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무안해질까봐 외모에 대한 언급은 안하지만

 누가 보면 못난 년놈들끼리 자위용으로 연애놀이 하는 거라고 놀릴 정도로

외모가 떨어지는 후붕후순 커플이 있었음


후붕이는 자신같이 못난 남자도 좋다고 따라와주는 후순이가 설레진 않지만 대신 마음이 편해서 정으로 보듬어주고


후순이는 잘생기진 않아도 항상 다정하고 상냥하고

이쁜 여자들이 관심받는것 못지 않게 못생긴 자신한테도 사랑을 표현해주는 후붕이랑 죽이 잘 맞아 항상 같이 다님



서로 이해심이 깊어서 싸운적도 없고 사소한 것에 행복해하는 성격과 취향도 비슷해서 비싼 데이트를 하지 않아도 만족함



주변에서는 비웃지만 그래도 둘은 진심으로 행복했기에 그저 좋았음


유일하게 마음에 안드는 점이라면 본인과 상대의 외모겠지


솔직히 아무리 성격이 잘 맞는다해도 직관적으로 보이는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는 서로에게 암묵의 상처였음




축 쳐진 튼살, 튀어나온 똥배, 거친 피부와 머릿결은 후붕이와 후순이 둘 다에게 해당하는 요소였고


후붕이는 평범한 사이즈의 남성기를 가졌고 으레 상당수의 남자가 그렇듯 조루끼가 있어서 후순이를 만족시켜준 적이 없었음


후순이도 작은 가슴과 민감한 부위의 색깔 등 외적인 부분에 항상 불만을 가졌고 부끄러워했음



서로 못난 육체로 관계를 가질때도 상대의 몸을 보며 흥분하고 기대하기보단

서로 사랑하는 사람끼리 살을 부딪히며 성욕을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몸을 의무적으로 섞을 뿐이었음


그 부분은 서로 말만 안할뿐 항상 불만이었지만

다행인건 후붕이와 후순이는 스킨십을 목적으로 사귀는게 아니라, 서로의 내면을 위주로 바라보며 사귄다는 사실이지



덤으로 외모가 뛰어나지 않은 덕에 다른 이성이 접근하지도 않아 불안하지도 않았음


이 관계와 마음이 평생 지속되면 좋으련만 몇년이 지나자 슬술 후순이에겐 권태기가 옴

마음이 잘 맞는 덕에 다른 커플에 비하면 권태감이 적었지만

그래도 질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



주변에서는 아직도 후붕이랑 사귀는 거냐며 조롱섞인 칭찬을 하고,

권태감, 회의감, 생리통, 다른 선남선녀 커플에 대한 질투심, 주변의 눈치와 자격지심 등 신경질적인 요소가 겹치던 어느날


후순이는 후붕이에게 충동적으로 이별통보를 함


이렇게 못생긴 년놈들끼비리 비참하게 행복한 척 자위하며 살바엔 차리리 각자 사는게 더 낫다고 판단한 거지


후붕이는 그저 잠시 침묵한 후 덤덤히 이별을 수긍함


자신은 후순이를 정으로라도 데리고 살 마음이 있었지만

정작 후순이쪽에서 먼저 차버리니 잡을 명분이 없었음


요즘 후순이한테 뭘 잘못한건지, 본인과 함께하는 미래가 불투명했던 건지, 역시 이놈의 외모 때문인지, 본인의 육체로는 성적으로 불만족했던건지


후순이가 본인에게 실망한 이유는 추측한 남긴채 서로 갈길을 감






몇주가 지나자 후붕이는 이별의 아픔을 덤덤히 삼키고 평범하게 생활함

얼굴이 못생겼을 뿐 사회생이 부족한 건 아니었기에 일상에 복귀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었음



그러나 평범남보단 평범녀가 살기는 좋아도,

못생긴 남자보다 못생긴 여자의 삶이 더 비참하다고 했던가


못난 외모의 후순이는 후붕이랑 사귀던 시절에 비해 상당히 위축되어있었음


여자의 외모에 따라 호의가 달라지는 남사친들은 당연하고,

여자들조차 자기네 그룹에 분위기가 떨어진다며 은근히 눈치를 주며 후순이를 끼워주지 않았음


그동안은 항상 후붕이랑 같이 다녔었지만, 지금은 후붕이가 반 카스트 하위권인 아싸찐따 남자그룹과 어울리는 뒤로

지금은 후순이 혼자만 외톨이로 다님




서럽고 외롭지만 그렇다고 이제와서 후붕이랑 재결합하기에는 본인이 먼저 찬 입장이라 이도저도 못하고


후붕이는 자신에게 더이상 관심이 없어보이고,

그나마 동정심으로 데리고 다녀주는 착한 여자애들이랑 그룹을 짓는다 해도 보이지 않는 거리감이 있어서 항상 고독하게 생활함



후순이가 불편한 일상에 적응할 무렵,

후붕이에게 왠 이쁜 여학생인 후진이가 먼저 다가오고,

후붕이는 그 여자랑 즐겁다는 듯이 얘기를 나눔


주변에서는 후붕이랑 후진이랑 서로 사귀냐는 소문이 돌고

후진이도 후붕이가 마냥 싫지 않는 눈치임


후붕이도 처음엔 이렇게 이쁜 후진이가 못생긴 날 좋아할 리 없다며 부정하지만 후진이의 노골적인 노력에 서로 썸을 탐



후순이는 후진이가 후붕이랑 함께할 때마다 가슴이 답답함


어느날 이 질투심을 자각하고선 아직 후붕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는 걸 깨달음


그동안 외모로 차별하지 않는 후붕이의 조건없는 사랑을 질린다고 여겨서 차버리다니 백번 생각해도 멍청한 선택이었음


심지어 못생긴 본인이 다른 남자랑 이어질 가능성도 없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순간적인 충동에 화풀이하듯 이별을 고하다니


자존심이 상하긴 하지만 더이상 후붕이를 떠나보내기 싫어서 마음을 가다듬고 며칠 후 후붕이에게 찾아감



후순이는 위축된 모습으로 다시 옛날로 돌아가면 안될까?라며 재결합 의사를 밝히지만


후붕이는 이미 후진이랑 사귀고 있어서 안된다고 함


후순이가 어째서 그런 거냐고 묻고


후붕이는 후진이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알려줌





옛날에 후진이는 후순이처럼 못생겼었음


후붕이는 못생긴 후순이를 따듯하게 대하듯 차별없이 후진이한테도 잘 대해줬었음


그날 후진이는 비록 못생겼지만 마음이 따뜻한 후붕이에게 반해버림


그러나 후붕이는 이미 후순이랑 사귀고 있었음


주변에서는 못난이들끼리 사귄다고 놀렸지만, 후진이가 보기엔 후붕이와 후순이는 서로 외모가 아닌 마음으로 사귀는 터라

그 어떤 커플보다도 아름답고 고귀하게 보였지


게다가 외모가 아닌 마음으로 사귄다는 둘의 관계가 너무 부러웠음


자신도 후붕이랑 마음으로 사귀고 싶었지만 이미 후순이가 곁을 차지했기에 눈물을 삼키며 포기했지



시간이 지날수록 후순이는 그냥 못생긴 얼굴 그대로였지만

후진이의 외모는 점점 물이 오름


주변에서는 점점 이뻐지는 후진이에게 접근하는 사람이 믾아지고


후진이는 이 정도 얼굴이면 외모를 안 보는 후붕이조차도 외모만으로 반할 거라고 생각하며 행복회로를 돌림


그러나 후붕이는 수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못생긴 후순이랑 사귀고 있었음




후진이는 오히려 외모가 어떻든 한 여자만 바라보는 그 우직한 마인드에 한번 더 경탄하며


저 자리가 내것이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후붕이에 대한 짝사랑을 더욱 키우면서도,

슬슬 이미 여친인 후순이에게 후붕이를 넘겨주려고 미련을 버리려는 찰나


후순이가 후붕이를 찼다는 소문을 들음


후진이는 그 연유가 어쨌든 이것을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후붕이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단숨에 그의 혼란스런 마음을 뺏기로 함


후진이는 본인의 장점인 외모를 어필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후붕이에게 그런 건 역효과라고 생각하며,

본인이 못생겼던 시절부터 항상 친절하게 대해준 널 오래 전부터 좋아했다며 고백함


얼굴만 보고 접근하는 다른 남자랑 달리 후붕이 넌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점이 좋다고 하자

후붕이는 서로 마인드는 비슷하지만 외적인 조건이 다른 후진이가 후순이에 은근히 겹쳐보임


이젠 후순이를 잊은 줄 알았지만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는 것을 자각하며, 차라리 후진이랑 사귄다면 이 마음을 정리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후진이랑 사귀기로 함


게다가 후진이의 이쁜 외모는 남자인 후붕이에게 무시할 수 없는 요소였음


후붕이는 후순이와 사귀는 동안 오랫동안 억눌러 참아왔고 애써 부정하던, 우월한 외모에 끌린다는 생물학적 본능을 이젠 받아들이기로 함


아무리 얼굴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해도,

새로 사귄 여친이 전여친보다 이쁘다면 후붕이 입장에선 좋으면 좋았지 싫을 리는 없었지


심지어 후진이는 본인의 입으로 외모만 보고 접근하는 금태양같은 남자들은 싫다며 바람필 걱정은 추호도 하지 말라고,


오직 내면을 바라보는 후붕이 너처럼 나도 다른 남자는 거들떠도 안보고 후붕이의 마음만 볼 거라며,

순애를 장담해주는 약속도 함



얘기를 쭉 듣던 후순이는 도저히 본인은 후진이에게 마인드던 외모던 절대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며,

후붕이 앞에서 울면서 떠남






이후로도 후붕이와 후진이는 추남선녀 커플이라며 놀라워하는 남들 시선에 아랑곳 않고 행복하게 꽁냥거림


후붕이는 후순이랑 사귈 때 추남추녀 커플이라고 놀림받던 옛날보다 지금이 진심으로 행복해보였지 





후붕이는 후순이에게 그동안 상냥하지만 인위적인 미소를 지었다면,

후진이에겐 마치 외모에 만족하는 감정이 느껴질 정도로 진심이 드러나는 미소를 보였지




후순이는 그런 모습을 볼때마다

우월한 후진이에게 질투심이 나고, 

권태감 때문에 유일한 자신의 편을 차버린 본인에 대한 자괴감이 들고,

후붕이에 대한 배신감이 느껴지지만


그저 후진이가 자신과 같은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을 바라는 것 빼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