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화: 호구 남주에게 빙의됐다 - 2


방으로 돌아와 짐을 싸고 있던 도중 문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나의 대답을 듣고 문고리가 내려가는 소리와 함께 끼익거리는 소리를 내며 메이드 차림의 여자가 들어왔다. 


"루카스, 정말로 떠나시는 건가요?"


이 메이드의 이름은 엘리나, 작중에서 유일하게 루카스를 위로해주며 사랑해주던 좋은 캐릭터이다. 


엘리나를 보니 멋쩍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죄송해요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서" 


그런 나를 보더니 눈물맺힌 눈을 손으로 비벼 가리며 대답했다. 


"정말인가요?" 


내 말이 거짓이라는 듯한 질문을 했다. 그런 그녀를 보니 등골이 오싹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작중에서 이런 느낌이었나?'


그녀에게서 알 수 없는 위화감이 느껴졌다. 뭐 그래도 유일하게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인데 무서워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러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제대로 대답하자는 심정으로 그녀에게 웃음기를 확 뺀 채 말을 이었다. 


"티가 났나보네요...." 


"역시... 아가씨 때문이신거죠?" 


대답을 하려던 직전 그녀가 나의 말을 끊으며 확신한 듯한 말을 했다. 


그리고 나의 대답으로 그녀의 말은 확실하게 맞다는 것이 됐다. 


"네, 맞아요...."


말을 끝 낸 뒤 자리에서 일어나 짐 가방을 들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여 작별의 인사를 보냈다. 


"오랫동안 감사했습니다" 


이걸로 이 집안 모든 사람과의 인연은 끝나게 되었다.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다. 방을 나서려는 그 순간 엘리나가 나의 손을 잡았다.


"제가! 제가 당신의 동반자가 될게요. 그러니 저와는 인연을 끊어주지 않아주셨으면 해요!" 


뒤를 돌아보자 명백히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양손으로 내 팔을 잡아 말했다. 


그러자 내 머리에 알 수 없는 두통이 느껴졌고 내 기억과는 전혀 다른 루카스의 기억이라고 볼 수 있는 것들이 헤집고 들어왔다. 


작중에서는 묘사가 없는 그녀와의 만남과 그녀가 루카스를 좋아하게 되는 계기까지 루카스와 엘리나의 관계에 대한 기억들이 나의 머리에 들어왔다. 


알 수 현상과 두통에 머리를 붙잡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내가 어디 아픈 줄 안 엘리나가 내 양 볼을 잡고는 나와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괜찮으세요?!" 


"???" 


그녀와 콧김이 닿을 거리까지 가까워지자 혼란스러움과 당황스러움이 내 두통을 없애며 오히려 열이 올라갔다. 


열이 올라가니 얼굴이 빨갛게 됐으며 그러자 그녀가 자신의 이마를 나의 이마에 갖다대며 말했다. 


"열나시는거 같은데 괜찮으세요?" 


그녀의 말에 정신이 차려진 나는 나의 볼을 잡고 있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거리를 두었다. 


"괘, 괜찮아요. 잠시 그러니까 그게..." 


그녀와 얼굴이 가까워져 부끄러워서 그렇다는 것은 부끄러워서 절대 말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다행이고... 그런데..." 


"?" 


"대답은요?" 


"...? 아! 죄송해요 잠시 까먹었네요" 


그녀의 말에 잠시 고민을 하니 아까 그녀가 나의 동반자, 따로 말하자면 배우자라고 할 수 있는 것을 되고 싶다고 한 것이 생각났다. 


내 대답에 약간 삐진듯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노려봤다. 


'귀엽다' 


에밀리 까지는 아니지만 작중에서도 충분히 미인 대접을 받는 엘리나가 그러니 귀엽다라는 생각 뿐이 나의 머리를 채웠고 나의 이성을 갉아먹었다. 


그러니 점점 사라지는 이성으로 인해 판단력이 결여 됐고 결국 손을 내밀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약 10초간을 쓰다듬으며 미소를 짓다가 정신을 차린 나는 손을 때며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여 안 보이는 그녀의 표정을 확인했다. 


그녀의 표정을 보니 다행히 웃고 있었고 안심을 하며 가슴에 손을 갖다댔다. 


그러자 갑자기 그녀가 숙이고 있던 고개를 순식간에 들어 소름끼치는 표정을 지으며 아까 쓰다듬었던 손을 낚아 채 다시 자신의 머리에 갖다댔다.


다시 그녀의 머리와 나의 손이 닿자 소름끼치는 표정이 없어지며 순식간에 행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녀의 대한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끼며 생각했다.


'무섭네 시발' 


다음화: 호구 남주에게 빙의됐다 - 4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