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다시 3개월이 지난 뒤의 일이다.


제우스가 겉으로는 모르쇠로 일관을 하면서도 아들 헤파이스토스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몰래 동분서주 하고 있을 때 주신의 


아내이자 제우스 다음 가는 권력자 겸 헤파이스토스의 어머니인 헤라는 식음 전폐를 한 지 어느 덧 3개월 째에 돌입하고 있었다.



"헤라 님..여기 괜찮은 열매라도 따 왔는데 조금이라도 드셔보는 게 어떨까요?"


"생각이 없구나..네가 먹도록 하거라.."


"그러면 공물로 바쳐진 소고기는 어떠신가요? 방금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윤기도 흐르고 맛도 좋아 보이는데 이거라도 드시고 


기운을 차리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괜찮으니라. 다른 애들과 사이좋게 나눠 먹도록 하거라."



그 외에도 각종 시종들이 몇 번이고 음식이나 음료를 권하며 헤라의 기분을 풀어주고자 했지만 그녀는 수 많은 권유에도 불구하고


힘 없이 거절을 하면서 모두 물러나도록 했고 그들 역시도 좀 처럼 기운을 차리질 못하는 헤라의 대답에 안타까운 시선으로 지켜본 뒤


조용히 물러갔다.



모두가 물러간 것을 본 헤라는 이내 누워있던 침대에서 앉은 모습으로 자세를 바꾸고 잠시 주변을 둘러 보고는 아주 작디 작은 자신의


모습으로 본을 뜬 돌 조각상 인형이 눈에 띄었는데 얼마나 방치를 해 두었으면 먼지가 한 가득 쌓인터라 누가 잘못 보면 먼지덩어리인


줄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녀는 자신이 그 아이에게 그 동안 어떤 일을 해 왔는가에 대해 생각에 잠기기 시작하는데,



과거 자신이 낳았던 맏이이자 장남이였던 헤파이스토스를 보기 무섭게 추남으로 태어난 것을 알고는 기겁을 하며 올림포스 밖으로 


집어던졌던 일.. 그러나 그 뒤에 뒤늦게 자신이 무슨 짓을 한 것인지 깨닫고는 이내 부랴부랴 구름을 타고 자식이 땅에 떨어지기 직전에


붙잡은 덕에 크나큰 참사는 면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부터 엄마로써 최악의 행동만 골라했던 기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하는데,



최대한 자식으로 대우를 해 주고 싶어도 너무나 못생긴 외모 때문에 자신의 아들이란 말을 하기로 꺼려했었지만 그 아이는 그런 점에 


있어서는 아랑곳 않은 모습을 보였기에 원래라면 더 잘해 줄려고 노력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여전히 거리두기와 더불어 딱히 자랑거리도 아니란 생각을 하며 살게 되던 중 어느 날 그 아이는 자신에게 줄 것이 있다면서


무언가를 건냈었다.


"어..엄마..이건 제가 만든 건데..부디 소중히 간직해 주셨으면 해요.."



이렇게 수줍게 말을 하며 건낸 그 물건의 정체는 다름아닌, 


아주 작디작은 자신의 모습을 본 떠 만든 돌 조각상이였는데 그 때 그렇게 칭찬을 해 주면서 좋아해줬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냥


받아 둔 시점에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서는 그대로 놔두고는 잊은 채 방치 해 두게 되었고 그 결과 먼지만 잔뜩 쌓인 채로 쓸쓸히


방치가 된 채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허나 그런 것을 신경을 쓰질 않으며 살던 헤라는 제우스와 관계를 가지며 아레스를 낳았고 장남 헤파이스토스에 비해 얼굴과 몸도


매우 월등하게 성장을 하면서 만족을 하게 해 주는 것 까진 좋았는데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성격이 점점 더 오만방자하고 개차반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였다.



더군다나 자신의 친형이자 장남인 헤파이스토스와 친하게 지내며 짗궅은 장난도 서스럼없이 하면서도 가끔 선을 넘는 짓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등 막나가는 수준으로 나가기까지 했지만 그럼에도 제우스나 헤라 두 명 모두 그럴 수도 있지 않겠냐는 식으로 거의 방관


하다 싶이 내버려 둔 결과 헤파이스토스는 점점 더 말이 없어져 가고 있었고 그럴수록 아레스는 더욱더 오만방자해져 가고 있었다.



그 점에서 헤라가 크게 후회를 하고 있었는데 정말로 자신이 그 때 조금이나마 개입을 하며 형제간의 우애를 돈독하게 했어야 했지만


어차피 애들은 다 그러고 크는 거라 생각을 하며 넘어간 것에 대해서 너무나도 괴로운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헤파이스토스는 자신을 방관한 부모와 늘 선 넘는 장난을 즐기는 동생 아레스의 그런 모습에 짜증도 날 법 했지만 내색도 않은 채로 자신의 공방을 따로 차리며 각종 무기와 장신구 등을 만들어 내는 길로 나가기로 하고 열심히 불을 피우고 쇠를 두들기며

24시간 쉬는 날 없이 땀을 흘리면서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우스가 또 다시 여신과 님프들을 대상으로 눈을 돌리는 것과 함께 바람을 피우는 정황이 포착이 되며 이를 따지며


항의를 하고 있었고 그러면서 제우스는 지나칠 정도로 질투심이 강하니까 많은 이들이 주신에 대한 존경심보다 두려움만 많아지는 거 


아니냐며 역으로 화를 내는 등 대판 싸운 일이 있었다.



그런 와중에 헤파이스토스가 조용히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렇게 싸우는 모습을 본 그 아이가 문득 끼어들며 이렇게 말했는데,


"아버지, 너무 심하신 거 아닙니까? 여태까지 그렇게 어머니 속을 썩이시는 분은 늘 아버지 아니셨습니까?"


"뭐라고? 네놈이 감히 어찌 그런 망발을 내뱉느냐!!"



헤파이스토스의 팩트 공격에 가까운 말에 발끈한 제우스는 그 길로 헤파이스토스를 걷어 차 버렸고 이 상황에서 헤라는 차마 말리지도


못했지만 어떻게든 찾으러 가는 시늉이라도 했어야 했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찾을 생각을 하질 않았고 기껏 한다는 생각은 그래도 그 아이도 신 중에 한 명이라 쉽게 죽지는 않았을 것과 함께 


굳이 찾으러 간다고 해도 어느 세월에 찾겠냐는 좀 많이 냉정한 생각 속에 한 동안 찾을 생각을 하질 않으며 그냥 때 되면 알아서 


찾겠거니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넘어갈려고 했었다.



그렇게 몇 년의 세월이 흘렀고 헤파이스토스에 대해 잊어갈 때 쯤 어느 날 한 성인이 된 남성이 자신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선물을 


보냈다면서 아름다운 황금의자가 올림포스에 온 일이 있었다.



많은 신들의 부러움과 함께 한 번 앉아나 보자는 식으로 앉아 본 결과 이상하게 옴싹달싹도 할 수 없으면서 신력으로 어떻게 풀고자 


해도 점점 더 조여오는 느낌 속에 이도저도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 선물을 한 자의 정체를 알고자 알아낸 결과 그 인물의 정체는


다름 아닌 자신이 한 동안 찾질 않았던 인물.. 자신의 아들이자 올림포스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었지만 외면을 해 버린 인물..


바로 장남 헤파이스토스가 보낸 선물이였다.



당연히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되겠냐는 신들의 회의에서 헤파이스토스를 어떻게든 데려와 헤라의 황금의자에 걸린 봉인을 풀고


최대한 좋게 달래면서 올림포스 일원으로 받아주면 어떻겠냐는 말에 헤라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이 찬성을 하면서 그가 걷아 차이며


떨어졌다던 렘노스 섬에서 그를 다시 올림포스로 복귀시킬려 했지만 그의 대답은 매우 냉담했다.



"주신께 걷어 차인 뒤 전 렘노스 섬에 떨어져 절름발이가 되었죠. 하지만 이 곳 사람들의 도움으로 대장장이 기술을 배워가며 나름 제 삶을 살았지만 그럼에도 절 버린 부모에 대한 복수는 잊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에 대해 주범으로 지목되었다고 하나 전 절대 후회하질 않습니다. 앞으로 평생 그 의자에 붙어서 살라고 하십시오."   



아버지 제우스를 주신이라 칭하며 명확한 거리두기를 시전하는 말 부터 시작해 심지어 자신을 찾지도 않은 모친이자 여신인 헤라에 


대한 언급은 아예 하지도 않으면서 되려 황금 의자에 붙어 살라는 말까지 할 정도로 헤파이스토스는 매우 독한 마음을 제대로 먹은 듯

 

했고 그 결과 올림포스 신들의 상황은 매우 난감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의자를 만든 것도 헤파이스토스고 그걸 풀 수 있는 이도 헤파이스토스라는 점 때문에 함부로 뭐라 이야기를 할 수도 그렇다고 


강제로 어떻게든 해 볼 수도 없는 상황에서 아레스가 앞장 서더니 발끈하며 말했다.


"지금 저 따위 되도 않는 행패를 두고 보자느 말입니까! 저에게 맡겨 주시면 바로 두들겨 패서 질질 끌고 올 것이며 그 일은 

제가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병장기를 챙긴 뒤 그대로 갔지만 돌아온 건 멍 들어서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 아레스의 모습을 봐야 


했고 결국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지혜를 빌려 포도주를 통해 꼬드긴 뒤 잠에 빠진 틈을 이용해 올림포스로 데려오게 된다.



그러나 술에서 깬 헤파이스토스가 본 광경은 주변에 올림포스 신들의 간절한 눈빛과 더불어 제우스조차 그런 아들에게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였는데,


"내가 그 때..잠시 화가 좀 많이 나서 널 걷어찬 건 미안하다만 이번 만큼 딱 한 번만 참고 의자의 봉인을 풀어주면 안 되겠느냐..?

이렇게 머리를 숙여 부탁을 하겠다."


주신이 이렇게까지 하는 마당에 그 이상 고집을 피우고 싶어도 주변에서 꾸준한 시선이 쏠리는 마당 속에 헤파이스토스는 한숨을 


푹 쉬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현재 제가 공방을 떠나서 그 곳 사람들이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만약 제가 이 의자의 봉인을 풀어드리면 공방에 거주하고 있는 그들


후손대대로 신의 권능를 받으며 보호받을 수 있게 해 주시고, 공방의 일이 더욱더 잘 되게 해 주실 것과 마지막으로 저도 올림포스의


신 중의 한 명인 만큼 그 일원에 넣어주셨으면 합니다. 만약에 제가 제시한 내용을 하나라도 거절하신다면 앞으로 황금의자 봉인은


영영 풀 길이 없을 겁니다."



헤파이스토스의 완강한 고집 앞에 결국 제우스는 합의를 봤었고 합의 보기 무섭게 렘노스 섬의 강한 신의 권능와 수명 연장과 더불어


무병 장수와 공방 업그레이드 등 각종 모든 권능을 다 걸어준 것을 확인한 헤파이스토스는 그 길로 망치를 들더니 가볍게 몇 번 


치는 것을 끝으로 봉인이 해제가 되어 버렸고 헤라는 죽다 살아난 기분 속에서 헤파이스토스를 노려봤지만 전혀 아랑곳 않으면서


제우스와 악수를 하는 것을 끝으로 모든 일이 마무리 짓게 되었다.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이 다시 흐른 뒤 올림포스 일원으로 등극이 된 헤파이스토스는 여전히 일에만 몰두하고 신들을 위해 각종 무구와


장신구들을 만들어 주었고 깔끔하고 완벽한 그의 작품에 올림포스 신들 외에도 그리스 전역에 있는 다른 남신과 여신들도 그런 그에게


의뢰를 넣었고 시간이 빡빡할 때도 있었지만 24시간 풀무질을 멈추질 않으며 꺼지지 않는 화로 속에서 열심히 두들기면서 의뢰품을


완성을 한 뒤 배송까지 완벽하게 하기까지 한 시점 속에서 수 많은 이들의 신뢰 속에서 그에게 축하하게 될 일이 하나 생겼는데


바로 올림포스에 거주 하고 있는 여신 중 최고로 아름답다 알려진 아프로디테와 결혼을 하게 되었고 날도 좋은 날 골라 잡은 뒤 


어느 덧 결혼날까지 다가오게 되었다.



수 많은 이들의 축하와 귀여운 질투와 시기를 적잖게 받으면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지만 유독 헤라만이 그런 아들의 모습을 전혀 


탐탁치 않게 쳐다보면서 차라리 저런 애보다 차남 아레스에게 주선을 해 줬다면 참 좋았을 것을 이란 가정의 여신 타이틀에 걸맞지


않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국 얼마 가지 않아 헤파이스토스와 아프로디테의 파국이 빨리 오게 될 줄은 몰랐었다.



결혼을 한 지 몇 달이 지난 이래 자신의 생각대로 차남 아레스와 형수 아프로디테의 불륜 관계를 헤파이스토스가 황금 그물로 


그들을 엮어 버리는 함정에 빠지게 한 뒤 그들을 토대로 공개 망신을 준 사건이 일어나게 되었고 이 일에 대해 헤파이스토스는 평소


잘 내지도 않을 것 같은 화를 불 같이 내며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제가 일이 바쁘다고 한들 한 가정의 어머니이자 형수 되는 여자가 어떻게 자신의 시동생과 이렇게 뻔뻔스레 불륜을 저지를 수 있단 말입니까! 이 상황에 대해 강력한 엄벌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바 이니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그러나 그의 열변에 대해 반박을 한 신이 있었으니 바로 헤파이스토스의 어머니 헤라였다.


"네가 조금 더 아내를 신경을 써 줬더라면 이런 사단까진 오질 않았을 것 아니냐? 그런데 너는 정작 한다는 일이 이런 식으로 또 함정이나 파서 망신이나 주는 걸 즐기는 걸 보니 이 애미를 황금 의자에 봉인시키며 묶었을 때랑 다를 바가 없어 보이는구나."


솔직히 이럴 때 이런 소리를 하는 건 미친 개소리나 다름이 없었음에도 다른 신들은 그 누구 하나 그녀 말에 반박을 하질 않았고


헤파이스토스의 얼굴은 확 굳은 상태에서 헤라를 빤히 쳐다보았다.


하지만 헤라는 전혀 멈출 생각이 없는 듯 말을 이어가는데,


"네가 정말로 생각이란 게 있었다면 차라리 시간을 내며 따로 이야기를 해 보지도 않고 함정으로 잡아 두면서 이렇게 고발을 하는 

상식은 내 오랜 세월동안 살아오면서 이런 건 듣도보도 못했다. 그럼에도 넌 아무렇지 않게 그럴 수 있는지 그저 궁금할 따름이구나."


이 정도면 그냥 미쳐 돌아간 거 아닌가 싶을 정도였고 헤파이스토스는 점점 더 굳어가는 얼굴 속에서 다른 신들을 쳐다봤지만 딱히


반대를 하거나 옹호를 하거나 하는 분위기도 아닌 시점 속에서 결국 일은 흐지부지 되었고 최종적인 판결로는 아레스가 헤파이스토스


에게 한 동안 공방에서 꾸준히 일을 해 주는 것과 아프로디테는 한 동안 공물을 받지 않고 조용히 신전 구석에서 지내는 것을 토대로 


마무리 지어 버리며 넘어가 버렸고 결국 헤파이스토스만 새 된 기분으로 마무리가 되는 듯 해 보였지만 헤라는 아무래도 좋았다.


어찌되었던 간에 과거 자신을 그렇게 망신을 준 아들에게 이렇게 역으로 엿을 먹인다는 것 만큼 통쾌한 건 없었다 생각이 들었고


다음에도 이런 일이 있다면 자신의 권위를 통해 어떻게든 찍어 눌러 버리겠단 생각 속에 살게 되었는데 얼마 후 아레스와 아프로디테


지속되는 불륜 사실에 너무나도 힘들다는 호소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정말로 모든 걸 내려 놓는 것처럼 말을 하다가 한숨을 쉬고 심지어 눈물까지 흘리며 제발 좀 아레스와 아프로디테 좀 제대로


이야기를 해서 중재를 해 달라고 했지만 헤라는 매우 냉담해게 말을 꺼냈다.


"그건 다 네가 못나서 그런 거다. 네가 못나질 않고 네 동생의 반의 반만 닮았어도 지금 네 아내는 너만 바라보고 살았겠지.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네가 그렇게 잘난 게 뭐가 있더냐? 그냥 뜨거운 불에다 쇳덩어리나 두들기고 있으면서 집에도 잘 안 들어가는 널

누가 사랑해 주겠니?"



되려 차남이자 동생 그리고 그런 며느리 편만 주구장창 들며 헤파이스토스에게 면박을 주게 되었고 결국 그는 모든 면박을 듣고는 


그대로 일어서며 힘이 빠진 모습을 토대로 나가는 것을 매우 통쾌하게 여겼었다.


결국 본인이 아무리 뛰어난 대장간의 기술이 있었다고 한들 자신이 권력자로 등극해 있는 한 이런 식으로 되려 편파적인 면을 보이니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못하는 것이 이렇게 속이 후련할 수가 없었다는 기분 속에서 신전의 올라오는 공물을 맛을 보면서 다음에는 


어떻게 엿을 먹일까..라는 고민을 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물론 그 때는 진짜 헤파이스토스에 대한 대우가 부당하다 생각은 전혀 하질 않았었다.


자신이 이렇게 거지 같이 상담을 해 줘도 딱히 불평불만을 표 하질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결국 참다 못한 헤파이스토스가 공방을 접겠다는 말과 함께 떠났다는 소식을 뒤늦게 알았을 때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자신들의 일원 중 하나로 살려면 결국 다시 돌아오기 마련이라 생각하고 나중에 돌아왔을 때 낯간지럽지만 조금이나마 위로


정도는 해 주면 고분해지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신경을 전혀 쓰질 않았던 헤라였다.



그러나 그 시기가 3개월이 지나고..3개월이 지나 반 년 가까이 되었을 때 마음 속에 점점 더 불안함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평소 같았으면 빨리 돌아와 이제라도 함께 일을 하고 싶다며 이야기를 했어야 할 상황에 돌아온다는 조짐은 커녕 코뺴기도 안 보이고


있으니 불안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미 예약을 넣었던 물건들이 오질 않자 공방에 찾아갔으나 문을 닫았다는 소식에 많은 남신과 여신들이 몰려오더니 제발 좀


헤파이스토스 좀 돌아오게 해 달라고 사정을 하는 사례까지 빈번했는데 당연한 말이겠지만 헤라가 헤파이스토스의 모친이니 아무리


공방을 그만뒀다고 한들 최대한 찾아서 이야기를 좀 한다면 마음을 돌려서 다시 공방을 시작할 수 있지 않겠냐는 작은 희망에서


나온 행동들이였다.


그렇지만 헤라가 할 수 있는 건 일단 소식통을 보내서 최대한 알아볼테니 기다려 달라는 말과 함께 자신도 제우스처럼 몰래 소식통을


보내며 아들 헤파이스토스의 소식에 동분서주를 하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으나 정작 돌아온 소식통에 의하면,


"헤파이스토스 님의 신력이 느껴지질 않습니다."


"비슷한 신력이 있어 가 보면 전혀 다른 사람이구요."


등등 이런 소식만 듣게 되고 그런 와중에도 남신과 여신들이 찾아오면서 빨리 헤파이스토스 좀 불러 달라고 난리까지 치는 형상이니


그녀 입장에선 안 돌아버리는 게 이상할 지경이였고 그 결과 결국 식은 전폐까지 불사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던 것이였다.



그리고 현재 지금.. 자신을 위해 만든 작은 돌 조각상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던 그녀는 이내 먼지를 훌훌 털어 놓고는 그대로 꼭 쥐면서


말을 하는데,


"미안하구나..이 어미가 너만큼은 어떻게든 위로해 주고..지켜줬어야 했는데..흐흑...미안하다..미안해.."



라며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아들에 대한 미안함을 표했지만 현재까지도 복귀를 않고 있는 헤파이스토스 귀에 들릴 리 만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