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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해봐야 겸손을 아는 법이다.

오로지 성공만 하며 살아왔다면

그 자는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오만한 태도로 살아가고 있으리라.

그 케이스에 해당 하는 자가 바로, 『카시안 루엘』이었다.


그는 태어났을 때부터 마법에 대한 재능이 타고난 엘프였다.

하지만 그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성공이 따라왔으니까.


만일 그가, 실패와 역경을 겪게 되어서, 자신의 지난 날들을 반성하고.

항상 최선을 다해 정의를 위해 살아갔더라면.


로즈 라테아가 좋아하는 영웅 중 하나가 됐었으리라. 

그러나,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 그는 명백한 악인이었다.

나태하고, 오만했지.


뒷 세계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명조차 쓰지 않는 자였다.

자신의 창관에 있는 여인들은 절대로 도망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으며.

또, 돈이 아깝다는 이유로 직원을 뽑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창관에 자주 오는 상인한테서 아주 싸게 산 전기 목걸이를 여인들에게 걸었다.

자신이 만들면 훨씬 정교한 목걸이를 만들 수 있었을 터.

하지만 그는, 그저 '귀찮다' 라는 생각 하나로 그러지 않았다.

또한, 자신이 강한 것도 알고 있기에 그는 혼자서 여인들을 납치하고, 농간하며, 그녀들을 무시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천하의 카시안 루엘이 당할줄은.

그것도, 『정체 모를 누군가』에게 당했다라니.


들려오는 소문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창관에서 사지와 목이 뽑힌 채로 한쪽 벽에 박제 되어있었다고한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그가 운영하던 창관에서 가장 인기 많던 여인도 같은 방식으로 죽어있었다고···

창관에서 일하던 여인 두 세명이 그들을 죽인 이가 금발의 엘프였다는 증언을 했지만.

이들이 약에 취해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그 증언은 다들 믿지 않았다고 한다.


또, 그들의 신체에 뽑혀있던 팔과 다리는 찾을 수 있었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머리는 찾지 못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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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

인간들의 나라,

남쪽 끝자락에 있는 넓은 숲.

그 곳에는 누군가 살고있었다.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벽돌집.

계절과 맞지 않은 벚나무.

여우, 족제비, 너구리 같은 야생동물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위험한 짐승이나 몬스터는 없었다.


그리고, 벽돌집에는 한 여인이 살고 있었다.

여인의 눈은 죽어있었다.

내부 인테리어또한, 훌륭했다.

여인은 주방에서 마법을 사용하며 간단한 차를 끓이고 있었다.

조금 많이 작은 소리로, 콧노래를 부르며.


그녀는 드디어 차를 전부 끓였나보다.

찻잔에 차를 따랐다.

준비된 찻잔은 두개였다.

여인은 앞접시에 찻잔을 놓은 채, 한 방으로 들어갔다.


그 방은, 바닥의 마감이 되어 있지 않아 바닥은 흙으로 가득했고, 벽과 천장은 나무로 이루어져있었다.

마치, 이 공간은 벽돌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리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방의 중앙에는

한 남성이 의자에 앉은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여인은 당연하다는 듯, 그 남성에게로 다가가서 바닥에 찻잔을 두며 입을 열었다.


"에헤헤, 많이 기다렸죠?"


"···············"


잠시동안의 침묵이후.

여인은 볼에 바람을 넣으며 뾰루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으음~! 그래도 저, 처음보다는 차를 끓이는 실력이 많이 늘었다구요?"


"···············"


여인은 행복한듯 웃었다.


"에헤헤... 칭찬받았다."



"···············"



여인은 차를 들이키다, 깜빡했던 일이 떠올랐는지

급하게 말했다.


"아 참, 제가 아빠를 위해서 선물을 준비했어요!

잠시만 기다려봐요~!"


여인은 허름한 방에서 나와 거실로 나왔다.

그리고, 탁자에 있는 리본으로 꾸며진 네모난 상자 한 개를 들어서는, 다시 허름한 방으로 갔다.

상자의 크기는 제법 컸다.



"별로 안걸렸죠?"



"···············"


"이게 뭐인줄 알아요?"


"···············"


여인은 다정하게 말했다.


"제가 열어줄게요."



여인은 상자의 포장을 뜯었다.

그리고, 상자를 열고, 그안의 내용물을 양손으로 집어서는 힘껏 들어올렸다.

내용물의 정체는 카시안 루엘과 세나 디셈버의 머리였다.

목에서는 피가 조금씩 뚝뚝 흐르고 있었으며,

그들은 둘 다 눈을 뜬 채로 죽어있었다.


"쨔잔~~"


"···············"


여인은 수줍게 말했다.


"헤헤... 놀랐죠?

아빠가 뭘 좋아할까 엄청 고민했는데, 이거 만한 게 없는 것 같더라고요...!!"


"···············"


여인의 표정이 해맑아졌다.


"다행이다! 마음에 들어서. 에헤헤..."


"···············"



"세나 디셈버는 엄청 쉬웠는데, 카시안 루엘은 은근 힘들었다고요?

그래도, 아빠의 서재에 있던 책에서 배운 마법들을 쓰니까 금방 팔다리를 뜯을 수 있었어요."


"···············"


여인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


"···그 때는 정말 죄송했어요. 아빠...."


"···············"


여인의 표정이 조금 더 어두워졌다.


"아빠는 너무 착해서 탈이라니까...

그런 일을 당했을 때에는 쉽게 용서하면 안되는 거에요...

정말.....정말...죄송해요...

조금 더, 1년...아니 10년, 아니.....100년은 더 반성 할테니까.

그 때까지 용서하시면 안돼요?"


"···············"


여인의 표정이 한층 가벼워졌다.


"저도 사랑해요. 아빠.

다시는 떠나가지 않을게요."


여인은 카시안 루엘과 세나 디셈버의 머리를 의자 한켠에 사뿐히 두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선선한 바람.

코와 입안에 남아있는 차의 향기와 맛.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이 시간이 영원하기를 기약하며.


여인은 두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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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써보는 긴 소설 이여서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점 죄송 합니당...

작품에서 로즈에게 저주를 건 인물은 악마입니다.

작중 나오는 『과오』의 이명은 악마의 불꽃이라고 했었는데.

말 그대로, 이 마법은 악마와 연관된 마법이여서, 해당 마법을 사용하게 되면.

악마가 사용자를 찾아와 사용자가 스스로 자멸할 때 까지 괴롭혀서

결국 자멸하게 되면 사용자의 육체에 그 누구도 풀 수 없는 끔찍한 저주를 걸어 편하게 저승으로 가지 못하게 하고, 오로지 영혼만 가져간다는 설정이었는데

어떻게 넣지 하다가 아몰랑 일단 써! 하면서 쓰다 보니까 어느덧 하편을 다 써버려서... 결국 언급조차 안되고 떡밥만 남겼네요...히히죄송....ㅠㅠ


에필로그는 하편으로부터 약 2년뒤의 이야기 입니다.

그 시간 동안 마법의 재능을 완전히 개화 시킨 이브가 카시안과 세나에게 복수하고,

어릴 적 로즈와 함께 살아가는 행복했던 그 시절을 되찾기 위해서 로즈의 집을 리모델링하고,

뽑혀버린 나무들도 다 없애버리고, 그 시절을 따뜻했던 봄날로 여기는 이브이기에, 벚나무를 마법으로 만들었다... 글고 사나운 짐승이나 몬스터보단, 여우 같은 동물들이 힐링 되니까... 워프로 대충 데려왔다....

뭐 그런 내용인데. 아유 진짜 필력이 딸려서 설명을 제대로 못하는 게 너무 한입니다...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