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 아입니다... 다 이유가 있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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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림만 그리고 있으면 좋겠다'


"그렇군..."


후붕이는 오늘도 그림을 그렸다.


공허한 눈동자와, 그에 대비되는 즐거울 것 같은 표정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동안은 마음이 편했다. 행복했고 가슴 속엔 만족감이 느껴졌다.


괴로운 일도 잊을 수 있다.


어느 날, 후붕이는 아틀리에에서 비디오를 재생했다.


몰래 찍었던, 나연이의 바람 현장이 담긴 비디오이다.


나연이와 얀붕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후붕이는 재빠르게 스케치에 러프를 그려 넣었다.


그렇게 더럽고, 혐오스럽던 두 명의 모습이 지금은 훌륭한 물건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비디로를 하나부터 열까지 보고도, 이제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미칠 것 같은 정도의 질투도, 열등감도, 분노도, 슬픔도, 절망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단지, 최고의 그림을 그리기 위한 소재로서, 후붕이는 비디오를 계속 재생시켰다.


"후붕아!"


"...?"


정신이 들자, 눈물을 흘린채로 눈이 빨개진 나연이가 바로 옆에 있었다.

입술을 깨물며, 붉어진 눈동자를 반짝이고, 뺨은 떨리고 있다.

처연하게 느껴지는 그녀의 우는 얼굴에는 좀처럼 눈물의 흔적이 지워지지 않는다.


"멈춰주세요... 제발..."


"왜?"


"네가 고통받을거야..."


"걱정마, 이제 이전과 같은 고통은 느껴지지 않아"


"우우... 하지만..."


"신경쓰지말고 저쪽에 가 있어"


후붕이는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나갔다.


열장, 스무장씩 계속해서 러프는 늘어났고, 그사이, 그녀는 쭉 옆에서 울고 있었다.


비디오는 계속해서 재생되었고, 그녀에게 절망을 안겨주었다.


'저기, 나연아. 이번에는 그 놈에게 양보하겠지만, 다음생엔 나와 결혼해줘'


'좋아, 다음생엔 얀붕이와 결혼해 줄게'


"거짓말이야! 몇번이고 다시 태어나도 후붕이와 결혼할거야!!"


"시끄러워, 방해하지마"


후련한 표정으로 펜을 움직이는 후붕이에게, 그녀는 매달려서 용서를 빈다.


'그놈과 나, 어느 쪽이 좋아? 말하지 않으면 멈추겠어~'


'얀붕이! 얀붕이가 더 좋아!'


"후붕이가 더 좋아요!! 후붕이가 아니면 싫어!!! 부탁이야, 믿어줘!"


"채나연"


"네..."


"조용히좀 해달라니까?"


"죄송,해요..."


시선조차 돌리지 않고 나무라는 후붕이의 말에, 그녀는 추욱하고 어깨를 털어트린다.


뚝뚝, 눈물이 바닥에 얼룩을 만든다.

그녀는 완전히 좌절하고 마음이 산산조각이 되어 있었지만, 비디오는 계속해서 재생되고 있을 뿐이었다.


'저기, 언젠가 한번은 내 아이를 낳아줘. 그 놈에게는 비밀로 말야'


'아이? 좋아. 얀붕이의 아이, 낳아 줄게'


"싫어! 싫어싫어!! 얀붕이의 아이 따위 절대로 필요 없어!!!"


방해를 하고 싶지 않다. 미움받고 싶지 않다.

그러니까, 조용히 하려고 생각하던 바로 직후인데, 그녀는 다시 울부짖고, 후붕이에게 접근했다.

어떻게 해서든 오해를 풀고 싶었던 것이다.


그제서야 후붕이는 그녀에게 시선을 돌린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얼어버릴 것 같은 차가운 시선에, 그녀는 멈칫했다.


"방해할거면 나가"


"제발, 후붕아... 잘못했...우..우욱..쿨럭"


불안과 절망과 후회에 짓눌려진 바람에, 그녀는 위 속의 것을 후붕이의 발밑에 토해내고 말았다.

신냄새가 순식간에 방을 채운다.

불쾌한 냄새에 반응해도 괜찮을 것이지만, 후붕이는 일절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바람기, 배신의 내용, 구토를 한 일, 모든 것을 담아 그녀는 계속해서 사죄한다.


"제발 조용히좀해"


후붕이는 그런 그녀에게도 관심 하나없이 시선조차 돌리지 않은채로 비디오에 두명의 모습을 계속해서 그려나가고 있었다.

믿을 수 없는 것을 보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는 멍하니 후붕이의 옆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그녀는, 후붕이의 마음이 망가져 있는 것을 깨달았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우...우...흐윽...흐어엉..."


바닥에 엎드려서 울고 있는 그녀의 목소리 따위 귀에는 들리지 않는듯, 후붕이는 초안에 들어간다.

이미 비디오는 끝났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그림을 그리고 있는 동안은 기분이 고양되어, 후붕이는 마음이 채워지는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반대로, 그림을 그리고 있지 않을 때는 아무 이유없이도 우울한 기분이 된다.

그래서 후붕이는, 몸이 움직이는 한 그림을 그리고 조금의 휴식을 반복하며 나날을 보낸다.


가끔씩 몸이 한계를 맞이하기 때문에, 그 때마다 후붕이는 거실에서 쉬고 있다.

어느샌가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의 후붕이는, 머릿속이 심하게 이상해졌다. 뭔가를 떠올리려 하다가도 잊어버리는 이상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었다.


그 뒤로도 그림을 계속 그렸던 후붕이는 무기력하고 의식이 또렷하지 않은 상태가 되었다. 나연이의 목소리 뿐만이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어떤 자극에도 반응을 할 수 없다.


그녀는 그런 후붕이의 상태를 주시하다가 결국 억지로 의료시설로 후붕이를 데려갔다.

억지로 걷게, 질질 끌듯이 데려가서 차에 밀어넣은 것이다.


후붕이는 그렇게 그녀의 주선으로 입원하게 되었다.


혼자가 된 그녀는, 후붕이의 집 앞에 앉아서 기다렸다.


이제 여벌 열쇠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안에는 들어갈 수 없다.


비 오는 날도, 추운 날도, 쭉 혼자서, 후붕이의 집 앞에서 그녀는 후붕이의 귀가를 계속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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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붕이가 입원하고 나서 2주가 지났다.


오늘도 멍하게 현관 앞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자, 밖을 지나는 인물과 눈이 마주쳤다.


얀붕이였다.


그녀를 찾아낸 것은 완전히 우연인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쪽을 보고 있었다.


"...나연아? 뭐 하는 거야, 그런 곳에서"


"...얀붕아"


얀붕이는 당황한 듯 이쪽으로 달려온다.

공포로 스르릇 소름이 섰다.


"왜 연락이 안되는거야! 집에도 없고..."


"딱히, 상관없잖아. 나, 이제 너와 얘기할 생각도 없고"


"뭐? 어째서 그러는거야!"


초조함이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얀붕이가 다가선다.


"당연하잖아, 나는 후붕이의 아내니까"


"뭐?! 하지만 우리는 서로 사랑했잖아!"


강하게 어깨를 잡혔다.


수성이 깃든 눈동자, 난폭한 숨. 꺼림칙해서, 눈을 돌린다.


어깨를 잡은 손을 뿌리치며, 나는 뒤로 물러난다.


"저기, 괜찮지않아? 그 놈이랑은 이혼하고 나랑 결혼하면 되잖아"


"싫..."


이 사람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걸까.

후붕이에게 사과도 하지 않고, 아무런 상처도 없이 뻔뻔스럽게 나타났다.


분노감이 부글부글 차오른다.


"채나연, 나는 진심이야. 정말로 너에게 잘할게, 이렇게 부탁할게"


얀붕이는 안타까운 듯한 표정으로, 버려진 강아지 같은 눈을 하고 있었다.

수많은 여자아이에게 인기있고, 언제나 자신만만한 얀붕이가 이런 약해진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의외였기에, 놀랐다.


그런 그를 보고, 나는 후붕이가 돌아오기 전에 해야만 하는 일을 겨우 떠올렸다.


다른사람은 안되는 내가 해야만 하는 일


지금까지 잊고 있었다.


소중한 것을 되찾기 위한 첫걸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


"나연아... 좋아해! 나랑 결혼해줘! 꼭 행복하게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할게!"


"...응 알았어"


나는 조심스럽게, 얀붕이의 등에 팔을 두르고 껴안아 본다.


사실은 하고 싶지 않지만, 필요한 일이었다.


"나연아!"

"얀붕아..."


내가 응한 것이 상당히 기쁜듯이, 감격한 표정으로, 힘차게 그는 껴안아 온다.


그대로 키스를 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나는 당황하면서 그에게서 떨어진다.


"여기에선 안돼"


"그럼, 가자"


"오늘은 무리"


해야만 하는 일이 있으니까


"뭐? 그럼..."


"오늘은 진짜 무리니까, 들어주지 않는다면 없던 걸로 하자"


"알았어, 그럼 기다리고 있을테니 진정되면 연락해줘"


끈질기게 버틸까 생각했지만, 의외로 빠르게 포기하며 얀붕이는 기분 좋게 돌아갔다.


"응... 진정하면, 말이지..."


나는 떨어져가는 그의 등을 배웅하면서, 마음이 식어 가는 감각에 몸을 맡긴다.


"바람현장, 봐 버렸어"


갑자기 들려온 여자애의 목소리

당황해서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비디오 카메라를 한손에 들고, 담 위에 상반신을 걸친채 이쪽을 바라보는 소녀와 눈이 마주쳤다.


"김얀순"


김얀순

고등학생이 되면서 이쪽으로 이사 온 소녀로, 집이 호화로움에도 살고 있는 것은 그녀 혼자라고 들었다.

매우 미인에,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자주 구애되고 있지만, 이미 러브러브한 남자친구가 있는걸로 알고 있다.


그녀는 담을 넘어와서는, 히죽히죽 싫은 미소를 붙이고 다가온다.


"뭐라고?"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차갑고 낮은 목소리.

그럼에도 그녀는 팔랑팔랑 손을 흔들었다.


"이야, 언니 거래하자!"


"거래?"


"방금 상황을 언니 남편에게 말하지 않을테니, 바람피고 있을 때의 이것 저것을 취재시켜 줘!"


아아, 그러고보니, 나는 조금 냉정함을 되찾는다.


얀순이는 소설이나 만화를 그리는 것을 아주 좋아해서, 창작활동을 하는 아이였다.

언제나 무엇을 그리거나 쓰고 있어서 내성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엄청나게 활동적이여서 바깥에서 카메라를 들고 자주 쏘다니는 것을 본적이 있다.


"그것은 할 수 없어, 얀순아. 저번에 이미 들켜버렸는걸"


"어라, 그런거야? 후붕아저씨랑 헤어지고 그녀석이랑 사귀는거야?"


"설마... 아하하"


누가 얀붕이따위와 사귄다는 거냐


"하지만, 아까 프로포즈 받았잖아"


싱글벙글하면서, 악의가 없는, 무구한 표정으로 얀순이는 사실을 입에 담는다.


"아아, 그건 말야..."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 웃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웃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얀순이는 놀란듯한 표정을 하고, 쩍 입을 벌리고 멍해졌다.


"방해하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으니까"


위협하는듯한 태도로 말함에도, 그녀는 웃을 뿐이었다.


양손으로 나를 말리는 듯한 제스쳐를 하고 얀순이는 입을 연다.


"아, 기다려. 거래 내용을 바꾸자 언니. 내가 언니를 도울테니까, 취재해도 돼?"


"좋아, 방해만 안한다면 말야"


"아하하하, 즐거워지겠네~"


기쁜듯이 나의 손을 잡고, 얀순이는 콩콩 뛴다.

한숨을 쉬고, 반짝반짝거리는 눈동자로 나의 눈동자를 들여다 보았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이 가까이 다가오고, 반사적으로 얼굴을 당긴다.


"응원할게! 언니의 계획대로 되기를"


"고마워, 얀순아"


차가워진 마음이 조금은 따뜻해진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후붕이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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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여긴...어디...?"


얀붕이가 눈을 뜨자, 낯선 더러운 방에 있었다.

녹슬어 낡은 폐공장의 밀실 같은 분위기로, 꽤나 무서운 공간이였다.


옷은 전부 벗겨지고, 팬티 한 장.

그 위, 발목과 손발이 봉으로 묶여있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다.

경찰에 신고하려고 해도, 이런 상태에서는 불가능하다.


어째서 이런 상태인지 이해할 수 없엇다.

머리가 혼란스러워 기억이 나질 않는다.


차분하게 정신을 다잡고 기억을 떠올린다.


얀붕이는 나연이와 만나자고, 확실히 약속을 하고 있었다.

거기부터의 기억이 없다. 그녀와 만났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나연아! 채나연!!"


소리를 질러, 사랑하는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그 순간, 위화감이 느껴지는 이상한 소리가 울리고, 몇개의 환기팬이 도는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도대체 무엇이 시작되는지 불안해서, 얀붕이는 필사적으로 시선을 움직이며 주위를 찾았다.


환기팬이 도는 소리에 섞여, 발소리가 울리는 것이 들렸다.


이마에 땀을 흘리면서, 공포로 얼굴을 새파랗게 한다.


방에 들어온 두 명을 보고, 얀붕이는 경악의 표정을 지었다.


"나연아...?"


멍하니 중얼거리는 그녀의 이름


방에 들어온 것은 그녀였다.

하얀 우비에, 고무 장갑, 장화와, 마치 폭우가 내리는 날에 외출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나연아, 이게 무슨 일이야...? 도대체 내가 왜..."


방의 구석에 놓여져 있던 3개의 용기 중 하나를 열고, 길쭉한 입이 달린 용기에 액체를 흘려 넣었다.


"채나연! 듣고있어?!"


액체가 들어간 용기를 들고, 그녀는 얀붕이에게 다가갔다.


감정이 없는 눈동자로, 보기 흉하게 구르는 얀붕이를 바라본다.


"...나연아?"


얀붕이의 본능이 경종을 울린다. 심장이 강하게 요동치고, 숨이 거칠어졌다.


그녀가 용기를 기울여서, 액체가 얀붕이의 발에 걸렸다.


"이게 무슨... 으윽?!"


액체가 무엇인지 생각하려 했지만, 다음 순간에 머리를 가득 채우는 격통에 실패했다.

몸이 반사적으로 뛰어, 한계까지 위로 젖혀졌다.


"으...악!! 뭘...! 그만둬!!!"


한층 더 한번 더, 그녀는 액체를 흘린다.

날뛰어도 움직일 수 없는 얀붕이의 몸에, 빨려 들어간다.


"아아아아아악!!!!!!"


아픔을 참을 수 없어, 몸이 날뛴다.


마침내 얀붕이의 몸에서는 연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만...그만둬어!!! 으아악!!"


눈물을 흘리면서, 얀붕이는 필사적으로 애원한다.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으...으읍!!!"


그녀는 팔을 접어서, 용기를 올렸다.


"얀붕이가 살아 있으면, 후붕이가 안심할 수 없어"


"...뭐?"


"얀붕이가 살아있으면, 후붕이가 두려움을 느껴 버릴거야. 또 내가 얀붕이와 바람피는게 아닐까 하고. 얀붕이가 살아 있는 한, 시간이 얼마나 흘러도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어"


얀붕이는 그녀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뭐... 어째서... 너도 날... 사랑하는..."


"후붕이를 배신했을 때의 배덕감이 견딜 수 없이 기분 좋아서, 잘못말했을 뿐이야"


"내 쪽이 좋다면서!!, 나랑 하는 편이 기분좋다면서!!!! 말했잖아!!!"


철컥철컥, 울부짖으며 몸부림치는 얀붕이때문에 흔들리는 구속구의 소리가 청명하게 방안을 감싼다.


"후붕이랑 하는 편이 더 기분 좋아. 굉장히 행복하고, 얀붕이 너가 착각하고 있는데, 후붕이 쪽이 더 잘해, 테크닉도 그렇고, 매우 오랫동안 밤새도록 사랑해주고, 크기도 형태도 나에게 딱 맞아, 매우 궁합이 좋다구?"


그녀는 쪼그려 앉아, 소름끼칠 것 같은 어두운 눈동자로 얀붕이의 눈을 들여다 보았다.


"후붕이와 하는 것이 기분 좋고, 행복한 거지. 얀붕이가 기분 좋았던 것은, 후붕이를 배신하고 있다는 배덕감이 있었으니까. 그것 뿐이야."


그녀는 용기를 기울여서, 대량의 액을 얀붕이에게 퍼붓는다.


"그아악!! 아악!!!"


탄 냄새가 더욱 방안을 감싸고

얀붕이는 경련하며, 뒹굴었다. 지면에 묻은 액체까지 발작하는 얀붕이의 몸에 닿아, 한층 더 몸부림이 격렬해진다.

엄청난 격통에, 얀붕이는 실금하고 만다.


"제발, 그만둬 사과할테니까!!! 돈이 필요하면 다 줄게!! 으윽, 읍!"


"멈추지 않을꺼야"


그녀의 무자비한 선고에, 얀붕이는 얼굴을 엉망진창으로 만들며 외친다.


"바람정도는 흔한거잖아!! 자주있는거잖아!!! 으악! 악!!!!"


"얀붕이를 이 손으로 죽이는 것, 얀붕이를 혼내주고, 괴롭히는 것이야말로, 내가 얀붕이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명이 될 거야"


아무런 주저없이, 용기를 기울인다.


마침내 액체는 얀붕이의 얼굴에 닿는다.


방 안에 얀붕이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는, 누군가에게 닿기에는 너무나도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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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읽을땐 짧았는데 옮길려니까 너무 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