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소설은 레딧의 이 사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습니다.


1화 2화 3화 4화


등장인물

현우: 태운의 아들

민서: 현우의 엄마, 태운의 전처, 불륜녀

남규: 민서의 불륜 상대

태운: 현우의 아빠, 민서의 전부






201x년 11월 15일 토요일


나는 할아버지댁에서 아빠와 잠시 생활했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할아버지는 이야기를 다 들으시고 극대노 하시면서 당장 엄마와 남규아저씨를 죽여버리겠다고 분노하셨다.


할머니는 조용했지만 눈빛이 싸늘하게 변하시면서 아빠에게 제대로 이혼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중학교를 옮기라고 하셨다.


내 손자가 며느리란 년 때문에 남들에게 헐뜯기고 맞는 건 도저히 상상하기 싫다면서 말이다.


아빠도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은 생각이신 듯 보였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변호사는 자기가 알아봐 줄테니 내 중학교 전학 신청서와 이혼 서류를 작성하라고 하셨고


아빠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리 하겠다고 하였다.


“아빠, 그럼 아빠 치킨집은..?”


“잠깐 쉬어야지. 다른 곳에 점포를 열까 생각하고 있어.”


그동안 나는 머리를 식히고 마음의 안정을 취하였다.






201x년 11월 16일 일요일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뚜루루루루루루….뚜루루루루루루….”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몇 초 동안 고민했다.


그 모습을 본 우리 아빠는


“현우야, 전화 받아봐. 엄마 뭐라는 지 들어보자.”


내게 전화를 받아보라고 하였다.


*뚜루루루-삑….*


“여…여보세-


“아…아들~ 아빠랑 언제 집에 올거야…?”


“어…..그게….”


“엄마가 미안해…아들은 아빠 닮아서 착하니까 엄마 용서해줄 거지…? 그치..?”


“엄마…나 그게..”


“지금 아빠 없니…? 아빠 없으면 지금이라도 집에 다시 돌아올래?”


“어..엄ㅁ”


“엄마가 그리로 갈게. 아빠 없을 때 조용히 나ㅇ-”


그때, 아빠가 전화를 내 손에서 꺼내 조용히 나즈막히 수화기 너머로 말했다.


“현우 전학 갈 거고 너랑 나랑 다시 볼 일 없을 테니까 남규 그 개새끼랑 오손도손 살어.”


“여…여보, 아들이랑 잠깐 통화하는 것도 안돼? 당신 아들이지만 내 아들이기도 하-”


“난 자기 아들 협박하는 엄마는 들어본 적 없는데.”


“아니…그건…당신이 계속 별 갖잖은 장사나 하고 그러니까 그런ㄱ-”


“그럼 당신은 아주 고귀한 회사일 하면서 남편이란 사람 등쳐먹는 건 안 갖잖고?”


“우리 아들 옆에 있을 텐데 그런 말 해야 겠-”


“현우는 내 아들이야, 당신 아들 아냐. 이틀 지났으니 내일 갔을 때 다 정리 되어 있지 않으면 각오해.”


“아니 당신 이렇게 매정한 사람이었-”


“그리고 오늘로 이혼서류 착불로 도착할 테니까 닥치고 서명해.”


**






201x년 11월 17일 월요일


집에 돌아왔다.


엄마와 남규아저씨는 보이지 않고 물건들도 전보다 줄어들었다.


그리고 식탁에는 이혼 서류와 결혼반지, 그리고 편지 하나가 놓여 있었다.


아빠는 그 편지를 구겨 쓰레기통에 집어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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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시간이 꽤 빠르게 지나갔다.


부모님의 이혼은 꽤나 빠르게 진행되었다.


엄마가 직접 자신이 바람을 폈다고 진술하여 위자료를 물게 되었고


아빠와 서로 관련 없는 남이 되었다.


나와 엄마 사이의 면접교섭은 엄마가 내게 협박을 했다는 것 때문에 제한이 되었다.


그리고 아빠와 나는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사를 갔다.


아빠는 치킨집을 폐점하고 대전에 새로 가게를 열었다. 치킨을 잘 만드는 아빠 덕에 장사는 꽤나 잘돼었다.


나는 중학교도 새로 옮겼고 이전보다 더 좋은 친구들과 어울렸다.


가끔씩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지만 그마저도 읽지도 않았다.


내게 엄마는 그저 아빠와 잠깐 같이 살았던 여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게 되었다.


결국 엄마의 연락처를 차단하게 되었다.


싱글대디로서 아빠는 더욱 일을 열심히 하였고 그 때문인지 집에 일찍 들어오지는 못하셨다.


하지만 대신 잠들기 전 전화통화는 계속 하였다.


*뚜루루루루루...뚜루루-삑*


"아 여보세요?"


"어 그래 현우야.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 없었고?"


"응 뭐 딱히 없지.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있어. 아 근데 수능 때문에 계속 마음이 불안하네."


"아빠는 아들이 학교에서 잘 지내고 있는 것만 봐도 마음이 편해. 그리고 수능이 인생의 다는 아니잖니?"


"아...뭐 그렇긴 한데, 대학도 가야 되고 일도 해야되고...미래가 잘 계획되어야 하려면 수능도 그래도 잘 못 보면 안되고..."


"수능 잘 못 보면 아빠네 가게에서 일하면 되지 뭐."


아빠는 항상 너그러웠다.


부처같은 아빠 때문에 조금의 부담감도 있지만 한편으론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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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x년 1월 1일 수요일


"아빠는...근데 여자 안 만나?"


"푸웁!!! 뭐래니 얘는. 아빠는 관심 없다."


스무살이 된 오늘, 나는 아빠랑 처음으로 술 먹으면서 질문했다.


아빠는 당혹스러웠는지 마시던 맥주를 뿜었다.


"아빠 아직 젊....지는 않고 오십 안 넘었잖아? 그리고 아빠 스물 넷 때 결혼했잖아. 그럼 지금 마흔 넷이고.


"아니...뭐..그렇긴 한데..."


"그리고 아빠 정도면 잘생겼잖아. 아빠 또래, 아니 더 어린 여자들도 아빠 얼굴 보면 뻑갈 텐데"


"떽!!! 아들이라고 못하는 말이 없어 아빠한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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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응 뭐지...?'


맥주캔들이 바닥을 보일 쯤,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카톡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