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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사 아리엔느 시점***



장치에 손을 올리니 순간 눈을 뜨지 못할 정도의 섬광이 일렁거렸다.


‘윽 눈부셔.’


세상이 흑백 공간으로 바뀌면서 몸이 물속에 있는 듯한 이질감이 들었다.


하지만 내 모습은 후붕이로 변하기는커녕 대천사가 되기 전의 찌질한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그럼 그렇지 불량품이네.’


그렇게 나는 이 장치를 끝내려고 신성력을 끌어올렸다.


‘음..?’


“이거 뭐야.”


신성력이 뿜어져 나오지 않았다.


마치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무능하고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쓰레기인 시절의 나처럼


‘이딴 기계에 들어와서 그런 건가 짜증나네.’


나는 다시 온몸의 신성력을 끌어올렸다.


온몸에서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고 신성력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그럼 그렇지 이딴 기계가 뭘-‘


그 순간 온몸을 찌르는 듯이 강한 고통이 느껴졌다.


“아!”


나는 순간 신성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그만두었다.


‘...이게 뭐야.’


그리고 뒤통수에 충격이 전해져왔다.


-퍽-


“야 이 등신아!”


누군가가 내 뒤통수를 때렸다.


‘대천사가 된 이후로 이런 일이 없었는데 어떤 놈이지?’


어떤 놈인지 간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다.


“감히 누가 대천사에게 이런 무례를 범하는 거냐!”


“대천사? 푸흡 그러셨어요?”


“이런 무례를 범하고도 무사할 줄-“


-퍽-


“뭐래 병신이.”


온몸이 구타당한다.


신성력은 켜지지도 않아 몸을 회복할 수도 보호막을 펼칠 수도 없다.


‘가만두지 않겠어…’


그때 익숙한 얼굴이 나에게 달려왔다.


“당신들 뭐하는 겁니까!”


그 사람은 나를 구타하던 천사들에게 소리쳤다.


“후붕아..?”


‘저 새끼가 여긴 왜…'


내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수치스럽다는 생각이었다.


‘이딴 놈한테 도움을 받다니…’


“아리엔느 괜찮아?”


후붕이가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손을 내치려고 손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 순간 내 몸은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후붕이의 손을 잡고 간신히 일어났다.


그리고 입이 마음대로 움직여 대답했다.


“응… 고마워 후붕아…”


“아니야 이 정도는 당연한걸!”


후붕이는 웃으며 말했다.


‘누가 너 같은 놈 도움이 필요하데? 그냥 내 눈앞에서 사라져!’


마음속으로 너무나 수치스러운 마음에 비명을 질러도 말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앞에서 나를 괴롭히던 녀석들의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형님 저희 가야 할 거 같은데요?”


“뭐? 왜?”


“저놈 그놈이잖아요 천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의 재능을 가진 소년 말입니다.”


“윽… 저놈이?”


“네”


“왜 그런 사람이 저 쓰레기 천사하고 파트너를 한 건데?”


“저희야 모르죠.”


“으… 일단 도망치자.”


‘후붕이가 신의 재능을 가졌다고…? 그럴 리가…’


하지만 그 말이 무색하게도 나와 후붕이가 치료를 위해서


숙소로 걸어가며 천사들의 반응을 보고 이 말일 사실임을 알 수 있었다.


“후붕님! 오랜만입니다.”


“후붕님 이번 전장에서도 공을 세우셨다죠?”


모든 천사들이 그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나를 보고 속삭이는 사람들의 말소리가 굉장히 명확하게 들렸다.


“쟤가 걔야?”


“응 후붕님이 다른 천사하고 계약맺는 걸 방해한다는 그 천사가 쟤야.”


“재능도 없으면 노력이라도 해서 바뀔 생각이라도 해야지 진짜 양심도 없나 봐.”


“저 쓰레기 천사만 없었어도 후붕님은 벌써 몇 개의 전장은 더 승리하고 다니셨을껄?”


나는 나를 욕하는 소리를 더 들을 수가 없어서 빨리 내 방으로 뛰어가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다.


저런 욕을 들으면 들을수록 내가 쓸모없던 시절이 생각났다.


‘너는 재능이 없다니까?’


‘너 같은 게 어떻게 전투 천사로 온 거냐?’


‘너는 천사들의 수치야.’


모든 사람이 나를 욕했다.


나를 쓰레기로 취급했고


나는 정말 쓰레기처럼 다뤄졌다.


천사는 전투를 위해서 뽑힌 전투천사들도 있어 인성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가끔있었다.


그런 인성이 문제있는 천사들은 항상 나를 괴롭혔다.


이유는 너무나 간단했다.


그때는 약했으니까


그때는 네게 어떤 것도 없었으니까…


내 편이 없었으니까…


그러자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지…’


내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내 볼에 누군가의 손이 닿았다.


“다치지 마. 괴롭힘당하면 반격이라도 하라고. 답답하긴.”


말이 조금 공격적이었지만 나를 걱정해주는 말이었다.


‘후붕이…’


후붕이는 나를 약하다고 하지 않았다.


후붕이는 나에게 모든 걸 해줬다.


후붕이는 유일한 내 편이었다.


다시 후붕이를 본 순간 너무나 고마운 마음이 생겨났다.


그리고 미안한 마음도 생겨났다.


‘아까까지만 해도 저 새끼들을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과 쪽팔린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대체 왜 이러지?’


예전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씨발’


그리고 그날 저녁에 후붕이와 저녁을 먹고 서로 자러들어갔다.


나는 이대로 무시당하긴 싫은 마음에 밖으로 나가서 검을 들고 수련을 시작했다.


나는 검 몇 번만 휘두르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것이다.


신성력도 계속 사용하다 보면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날 밤 나는 계속해서 노력했다.


손이 너무 아파서 그만두고 싶었지만, 이 망할 기계가 나를 계속해서 연습하게 했다.


손에는 진물이 나고 터져서 피가 조금씩 흐르고 있고 너무나 졸렸다.


하지만 나는 잠에 들지 못했다.


게다가…


‘대체 왜… 대체 왜 안돌아오는거지..?’


아무리 검을 휘둘러도 아무리 신성력을 사용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분명 검 몇 번만 휘두르면…’


아무리 노력해도 발전이 없었다.


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났다.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하는건데…’


애초에 그 이상한 기계를 건드는 게 아니었다.


‘아니 애초에 훕ㅇ이 다 그놈 때문이야. 그 새끼만 없었어도.’


-일주일 뒤-

"후붕아 사랑해... 내가 미안해..."


"아리엔느? 왜 그래?"


"내가 다 잘못했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
제발 용서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