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상공을 지나는 어두운 수송기의 내부, 중대장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러퍼졌다.
-까득, 까득
수송기 내부에서는 한 병사가 손톱을 깨무는 소리가 작게 울러퍼졌다.
"밀러, 벌써 병장이나 되고 손톱 그만 깨물어."
같은 소대의 미카가 밀러에게 말했다. 밀러는 다시 한번더 마음을 추스리고, 무장을 체크했다.
"체인건... 체크, 구동게... 체크, 연막탄 발사기... 체크."
이미 출발전에 두번, 오면서 한번더 체크 했지만, 그럼에도 밀러의 걱정스런 마음을 달래는데에는 부족했다.
그렇게 4번이나 무장을 체크하던 중, 앞쪽에서 또다시 한번더 중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 부대! 강하까지 30초 남았으니 브리핑을 시작한다!
이번 목표는 포인트 B4에 고립된 아군의 화력 지원 임무다! B4는 시가지이기에 적 전차의 지원은 기대할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B4는 A2나 B3같은 산악지형은 아니기에 적 전차가 올 가능성은 존재한다!
늘 말하지만, 전차 발견시 무조건 교전을 피하라! 명심해라, XF는 주력 전차가 아니다! 원래라면 야전교범에서 나온대로 전차 지원을 받아야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을 명시해라!"
중대장의 말을 흘려들으면서, 밀러는 생각에 잠겼다.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늘 70년대에 크라울러와 인류가 처음 접촉했을때에 대해서 입아프게 말해줬다.
해수든 담수든 깨끗한 물 500 리터로 교환가능한, 어쩌면 인류의 생활을 바꾼 2.5미터의 이족보행로봇 프레임인 제노 프레임(Xeno Frame), 줄여서 XF, 그의 할아버지는 첫 군용 XF가 대지에 선날을 아직도 기억한다고 말했었다.
그가 타고있는 XF는 크라울러가 준 프레임에 무장, 장갑, 전자장비를 설치해서 군사용으로 개발한 것이었다. 비단 그의 XF 뿐만이 아니라, 세계의 모든 XF도 마찬가지.
건담 시리즈의 모빌슈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인류 최초의 이족병기인 XF는 군사적 패러다임을 바꿀것이라고 예상되었으나, 이족보행병기의 선천적인 문제점으로 인하여 패러다임을 바꾸지 못하고, 이젠 그저 병기1 취급을 당한지 오래다.
"전 부대! 강하까지 20초! 전투준비!"
중대장의 호통에, 수송기에서 늑장부리고 있었던 다른 파일럿들도 서둘러 XF에 탑승했다.
밀러는 헬멧의 HMD를 통해서 주변을 둘러봤다. 그와 같은 그런트급 XF와 산악지형 및 시가전에서 쓰이는 전차급 화력지원 플랫폼인 헤비급 XF으로만 이루어진, 전형적인 화력 지원형 XF 공수 편제가 수송기를 채웠다.
-키잉! 키잉! 키잉!
수송기의 뒷문이 열리고, 새어나오는 빛은 마치 예수의 강림때 처럼 수송기 내부를 밝혔다.
-삐!!!!
-철컥! 철컥! 철컥1
귀를 찌르는 버저음을 시작으로, 멀리서 부터 철제 레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차례가 되자, 밀러는 몸이 쏠릴 정도로 엄청난 속도로 수송기에서 튕겨저 나갔다.
-휘이이익!
9.8 m/s2로 자유낙하하는 XF, 훈련소에서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지 않으면 충격으로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낸 밀러는 온 힘을 다해 안전바를 쥐었다.
-쾅!
XF에 장착된 낙하산이 펼처지고, 순간적인 충격에 대비해서 이를 악물은 밀러는 이내 온몸 구석구석에 충격이 전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쿵!
얼마안가 땅에 착륙한 XF, 밀러는 낙하산 장비를 퍼지하고 XF를 포드 모드에서 보행모드로 변경하고 소리쳤다.
"글레이프닐 3, 착륙완료. 작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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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하자면, 인류가 외계인과 물 500리터와 교환해서 얻은 2.5미터짜리 이족보행병기 프레임이 XF고, 이거에 여러 외장을 붙여서 산업용, 경찰용, 군용으로 쓰고 있음.
XF는 반영구적인 동력원과 파일럿의 의식으로 조종하는 덕분에 훈련을 하나도 하지 않은 일반병도 조종해서 전투할수 있을 정도로 훈련에 쉽고, 물 500리터란 병기와 비교해서 극도로 싼 가격, 게다가 상대적으로 낮은 유지비, 뛰어난 험지 주파 및 시가전 능력이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보행병기 특유의 단점 (전고 문제, 무게 제한, 접지압 문제 등등)은 그대로 존재하고, 이것 때문에 지상 병기(특히 전차)는 쥐약과 다름없는 병기임.
이런거 어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