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outsidethebox/88969125

불교라고 하면 윤회사상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불교에서도 저승을 일컫는 말이 있으니, 그것이 '피안'입니다.
피안은 '저쪽 언덕'이라는 뜻이니, 그에 반대되는 '이쪽 언덕'(차안)이라는 개념도 있죠. '차안'은 또한 저승의 반대편이니 곧 이승을 말합니다.

'그'는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모릅니다. 다만 제삿밥 찾는 본능인지, 각인된 효심인지는 몰라도 명절에는 본가에 찾아뵈어야 한다는 생각은 막연하게나마 하고 있었죠.

동시에 그는 알 수 없는 허전함을 느껴 '물건'을 찾습니다. 하지만 그가 소유했던 모든 것은 '차안(=이승)'에 두고 왔으니, 찾을 방도가 없었죠.

그리고 벙어리가 찾아와 물건이 '차안에' 있다고 알려주자, 그 말을 들은 그는 곧 자신은 '피안에' 있다(=죽었다)는 것을 깨닫고 절망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