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부모님을 흠씬 두들겨 패고 나서, 주위를 돌아보니 

마을사람들이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하아? 너희들, 그 면상은 뭐야? 불만 있으면 앞으로 나와라"


그걸 깨달은 용사님이 당당하게 호소하자, 모두 눈을 돌립니다.


용사님을 노려보다니, 정말 불쾌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이에요.

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다는거죠?


"우!... 우으으..."


주의의 마을사람들로부터 의식을 돌려 눈 앞에 고꾸라진 부모님을 보자,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듯 일어서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님은 몰라도 아버지마저 일어나는 걸 보니, 꽤나 놀랬습니다.


아마도 용사님께서 손대중을 해주신 거겠지요.

아버지는 좀 더, 용사님에게 감사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용사님이 마음만 먹었으면, 평생 일어설 수 없는 몸이 되었을테니까요.


흠씬 두들겨 패준 일로, 부모님도 조금은 정신을 차렸을거라 기대했습니다만..


"리나.. 너.. 정말 어떻게 되버린거냐...?"

"쿨럭!... 쿨럭!... 리나... 너는 .. 그런 딸이 아니잖아.."


하지만 또 질리지도 않고 개소리를 지껄입니다.

너무나도 같잖은 소리에.. 정마저 떨어질 지경이에요.


이 쓰레기 부모들에겐, 어떤 것도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걸

새삼스럽게 또 알아버린거에요.


"이제, 그딴 건 됐으니까, 빨리 우릴 축하해줘"


뭐 그래도, 일단은 제 부모님이니까요.

용사님과의 사이만 인정해준다면, 

선심써서 용서 정도는 해줄려고 했습니다만


허나


"축하..? 뭘.. 축하... 하라는거냐?"


머리가 모자른 아버지는, 제가 말하는 바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나랑 리나의 결혼인게 당연하잖아, 이 병신할배가!"


그 무신경한 언동에는, 온후하고 상냥한 용사님마저도 역시 한계였나봅니다.



제가 정말 말하고 싶던 것을, 마치 알고 있었던 것처럼 움직여주었습니다.

꾸물꾸물거리는 아버지의 얼굴을 마음껏 후려쳐버렸죠.


용사님의 주먹을 피하는 일조차도 못하고 쳐맞아버린 아버지는,

이빨을 몇 개나 땅에 떨어뜨리면서 되도 않는 비명을 지릅니다.

필사적으로 입가를 누르고는... 참 한심하고 바보같네요.



그렇다 치더라도, 아버지를 패버린 용사님의 모습은 정말 멋있습니다♡

이렇게나 멋진 사람이 옆에 있는데, 왜 이 사람들은 모르는 걸까요?


"당신!"


입가를 누르고 있는 아버지에게 어머니가 달려갑니다.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고작 이빨 몇개 뿌러졌다고 사람이 죽을리 없는데.


"이제 그만하세요, 용사님! 우리들이.. 대체 뭘 했다는 겁니까!"


아버지를 감싸면서, 어머니가 용사님께 그딴 말을 뱉었습니다.

내 얼굴을 때리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니, 잘도 지껄이네요.


"그럼 빨리, 나랑 리나의 사이를 인정해! 더 두들겨 맞고 싶은거야?"

"빨리 해주세요. 이제 부모님들은 지긋지긋합니다"


저와 용사님이 한데 모여 말하자, 어머니는 얼굴을 삐죽거리고 입을

다물어버리셨습니다.


─ ─ 어째서? 왜 그렇게, 나와 용사님의 사이를 인정하지 않는거야?


─ ─ 그 쓰레기를 처단하고, 마침내 진실한 사랑을 찾았다구?


─ ─ 나는 다만, 두 명으로부터 축복받고 싶었던 것 뿐인데.. 너무해



용사님과의 사이를 인정하지 않는 버러지같은 부모는 ─ ─ 필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이젠 필요없어. 나, 당신들과 절연합니다."


"뭐 ─ ─ !?"


"리나 ─ ─ !?"


부모님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쳐다보셨습니다.

농담으로 이런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그래요, 처음부터 이렇게 했어야 했습니다.


용사님의 아내가 될 예정인 저에게, 이런 추접스러운 부모따위 ─ ─

하등 필요 없었던거죠.


"하하하, 리나... 잘 말했어! 그럼 이제, 이 버러지들은 너의 부모도 뭣도 아니란거지!?"


"네, 코오지님! 이런 추접스런 쥐새끼같은 놈들... 부모도 뭣도 아닙니다"


어머니를 가리켜, 나는 웃는 얼굴로 용사님에게 말했습니다.


"그..그런.. 리나.. 우리들을 버리는거야...?"


어쩐지 슬픈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만, 이 사람, 아직도 착각하고 있네요.

내가 용사님과 결혼하면, 나는 영웅의 아내인데요? 그런데도...


왜 이런 지저분하고 시시한 마을사람들 따위에게, 허물없이 반말로 불려야만 하는거죠?


분노가 부글부글 솟아 올라버린 나는, 아직도 아연실색한 표정인 어머니였었던 자의 뺨을 후려쳐버렸습니다.

갑자기 얻어맞은 일로 쇼크를 받은 그녀에게, 나는 다시 한 번 처지라는 걸 각인시켜줄 생각이었죠.


"리나가 아니고, 리나님..이겠지?"



용사의 아내와 더럽고 추레한 마을 사람의 ─ ─ 격의 차이라는 것을요.




혼자서 절대 끝까지 못 밈 누가 좀 도와줘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