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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의 시점

그는 언제나 빛났다. 때문에 단 한순간도 그를

동경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영웅' 이라 불리는 그는

우습게도 영웅이기에 약했다. 언제든 머리 위에서

군림할 수 있는 저 머저리들을 지키기 위해 단숨에

나를 쳐죽일 수 있음에도 번번이 그러지 못했다. 마치

개미 한 마리도 죽이지 않기 위해 평생 발끝으로만

걷는 꼴 아닌가.


흥미로움: 그 신념을 고집하다 설령 자신의 주변이

다치더라도 그는 그마저도 이겨내어 자신의 동력으로

삼았다. 오늘 나는 그의 마지막 곁가지를 꺾었다. 그는

이번에도 좌절하겠지. 그리고 다시금 꺾인 자리에서

저번보다 더욱 찬란한 새 봉우리를 틔워내 내게 보여주겠지. 그런데, 이런. 오늘따라 나를 보는 너의

눈빛이 평소와 다르구나. 너도 손 안에 든 마지막 한

줌을 빼앗기면 아이처럼 울부짓는구나. 아아, 역시

너도 나와 별다를 게 없는 부류였어.

두려움: 그런 그의 신념을 모두가 알게 하기 위해 그의 경멸과 분노를 감내해가며 지난 수십 년을 노력했다.

그런 나조차 너의 신념을 꺾지 못했는데, 그 초점

없는 눈동자에 담긴 상실감은 대체 무엇이지? 무엇이

널 그렇게 바꾼 거냐? 끝끝내 인간이 아니길 선택한

너는 이제 괴물 혹은 재해 비숫한 것이 되었으니,

모두가 너를 두려워하되, 동경하진 않겠지. 아아,

나의 삶은 너의 마지막 업적으로서 완성될 테지만,

영웅에서 끌어 내려진 너의앞으로의 삶이 나는

너무도 가엽구나






와 달필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