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판타지물에서 후순이나 후진이가 후붕이 개같이 굴리다가 토사구팽.



평소 후붕이는 약해 빠졌지만 자상하고 상냥하면서도 남의 처지를 잘 생각할 줄 아는 평민이고, 후순이랑 후진이는 한 명은 귀족, 한 명은 소꿉친구.


후붕이의 태도가 너무 당연시되는 상황 속에서 그런 것들의 소중함을 못 느끼고 후진이와 후순이는 던전 같은 곳에서 후붕이를 미끼로 쓰던 일부러 혼자 두고 나오던가 함. 혹은 그 둘이 위험한 상황일 때 후붕이가 몸을 던지던지.


이후 후붕이가 천천히 죽어가면서 주마등이 스쳐지나가듯 인생을 되돌아보고 호구처럼 취급될 때도 주위 사람들에게 착하게 대했던 자신의 삶에 방식에 의문을 품으면서 다음 생이 있다면 그러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


그러던 도중 절체불명의 힘을 얻고 던전 안 속에서 겨우 죽다 살아남. 하지만 그럼에도 위험한 곳에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기에,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서 처절하고도 처절한 싸움을 지속해나감. 싸움 중에 신체 부위가 절단된다던가 내장이 파열된다던가 몸통이 도넛 모양이 된다던가 등등.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 절체불명의 힘이 후붕이를 되살림. (물론 고통은 여전하고, 신체가 회복될 때 엄청난 고통을 수반.)


이후 년 단위로 꽤 많은 시간이 흐름.


후붕이는 죽어갈 때 얻었던 교훈으로 상당히 자비없고 잔인한 성격을 지니게 됌. 미친 개새끼마냥 보이는 놈들 싹다 모가지 댕겅 이런 느낌보다는, 평소 과묵하고 활동을 잘 하지는 않지만 한 번 활동할 땐 잔혹할 정도로 무자비함을 보여주는 거지.


그 세월 동안 후순이와 후진이는 점차 그의 빈자리를 느끼다가 결국 자신들이 잘못했음을 깨닫고 뒤늦게 엄청난 후회를 하기 시작함. 후붕이를 버렸던 날에 대한 건 물론이고 평소 거닐었던 거리나 사소하게 이야기했던 때 등등을 회상하면서.



그러다가 후붕이가 어떻게든 지상을 나와 몇년째 잔혹하지만 자신의 신념대로 괴물이던지 사람이던지 이정족이던지 상관없이 죽이고 다녀서 대륙 전체에 악명이 퍼짐.



그런 소식을 들은 그녀들은 악명의 주인이 후붕이인 줄 모르고 토벌에 나섬. 시간이 꽤 흐른데다가, 후순이랑 후진이 자체 스팩과 잠재력이 뛰어난 편이어서 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이름을 날릴 정도였으니. (뭐 직업은 마법사던 궁수던 전사던 아무거나)


그렇게 서로 마주하게 된 세 명.


가면이 후붕이의 얼굴을 가리고 있고 피부를 전혀 노출하지 않는 어두운 색의 옷, 그가 지금까지 보여온 행적, 이질적인 기운 등등 탓에 후순 후진이는 후붕이를 알아채지 못한 채로 전투 시작.


이미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져서 텅빈 눈으로 전투를 이어나가면서 상부 같은 곳에 보고할 정도만 알아내려 무감정한 목소리로 후붕이에게 말을 거는 후순이 후진이지만, 평소에도 말을 거의 하지 않을 정도로 과묵해진 그는 당연히 대답을 하지도 않고 전투를 이어나감.


하지만 세계관의 주인공답게 후순 후진이는 줠라 쎔. 또 같이 온 일행들에, 지원군에 수적으로도 몰리지 않고.


그런 그들을 상대하는 건 후붕이 오직 하나. 그럼에도 밀리지도 않고 후순 후진이 진영을 몰아붙임.


긴 시간이 지나지도 않았지만 결국 패배할 것이 명확해진 후순 후진이 진영에서는 멀리 있는 마법사들이 그들을 위험에서 구하고자 후퇴를 위한 대규모 텔포 마법을 준비함.


텔포 마법이 준비되는 데 시간이 걸리기에 어떻게든 시간을 버티려는 후순 후진이 진영과 마법을 알아채고 어떻게든 그들을 괴멸시키려는 후붕이의 싸움이 안 그래도 치열했지만 더욱 더 치열해짐.


이것이 이번 전투의 마지막에 될 게 뻔하니까 서로 온 힘을 다하지.


그러던 도중 후붕이의 가면이 일부분(혹은 전체)가 부숴지며 얼굴이 드러나고 순간 후순 후진이는 그걸 보고 뇌정지가 옴. 자신들이 애타게 찾고 있던 후붕이 얼굴이 거기에 있었으니까


주축이 크게 흔들린 상태에서 싸우니 당연히 후진 후순이 진영이 밀리게 되고, 후붕이는 이때를 틈 타 공격을 거세게 퍼부음.


후순이와 후진이는 다급하게 옛날에는 미안했다,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라는 말들을 쏟아내면서 후붕이의 빈 옆자리의 상심이 너무 크고 그립다는 말들까지도 내뱉음.


울음을 터트리면서까지 목놓아 울부짖으며 후붕이의 이름을 부르지만, 그런 후순 후진이의 말을 들은 후붕이는 그 말을 들었음에도 반응이 하나도 없이 공격을 계속해서 쉴 새 없이 퍼붓기만 함.


안 그래도 유리하지만은 않았던 싸움에, 전투의 메인이었던 후순이와 후진이가 갑작스레 적에게 용서를 구하며 공격을 멈추고 공격을 막기에 급급해지니 전투에 큰 차질이 빚어지면서 후순 후진이 진영이 무너지게 되고, 후붕이의 공격이 후순이와 후진이의 목숨을 가져가려고 하기 직전에 텔포 마법이 준비 완료 되면서 후붕이의 공격이 허공을 가르는 거지.


후붕이는 잠시 그들이 사라진 텅 비게 된 장소를 바라보다 자신의 거처로 발걸음을 옮겨.


한편, 후진이와 후순이의 세력들은 모두 후퇴에 성공하고 이에 따라 천 명이 넘어가는 숫자의 인원들이 모두 살아남는 데 성공함.


하지만 후순이와 후진이는 충격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으니, 바로 자신들에게 한 없이 착하면서 다정하게 대해주던 옛날 후붕이의 모습은 어디가고 무자비하게 자신들이 공격해오고 각종 인물들을 종족과 상관없이 죽이고 다니던 잔악무도한 후붕이의 모습이 그들의 뇌리에 깊게 새겨지게 되었으니까.


백전불패라고 불리며 가히 인류 최강이라고 일컬어지던 후순이와 후진이는 자신들이 졌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고, 오직 후붕이가 자신들을 미친듯이 공격해오던 모습에 멘탈이 나가버림.


자신들이 극진히 아끼면서도 아낌없이 애정을 퍼부어주던 다정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던 남자가 자신들을 거리낌없이 공격했다는 사실에 더해서...


후순이와 후진이가 후붕이를 버리기 전의 모습과 방금 전 보았던 후붕의 모습은 불과 10년 정도 (어디까지 정도이지 구체적인 시간은 아님. 5년으로 해도 되고.) 가 지났다고 해도 너무나 달라져 있었기 때문이지.


기이하게 비틀리고 무자비한 모습이 옛날의 모습과 오버랩되며 자신들이 후붕이를 그렇게 만들었다며 오열하는 후순이와 후진이...



를 보고 싶다면 개추



일단 나부터.



(편수가 좀 적더라도 좀 써볼까 했던 주제 꺼내봄. 생각보다 내용 분량이 꽤 되네...)


근데 이런 소재 같은 거 첨 써보는데 이렇게 써도 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