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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엔느의 핍박과 구박 그리고 폭언이 점점 심해져도 나는 꾸준히 노력했다.


밤에는 그녀가 시끄러워 잠을 못 잘 수 있으니 돌과 야생 동물들이 우글거리는 숲속에서 매일 검을 휘둘렀다.


'다 내가 부족한 거니까...'


'내가 더 강해진다면 분명 아리엔느도 날 봐줄 거야...'


그런 생각에 나는 하루도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하지만 너와 나의 격차는 점점 벌어져갔다.


너는 마족 진영 한가운데에 들어가서 마물 전부를 쓸어버릴 정도로 강력한데


나는 아직 상급 마물 한 마리조차 제대로 상대하기 버겁다.


"너 진짜 하는 게 뭐냐?"


모든 사람이 나와 그녀가 파트너로 맺어진 사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매일 악을 쓰며 노력했지만 나는 그 어떤 대 천사들의 파트너 보다 약했다.


아리엔느는 대 천사 중에서도 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강해졌다.


모두 나를 손가락질하고 내가 맞지 않는 자리에 앉아 있다고 손가락질 했며 욕했다.


그들이 나를 그런 시선으로 보고 욕하는 사실은 버틸 만했다.


하지만 내가 가장 버티기 힘들었던 건...


-짝-


"쓸모없네 아니 그거 하나 지키는 게 그렇게 어려워?"

"...미안."


"다른 대 천사들의 파트너들은 다 해냈는데 너 때문에 나만 성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대 천사가 됐잖아!!!"


-퍽-


그녀의 무차별 적인 폭력이다...


다른 건 다 참아도 그 착하고 나와 합을 맞추며 미래를 약속한 천사가 나를 구타하고 폭언을 쏟는 건 정말이지 참기 힘들었다.


그녀가 과거를 추억하길 바라며 예전에 그녀가 좋아했던 음식이나 물건을 그녀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이게 뭔데?"

"꽃?"

"하... 내가 뼈 빠지게 일해서 받은 돈으로 그딴 거나 사서 선물하는 거야?"


"저기 쌓여 있는 선물에 올려놓든가 말든가."

그녀는 손끝으로 엄청나게 쌓여 있는 선물더미들을 가르키며 말했다.


***


"이거..."

"이번에는 또 뭐야?"

그녀가 가장 좋아했던 내가 직접 만든 샌드위치를 그녀에게 선물했다.


"샌드위치?"


"응... 샌드위치 좋아하잖아..."

"뭐? 내가? 그딴 싸구려 음식을? 그딴 음식 앞으로 보고 싶지도 않으니까 다른 사람이나 가져다줘."

"...알겠어."


하지만 나는 희망을 잃지는 않았다.


언젠가 그녀가...


나를 가장 사랑해줬던 아리엔느가 다시 나를 봐줄 거라는 희망을 갖고 더욱 열심히 연습했다.


그녀와 함께 있는 시간도 줄어들었다.


함께 무기를 정비하던 시각은 각자 알아서 준비하기 시작했고


항상 주말마다 나와 함께 훈련하던 시각은 더 이상 내가 그녀의 상대가 되지 못하자 그대로 끝났다.


그녀와 나의 파트너 관계는 거의 끝났다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와의 연을 계속해서 이어 붙여나갔다.


마치 찢어진 편지와 같이 조각을 모으다 보면 언젠가는 편지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것처럼


나는 그녀가 나를 다시 사랑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퍽-


-짝-


몇 번의 폭력이 반복되든...


"제발 나 좀 신경 쓰지 마! 너랑 같이 있는 거부터 이미 쪽팔려 죽겠으니까!!!"

"너 같은 거 필요 없다고! 그러니까 가까이 오지 말라고."

몇 번의 폭언이 반복되든...


나는 그녀를 기다렸다.


그녀의 주먹은 아주 간단히 내 뼈들을 부러뜨렸다.


그녀의 폭언은 아주 간단히 내 마음을 산산조각냈다.


그래도 나는 버텼다.


그녀가 언젠가 나를 봐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러던 중 사태가 터졌다.


어마어마하게 큰 사태가.


남은 마족의 잔당들이 마신 강림의식을 진행한다는 큰 소식이 천계에 들어왔고 


천계의 모든 병력들은 그 의식이 강행되는 장소로 모였고 나와 아리엔느 또한 전위에 서서 전장으로 향했다.


의식이 진행되는 곳은 가장 높은 산인 쟈그라 마운틴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계와 천계 두 세력의 최후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전장 곳곳에서는 선혈이 뿜어져 나오며 마물의 괴성과 사람들의 비명이 들렸다.


나와 아리엔느는 가장 먼저 의식이 진행되는 산을 올라갔다.


아리엔느는 천계 최강 전력 답게 의식을 진행 중이던 마인들과 대악마를 처리하고 의식의 진행 상황을 살펴봤다.


"아리엔느 어때?"

"...이건 해제 못해."

"그래도 무슨 방법이-"

"네가 뭔데? 네가 나보다 마족에 대해서 잘 알아? 나보다 강해? 네가 도대체 뭔데."

"..."


그녀의 말에 나도 순간 울컥해서 그동안 쌓여 있던 울분이 터져 나왔다.


"내가 뭐냐고? 그건 내가 너한테 묻고 싶은 말인데?"

"그게 무슨-"

"나는 너한테 대체 뭐야?"

"허.. 그걸 몰라서 묻는 거야? 글쎄? 내 앞길을 막아서는 장애물?"

"...그렇구나... 나는 너한테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거였구나..."


그녀의 말을 듣고 그녀를 위해 노력했던 모든 게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내가 왜 그랬지...?'


"너만 아니었어도... 이 소환 의식은 막을 수 있었을 거야..."

"뭐?"

"네가 다른 대 천사의 파트너만큼이라도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 아니야!!!"

"..."

"처음부터 너 같은 건 없었어야 해...


너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방해만 하잖아.


너만 없었으면!!! 나는 더 출세했을 거라고!!!!!"

"..."


"그래, 내가 다 미안하다. 너한테 피해만 준 것도 이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못 하는 것도!!! 다 내가 미안하다고!!!

그러니까 이제 갈게 다시는 눈앞에 나타나지도 뭐 하지도 않을 테니까... 절대 안 나타날게."

나는 그대로 떠나려고 뒤를 돌아서 걸어갔다.


그리고 등 뒤에서 느껴지는 고통과 따뜻한 감각이 느껴졌다.


아리엔느가 날 공격했다.


솔직히 그녀가 날 공격할 거라고는 생가하지 못했다.


나를 죽인다는 사실은 더더욱 말이다...


-울컥-


입에 비릿한 피 맛이 맴돌았고 내 배에는 구멍이 뚫렸다.


"대체 왜..."


그녀는 나를 죽이고 어떤 구슬을 내 앞에 놔두었고 몸이 그 구슬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 방법밖에 없어. 그래도 이렇게 죽어서 날 도와주니까 그건 고맙네."

"메이안 대 천사가 이걸 써서 봉인하라고 했거든 너를 재물로 바쳐서 말이지."

'허...'


그녀는 구슬을 소환 마법진 가운데에 두고 마법을 영창 하자 구슬에 마법진과 그 위에 소환되던 존재가 빨려 들어갔다.


나는 그대로 마신과 함께 봉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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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부터는 루트가 나누어 지는데 한 루트를 먼저쓰고 다음 루트를 쓰려고해서 투표가 필요합니다!!!

루트는 환생 먼저 하는 것으로 결정 됐습니다

다음화:https://arca.live/b/regrets/89629374?p=1 (환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