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용사님 앞으로 나온 부모님은, 놀란 얼굴을 하고 있으셨죠.

뭐, 대충 예상은 했지만요.


아마 ─ ─ 위대한 용사님께 매달려 있는 저를 보고, 감격하고 있는거겠죠.

온 마을에 자랑해도 좋다구요?


용사님의 아내가 되는 자의 부모가 될 수 있으니까요.


"리나.. 이 소란은 대체..? 게다가, 너는 뭐하고 있어?"


그런데, 아버지는 제 상상과는 다른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용사님께 달라붙어 있는거냐?"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걸까요, 이 사람은.

저와 용사님의 이런 모습을 보고도, 아무 것도 이해할 수 없다니.

정말 믿을 수가 없네요.


"왜..?라고 들어도.. 왜냐하면, 저는 용사님을 사랑하고 있으니까?"


"그런겁니다. 장인어른"


당연한듯 제가 말하자, 역시 용사님도 제 기분을 알아챘는지, 아버지께

인사를 올리셨습니다.


후훗, 이제 곧 결혼하니까요. 마침 잘 됐어요♬


"장인어른..? 용사님, 무슨 말인지.. ─ ─"

"아니, 너무 아둔하잖아, 할아범. 나와 리나는, 결혼하는거야. 

이제 이해했어? 장인씨?"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용사님! 딸에게는 결혼할 예정인 연인이.."


정말, 머리가 돌아버린거에요? 이딴게 내 아버지라니, 점점 실망스럽네요.

이 사람은, 알토가 아까 썰어져서 배달된 걸 봤잖아요?


아아.. 뒤에 있어서, 눈치채지 못했나보군요.

그렇다 치더라도, 용사님에게 그딴 식으로 소릴 지르다니,


정말 최악이네요.


"결혼할 예정인 연인? 그 쓰레기라면, 조금 전 쓰레기의 부모님이 데려갔어.

지금쯤 뒤져있는거 아니야? 고작 피 좀 산더미처럼 흘린거가지고, 질질 짜고 있었으니깐 말이지"


"설마... 아까의 비명은 알토군인가..?"

"그래. 알토군이야. 팔이 떨어져 나간거 가지고 죽는것마냥 엄살 피운, 그 쓰레기말이야"


용사님이 정중하게 가르쳐줬는데도, 아버지는 초췌한 얼굴로 낙담하셨습니다.

오늘의 아버지는, 정말로 이상하네요. 마치 조금 전 봤던 알토의 아버지 같아서..

정말로 기분 나쁩니다.


"리나... 너, 자신이 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


아버지가 입을 닥치자, 이번에는 어머니가 히스테릭하게 다가왔습니다.


조금 전부터, 대체 뭔데? 나는 단지, 두 사람에게 용사님과의 사랑을..

그리고 결혼을 알리고 싶었던 것 뿐인데.. 당연히 축복받을거라 생각했는데.


"큰 소리로 지르지마! 뭐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어?"

"너는, 알토 군의 연인이겠지!! 다른 남자랑 껴안고, 뭐하고 있는지 묻는거야!"


귀가 따가울 정도의 노호를, 어머니는 내게 퍼붓고 있었습니다.

아까부터 입만 열면 둘 다... 그 쓰레기자식의 이야기뿐.


슬슬, 지긋지긋해졌습니다.


그렇기에, 친절한 제가 가르쳐줄 수 밖에요.


"알토는 버렸어. 내가 지금 사랑하고 있는 건, 오직 코오지님 뿐.."



그렇게 말하고는, 부모님의 눈 앞에서 나는 ─ ─ 용사님과 오늘만해도 대체

몇 번 째일지 모를 입맞춤을 주고 받았습니다. 과시하는것처럼 격렬하게..

서로를 탐하듯이..


그걸 본 부모님은, 드디어 잠잠해졌습니다.

이제야 알아채줬구나 하고, 안심해버렸지 뭐에요.


한바탕 용자님의 달콤한 입술을 음미한 저는, 그대로 어머니쪽으로

다가갔습니다. 용사님과 나는,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있는..

상사상애라 전하려고 한 것이죠.


그러나 ─ ─ 내가 입을 열려고 한 순간, 뺨에 통증이 생겼습니다.


"엣..."


일순간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몰랐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이해했습니다.


어머니가 ─ ─ 제 뺨을 때렸어요.


"애인을 태연히 버려버리고, 대놓고 바람을 피우는 딸은 키운 기억이 없다...!"


맞은 뺨에 손을 댄 내가, 어머니를 바라보자,

어머니는 울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 ─ 대체 어머니가 왜 울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