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시작부터 엉망진창 무계획 무지성이라 좆망하는게 순리였다는거ㅇㅇ


어째서인고하니-



1.일단 제대로 된 쿠데타이기는 했는가?


쿠데타의 기본이 뭐냐? 재빠르게 정권 수뇌부 사로잡고, 수도를 위시한 행정 중심지를 제압한 다음, 그것을 기반으로 군권도 장악하고 함께 통치에 참여할 세력을 포섭하는거란 말임?


근데 프리고진은 다 못했음ㅇㅇ 애초에 정밀한 계획이 있던게 아니라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 견제한답시고 보급을 제대로 안해줘서 갈등이 쌓이다가 폭발해서 즉흥적으로 봉기한 것에 가까우니 당연한거긴 한데


저 멀리 남부에서 쿠데타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푸틴과 정권 수뇌부는 모스크바에서 레닌그라드로 곧바로 빤스런 쳐버렸고, 심지어 반란지와 가까운 곳에 있던 남부군관구 사령부 소재의 총참모장 게라시모프마저 놓쳐버렸지


거기에 전선에서건 본국에서건 동조하는 세력은 하나도 없었고, 바그너 그룹이라는 군벌의 수장이라는 위치적 한계상 기존 관료조직이나 정규군의 호응을 바라는 것도 무리이거니와


그나마 친했던 군 수뇌부의 인사인 수로비킨마저도 프리고진 보고 자중하라 촉구하며 러시아군 내부의 호응은 완전히 물건너 간 것. 


여기서부터 이미 좆망한거라 봐도 과언이 아님.



2.그래도 그냥 텅텅 빈 모스크바 접수하면 되는거 아님?


위화도 회군 연상하고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안타깝게도 프리고진은 성계탕과 다르게 주력군 상당수를 몰빵 받은 상태가 아니었음.


물론 군 병력 상당수가 우크라이나 전선에 나가 있는 상황은 맞지만, 모스크바도 마냥 텅텅 빈게 아니라 대통령 직속 친위대나 다름없는 국가 근위대(로스그바르디야)가 방어 전력으로 존재하는 상황.


'아니 전선에서 구르던 정예 바그너가 후방 준군사조직따리를 못이기냐?' 라고 할 수도 있는데- 애네가 직접 바그너를 격파할 필요 없이 모스크바에서 시가전하면서 시간만 끌어도 


전선에서 바그너 이상으로 정예이자 실전경험 갖춘 공수군(VDV)이 날아오면 엔드게임, 가망이 없어임. 실제로 당시에 전선에 있던 공수군들을 바그너 진압에 투압할 준비 하고 있다는 기사도 있었고


사실 하루에 1000km 진격한다고 1만명 남짓한 바그너 병력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지라 국가 근위대는 이길 수 있을랑가도 모르겠고, 모인다고 기다리자면 그것대로 시간이 끌리지


설령 기적같은 신컨으로 다 이겨내서 모스크바 먹어도 뭐 어쩔건데? 싶은게 이미 정부 요인들은 싹다 튀었는데 뭐ㅋㅋㅋㅋㅋㅋ



3.프리고진 가족이 인질로 잡혔다?


사실 러시아 정보기관이 프리고진의 가족들을 인질로 잡고 협박했다는건 외신 기사에만 나온거라 명확한 사실이 확인된건 아니지만


그간 알려진 행태로 볼때 러시아라는 나라가 안그럴 나라도 아니니까 다들 그러려니 하는거 아닌가 싶음.


거기에 프리고진 숙청 후 그 아들 파벨을 바그너의 수장으로 앉힌거 보면 러시아 정부가 프리고진 가족을 통제할 수 있다 생각하는건 확실한거 같으니 


어느정도 정황은 있다고 볼 수 있을듯ㅇㅇ


근데 가족이랑 별개로 반란은 이미 안그래도 망한 상태인게 자명했으니 이것만으로 판을 엎었다고 보기는 힘들고, 심란한 프리고진 개인의 심상에 쐐기를 꽂는 역할을 했을 수는 있겠다.



어쨌든 결론은 프리고진의 반란이 다 된 밥이거나, 혹은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음에도 제 풀에 쫄튀한게 아니라 


이래도저래도 답이 없는 상태인거, 전쟁 중이니 만큼 좋게좋게 일단락 하자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가 프리고진에겐 구원줄과도 같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


뭐 본인은 결국 푸틴의 뒤끝 있는 복수로 뒤졌으니 괜히 급발진해서 반란 일으켰다 목숨 날려먹은 병신인건 마찬가지에다


자기들끼리 싸우다 공멸해서 무리한 전쟁이나 끝냈으면 싶은 우리들에겐 아쉽게 됐지만


어차피 좆망했을 반란에 엮여 멸문지화 당했을건데, 뒤늦게 캔슬해서 가족이라도 살린것은 제딴엔 최선의 선택 아니었을까?