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보 / 6천자 / 빌드업 파트 주의 *


“탈?”


““...””


“그딴거 누가 쓰고 있을까?”


““...””


“어라, 왜 다들 말이 없어?”


““...””


“그래…”


풀썩-.


“그렇게 나오시겠다 이거지?”


.

.

.


제기랄.


오밤중에 갑작스레 들려온 전보에 이딴 엄동설한에 마차를 몰고 가는 꼴 하고는.


꽤나 커다란 규모에 이주민 수만명은 수용하고도 남을 정도의 영지로 가는 길은 이런 첩첩산중 속에 있다니…


조금 더 낮은 곳에 지었음 해서 혀를 끌끌 차보았다.


오랫동안 영지로 가는 길에 발을 돌리지 않았기에 눈에 파묻힌 산길은 피할 수 없었다.


“제기랄.”


이 대목을 또다시 쓰고 있다니.


“도대체 무슨 일인거야, 동생야…”


꽤나 이름을 널리 알리신 가문의 대영주인, 어머니와 아버지의 전보가 내게 날아왔다.


내용은 즉슨, 우리 가문에서 가장 어렸던 막내아들에 관한 내용으로.


.

.

.


[

막내아들의 상태가 심히 좋지 못하구나.

급히 영지를 떠나 자급자족 하고 있을 너희들을 부를 수 밖에 없는 신세를 용서해다오.

]


.

.

.


“[막내아들]... 내 남동생.”


한참 왕성한 나이에 좋지 못한 기운이 생겨 부모님께서 노심초사 하고 계시시는 상황이다.


어쩌면 비극적인 상황을 배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더욱이 심란해진다.


“거의 다가고 있어 동생아… 기다려. 형이 꼭 갈게.”


우리 남동생은 가문을 비롯하여, 모두에게 극진히 사랑받는 존재이다.


검술, 마법 같은 선천적인 재능은 없었지만, 넓은 아량과 그에 더해 모두에게 베풀며 사랑을 주고 받는 그런 존재.


이런 남동생의 뛰어난 사랑은, 한때 전국에 이름을 떨쳤던 용사와 그의 파티가 우리 영지에 정착한다는 결과를 낳았다.


용사와 그의 파티원들이 심적으로 지쳐가던 와중, 남동생의 지극정성으로  

기운을 되찾으심과 동시에 승리를 거머쥔 이력이 있었으니, 더욱이 남동생이 자랑스러웠다.


그런 남동생의 넓은 친분 또한 사회에 공헌한 바가 있다.


남동생이 다닌 아카데미는, 남동생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모두가 남동생과 함께 사랑하며 어울려 지냈다.


덕분에 영지는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번창하는데 있어 침체 없이 무사히 발전하였다


가족들 또한 그런 남동생을 더욱이 아끼고 사랑했다.


“...”


딱 하나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면. 


5년 전, 어떤 한 거머리가 남동생을 사칭한 적이 있었다.


몇번의 확인 끝에, 가짜와 진짜를 추려냈었다.


그에 대한 결과로, 그 거머리 같은 놈은 가문의 대저택의 지하실에 5년째 묶어두었었다.


그러나 그 거머리는 무슨 짓을 해도 죽지 않았다.


외모 또한 계속해서 남동생과 같은 외모로 있었다.


가문은 이를 영지에 있는 모두에게 공표했고, 감히 막내아들을 사칭한 자식에 대해 우리가 용서를 할 이유가 없다 공지한 바 있다.


그에 대한 또다른 결과로, 대저택을 방문하는 이들 중 십중팔구는 그 지하실을 무조건적으로 방문하는 결과를 낳았다.


아카데미에서 급히 달려온 학우들.

상시로 불꽃, 냉기 마법을 들던 여동생과 누나.

막내를 보살피다 내려온 시중들.

호위병을 파견한 어머니, 아버지.

분노한 용사와, 그의 파티원들 마저.


걸러지는 잔여물 없이, 모두가 사칭한 그 거머리를 맹비난 하기에 이르렀다.


앞서 벌어진 일로 남동생이 크나큰 충격을 받았는지, 5년 전부터 조금 기운이 없어진 상태이긴 했었다.


부모님은 괜찮을 것이라며, 걱정 말고 우리의 인생을 살러 가라고 하셨었다.


도중에 우리는 그딴 흉내를 멈추는 날 풀어주려 했지만, 아직 풀려났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은 걸로 보아, 아직도 강경하게 남동생의 모습으로 버티고 있는 듯했다.


어쨌든, 그런 부모님의 이야기에 마음이 놓여, 그 날로 우리 자식들은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났지만…


오늘은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렇기에, 난 더더욱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

.

.


쾅-!


“어머니, 아버지!”


막내의 형이었던 존재는, 급히 대저택으로 들어서선 2층 복도 끝부분의 막내의 방으로 이동했다.


“...아들…!”


맨 처음으로 어머니가 그를 반겼다.


그러나 이후에는 잠시 그런 형을 물끄럼이 쳐다보는 사람들만 있을 뿐, 다시 침상에 누워있는 막내에게 온전히 심경을 기울일 뿐이다.


형은 그런 사정을 이해하며 조금씩 걸어갔다.


그곳엔 너나 할 것 없이 많은 사람이 서있었다.


침상 가까이에는 용사를 비롯한 그의 파티원들, 여동생과 누나가 서있었다.


그들의 옆에는 주홍빛 오라를 손에 펼친 메이드가 단정한 차림세로 서있었다.


이에 형이 물어본다.


“저희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입니까?”



“...그렇지, 바깥에 퍼뜨릴만한 이야기는 아니겠구나.”


형이 반론하기 시작했다.


“이기적인 결정일지도 모르지만, 그들에게 이 상황을 알린 뒤에 도움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거라 생각해보지 않으셨습니까?”


“소수의 인원으로도 치유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


“어머님.”


“...”


“지금은 심각한 사항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5년 전부터 기운이 좋지 않음은 숙지했던 사항이었고, 이에 제가 특별히 달였던 약을 보내드리고 했음에도, 아직도 상태가 이렇다면…”


“그만. 그만하거라.”


아버지가, 잠시 형과 어머니의 이야기를 제지하였다.


“아들이 들으면 뭐라고 생각하겠니. 힘들어 할지도 모르니 조심하거라.”


“...넵, 죄송합니다. 아버지.”


형은 이리저리 심란해진 마음에 아버지께 사과드린 뒤 방 밖으로 나온다.


“...제기랄, 그 거머리 자식이.”


형은 심란해진 마음에 급히 지하실로 내려간다.


“이 책장 뒤에…”


지하실 벽면에는 무수히 많은 책장이 배치되있었다,


형은 책장 하나를 붙잡은 뒤에 당기기 시작했고,


그그극…


그렇게 책장 하나가 빠져나오며, 어두운 공간 하나가 나왔다.


형은 근처의 등불 하나를 들어준 뒤에 어두운 공간 속 복도로 진입하였다.


.

.

.


“...하.”


“...”


“이 거머리같은 자식.”


돌로 기반을 다진 원형 모양의 방.


그 중간에는 소위 ‘거머리’ 라고 불리는 존재가 서있었다.


그곳에서 거머리는, 어느 한 십자가에 팔과 다리가 묶인 채 기운을 잃은 듯 했다.


“이 씨발-”


퍽-!

퍽-!

콰직-!


형은 늑골을 거센 주먹과 발길질로 때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깨지는 소리가 났다.


“후우…”

“너 때문에 죽어가잖아.”

“...고개 안들어 개새끼야?”


형은 한 손으로 거머리의 턱을 꼬집곤 위로 들어올린다.


“씨발.”

“아직도 동생 흉내내지?”


퍽-!


“왜 아직도 그 얼굴인데.”


퍽-!


“고개 안들어?”


퍽-!


“후우…”


주먹에 실은 힘이 점점 지쳐진 듯 하더니, 잠시 바닥에 쓰러지듯 앉았다.


“너, 존나 이상해.”

“왜 몇십번이고, 몇백번이고, 뺨을 걀기고 주먹질을 하고, 온갖 마법 다 썼는데 왜.”

“...안 죽는거지?”


“...”


“개같은… 완전히 똑같은 얼굴… 언제까지 동생 흉내 낼건데 썅년아.”

“하…”


이렇게까지 안하려고 했는데.


스르릉-...


형의 손에서 푸른 빛의 마나가 떠오르더니, 이내 조용히 무언가를 읊는다.


“...할배, 당신에게 꽤나 큰 비용 들여서 부른 거니까, 빨리 내려와서 확인해보시죠.”


“...큭, 기꺼이.”


.

.

.


꽤나 커다란 보수가 있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왔는데, 대저택이라니…


물론 난 지금까지 마법 하나로 소위 ‘현자’ 라는 인식을 만든 사람이긴 하다만.


그렇지만서도, 이렇게 커다란 일일 줄 알았다면 진즉에 손땠어야 하는 건데…


‘대영지의 가문을 뵙는다.’


얼마나 소름끼치는 일이란 말인가.


급히 받게 된 연락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당장에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다.


실수 한 번 하면 목이 댕겅 하고 썰려 나갈 듯한 이 분위기는 지금까지 겪어본 적 없는 변수였기에.


불안한 마음에 몸속의 마나가 이리저리 들끓고 있었지만, 그에 따른 크나큰 보수 때문에…


멈출세라, 급히 지하실의 비밀 공간까지 달려가보기로 하였다. 


“...오셨군요, 할배.”


“...저놈인가?”


“그렇습니다.”


“거머리 거머리 하길래 진짜 피먹는 거머리를 떠올렸다만… 사람이었어?”


“‘사람’? 이딴 놈에게 쓰기엔 아까운 호칭입니다. 빨리 저새끼 변신마법이나 해제해주ㅅ-”


“글쎄다.”


“네?”


“내 눈엔 사람으로 보이는데.”


“...네?”


“물론 당신들 이야기는 충분히 들었내만, 내 이야기를 들어보고 결정해보게나.”


“...무슨 말씀입니까?”


“왜 이 존재가 사칭이라 생각하는 거지?”


“그날 자신의 침대에서 소름끼칠 정도로 크게 비명을 지르던 동생 아래로, 저 거머리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이후 몇번이고 비명을 지르던 동생을 통해서도, 인식 마법을 통해서도 확인해보았으나, 진짜 동생인 걸로 판명이…”


“...”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해야할지도 모르겠구만…


슥-...


“...? 뭐야, 거기 누구야.”


갑작스럽게 들린 소리에 형이라는 작자는 복도를 주시하였고…


“...미안.”


그곳엔 이 작자의 여동생과 누나가…


“...귀찮구만, 이거.”


.

.

.


“3명이나 모였어도 이야기는 하겠다만,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반론은 나중에 하도록.”


““...””


“결론적으로 말해서, 

당신들은 인간 갖고 생체실험 하는 격이나 다름이 없어.”


““...네????””


“들어.”

“솔직히 말하자면 내 이야기는 당신들이 거머리라 부른 놈이 진짜 막내인거고.”

“...이 윗윗방 침상에 누워있는 놈이 가짜란 소리인거지.”


“개소리 하지마!!!!”


“흠.”


현자는 곧바로 손가락 하나를 들어 생긴 조그마한 마법으로 소릴 지르던 형의 입을 막았다.


"대영주의 가문이라 할지라도, 이야기 하는데 끼어드는건 예의가 아니지."


남은 두명은 표정이 매우 험악한 상태였으나, 현자는 말을 잇기 시작한다.


“인식 마법? 그딴거 없이도 안들키는 방법은 수두룩해.”

“물어봤다고? 변신하면 기억도 그대로 가져오는 능력 함께 있는 괴물들이 태반이야.”


““...””


“당신들은 그저 5년전 있던 일 이후로 막내가 시름시름 앓으니 그 문제가 저 놈이라 생각하고 마음껏 두들겨패는 것 같은데.”

“내 소견으로, 당신들은 몇십번이고 속아 넘어갈 법한 인간들이란 거야.”


““...””


“내가 하나 보여주지.”


현자는 양손을 펼친 뒤에, 어떠한 잔상 하나를 만들어냈다.


“간단해. 의태가 가능한 동물 한마리 불러놓고, 원하는 모습을 복사시켜.”

“우선 주인의 의견을 따를 것이고, 의태가 가능하니 상세한 기억도 복사 가능하고, 모습까지 똑같으니 완성.”


““...””


“인간이 의태했다면 마음만 먹으면 평생 유지 가능하지.”

“근데 유지하려 할때마다 동물보다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들키기 쉽상이야. 그럼 동물을 쓰면?”


“...동물을 쓰면, 들켜도 당장에는 주인은 위협 받지는 않는...”


듣고 있던 여동생이 반응한다.


“...그치. 언젠가 들키는건 똑같지만, 들켰을때 주인에게 가는 대가는 0에 수렴하지.”

"물론 여기에도 뒷공작을 해놨을거야. 그건 상세히 판단할 필요가 있고."


현자는 긍정했다.


“아니 그럼…”


누나 또한 반응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결론이 뭔데요?”


“...목적달성을 위해 사육해놓은 동물에게 모습을 복사한 상태가 몇년간 지속됐다는 소리지.”

“...큼. 이쯤되면 알아야 할텐데.”


이에 누나가 반론한다.


“이미 마법으로 몇번이고 확인했고, 기억도 대조했는데…!”


“...동물이니까, 일반적인 마법은 엄연히 인간 전용 마법인거 까먹었어?”

“말했잖아? 의태가 가능한 동물은 상세한 기억까지 복사한다고.”

“...이제 알겠어? 당신들은 속은거야. 이렇게까지 말해보고 나니 모든게 들어맞잖아?”


“그런…! 아니. 그럴리가…!”


누나는 애써 반론해보려 노력했으나, 그것마저 별 소용은 없었다.


“실상은 동물인데 일반적인 마법만 있는 당신들은 인간 범위의 마법을 써버린거지.”

“당신들은 동물 범위까지 마법을 부리지는 못하겠지.” 


[인간은 인간끼리, 짐승은 짐승끼리.] 


“그렇게 생각하면 편해. 할거면 탈인간이 되서야 동물을 조금 이해할 수준에 미친다고.”


““...””


등불 속 촛농은 수십번이고 흘러버렸고, 이에 심지마저 바닥나 버렸다.


유일한 빛이 사라짐과 동시에, 현자가 소환한 마법만이 나지막이 빛나고 있을 즈음. 



“...@#@$@@$!!!!!!!!!!!!!!!!!!!!!!!!!!!”



고문실 복도 너머에서 찢어질 듯한 비명소리가 들린다.


어느새 현자가 걸었던 마법을 푼 형은 일어나선 급히 뛰어가고, 여동생과 누나는, 소름끼치는 표정으로 십자가를 바라보았다.


“하하.”


현자가 나지막이 웃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마법이 풀렸나 보구만.”

“...동물 범위 마법을 써서 알아냈다는 걸 먼저 말했어야 했나…”


.

.

.


“...제기랄. 제기랄.”


반복되는 대목은 중요치 않았다.


왜 그런 중요한 사실을 우리 가문은 미처 깨닫지 못한 거지?


어둑한 새벽, 모두의 잠을 깨워버린 그 밤.


단순히 남동생이라 생각했던 존재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그저 우리의 선에서, 현자보다 뛰어나지 못한 마법으로 그들을 관찰해버렸고.


그저 남동생이 그날부터 고통스러워 한다는 사실에, 그 존재의 고문실 이야기에 귀를 기울어 버렸고.


수많은 의미를 담은 내용이 될거라 생각하여 안건을 바로 수락해버렸었던 그 밤. 


동생이라 생각했던 존재가 시름시름 앓던 이유가,


고문실의 존재가 변함없는 모습으로 상처받던 이유가…


“...”


아까의 비명은.

그때의 확증은.


쾅-!


“...으. 으아아…”


그때의 확증이.


“으아아…!”


침실에 누워있는 저 존재가.


“으!.........................................................................................”


그저 ‘생쥐’ 한마리라고 인식하지, 못하게, 했을, 줄이ㅇ-


“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스르릉–..


쑤컹-!


주르륵…


.

.

.


다음날.


고문실 속 의문의 존재가.


어느 한 2층의 끝방에서.


다시 깨어났다.


계속...


.

.

.


역시 실험작은 많이 위험하네요. (진짜위험)

2편이 만들어진다면 추가 보충이 필요할듯한 내용...

아무튼 여기까지 와주셨다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