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최애인 사람임ㅇㅇ.


번듯한 문명을 세워지고 그 문명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 프로파간다, 가벼운 유흥, 짧게 지나갈 한철 유행의 발생이 모든 것에 매력을 느끼고 있음.


변태적이고, 성적인 뜻이 아닌 그 과정 자체에 애증을 느낌.


초등학교 1학년 1학기에 배운 단군왕검 시절부터 시작해서 몇 천년 동안 문명이 이륙한 이 나라가 점점 망가지고 무너지고. 어쩌면 세계사에 잔흔이 될지도 모르는 살짝 과한 이야기에서


디스토피아적인 분위기가, 이미 무너지고 사라진 홍콩의 구룡성체. 또는 SF영화 속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 풍의 퇴폐적인 분위기의 향기가 물려오는 그런 분위기가 풍기는 향취를 좋아함.


막역하게-


"여긴 디스토피아 입니다, 이곳 사람들은 절망하고 있습니다"


같이 롤러코스터 타이푼에 한뭉치 코딩 npc처럼 지루한 소모성 대사를 내뱉는 게 아닌,


"최저시급 마저 지켜지지 않는 행정지구가 존재한다."


"21세기에 장애인을 노예로 활용하는 행정지구가 존재한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지 않는 사람들을 동포로 엮는다."


"손가락이 굽혀지지도, 지적능력이 일상생활에 있어 지장이 있는 사람들을 군인1명으로 활용하기 위해 아득바득 발악을 써가며 군대에 보낸다."


"성인이 성인물을 소모하는 것이 불법이지만, 창녀촌은 불우한 피해자 집단이다."


-같이. 구체적이고 세세한 이야기들이 튀어나오는데.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는 걸 알면서 고개를 돌리기에 급급한 사람들이 뭉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모으는 게 취미임.


구룡성체에 가보지도 못한 사람이지만, 만약에 구룡성체가 21세기 미디어에 더 노출되었다면 이러한 이야기도 돌지 않았을까하는 망상도 자주하고. 스마트폰이고 인터넷이고 전부 보급된 마당에 아직도 종이신문 한 면 한 면 스크랩해서 앨범을 만들기도함. 


만약에 정말로 대한민국이 망했을 때에 "여긴 이렇게 망했구나!" 하는 누군가의 의문을 해소할 흔적이 되었으면 하는. 그럴지도 모른다는 망상에 만듦.


다른 앨범에는 미담을 모으기도 함. 요즘 기삿거리에 자주 나오지는 않아도,


-고아원에 몇 천만원을 기부한 키다리 아저씨의 기사.


-장애인복지센터에 무상으로 공연을 온 사람들의 기삿거리.


-경찰을 도와 뺑소니 운전범을 추격한 오토바이 기사의 이야기.


한줄한줄 모아서 앨범에 덕지덕지 오려붙여가면 더이상 앨범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빵빵한 덩어리가 만들어지는데 가끔씩 뉴스에 영 듣기 좆같은 소리가 나올 때마다 펼쳐 보게 됨.


망가지고 무너진, 이미 사라져버린 유사 디스토피아 구룡성체에도 빛 한줄기는 드는 것처럼, 망가지는 과정에서 피어나는 미담이 이 사회가 마치 20세기 말에 유행한 좀비 아포칼립스 물 소설을 보는 기분이 들게 됨.


약탈자가 클리셰로 써먹히기 이전의 좀비소설처럼. 사람들이 뭉쳐 아둥바둥살아가는 분위기가 현실로 온 기분임.


망가져가는 세상속에 망가진 사람들의 이야기.

망가져가는 세상속에 망가지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두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가 한 데에 뭉쳐서 발생하는 갈등과 미담을 모으는 게 내 애증섞인 취미임.


난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사랑해. 아직도 언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