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주의*


늘 혼자인 소녀.


그런 소녀에겐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하늘을 나는 초능력, 손에서 불을 뿜는 마법같은 거대한 능력은 아니었다.


매 순간 소녀는 사람들 사이의 인연, 그리고 그것들이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닿는 과정을 목격하였다. 


그 순간이 소녀의 운명이었던 것인지, 이후에 소녀에게 얇고 붉은 실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붉은 실 하나.


‘불편하지 않을까?’


소녀는 생각했다.


특히 연인과 연인 사이를 잇는 붉은 실이라면 더욱이 그랬다.


그들 사이로 굴곡진 다리처럼 이어진 듯한 실이 그러했다.


조금 더 굵고 짧았던 연인들의 붉은 실은 소녀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소녀는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붉은 실은 대체 무엇을 위해서 존재할까?


그렇게 충동적으로 생긴 질문에 답변이라도 하는 듯, 곧이어 붉은 실 하나를 발견했다.


서로의 손목에 엮인 연인 사이의 붉은 실이었다.


직후 누군가 고의 없이 붉은 실을 당기니, 엮여있던 다른 누군가가 이끌린다.


이내 손에 엮여있던 실 끝은 이내 다른 끝부분과 마주한다.


그렇게 그들이 손을 잡는 순간부터 소녀는 더욱 전전긍긍했다.


‘궁금해.’ 


소녀는 더욱이 많은 인연과, 연인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누구에게나 그런 붉은 실이 당연히 존재했고, 소녀 자신조차 그런 실은 존재했다.


또다시 소녀 개인으로서 흥미로워 하던 점을 꼽는다면, ‘아무것도 아닌’ 사이는 매우 길고 얇은 밧줄 같은 형태로 이어져 있었다.


그것도 손 같은 접촉면이 아닌, 이성적 판단을 따르는 머리에나 연결돼 있을 뿐이다.


그와 반대로, 연인은 서로의 실이 굴곡진 다리 하나만을 두고 더이상의 실이 존재하지 않았다.


연인의 실은 강렬하게 붉고 두꺼우며, 점차 실이 단지 손만을 엮지 않고 그들의 팔, 다리, 목, 얼굴마저 이을 수 있음을 보게 되었다.


‘...정말, 불편해 보이는데…’


연인들은 길고 가늘어진 가닥 따위가 아닌, 짧지만 굵은 실 사이에서, 서로를 살갑게 밀고 당기는 행위를 반복했다.


‘나도 할 수 있을까?’


소녀는 더욱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끌어당기고, 밀려도 다시 끌어당기는 실.


어떨때는 끌어당겨지기도 하고, 밀어버려도 끌어당겨지는 실.


‘알고 싶어.’

‘궁금해.’


때마침 소녀는 적합한 존재를 찾아냈다.


친구, 인연관계에 있어서 크게 헌신하며 살고 있지만, 그와 별개로 호구라는 인식으로 전락해버린 한 동급생 소년.


소년은 친구와 관련된 문제에 관해 발작 증세를 갖고 있다는 소문도 있었다.


‘저 아이라면 길게 늘어지기 만한 내 실을 붙잡아 줄지도 몰라.’


그날부터 혈혈단신의 소녀는 순박한 이미지의 소년을 붙잡게 된다,


‘...다른 애들에 비해 나랑 얘만 유독 실이 짧아.’


 “안녕?”


“으, 응? 안녕…?”


소녀와 소년은 그렇게 만났다.


소녀는 계획된 하루 속에서 소년과 같이 지내기 시작했다.


“넌 친구가 좋아?”


“응? 응! 당연히 좋지!”


역시나 다른 애들에 비해 실은 짧았지만, 다른 실과 다름없이 가늘고 얇았다.


소녀와 소년은 그렇게 이야기하며 지냈다.


이후 소녀는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소년과 같이 지내기로 마음먹었다.


“다른 애들이랑은… 어때?”


“으응… 모두랑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마음처럼 이뤄지질 않네.”


소녀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소년의 또다른 실과 마주했다.


아득히 멀었다.


소녀 자신을 제외한 소년의 모든 붉은 실은 정말 길고 길어 산봉우리 하나 정도 쌓을 정도의 규모로 헛바람 나오는 장관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힘들었겠네.’


소녀는 소년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해 가고 있었다.


소녀는 한 달이라는 시간을 소년과 함께 하기로 계획했다.  


“항상… 고마워. 너라는 친구 덕분에 다시 용기를 내고 있어.”


“...응? 왠 일로 오늘은 너가 먼저 말을 걸어주네.”


소년을 이해해 가던 소녀는, 친구 문제로 꽤나 애를 먹은 바람에 내게 말을 먼저 꺼내기 수줍어했던 소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었다.


그러나 요즘은, 소년이 소녀에게 먼저 이야기를 걸어주고 있었다.


항상 먼저 나서서 이야기를 주도했었는데, 언젠가부터 자기 자신이 끌려다니는 기분이다.


‘...친구.’


소녀는 대책 없이 몇 달이라는 시간을 소년을 바라보기로 마음먹었다.  


“안녕!”


“...그래, 안녕.”


소녀 덕분에 다시 기운을 차린건지, 소년은 소녀를 계속해서 찾아왔다.


가끔 소녀가 피곤하다고 말하면, 실례했다며 반으로 돌아가주는 소년.


한 달 정도만 찾아온 소녀와 다르게, 소년은 몇 달이고 먼저 찾아와 주었다.


‘...보내지 말걸. 하여간 바보같이 친절하다니깐.’


소녀는 언젠가부터 무언가를 까먹고 있었다.


그러곤 무언가로 채워지고 있었다.


그렇게, 소녀는 소년과 함께 보낸 시간이 일 년이 됐음을 알았다.


“후아~ 이렇게 1년이 지나가는 구나.”


“...응.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아.”


소녀는 자각하고 있었다.


몇 주 전부터, 소녀는 소년을 무언가에 비유하는 재미에 빠졌다.


‘...베개. 폭신하긴 하지.’


‘...아니면 말괄량이 강아지?’


‘순진하니까, 많이 아기자기한 강아지로…’


수줍게도 들었던 그 생각이, 호기심 그 이상을 거리낌 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호기심을 넘어선 경험과 그 기억에, 소녀는 애틋한 감정을 느낀다.


소녀는 그렇게 잊어가고 있었다.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붉은 실의 부재를.


그리고 소년도 소녀도 모르는 세, 소녀의 마음속에서 한 붉고 굵은 실은, 소년을 향하고 있었다.


소녀는 더 많은 날들을 소년과 보내고 싶어 하였다.


하루, 이틀, 일주일을 얘기하고, 한 달을 바라보고, 몇 달을 생각하며, 그렇게 지난 일 년이 너무나 애틋하게만 느껴졌다.


소녀에게 이런 의미없는 단위 세기는 당연하게도 필요가 없어졌다.


단지, 더 많은 날들을 소년과 지내게 된다면, 그것이 전부라 여겼다.


.

.

.


“음… 오늘 많이 늦었네?”


“아, 친구랑 놀고 와서 조금 늦었어!”


‘...’


불온한 감정. 


어째서일까.


소년은 그저 호구로 전락했던 사람이었을 텐데.


언젠가부터 소년을 멀리하던 그들이 관계를 재정립 하고 있던 사실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


(-”항상… 고마워. 너라는 친구 덕분에 다시 용기를 내고 있어.”)


“아.”


그때구나.


소녀로 인해 소년이 용기를 얻고 다시 고개를 든 그 날.


“아니야… 아니야…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아.’


붉은 실.


 소녀는 다시 떠올렸다.


‘...’


또다시 잊고 말았던 붉은 실.


커다란 호기심을 소년이란 존재로 뛰어 넘으며 그렇게 붉은 실의 존재를 잊어가기만 할 뿐이었다.


그런데 소녀가 바라보는 소년의 붉은 실들은…


‘...없어. 없다고.’


무수히 쌓여버려 엉켜버린 것들, 산봉우리처럼 쌓여버린 것들, 소년이 그토록 상처받았던 그 붉은 실은.


…완전히 풀려버린 뒤였다.


‘...그렇구나. 그 이후로 넌 이 엉켜버린 것들을 풀어버리려 했던 거구나.’


소녀는 앞서 떠올린 불온한 감정을 상기시킨다.


“넌.”

“지금 저기에 서있는 너를 만든 사람은.”

“나인데.”

“난 여기 있는데.”



‘...’



“왜…”





‘.....’





“왜…?”


그렇게 소녀는, 억눌려 버렸던 감정들이 솟구치기 시작함을 느꼈다.


불온한 감정들이야, 소녀 자신이든, 아님 소년이든, 누구라도 억눌러 주면 그만이었다.


이에 소녀는 그제서야 상기시킨 자신과 소년 사이의 붉은 실을 바라본다.


“...어?”


소녀는 의외의 정답을 목격했다.


‘짧고, 굵은 것, 여기에 있었어.’


자신의 작고 작던 마음 속에서 이어져 소년에게 뻗어 가던 그 붉은 실이, 소녀를 애틋하던 시간으로 돌려놓는 듯 했다.


“그런데 불안해...”


그럼에도, 소년을 향한 불안함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소녀는 또다시 기억을 상기시킨다.


소년은 꼬여버린 모든 실들을 풀어내곤 대상을 불문하고 모두와 거리낌 없이 지내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하지?’


“...잠시만, 만약 이걸 내가 당기면…?”


소녀는 의외의 정답…을 목격했다.

 


쓱.


고의적인 당김.


한번 당기게 되니, 때마침 근처에서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하던 소년이, 반 뒷자리에 조용히 앉아있던 소녀를 발견하게 해줬다.


“어? 안녕!”


“...”


소녀는 대답 없이, 더 당기기 시작했다.


소년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소녀를 더 짙게 인지하며 친구에게서 멀어져갔다.


그리곤 소녀에게 다가간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자주 찾아오지 못했네, 미안해.”


“아, 아냐! 그래도 찾아와줘서 기뻐!”


소년은 몰랐다.


소녀가 한 손으로 무언가를 크게 움켜쥔 채로 등에 숨기면서.


무언가를 더 당기고 있었음을.


.

.

.


그 이후로 소녀는 당김을 반복하였다.


그때마다 소년은 소녀를 더 크게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난 정말, 기뻐.”


“응? 기쁘다니?”


소년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


소녀는 그저 이렇게 행복했으면 좋겠다 느꼈다.


이런 고의적인 당김 따위야, 전혀 자연스럽지 못했지만, 그렇게 잊고 지내던 붉은 실이지만.


일 년을 훌쩍 뛰어 넘어버린 시간은 소년을 위해 뭐든 해줄 것이라 합리화 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상한 현상이 발생했다.


계속해서 당겨 봐도, 소년이 소녀를 인식하는 정도가 점차 흐려지기 시작했다.


“이게… 왜이러지? 왜?”


붉은 실을 당길 수 있던 소녀였지만, 이젠 그 능력조차 무색해지게, 소년은 더 많은 친구들과 시간을 쓰기 시작했다.


“안돼.”

“절대 안돼.”


“이건, 이건 단지 호기심이 아니야.”

"난 계속 혈혈단신이었어.”

“아무도 와주지 않았어.”

“그들은 그저 문 뒤에 서있었어.”



“문 틈 사이로 끊길듯 말듯 하던 그 붉은 실이…”

“난 그 문이 싫었어…”

“그 실도, 그저 서있기만 하던 그들도…”


“근데 너가 열어줬어.”

“끊길 듯 말듯 하던 그 붉은 실을 고이 들고, 내게 와줬었어.”

“바닥에 질질 끌리지 않게, 너는 그런 사람이었어.”


“어디에서도 더럽혀지지 않게.”

“근데 왜…”


“헉… 헉… 나 숨이… 이상해…”

“...마지막으로 하나, 말할거야.”

“여기에 넌 없지만, 말할거야.”


“...”


‘이… 짧고 짧은 붉은 실…’


‘너의 손가락 마디 하나하나 엮고 싶어.’

‘너의 입에 엮고 싶어.’

‘너의 손목에.’

‘너의 발목에.’



‘...’



“너의 모든 곳에.”


“엮고 싶어.”


“어떻게 되든 반드시.”


.

.

.


소녀는 체계적으로 모든 것을 조작해 나갔다.


소년의 붉은 실 중 길고 가느다란 실들은.


모조리 고의적으로 잘라버렸다.


이 실들을 잡아당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더욱이 소녀는 소년을 옥죄려 하였다.


그렇게 많은 실을 없애 갔다.


그렇지 않아도 만나던 사람들만 만나던 소년이었기에, 자신을 향한 붉은 실이 더 붉어지고 굵게 느껴졌다. 


하지만 소녀는 그곳에서 멈추지 않았다.


더 많은 것을 잘라 나갔다.


더, 더, 잘라 나갔다.


그렇게 소년과 이어진 실이 소수만이 남아 버렸을때, 소녀는 또다시 욕망을 일깨운다.


자신의 욕망대로, 자신의 붉은 실은 소년의 모든 신체 부위에 엮이고 있었다.


그렇게 한번만 잡아당겨도, 소년은 소녀가 매우 강렬하게 인상에 남기 시작했다.


“그래.”


쓱.


“이대로.”


쓱.


“나에게 와줘.”


쓱.


“모든 곳을 묶을 수 있게 해줘.”


쓱.


“손을 엮으면 넌 나를 붙잡아줄까.”


쓱.


“팔을 엮으면 나를 안아줄까.”



쓱.


“발을, 발목을, 다리를 엮으면 날 위해 내달려줄까.”



쓱..?


“너의 목을.”

“너의 얼굴을.”

“엮고 엮어서.”

“너에게 파묻힐 수 있을까.”

 

쓱…?


“그러니 제발.”


쓱…..


“이렇게 당겼는데.”


쓱……….


“어째서…”


‘…’


쓱……………………쓱………………………쓱…………………………쓱……………………………”……………….넌 내게 오지 않는거야……………….?”....................................................................................


쓱.


…탓.


“...묶을거야.”

“더 강하게 묶을거야.”


“더 세게 당길거야.”

“더, 더 많이 당길거야.”


“너가 어디 있든 어떻게든 당길 거야.”

“너가 어디있든, 난 알아. 알 수 있어.”


“그러니 돌아와.”

“더 묶어버리기 전에.”


“그렇게 되면… 언젠가 널 완벽하게 묶어버리면…”

“그때 널 만나러 갈게.”

“숨김 없는 내 진짜 모습으로♥


“...흠~ 고백은 어떻게 해야 하려나?”


그저, 소녀의 마음 사이를 비집고 뻗어 나간 붉은 실은, 더욱이 그 붉은 자태를 들어내고 있었다.


.

.

.


…이때의 소녀는 알았을까?


소녀 자신이 뻗었던 붉은 실은 그렇게 붉고 굵었음에도.


소년은 그렇지 않았다는걸.


소녀는 매순간이고 그 짧은 다리 사이에 사랑을 건너 보냈지만.


소년에게 있어서 소녀와 이어졌던 실은 다른 친구들과 다를 것 없었다.


평범하게 길고, 평범하게 얇았을 뿐인데.


그저 그런 붉은 실인데.


언젠가부터 소녀는 소년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소녀는 또다른 누군가를 밀어내어 소년은 또다시 소외되어 버리고 말았다.


지난날의 악몽이 떠오른 소년이었다.


소년과 멀어지던 이들이 자신과 소녀를 향한 악소문을 퍼트릴때, 소년은 또다시 고통받고 말았다.


하지만 이것은 세발의 피에도 지나지 않는 상처임을 알아채고 말았다.


혼자서만 속앓이 하던 소년을 소녀가 구해주었을때 소년은 기뻐했었다.


그랬던 소녀가 자신의 모든 인연 끊어내고 있음을 알았을때 소년은 쓰러졌다.


그런 괴팍한 수에 소년은 발작을 일으키고는 쓰러질 뿐이었다.


.

.

.


안돼.


고통스러워.


손이.


팔이.


다리가.


답답해.


목이. 

목이 갑갑해.



“꺼흐윽…”


‘근데 나… ‘



“친구… 친구가 왜…”


‘왜…’



“...그 년…”


‘이러는거지?’




아아.


또다시, 날 부르는구나.


소녀가 또다시 날 부르고 있어.


왜이러지?


또다시 소녀가 떠올라.


날 이렇게 고통스럽게 만든 소녀가 떠올라.


내 모든 인연을 없애버린 소녀가 떠올라.


미쳐버리겠어.


고통스러워.


왜 날 끌어내린 아이가 계속해서 떠오르는 거지?


고통스러워.


목이.


목이, 갑갑해.


…언제까지 고통받아야 하는 거지?


난, 잊지 못하는데.


몇 주, 며칠이 반복됐어.


몇번이고 나를 찾아와서, 모든 것을 들었다니.


그냥 나의 모든 것이 싫어졌다고?


내가 모든걸 망가뜨렸다니?


전부...


"소녀가 얘기해줬다고...?"


“난…”

“…하하. 오늘만큼은 잊지 못할 것이 하나 생기겠네."


‘나를 죽인 그녀를, 잊지 못해.’


“커헉…”


소년은 선택했다.


소년은 의자 위로 올라간다.


그리곤 의자를 발로 차버렸다.


“컥!!!...”


마침내. 


“끄에엑… 끄끅..”


소년은 헌신짝이 되었다. 


“끅.”


소년은, 목매달았다.


소년을 향한 소녀의 붉은 실은, 이미 소년의 목을 옥죄인지 오래였다.


소년은 붉은 실에 매달려 죽어가고 있었다.


목을 묶여버린 붉은 실은 없어지지 않은 채로.


소녀는 그저 당기고 있는 채로.


소년을 향한 매달림은 계속되었다.


.

.

.


[아아. 저번주 주말 저희 xx 고등학교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하나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오늘 xx 고등학교의 학생 한명이 별이 되었습니다.]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오늘 잠시 학교에 학생과 방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셨으니…]


“...”


갑작스럽게, 운명은 다가왔다.


소녀는 인연을 잇는 붉은 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또한 그 붉은 실들을 조종할 수 있다는 사실마저 깨달았다.


분명 이 능력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었으리라.


그런데,


어떡하지?


결과론적으로, 소녀는 최대한으로 자신을 망가뜨리고 있었다.


그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몇 주 동안 잠을 청하지 않았다.


그 무엇도 먹으려 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있던 모든 것을 버렸다.


그러다가, 모든 인연을 끊어버렸다.


“넌… 어때?”


학교 안.


소녀는 옥상 자물쇠를 망치로 내리친 뒤 문을 열고, 옥상에 설치된 울타리 근처에 잠시 앉았다.


“...널 봤어.”

“죽어버린 그날…”

“그렇게 달려가니 확인할 수 있더라고…”


“넌 밧줄에 목을 맸지만…”

“너의 목에 이어진 그 붉은 실이…”

“널 매달아 버린 거야.”


“그날 내 마음 사이를 비집고 너에게 흘러 가던 그 붉은 실이…”

“...널 죽여버렸던 거였어.”


“근데… 이젠 어떡하지?”

“유골함 속에 들어있던 너랑.”

“내 병신같은 마음이랑.”


“...아직도 이어져 있더라?”


“...”


‘...’


“난 이걸…”

“끊어버릴 수 없었어.”

“난…”


“...끄흐흑…”


“미안해… 미안해…”


“아직도 이어져 있어서… 미안해요.. 미안해요…”


덜컹…


철그럭-…


소녀는 울타리를 뛰어넘었다.


“변명하지 않을게…”

“넌… 그때마저 나를 향한 비난도, 일침도, 조롱도 없었어.”

“넌 변명없이 가버렸는데, 난…”


“...난 어떻게든 변명하고 싶었나봐.”


“...”


‘병신같은 마음.’


“이제 더이상, 변명은 안할게.”


“...나도… 거기로 갈테니까.”

“너가… 거기서 직접 끊어줘.”

 

“속죄할게.”


“너가 직접 끊을 수 있게 해줄게.”

“이 끊김이 너에겐 편하길 바라.”


탓.


“사랑해.”


콰직.


글 처음 씁니다...

형님들 이게 맞음요? (진짜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