한테 이런면이
있었다니,

너는 이게 내 본모습이라고 말하며
실망했냐는 말을 했었다.

하지만 아니였다 여태까지 내가 지켜본 너는
비관적인 모습보다 착한 모습이 더 어울렸다.

누구를 도울때 주저함이 없었다.
설령 그게 자기가 손해를 보더라도

자기한테 오는 손해나 이익을 전혀
계산하지 않고 누구를 돕는다.

누군가는 호구같다라고 말할정도로 착한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너가 더더욱 좋아졌다

마치 밝은 태양 같았으니까

하지만 자기혐오와 염세주의는 끝나지 않았다.

밝은 모습을 보여준 뒤에는 우울하고 비관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아마 어머니의 장례식 때문이겠지

친척도 아버지도 친구도 없던 그는 어머니만이
유일한 자신의 편이라고 말했었다.

유일한 자신의 편이 사라졌으니 사람이
어두워지는건 어찌보면 당연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럼 너는 누가 구원해주는걸까

항상 다른 사람들을 돕지만 정작 자신은 
곪아가는 너를 대체 누가 구해줄까

나는 생각했다
내가 너를 구원하겠다고

너를 좀먹는것을 지우기 위해 나는 최선을
다했다.

자기혐오가 심한 너를 위해

염세주의가 심한 너는 이 세상에서 원인을 찾았다

세상이 날 이렇게 만든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세상은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그래서 나는
너를 위해 세상에 아름다움을 보여주기로 했다

풍경이 아름다운 여행지를 찾았고,
선행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때봤던 너의 표정과 말은 아직 잊지 못한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감정이 북받쳐 오른듯한 표정을 짓던 너를

연탄 봉사,재난 피해 복구 작업 등

언제나 선행을 행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곤

세상이 자기 생각만큼 안좋은게 아니였다고

말해주었다.

그렇게 넌 염세주의를 고쳐나갔다.

다음은 자기혐오를 해결 할 차례였다.

자기혐오는 낮은 자존감에 의해 발현된다는
소리를 듣고

너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긍정적인 말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소한것 하나하나에 칭찬을 했고
부정적인 생각 하나하나를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라고 계속 말해주었다.

네가 누가봐도 행복하고 밝은 사람이 되었으면
했으니까

그런 많은 노력을 깃들이니
넌 전에 있던 자기혐오와
염세주의를 전부 떨쳐내는데 성공했다.

나는 기뻤다.
내가 사랑하는 네가 어느때보다 행복해보이고
밝아졌으니까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똑같은 행동을 계속 반복하다보니 나도
지쳐가기 시작했다

널 북돋아주는 말과 긍정적인 언행
하나하나가 귀찮아졌고

여행과 선행도 마찬가지였다.

분명 내가 좋아서 한거였으면서

내가 언제까지 이래야하나,

왜 이렇게 아이 같이 구는걸까,

사실상 육아나 다름 없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더더욱 빠르게
지쳐가기 시작했다.

니가 보여줬던 좋은 모습들은 다 잊어버리고

너의 안좋은 모습만 보였다

자존감이 낮고 그저 찡찡거리기만 할뿐인
어린이
하도 안좋은쪽으로만 생각하게 된 영향인지

나는 너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저 사람 하나
바꿔서 내 평판을 좋게 하기 위함이였구나
라는

극단적인 생각마저 하게 만들었다.

너에 대한 좋기만 한 기억은 다 지워버리고

내 돌봄이 필요한 모자란 사람으로 바꿔버렸다.

그런 생각이 확신으로 가득차버리니

너에 대한 좋은 말은 나오지 않았다.

너를 질타했다.

내가 니 감정 쓰레기통이냐면서

너를 미워했다.

항상 어린아이 같은 모습만 보여줬어서

이쯤되니 우린 연인이라고 볼수도 없는
사이였다

사실상 웬수나 다름 없을정도로

그럼에도 역겨웠던 나는
나쁜년이 되기 싫었던 나는

너한테 차마 헤어지자고는 말할수 없었다.

너를 보듬었던게 나였고
너를 지옥에서 끌어올려줬던 나였으니까

지금와서 헤어지자는건 내 평판에 좋지
않을거라 생각해 너한테 헤어지자는
말은 할수 없었다.

차라리 널 계속 구박해서 헤어지는건 어떨까
라고 생각했다.

결국은 너도 질려서 헤어지자고 할게 뻔했으니까

결국 그 생각은 맞아떨어졌고
너는 카페에서 나한테 이별을 고했다.

하지만 이중적이면서도 역겨웠던 나는

'내가 이렇게까지 해줬는데도 
니가 감히 헤어지자고?'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너한테 폭언을 쏟고 나선 카페를 나왔다

순간적으로 가슴이 아려왔지만

그저 오래 본 사람이라 그런거라고 단정지은
나는

최악이나 다름 없이

너와의 연애를 끝맺었다.

그때의 나는 지금 생각해도 정말 혐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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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헤어진지 4개월이 지났다
너를 보내고 남은 상처는 아물지 않았지만
아니 정확히는 아물수 없지만
어떻게든 잘 살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되살아난 질척거리는 자기혐오와
염세주의는 날 좀먹기 시작했다.

두려워졌다 다시 밑바닥으로 가라앉을까봐
저 끝도 없는 심해속에서 숨도 잘 쉬지 못할까봐

무섭다 날 망치는 자기혐오가

두렵다 비관적인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이

결국 다 극복했다고 생각했는데

너가 내 곁에서 없어지니

스멀스멀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난 이렇게 숨도 쉬지 못해 죽을거 같은데

넌 어떨까

오히려 잘 살고 있을지도 몰랐다.

넌 매우 아름답고 다른 사람을 밝게 비춰주니까

나같은 사람보다도 더욱 멋진 사람을 만나서

사랑해줄것이 분명했다.
연인과 여행을 가고

연인과 사랑을 속삭이고

연인과 즐겁게 떠들고

연인과 입을 맞추고

연인과...

이런 생각을 하니 더더욱 가슴이 아파와

숨을 쉬기가 힘들어졌다.

하지만 어쩔수 없지 않은가

나는 너한테 방해물이나 다름 없었으니까

미련을 버리고 싶어도 버려지진 않고

아직도 니 생각이 계속해서 났지만

그래도 너만 행복하면 그걸로 그만이니까
나만 고통받으면 그걸로 끝이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집에 왔으나

집 앞 현관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너와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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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하고 헤어지고 

분명 예전보다 더욱 편하고 신경 쓸것 하나
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나는 아직도 역겨운 생각을 버리지 못하였다.

헤어진건 좋았으나 니가 헤어지자고

말한게 너무나도 괘씸해서 

그것때문에 왜인지 모르게 가슴이 계속 아려와서

속으로 계속 너를 욕하곤 하였다.

'내가 좀 뭐라고 했다지만 널 바꿔준게
나인데 헤어지자는 말을 해?'

'날 그렇게 좋아하면 그정도는 참아야지'

참으로 역겨웠다.

분명 헤어지고 싶어서 그렇게 심한 말을
해놓고선

헤어지고 나서야 이렇게 전 연인을 욕하는
꼴이라니

하지만 이때의 나는 아직까지도 너무나도
오만해서

그런 생각을 버리질 못했고

너는 나를 아직 잊지 못해 연락이 올거라고

무조건 확신했다.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이랬던건지 지금의 나도
잘 모르겠다.

헤어지자고 유도한게 나면서

비굴하게 애원하면 한번쯤은 다시 사귀어줄까
라는 생각을 하고있었다.

아직까지도 가슴이 계속 아려왔으니까

이 아려오는 통증이 너하고의 이별이
이유라는걸 받아들이지 못해서

아니 자존심 때문에 받아들일 생각조차 하지
않아서

너의 연락을 기다리고 비굴하게 애원하면
받아주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속이 점점
타들어가는걸 느꼈다.

너는 나한테 일절 연락 한번 하지 않았으니까

처음 느꼈던건 황당하게도 배신감

그렇게 나를 사랑했다면서 연락 한번 하지
않는다는게 나를 매우 화나게 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전 연인한테 연락하지
않는다는걸 알면서도

너한테 큰 배신감을 느꼈다.

난 아직도 너를 잊지 못했는데

'너는 나를 그렇게 바로 잊은거야?'

이때야말로 난 나의 모순적인 점을 정확히
느껴버렸다.

너를 잊지 못했다니

이제껏 내 감정이 사랑이 아니였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저 인생 나락 간 사람 한번 바꾸는거다
라고 믿고 있었지만

그건 그냥 나의 소망일 뿐이였다.

너한테 해주는 행동 하나하나가 다 의무적으로
느껴져서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하지만 네가 사라지고 나서야 알았다.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었음을

그걸 인지하자마자 내가 너한테 했던
모든 역겨운 행동들과 그 행동들의 의도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나쁜년이 되기 싫어서 너한테 헤어지자고는
말 못했던 나

너한테 헤어지자는 소리가 나오게 할려고
계속 질타하는 나

헤어지자는 소리에 괘씸해서 폭언을 해버린 나...

그 모습이 너무나 역겨우면서

"아...아아.."
그리고 너무 미안해서

"아아아아아아아!!!!!!!"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사랑한다면서 너 하나를 보듬지 못한 내가

널 바꿔주겠다고 다짐한 내가

어머님의 죽음으로 상처입은 너를

다시 한번 상처입히고 말았다.

그런 내가 너무 역겹고 살아있다는것도
너무나 싫어서

화장실 변기에 머리를 박고 

위속에 이물질들을 내뱉기 시작했다.

내 자신이 너무 역겹다

그렇게 힘들어했던 너한테

너를 지켜주겠다고 다짐한 내가

겨우 반복되는 행동들이 지겹다고

더더욱 큰 상처를 준 내가

너무나도 역겨워서

칼로 손목을 긋고,

매일같이 구토를 하고,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그것이 내가 받는 벌이라고 생각하며

지옥같은 하루를 계속해서 보냈으나,

네가 계속해서 그리워지고

그 그리움을 더 이상 참을수가 없게 되자

그리움과 죄책감 그리고 아주 작은 희망을
가지고

너의 집앞을 찾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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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네가 우리 집앞에 있는지
나는 아직도 알수가 없었다.

하지만 왜인지 모르게 너도 나 못지않게
힘든 생활을 했다는건 너의 몰골을 보고나서야
알수있었다.

마치 장례식장에서의 나의 몰골

입술은 갈라지고 눈은 생기가 없으며

눈에서는 고장난 수도꼭지 마냥 눈물이
흐르고 있었으니까

왜일까 너는 더욱 행복한게 아니였던걸까

나하고 눈이 마주친 너는 눈이 커지더니

내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

"오랜만이야.."

하지만 나는 그녀를 뿌리치면서 말했다.

"어쩐일이야..."

나도 놀랄정도로 말이 차갑게 나갔다.

아직도 나는 그녀를 정말 사랑할텐데
나를 찾아와줬음에도
왜 이렇게 차갑게 말이 나가는걸까

팔이 뿌리쳐진 너는 눈동자가 심히 흔들렸지만
그럼에도 말을 이어나갔다.

"염치 없는거 알지만 네가 너무 보고싶어서..."

안된다 너는 날 보고싶어하면 안된다
나는 너를 비출수 없다
너는 나보다도 훨씬 좋은 사람을 만나야만한다
그래서 나는 더더욱 차갑게 말하기로 다짐했다.

"염치 없는거 알면 찾아오지 말았어야지..."

"그렇게 모진 말들을 뱉어냈으면서 보고싶다고
찾아오다니 양심이 너무 없는거 아니야?"

아프다 너한테 이런 심한 말을 내뱉는게
분명 아까는 차갑게 말이 나왔는데
지금은 차갑게 말하는게 너무나도 버겁다.

그녀도 내 말에 차가움을 느꼈는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미안해.."

"미안해..정말 미안해..."

눈물은 멎을줄 모르고 고장난것 마냥
더더욱 많은 눈물을 흘렸다.

"미안해..흑...정말..미안해.."

그렇게 슬퍼하는 너를 안아주고 싶다.
안다 나도
그렇게 모진말을 들었으면서 너를 사랑한다는게
나는 호구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나를 지옥에서 끌어준
유일한 사람인데
사랑하지 말라니 나한테는 너무나도 가혹한 
처사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마음 약해져서는 안된다
확실한 끝맺음을 위해

현관은 보는 눈이 너무 많았기에
일단 그녀를 카페로 데리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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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눈이 소복히 쌓였던 길거리와는
다르게
4월에 길거리는 시원한 바람과 따스한
태양이 공존하는 거리였다.

그 거리에 있던 카페를 4개월만에
그것도 내가 사랑하지만 헤어진 그녀하고
다시 오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까 그렇게 눈물을 흘리던 그녀는
어느정도 진정하는가 싶더니

결의에 찬 표정으로 나한테 말했다.

"솔직히 말할게.. 너를 위한 모든 행동들이
언제부터 너무 의무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어.."

"그때부터 너의 장점은 보이지도 않고
자존감이 낮고 찡찡거리는 애같은 모습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

"난 그 모습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너하고 헤어지고 싶었지만 나는 차마 나쁜년이
되기 싫었어서 너를 지치게 하고 이별을 유도했어.."

그리고는 다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근데...흑...근데.. 이별을 하고서 가슴이 너무
아려오고 니가 너무 그리워졌어..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너의 사랑없이는 살아갈수 없는 사람이였어.."

"내가 이렇게 역겹고 구차한거 알지만..
네가 너무 보고싶고.. 미안하고... 그러면서도
너랑 어떻게든 다시 이어지고 싶다는 역겨운
마음이 흘러넘쳐서 참지 못하고 너를 찾아왔어.."

"미안해..정말..흑..미안해.."

그녀는 다시 한번 눈물을 계속 흘려냈다.

진정시켰던 마음이 다시 날뛰기 시작한건지

그녀의 아름다운 눈에서는 눈물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아 아직도 너는 너무 사랑스럽구나

그녀가 감정을 솔직히 담아 말해줬으니

나도 솔직해져야겠지

나도 조금의 고민 끝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도..나도.. 널 잊지 못했어.. 아직도 널 너무
사랑해.. 지금도 널 붙잡고 꽉 끌어안고 싶고
울지 말라고 해주고 싶지만.."

"다시 한번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을거라는
보장이 없어.. 나도.. 더 이상은 상처받고
싶지 않고 너도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어.."

"아까했던 모진말들은 다 진심이 아니였어..
니가 고민 끝에 솔직함을 담아 말해줬으니
나도 솔직히 말하는거야.."

"그러니...너도 날 잊고 살아.. 나 아니여도
넌 충분히 빛나는 사람 만날 수 있어.."

그녀는 고개를 격하게 저으며 부정했다.

"왜 그런말을 해..? 흑...왜에.. 사랑한다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놔주는데에.. 왜에..
나는 너를 놓을수가 없는데 너는 어떻게 그래.."

"미안해...흑 미안해... 나 놓지 말아줘
제발...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아직도 니가 
너무 좋단 말이야.."

"나.. 너 없으면 안 살아
아니.. 못 살아 니가 없는 세상에서 내가 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건데에..."

"나.. 너를 위해 뭐든지 할수있어.. 
너 아무것도 안해도 먹여살릴거고
지금 당장 결혼하자면 할수있고
몸도 니가 원하는만큼 쓸수있어..."

"니가 딴 여자를 만나도 상관없어..
내 돈을 펑펑 쓰며 놀아도 상관없어..
니가 날 때리며 구박해도 상관없어.."

"그러니까...그러니까 제발..."

"내 곁에 있어줘..."

그녀한테서 간절함이 엿보였다.

그렇게 밝은 모습만 보여주던 그녀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게 내 마음을 계속 찢어놓는다

제발 제발 마음 약하게 하지말아줘

날 포기해줘

넌 나 없어도 잘 살수있는 사람이잖아

그러니 제발 그렇게 애원하지 말아줘

그녀가 그렇게 고통받는건 내가 원하던게
아니였다.

그러니 확고하게 말하고 끝낼거다.

우리는 끝난 사이인거니까

"..미안해 하지만 받아줄순 없어..
혹시 모를 미래의 네가..
나한테 상처를 줄지도 모르는 네가..
너무 무서워서.."

"난 겁이 매우 많은 사람이니까..
널 받아줄 수 없나봐..
널 받아줄 사람을 찾길 바래.."

"그럼 갈게.."

그렇게 말하면서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아프다 너무 아프다

그때 이별의 아픔을 겪고 
더 이상 아프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그때보다도 더욱 아프다
아파하고 있는 너를 보니 그때하고는
비교도 안되게 아팠다.

그때 뒤에서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내 팔을 강하게 붙잡기 시작했다.

"가지마..너 가면.. 나 죽을거야.."

"딴 남자 만나라고? 개소리하지마
난 영원히 너만 볼거야.."

"너 없는 세상따위 내가 살수있을거 같아?
너 떠나면 나 진짜 죽어버릴거야 죽어버릴거라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제발.. 제발..
저에게 한번만 기회를 더 주세요..
제발요..."

"네가 없는 이 세상은 태양조차 비추지 않는
차갑고 어두운곳인데 내가 어떻게 살아가라고.."

"미안해..제발..제발 떠나지마..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약속..흡..약속이니까.."

"너랑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으니까..
제발..떠나지마.."

아아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그녀가 이렇게 아파하는데 나보고 어떻게
참으라는건가

뒤돌아서서 나는 있는 힘껏 그녀를 끌어안았다.

"아파하지마..제발..나도..나도..니가 아프면
나도 아파.."

"내가 사랑하는 네가 아파할때마다 가슴이 
찢어질만큼 아파.."

"그러니까..그러니까.. 아파하지마 제발..
네 곁에 네가 있지말라해도 영원히 있을테니까.."

"그러니까..울지마..큽..제발.."

그녀를 끌어안으면서 나도 울었다

그녀가 아픈게 내가 아픈거였으니까

아아 다시 상처 받겠지 상처를 안받을순 없을거다.

하지만 그녀가 아플바에야 내가 아프도록
하겠다.

이젠 내가 그녀를 비춰주리라

그녀가 날 비춰줬던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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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처음으로 글 써보는데 필력도 안좋고

가독성도 별로고 여주 후회에 대한 개연성도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용서엔딩도 덤이구요


그치만 평소 후회물을 정말 많이봤고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한번 글을 써봤습니다.


긴 똥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다음에는 필력과

가독성 개연성 전부 챙겨서 더욱 좋은글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