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겨우 써냈습니다...

슬슬 힘이 받치네요....

장편 쓰는 게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이 글 덕에 형사보상금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네요...

그 동안 누명쓰거나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풀려난 경우 그 사람의 생활은 어떻게 되나 생각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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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


서미래를 태운 운전기사는 골든썬 컴퍼니로 향했다.

운전기사는 불안한 서미래의 모습을 측은하게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가 어린시절부터 봐온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윤철이란 사람이 그녀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헌신했는지를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김대일 때문에 저렇게 변해가는 서미래가 측은하면서도 불안하게 느껴졌다.

교도소 입구에서 그를 어떻게든 차에 태우려고 하는 서미래의 모습에는

누가봐도 불안한 광기가 보였었다.

윤철 역시도 당시 자기가 그녀의 차에 탔다면 정말로 집에 끌려가 감금되었을거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건 그녀의 운전기사도 마찬가지였다.

왜냐하면 지금도


"철이를 다시 되찾을거야....

 난 이제 철이 없으면 못 살아....

 다 그 놈들이 나쁜거야...

 그 놈들이 철이 인생을 망쳤어...

 그 놈들한테 다 떠넘길거야..."


서미래가 지금도 저 말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편


대학을 자퇴하고 나온 윤철은

버스에 다시 올라탔다.

대학에 자퇴서를 내고 나올 때 윤철은 홀가분함을 느꼈다.

서미래 눈치만 보던 교수들

제대로 된 사정도 모르는 채 김대일에게 편승한 그 곳 학생들과 대학 직원들

겉으로는 대학을 위한다면서 불편한 사태에 직면하면 자기 좋을대로만

해석하며 지레짐작만 하던 학생회장

이제 다 안 봐도 된다라는 생각이 윤철의 머리속을 덮었다.

그 곳을 나가면 갈 곳이야 많고 편입할 곳이야 많다.

지금의 윤철의 성적을 생각하면 다른 대학의 편입은 문제가 없다.

자기는 뭐가 됐든 무고하게 누명을 쓰고 교도소까지 갔었던 몸인데다

대학의 처지를 생각하면 윤철은 자신이 자퇴하는 걸로 

대학의 상황을 더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윤철은 생각했다.

누명을 쓴 학생을 옹호나 변호조차 안 해주고 퇴학처리한 대학인데다

그 대학부터가 서미래의 집안 그룹에 후원을 받으며 오만을 떨던 곳이었으니

이번 일로 사실상 그 대학은 끝난거나 다름없었다.

설령 편입한 대학이 자신을 그 대학의 저격을 위한 상징으로 쓰게 될 지라도

윤철은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복수를 떠나서 

자신은 이제 그 대학 사람이 아니니 그 대학의 처지를 더 신경 쓸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윤철은 창가를 보다가 익숙한 길목이 보이기 시작했음을 알게 되었다.


"여긴...우리 동네 길목이네..."


익숙한 길목이었기에 윤철은 바로 알았다.

그리고 다른 상황도 깨닫게 되었다.


"아...그러고보니...이제.."


조금 전 이 버스를 탄 걸로 지갑에  얼마 남아있지않던 돈까지 전부 써버렸다는 것이었다.


"돈...이제 없구나..."


돈이 없다는 현실을 맞이했다.

모든 것에서 멀어지려 했지만 현실은 현실이었다.

돈이 없으니 혼자 잘 곳도 찾을 수 없었다.

이윽고 윤철은 창가를 보다가 눈쌀을 찌푸리다가 이내 정차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한 정류장에서 내려서 어딘가로 향했다.


'괜찮아...어차피 한 번은 가야 했어...

그리고....언제든지 나가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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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썬 컴퍼니


서미래의 아버지의 RG그룹만큼은 아니지만 대한민국에서 나름 이름있는 기업이다.

특히 이 기업의 대표인 김대영은 사회에서도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오늘의 기업인에도 자주 올라오는 인물이었고

실제로도 선한 성격의 인물이었다.

한 때 탈세의혹으로 조사 받았었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고 풀려난 적도 있었다.

사유는 정말로 탈세가 아니라서였다.

그 정도로 김대영은 뒤가 구린 두 얼굴을 가지는 기업형 인간들 중에서도 보기 드문 선인이었다.

하지만 지금


"어...어떻게 이럴 수가...."


그는 지금 자신이 일궈온 모든 것을 잃을 상황에 처해 있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정말 소중히 키워온 작은아들의 손에 의해....

김대영은 지금 RG그룹의 외동딸인 서미래를 마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서미래는 어떤 핸드폰을 들고 김대영의 앞에 선 채 핸드폰 속 통화내용을 틀고 있었다.

핸드폰 안에는 어떤 내용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목소리의 주인인 자신의 아들인 김대일이었다.

거짓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김대영은 이에 부정조차 하지 못했다.

이유는 그 핸드폰의 주인이 다름아닌 자신의 작은아들인 김대일이었기 때문이다.


"자식을 어떻게 키웠으면 이딴 쓰레기가 당신 같은 인간한테서 나오는지 참 궁금할 지경이네요."


"어...어떻게 내 아들이...이런 천인공노할 짓을..."


상황을 파악하질 못하는 김대영에게 서미래는 김대영의 사정따위는 집어치운 채 자기 말을 했다.


"그게 중요한게 아닐텐데요? 

 전 당신의 지금 처지나 아들 걱정을 들어주려고 온 게 아닙니다.

 제게 지금 중요한 건 당신 아들이 한 짓과 그에 대한 책임이죠.

 제대로 지게 할 겁니다. 난 당신도 용서가 안 되니까

 김 사장님이 그 자식 관리만 잘했었어도 이런 일은 없었으니까...

 자식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지도 몰랐다는 게 난 믿기지가 않아서 말이죠."


김대영은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자신의 아들의 핸드폰이라는 결정적인 증거가 눈앞에 있어서 그것마저 할 수가 없었다.


"아...아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 와중에 그 버러지가 아직도 아들로 보이고 걱정은 되시나보죠?

 걱정마세요. 저희가 잘 데리고 있으니까....

 다만 몰골은 절대 좋다고 말할 수는 없겠네요."


"모..몰골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니..."


"아직도 상황 파악 안돼?

 5개월....당신 아들이 누명 씌운 한 사람이 감옥에 억울하게 갇혔던 시간이야...

 그리고....내가 당신 아들 새끼한테 놀아나서 그 사람을 범죄자로 만들었던 시간이야....

 그럼 그 죗값을 치뤄야하지 안 그래? 

 자식의 잘못은 부모가 갚는 거 잖아?

 예를 들면 이 회사 상장 같은 거라던가...


그 말에 김대영의 몸이 얼어붙었다.

서미래는 그렇게 말하고는 사장실 출입문을 열었다.

그리고 고개 돌려 김대영에게 말했다.


"조만간 저희 그룹 사람이 여기로 올 겁니다.

당신 아들과 함께....

그 때는 당신 아들의 죄를 속죄할 충분할 댓가를 내놓기를 기대하죠.

이 정도도 감사한 줄 아시기를.

억울하다면 당신 아들한테나 따져."


서미래는 그렇게 말하고는 사장실을 나갔다.

그 자리에는 김대영 혼자 남아 주저앉은 채 허탈함을 비추었다.

힘들게 일궈온 회사였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자신이 아끼고 사랑해준 아들에 의해 

잃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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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윤철은 버스에서 내려 한 집에 도착했다.

그 집은 윤철의 눈에도 익숙한 곳이었다.

그도 그럴게 자신의 집이었기 때문이다.

윤철은 익숙하다는 듯이 비밀번호를 치려고 손을 댔다.

처음에는 어떤 번호를 떠올리다가 이내 다른 번호를 쳤다.

문이 열렸다.

그 모습에 윤철은 씁씁하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번호 바꿨네...."


그가 기억하던 집 현관의 비밀번호는 윤철 본인의 생일월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의 여동생인 윤다빈의 생일로 바뀌어있었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쳤었는데 

현실로 돌아와버렸다.


"하..하하..이럴 줄 알았어...가족은 니미 얼어죽을..."


문이 열리고 들어온 집은 불이 다 꺼진 채 였다.

학교에 있을 여동생은 그렇다쳐도

부모라는 인간들조차 있질 않았다.


"차라리 잘 됐지...얼굴 보고 붉힐 일 없을테니..."


윤철은 집에 들어와 자신의 방에 들어갔다.


"기대를....않하길 잘했네...."


방에 들어간 윤철이 말했다.

방 안은 대부분이 치워져있었다.

마치 윤철의 존재가 이 곳에 없었다는 듯이...


"그래도 다행이야...언제든 여길 나갈 수 있다는 생각....

 계속할 수 있으니까....

그래도 통장...없으면 곤란하겠지..."


윤철은 그대로 다시 거실로 돌아와 서랍을 뒤졌다.

자신의 집에 통장은 모두 한 곳에 모아두었었다는 걸 윤철은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윤철은 


"찾았다."


자신의 통장을 서랍 제일 안쪽에서 찾았다.

원래 이 통장은 학교를 다니면서 윤철이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쟁여두던 통장이었다.

모두 서미래하고의 데이트나 선물을 사주기 위해 모아둔 것이었다.

서미래에게 선물했던 반지도 이 돈으로 산 거였다.

이제는 무의미할 뿐이지만....


"이거면 돼.

 한동안 돈 걱정은 안 해도 돼."


그러던 중 윤철의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을 꺼내보니 법원이었다.

전화를 받자 사무원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윤철씨 되십니까?


"그렇습니다만?"


-아. 다름이 아니라 형사보상금 건으로 연락을 드렸습니다.

 이번의 건으로 본의 아니게 누명을 쓰시고 수감이 되셨으니

 정부에서 위로의 차 형사보상금을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전화내용을 들어보니 김대일의 건으로 인해

억울하게 수감된 것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에 입은 피해로 형사보상금을 건네기로 한 것이었다.

모든 내용을 다 듣고 절차를 설명 받은 윤철은

연락을 마친 뒤 은행에 전화를 걸어 확인까지 받고 나서 전화를 끊었다.

자신도 모르는 새에 거금이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한동안은 돈 걱정은 없겠네..."


윤철은 이 집에 그나마 남아있는 자신의 것을 챙기고 현관으로 향했다.

그 때


"어?"


현관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곳에는


"처...철이..철이니?"


한 때는 그리웠지만 이제는 그저 외면하고 싶은 존재인 

그의 부모가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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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누명이 밝혀지고 난 후

윤철의 부모는 서미래가 아들을 데리고 오기를 기다렸다.

자신들도 나오겠다 했었으나

서미래가 둘을 간곡하게 말리며 집에 계시라는 말과 함께

몸 성히 안전하게 데리고 오겠다고 약속까지 했었다.

그런 서미래의 말에 두 사람은 수긍했다

서미래의 말을 믿었기에 그랬지만

한편으로는 아들을 믿지 못했기에 아들앞에 얼굴을 보일 자신이 없어서였기도 했다.

하지만 서미래의 차를 타고 돌아왔어야할 아들이 

돌아오지 않자 기다리다 못한 두 사람은 집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었다.

제일 먼저 대학으로 향했었다.

이유는 아들이 자주 가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대학에 도착했지만


"이...이게 대체..."


대학의 분위기는 심히 어두웠었다.

특히 건물에 들어서면서 그 기운이 세졌었다.

아들의 대해 무언가 알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두 사람은 대학 인사과로 향했다.

그렇게 가던 중 한 곳에 사람들이 몰여있는 것을 보았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무리의 사람들의 소리가 커져갔었다

마침내 제일 가까이 있을 때 들린 소리는 고함소리였고

장소는 학생회장실이었다.


"이제 어떡할겁니까!"


"우리 대학 이제 똥통된거잖아!"


"학생회장은 뭐 했어!

 교수들 말이 다 옳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이거 어떡할거냐 말이야!"


일부 학생무리가 학생회장실 앞에서 언성을 높이고 있었고

문을 막는 학생회 일원들이 학생들을 진정시키고 있었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않았다.


"지...진정해주세요. 지금 회장께서도 방도를 찾으시려고..."


"이제와서 방도를 찾으면 뭐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냐!"


"학생회장 나와! 나와서 그 잘나신 변명 늘어놔보라고!"


"너랑 교수 새끼들 때문에 우리대학 똥통되게 생겼잖아!"


"엄마 아빠한테 이제 어떻게 말해야 되냐고!"


"방도가 아니라 책임을 지란 말이야!"


계속 언성을 높이는 이들을 지나 윤철의 부모는 인사과로 갔다.


"저기..."


문을 열고 들어간 곳을 윤철의 어머니가 바라보자마자 그녀는 흠칫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곳은 완전 초상집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찾아온 사람을 보고 


"아..네..."


조금 전에 윤철에게 자퇴서를 받은 인사과 여성 직원이 다가왔다.


"무슨 일로 오셨죠....?"


두 사람 눈에 보인 그녀는 한 눈에 봐도 초췌해보였고

모든 걸 다 잃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눈에 보인 인사과 사무실 뒷편에는 그녀를 노려보는 일부 직원들이 보였다.

그 눈에는 마치 다 너 때문이야라는 듯한 말이 들리는 듯 했다.

그런 그들에게 눈을 돌리고 다시 그 직원에게 향했다.


"무슨 일로 오셨나요...."


그녀의 질문에 윤철의 아버지가 말했다.


"실은 윤철학생에 대해 물어볼 게 있어ㅅ..."


그러나


"이미 자퇴했습니다."


"네?!?"


"출소하자마자 이 곳에 온 거 같아요...

 이미 자퇴서를 제출하고 대학을 나갔습니다."


그녀의 대답에 아들이 나온 것을 두 사람은 확인할 수 있었다.


"일단 집으로 돌아갑시다. 나왔다니까 그럼 집이라도 가서 기다려봅시다."


"네에...그래도...그 때 출소 때 나가기라도 했었으면..."


그렇게 두 사람이 나가려던 중 조금 전 여성 직원이 그들을 잡듯이 말했다.


"저기...혹시...윤철 학생 부모님이신가요?"


그 말에 두 사람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 우중충했던 분위기의 사람들이 두 사람이 서 있는 창구로 몰려왔다.


"제발 아드님께 다시 생각해달라고 전해줄 수 있나요?"


"저희가 지금 일자리를 잃으면 꼬리표 붙어서 어디 취직도 못 합니다."


"제발...제발 부탁드려요....아드님께 사죄할테니까 제발 돌아와달라고만 전해주세요..제발.."


갑자기 보이는 태도와 미쳐있는 듯한 모습으로 직원들이 두 사람에게 애원하듯 말했다.

이들 입장에서는 이미 윤철이 자퇴해서 서미래에게 찍혔으니 인생이 끝난거나 다름없었다.

다른 곳에 취업하려고 해도 서미래에 의해 무고한 학생을 저버린 대학 직원들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상황이었다.

그랬기에 윤철의 부모에게 애원하듯 매달렸었다 하지만 이런 그들의 사정을 모르는 윤철의 부모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고

달라진 이들의 모습에 두려움만 느낀 채 인사과를 벗어나 대학 출구로 향했다.


"더...떠오르는 곳..."


"없어요..."


대학을 벗어난 두 사람은 정처없이 거리를 걸었다.

서로 아들이 갈만한 곳을 물었지만 지금으로서는 대학밖에 떠오르지가 않았었다.

그럴 때마다 아들을 사랑했다고 말하지만 아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지내왔었다는 생각에 후회만 차올랐었다.

나중에는 자신들이 아들을 사랑했나라는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었다.

아들을 사랑했다면서 아들의 말을 믿어주지 않은 자신들이 아들을 사랑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자신들은 아들이 갈만 곳조차 떠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비참했다.

저주스러웠다...자신들이...아들을 믿어주지 못하고 타인의 말만 믿어온 자신들이...

그들의 말에 움츠러들어 그들의 말에 편승한 자신들이...


"돌아갑시다..."


"네에..."


그렇게 말하고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갔다.


"다빈이는..?"


"학교에서 철이 얘기로 끝낼 일이 있다며 조금 있다 온대요..."


서로 대화를 하던 중 어느새 집에 도착해있었다.

늘 있는 일처럼 문을 열고 들어갔다.

들어가면 자신들을 제외하면 아무도 없을 집으로

그러나 오늘은 좀 달랐다.

현관통로 앞에


"처...철아..철이니?"


그토록 보고 싶던 아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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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등학교


"그럼 이 사건이 모두..."


학교에 윤철의 건으로 냄새를 맡은 기자가 찾아왔다

그 학교는 윤철의 여동생인 윤다빈이 다니는 학교였고

윤다빈은 자신에게 오는 기자를 보고 인터뷰에 응했다.


"네. 오빠를 범죄자로 만든 김대일과 이 학교에 학생인 이지민이 같이 저지른 범죄예요.

전 그거 때문에 오빠를...."


고개를 떨구는 윤다빈의 모습에 기자가 그녀를 위로하듯 말했다.


"괜찮습니다. 다빈 학생 잘못이 아닙니다.

그럼 그 김대일이 혹시 제가 아는 그 골든썬 컴퍼니의 그 김대영 사장의 아들인 김대일이 맞는 게 확실하죠?"


"네 맞아요."


"그럼 이 내용을 어떻게 다빈 학생같은 일반인이 알고 있는지도 말해줄 수 있나요?"


"저희 오빠가 미래 언니랑 한 때 친했어요.

 오빠가 누명이었다는 걸 미래언니가 말해주었고요.

 미래 언니가 힘을 써준 덕분에 오빠가 풀려날 수 있었고요."


기자는 윤다빈의 말을 하나하나 자신의 수첩에 적어나갔다.


"일단은 알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아픈 기억일텐데 이 정도로 협조해주셔서.."


기자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때


"아니예요..."


윤다빈이 말하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그 곳에는 눈은 죽은 채 입은 웃고 있는 윤다빈이 앉아있었다.


"저는 오빠만 돌아오면 되요....그리고...그 빌어먹을 범죄자 년놈들이 처벌 받을 수 있다면 상관없어요.

 오빠를 그 지경으로 만든 사람들 반드시 제 말로 처벌 받기를 원해요...그래서 응했으니까요..."


왠지 모를 소름끼치는 모습에 기자는 가벼운 인사를 하고 학교를 나갔다.

문을 열 때도 기자의 귀에는 뒤에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지민...넌 이제 끝이야...너도 고통받아야 돼...너도...다 잃어야 돼....'


기자는 그런 윤다빈을 뒤로한 채 상담실을 나와 학교를 빠져 나갔다.

하지만 기자는 꺼림찍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나저나 이상하단 말이야...윤철의 집안은 평범한 집안인데 어떻게 그런 재벌집과...

 그리고 어떻게 서미래가 윤철이 누명이었다는 걸 제일 먼저 알아냈지...

 조금 전에 학생은 김대일의 소행이라고 말하지만...이 사건...혹시....


그렇게 생각하던 기자는 한 가지 추론을 했다.


'서미래도 관련이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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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현관 앞


윤철은 문을 열고 들어온 자신의 부모와 마주쳤다.

조금은 당황했었다.

조용히 나가려 했는데 이렇게 마주쳐버려서..


"처..철아..철이..내 아들...무사했구나...."


그러는 사이 윤철의 어머니가 그에게 다가가려 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춰요."


윤철은 차갑게 그녀의 손길을 거부했다.


"처..철아.?"


"저한테 다가올 자격 있으시다 생각하세요?

 본인들이 한 짓 잊으신건 아닐텐데 말이죠?"


그 말에 윤철의 어머니의 눈이 흔들렸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윤철의 아버지도 할 말이 없는지 고개를 떨구었다.

그런 둘의 모습을 보던 윤철은 한 마디를 했다.


"일단 거실로 좀 가시죠.

 어디 그 입으로 얼마나 알량한 변명거리를 하실지

 조금은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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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어느 창고


"억! 허억! 컥!"


한 남자가 구타를 당하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김대일

여러 사람의 인생을 가지고 놀고 파멸시킨 장본인이었다.

그는 서미래에게 모든 진실을 들키고 난 후

서미래의 가드들에 의해 끌려가 이 곳에서 구타당하고 있었다.

서미래의 지시는 이랬다.


"기절할 때까지 패고

기절하면 물을 뿌리든 다시 일으켜 그리고 치료해주고

치료하고나면 다시 패."


그 과정이 반복하보니 김대일의 꼴은 만신창이가 되어갔다.

그렇게 지쳐가던 중

창고문이 열렸다.

열리고 들어온 사람은 서미래였다.


"풀어."


그녀의 지시에 가드들이 그를 집어던지듯이 내팽겨쳤다.

부들거리며 고개를 든 곳에는 서미래가 있었다.


"미...미래..서...미래..."


"일어나 이제 풀어줄게."


"뭐..무 ㅓ라고..?"


"일어나서 나가."


서미래는 반시체나 다름없는 김대일에게 말했다.

하지만 부상 때문에 잘 움직이질 못하자

서미래는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가드들에게 턱짓을 했다.

그러자 가드들이 김대일을 들쳐매고는 창고 밖으로 내던졌다.


"억!"


"난 분명 풀어줬어. 이제 나가. 나가서 두 번 다시 내 눈에 띄지마."


김대일은 서미래를 두려움 섞인 눈으로 보다가

이내 도망을 쳤다.

그 모습을 보며 서미래는 비릿하게 웃었다.


"그래 그렇게 도망가 김대일.

하지만 이제 이 나라에서 널 위해주는 곳은 없을거아.

그걸 네가 인지하는 순간 

그 때 다시 널 이 지옥으로 쳐 넣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