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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얼음의 땅.


인간은 갈 수 없는 냉기의 중심부에서 얼음으로 이루어진 혹한의 괴물들이 끝없이 부활하는 저주받은 땅.


혹한의 대지.


누군가는, 셉텐트리온 일족에 대한 신앙심으로,

누군가는, 명예욕으로.

누군가는, 한 몫 벌기위한 욕심으로.


그리고 누군가는, '죄'를 지어서 오는, 국경지대.


그곳에, 그는 있었다.


이른바..


[셉텐트리온의 죄수]


1년 전, 셉텐트리온 성에서 일어난 어떤 사건으로 셉텐트리온 성에서 많은 사람이 형벌부대로 왔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형벌부대로 와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자.

항상 로브를 단단히 여매, 얼굴조차 보이지않는 수상쩍은 사람은, 여러 죽음의 위기에서도, 특유의 빠른 움직임으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어느 날, 그가 셉텐트리온에서 온 모든 사람을, 흔적이 남지 않게 죽여버렸다는 소문이 돌았다.


바로 전날에, 자고있던 그의 얼굴에서 로브를 멋대로 벗긴 셉텐트리온 성의 하인이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고, 다음날 죽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심증만 있고 물증은 없는 꺼림직 상황과, 생존의 달인, 그리고 그 누구도, 그 자의 얼굴도, 목소리도 모른다는 점에서 그는 기피당했다.


그렇게, 홀로 남은 셉텐트리온의 죄수.


즉, 레니는.


저 멀리 이곳을 향해 피어오르는 불꽃을 보고있었다.


'페크다의 이상한 탈 것인가..?'


아마도, 페크다가 보급을 하려 오려는 것 같았다.


예전에도 종종 봤던 장면이었으니까.


레니는 혹시라도 페크다와 마주칠 일 없게끔, 형벌부대 깊숙이 숨으려고 했다.

페크다는, 정규군이 있는 곳으로 가지 형벌부대가 있는 곳으로 오진 않으니까.


지난 1년간, 그는 이렇게 셉텐트리온 일족을 피해다녔으니까.


'...?'


그런데, 이상했다.


불꽃이 점점 가까워지고 빨라져서...


"위험해!"


"뭐야!"


"꺄아아악!"



"..와우."


막무가내로 막사를 뚫고, 혹한의 대지로 돌진하는 탈 것에, 왠지모를 친밀함이 느껴졌다.









-------------------------










그냥 무작정, 가고 싶은 곳으로 달리면서 점점 속도를 높이다보니 문제가 생겼다.


'조종이, 안돼...!'


페크다는 이런걸 어떻게 타고 다닌거지? 라는 생각을 하며, 어떻게든 사람만 피해가는 순간,


병영이 뚫리고, 눈 앞에 혹한의 대지가 펼쳐졌다.


끝없이 싸우는 알카이드의 인형병사들과.

끝없이 일어나는 혹한의 괴물들.


그 외곽을 나무로 만든 두꺼운 울타리가, 혹한의 괴물이 나오지 못하게끔 둘러 싸고있었다.


이곳이, 혹한의 대지.


혹한의 일족과 염화의 일족이 싸웠던 전장.


기억 속에는 있지만, 이번 생에는 처음 와본 이곳에서, 미자르가 왠지모를 해방감과 자유를 느낀 순간.


미자르가 타고있던 자동마차가 거대한 혹한의 괴물과 부딪히고,

혹한의 괴물은 그대로 손을 들어, 내려치려고 했다.


저 멀리, 병사들이 빨리 도망치라며 소리치고 있었고, 후드를 뒤집어 써 얼굴이 안보이는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


달려오는 누군가를 잠시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구워어어어어!!"


혹한의 괴물이 손이 떨어지고..!


쾅!!!


마차에서 빠르게 굴러나와, 혹한의 괴물을 마주한 미자르의 머릿속에, 초대의 기억이 스쳐지나갔다.




메라크한테 치료받으며 누워있던 ■■■.

다쳤으면서도 아하하 거리면서 웃는 모습에 더 화났었지.


그리고, 그대로 뛰쳐나가서..


[■■■을 다치게 한게 너야?]


라고하며, 혹한의 일족에게 손을 휘젓던 과거의 미자르,

그 손길에, 불꽃이...




'아마, 이렇게 하는 걸까.'


기억 속의 과거의 미자르가 했던것처럼, 미자르가 허공에 손을 휘젓는 순간.



화르르르르륵!


거대한 불꽃이 터져나와 혹한의 괴물을 일순간에 녹여버렸다.


그리고 그 불꽃이 혹한의 대지를 한순간 따듯하게 데워, 눈이 녹아 땅이 드러난 순간.







[...증오스런, 두번째 별의 힘이 느껴지는구나...]

수없이 많은 세월동안 잠들어있던 누군가 또한, 이를 눈치채었고,






"미자르가, 저기 있구나."

셉텐트리온 성의 첫째 별. 알카이드도 인형병사를 통해 그녀를 지켜보며 웃고있었다.







--------------------------------













미자르가 가출한 셉텐트리온 성은 적막하고 고요했다.

한명이 없을 뿐인데도, 더욱 조용해진 성.


그리고 페크다는, 아무도 모르게 홀로 복도를 걷고있었다.


알카이드의 수발을 돕는라 바쁜 알리오즈와, 쌍둥이들을 교육하는 메그레즈.

셉텐트리온 성의 대소사를 관리하는 둘을 도와줄까--생각했지만,


일단, 궁금증부터 풀어야겠지.

미자르가 있었을 땐 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가능할테니.


천천히 미자르의 방으로 걸어가며, 페크다는 ■■■하고의 과거를 생각했다.



------



[미자르는 방을 같이 쓸거니까 필요없다고 했지만, 네 개인적인 공간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만들었지! 이른바, 숨겨진 여덟번째 방!]


[오..? 그래서, 그 방이 어디있는데?]


[미자르의 방 안에!]


[...페크다. 진짜 미친거야?]


[아니 생각해봐. ■■■. 원래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라니까?]

--대신, 너 말고는 아무도 못 열게 만들었지.


자- 같이 가자. 여는 법을 알려줄게. 

전에 줬던 결혼반지 가지고 있지?


옷장 뒤의 벽에 네 결혼반지를 끼울 수 있는 홈이 있는데 말이야...


-------



그때를 떠올리며, 페크다는 미자르의 방으로 들어갔다.


초대 미자르가 썼을 때와는 많이 달라진 방.

이전에도 가끔 왔던 방이지만, 초대의 기억을 생각하며 와서 그런지 묘하게 새롭게 보였다.


"자... 어디더라?"


시간이 많이 흘러서 그런지, 지금은 책장으로 가려져 있는 벽.


책장에 있는 모든 책을 빼서 바닥에 조심스레 놓은 후, 책상을 밀어서 옮긴 페크다.


이윽고, 책장의 그림자에 어두운 음영이 진 벽을 더듬거리던 페크다는 말했다.


"찾았다."


반지가 들어갈 만한 홈.


지금부터가 중요했다.


과거의 기억.


지금의 홈.


'이 두가지를 토대로, ■■■의 반지를 다시 만들어내면...!'


페크다가 가진 별은 창조의 별.

물질을 만드는 힘.


페크다의 손 안에, 불꽃이 휘몰아친다.

천천히, 불꽃이 작아지면서 페크다의 손 하나의 작은 형체가 빛나기 시작했다.


금빛으로 반짝이는, 남성용 반지.


그 반지를, 홈에 대고 세게 누른 순간...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벽이 열리며 또다른 복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


분명, 이 복도의 끝에, 그녀는 직접 손으로...


■■■의 이름을 써서, 문 앞에 붙여놨었지.


"....."


자욱하게 쌓인 먼지 사이사이에, 핏자국같은 검붉은 얼룩이 있는 복도를 페크다는 천천히 걸어갔고...


그 끝에, 다다른 순간.


문 앞에, 누군가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알코르.Alcor.]



그래. ■■■는, 이런 이름이었어. 하고 생각한 순간.


페크다의 머릿속에서, 얼굴만이 어둠속에 가려진듯 생각나지 않던 ■■■의 얼굴이 떠올라서,

...알코르의 얼굴이,


"....하...?

뭐야..이거...

왜, 얼굴이..."




셉텐트리온 성에 숨겨져 있던 비극이 또 하나, 드러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